차준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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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건강 문해력 25~49세 직장인 1000여명에게 물었더니 건강검진 결과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71%였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수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데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고 항목이 복잡해 검진 결과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주 다니는 병원의 의사가 진료 기록을 보여줘도 뭔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다. 의사가 써주는 처방전도 해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건강 문해력이란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강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말한다. 건강정보를 제대로 읽고 판별하지 못하면 자칫 건강에 해를 끼칠 그릇된 행동을 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꼭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 핵심 역량으로 손꼽히는 문해력은 학업·취업뿐 아니라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문해력이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에 비해 취업률이 2.2배 높고 건강할 확률도 2배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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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인간은 필요 없다? 인공지능(AI)은 코끼리에 곧잘 비유된다. 코끼리처럼, 인공지능은 누구의 관점에서나 거대한 주제이고 그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군맹무상(群盲撫象), 여러 맹인이 제각기 코끼리를 더듬는다는 우화가 안성맞춤이다. 인공지능을 깊이 통찰한 고 이어령은 유작 <너 어떻게 살래>에서 “알파고는 코끼리처럼 왔다”고 했다. 600년 전 조선 땅에 코끼리가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2016년 알파고가 세간의 ‘충격’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마다 코끼리의 한 부분만 만지는 듯 틀린 말도 옳은 말도 아닌 의견을 표출했는데, 알파고에 꽤 놀란 터라 인공지능을 인간의 식량을 축내는 코끼리처럼 인간의 직업을 빼앗거나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괴물로 여기는 논평이 많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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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우리 동네 아이가 태어났어요” 예전에는 집안에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면 집 대문이나 길 어귀에 ‘금줄’을 내걸었다. 대개 삼칠일(21일) 동안 걸어두었다. 금줄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것과 반대인 왼쪽 방향으로 볏짚을 비벼 꼰 새끼줄인데, 금지를 의미하고 신성한 공간임을 표시한 것이다. 신생아의 건강에 자칫 해가 될 수 있는 외부인이나 부정한 기운을 막고자 한 풍습이었다. 집에서 아이를 낳던 옛 시절의 열악한 위생 환경을 감안한 의례였다. 아이를 낳은 지 이레(7일)째 되는 날에 수수떡을 많이 만들어 앞뒷문에 놓고 길 가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왕가나 부잣집의 풍습도 있기는 했지만, 삼칠일이 지난 뒤 금기가 철폐되면서 일가친척이 모여 출생을 공식 축하하는 것이 상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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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종이학과 구호품 종이학은 일본 종이접기의 가장 고전적인 형태다. 일본에서는 건강과 장수, 안녕과 평화를 상징하는 일종의 미신으로 통한다.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 실로 꿴 것을 ‘센바즈루’(千羽鶴)라고 하는데 지금도 병문안을 갈 때 선물로 종종 쓰인다. 그동안 지진·폭우 피해 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낸 일도 많았다.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단체 종이학 접기도 나타났고,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도 수천마리의 종이학이 쇄도했다. 1980~1990년대 한국에서도 종이학 선물이 한때 유행했으나, 일본의 종이학 애착은 유별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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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민방공 훈련 1971년 12월10일 오전 10시. 전국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경계경보. 북한 전폭기 36대와 전투기 20대가 해주 기지를 출발해 남하하는 것이 우리 공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3분 후 서울 상공에서 기습공격 예상. 시민들이 황급히 지하실·지하도·방공호로 대피했다. 곧이어 더 요란한 사이렌과 다급한 종소리가 나왔다. 공습경보. 대규모 폭격 후 원자탄·세균가스탄도 투하됐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30여명 사망, 50여명 부상. 해제경보는 낮 12시에 내려졌다. 긴박했던 2시간. 그러나 실제가 아니라 가상 상황이었다. 해방 후 처음 실시된 전국 단위의 민방공 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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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누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할까 예전에,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 발달의 영향을 얘기할 때 초밥을 예로 든 적이 있었다. 2017년 일본에서 1시간에 초밥 4800개를 만들어내는 초밥 로봇이 등장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다. 성능이 대단한 기계였다. 초밥 1개당 0.75초. 