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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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알코올 미작동’ 자동차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 24일 새로운 양형기준을 내놓았다. 스쿨존 교통범죄와 음주운전 범죄를 겨눈 것이다. 7월부터 적용될 새 양형기준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음주운전자는 징역 2년6개월~4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스쿨존에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징역 15년의 중형에 처해진다. 도로 위의 살인 행위로 일컬어지는 음주운전 범죄와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처벌을 강화한 것이다. 얼마 전 대전의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을 당한 배승아양 사건에 이르기까지 되풀이된 비극을 감안하면 엄벌과 가중처벌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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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고밀집 지하철 출퇴근 현장 보고서 지난 24일 오전 7시40분. 출근길 혼잡이 가중되기 시작하는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행 김포골드라인 열차에 탔다. 옆으로 긴 좌석 사이 공간에 설 자리를 잡으면 그나마 낫다고 들었는데 비집고 들어갈 틈은 이미 없었다. 남은 건 양쪽 출입문 사이뿐. 밀리듯 열차에 오른 승객들은 일제히 돌아서며 가방을 앞섶으로 옮겼다. 눈앞에서 혼잡에 맞설 준비. 긴장이 감도는 무표정들이었다. 2분 후 사우역. 이번에도 4개 문마다 10여명씩 더 탔다. 그래도 아직은, 문 쪽에 서너명은 들어설 공간이 보였다. 다시 3분 후 풍무역. 20명 넘는 승객이 눈앞에 들어찼다. “밀지 마세요” “들어가주세요”.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젠 더 타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러나 4분 뒤 고촌역에서 승객이 ‘커팅’됐는데도 또 20명 남짓 탑승. 옴짝달싹 못하는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안 밀고, 안 밀리려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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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반려식물 종합병원 <크레이지 가드너>는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일상을 그린 만화다. 흔치 않은 반려식물 웹툰인데, 유쾌하고 재미있다. 어쩌다보니 화분이 벌써 200개. 작가 ‘마일로’가 5년 넘게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식물을 기른 좌충우돌 식물 ‘덕질’ 에피소드다. 멋진 ‘플랜테리어’(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꿈꾸며 ‘홈 가드닝’을 시작했지만 식물을 죽이고 사고, 또 죽이고 또 사는 좌절의 연속. 식물을 키우는 삶이 결코 우아하지만은 않다는 현실을 생생히 보여준다. 반려식물을 들여 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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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전세사기와 경매꾼 “당신들에게는 재산증식 기회겠지만, 우리에게는 보금자리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인천 미추홀구 주택들의 문 앞에 내걸린 문구다. 피해 주택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매 업체를 향한 경고다. “낙찰 장사꾼들, 어디 한번 해보자”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많다.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속출하는 ‘사회적 재난’ 상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돈벌이만 좇는 사람들이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이익으로 삼는 탐욕의 현장이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에 속속 넘어가면서 ‘경매꾼’으로 불리는 일부 경매 업자들이 피해 지역에 몰려들고 있다. 이들의 말과 행동은 후안무치 그 자체다. “경매 매물이 쏟아져 호재”라거나 “싼값에 낙찰받을 수 있는 투자 기회”라며 경매 참여를 조장한다. 한 유튜버는 “미추홀구는 지금 노다지”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1+1 행사’ ‘바겐세일’이라는 자극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보증금 반환’ 현수막이 걸린 피해 주택지 현장을 중계하며 대놓고 홍보하는가 하면 세입자를 강제로 내쫓는 방법까지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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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160㎞ 강속구 올해 76세인 놀런 라이언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이다. 1966년 데뷔 후 1993년까지 27년간 투수로 뛰며 삼진 5714개를 잡았는데,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여겨진다. 탈삼진왕 라이언은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다. 시속 100마일(160.9㎞)의 강속구를 앞세워 일세를 풍미했다. 1974년 100.9마일(162.4㎞)의 최고 구속을 찍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고 은퇴 시점까지 꾸준히 160㎞ 안팎의 공을 뿌렸다. 46세에 은퇴하던 날 마지막 투구도 158㎞였다. 역대 최강의 파이어볼러, 그의 별명은 ‘라이언 특급’이다. 49년 전 라이언이 100마일 벽을 깬 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계속 등장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랜디 존슨이 102마일(164.2㎞)을 기록했고, 수십명의 ‘100마일 투수’들이 속도를 올려갔다. 공 몇개가 아니라 한 시즌 내내 던진 직구 평균 구속이 100마일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지금은 여럿이다. 역대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올해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쿠바 출신 아롤디스 채프먼(35)이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10년에 105.8마일(170.2㎞)의 ‘광속구’를 던졌다. 이 투구가 현존 세계 최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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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다리 붕괴의 ‘악몽’ 그날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38분. 아침 출근·등굣길에 한강 다리가 갑자기 무너졌다. 다리 중간 48m 구간이 한강으로 폭삭 내려앉았고 차량 6대가 순식간에 추락했다. 시민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날벼락 같은 참사였다. 1970년 와우아파트,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와 더불어 한국 3대 붕괴 사고로 일컬어지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다. 안전하다고 믿은 다리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충격과 공포를 남긴 대형 사고였다. 시공사 동아건설의 부실 공사와 서울시의 점검·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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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축구장 면적 일요일 한낮 서울 한복판에 불길과 연기가 치솟아 시민들을 놀라게 한 인왕산 큰불이 3일까지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불이 급속히 번져 서울 산불로는 첫 소방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주민 120가구가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한두 시간 내 진화된 작은 산불은 종종 있었지만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진 큰불은 근래 없었다. 이번 산불의 규모·위험도가 얼마나 컸는지는 불에 탄 면적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인왕산에서 축구장 21개 면적(약 4만5000평, 15㏊)의 임야가 소실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왜, 축구장 면적을 기준으로 삼는 걸까. 누구나 직감적으로 넓이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이유로 꼽힌다. 단순한 직사각형 공간이라 비교가 쉽다는 점도 있겠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특정한 넓이를 설명하거나 비교할 때 축구장이 즐겨 쓰이고 있다. 미국에선 비슷하게 미식축구 경기장 면적을 활용하고, 일본에서는 랜드마크인 도쿄돔 야구장 면적이 주로 인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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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식목일을 옮기자’ 1493년 음력 3월10일, 조선 성종이 문무백관과 함께 동대문 밖 선농단에 나가 손수 밭을 일군 날이다. 양력으로 따져보니 4월5일. 1946년 미 군정청이 제정해 올해 78번째를 맞는 식목일 날짜는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 해 24절기 중 날이 가장 맑아 봄밭갈이를 시작하는 ‘청명’ 무렵이라 나무 심기에 가장 적합한 때로 여겨진 것은 물론이다. 식목일의 택일은 무엇보다 날씨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걸로 볼 수 있다. 식목일은 1962년부터 50년간 전 국토에 나무 110억그루를 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데 식목일을 계속 4월5일에 두어야