생산 속도는 사람이 따라잡기 불가능한 수준인 데다 재료별로 초밥을 누르는 강도와 밥알 개수까지 조절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작동대로 대량생산되는 초밥이 가장 합리적인 맛을 구현한다 해도 사람이 빚는 초밥을 압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요리사의 세월과 경험이 쌓인 손맛처럼, 로봇이 범접 못할 인간과 창의의 영역이 폭넓게 존재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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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27번째 선수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의 지난해 10월 인터뷰 중 한 대목.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마치고 유럽 리그에 진출한 초창기 얘기였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 들어간 그는 처음 몇 달간 연습 때 동료들이 자신에게 패스를 주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알고보니 텃세가 아니었다. 자신이 빠른 패스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원인이었다. “나름 경험 많은 한국 국가대표이고 월드컵 4강도 했는데, 유럽에서 축구를 다시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축구의 스피드와 흐름을 따라가려 애썼던 그때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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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한국형 제시카법 ‘수원 발발이’로 알려진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 2002년부터 5년간 경기 수원 일대 원룸 밀집지에서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한 뒤 부모가 화성시에 얻은 원룸에 살고 있다. 인근에 대학교와 초등학교 3곳이 있고, 혼자 사는 20대 여성이 많은 지역이다. 출소 때부터 그의 화성 거주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의 집회가 이어졌고, 퇴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지금도 내걸려 있다. 경찰이 특별대응팀을 꾸려 관리하는 와중에 지난 23일 그가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한 번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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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설 ‘냉동실 한파’ 집 밖으로 나서니, 거리가 바로 냉동실이었다. 냉장고 냉동실 온도가 대개 영하 18~20도인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추위가 그 정도였다. 올겨울 최강의 한파가 몰아닥친 것이다. 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6.4도, 체감온도는 영하 25.5도였다. 수도권·경기 북부와 강원 등 중부 지방은 더 추웠다. 강원 철원군은 최저 영하 25.5도, 체감온도 영하 39.3도까지 떨어졌다. 남부 지방에도 영하 10~5도의 한파에 강풍과 폭설이 겹치며 시베리아급 추위가 엄습했다. 제주공항에서는 강풍과 폭설로 인해 이날 출발·도착 항공편 466편이 모두 결항하며 귀경객·관광객 4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와 울산·인천·군산 등지의 여객선 운항도 상당 부분 통제됐다. 맹추위가 비행기도, 배도 멈춰세운 것이다. 갑작스레 수은주가 급락하자 서둘러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도 궂은 날씨와 그로 인한 도로 통제 탓에 고생을 겪어야 했다. 길이 막혀 발을 동동 구르고 강추위에 으르르 떨며 험난한 귀경길을 헤쳐나가야 했던 ‘엄동설한’이 2023년의 설 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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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은도서관 미국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1835~1919)는 도서관의 수호신으로 통한다. 사업가로 거부가 된 말년에 수천만달러의 재산을 기부해 무료 도서관을 2500곳 이상 건립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 동네 작은 도서관의 기억이 계기였다. 전보 배달원으로 밤낮없이 일하던 15세 때 이웃의 은퇴 상인이 책 400여권이 있는 자기 집 서재를 일하는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으로 열었다. 카네기는 토요일마다 책을 빌려 밤새 읽으며 배움의 갈증을 풀었다고 한다. 그는 훗날 “그 작은 도서관이 지식의 빛이 흐르는 창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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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맹꽁이 통로 오뉴월 맹꽁이도 울다가 그친다는 속담이 있다.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일이라도 결국은 끝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장마철에 맹꽁이 운다는 말도 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의미다. 개구리에 비해 체형이 동그랗고, 네 다리가 짧아 두꺼비처럼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양서류 맹꽁이는 6~8월에 존재가 감지된다. 다른 계절에는 내내 흙 속에서 조용히 살다가 장마철 번식기에 “맹꽁맹꽁” 울음소리를 내고 물웅덩이 주변에 알을 낳으러 모여든다. “맹꽁맹꽁” 울음은 수컷들이 “맹” 아니면 “꽁” 하는 식으로 각기 조금씩 다른 음높이로 짝을 찾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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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유작(遺作) 2008년 개봉 영화 <다크나이트>에 ‘조커’로 나와 소름 돋는 악역 연기를 펼친 히스 레저는 죽기 전 가장 기억에 남는 유작을 남긴 배우로 손꼽힌다. <다크나이트> 출연을 마치고 차기작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촬영 중이던 그해 1월, 29세로 세상을 떠난 그는 역대 최고의 악역을 열연했다는 평을 받으며 사후 1년 뒤인 2009년 2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차기작은 중단 위기에 놓였으나 조니 뎁·주드 로·콜린 패럴 등 당대 스타 배우 3명이 주인공 얼굴이 변해갔다는 설정 변경하에 레저의 역할을 이어받아 ‘4인 1역’ 영화로 그의 마지막 연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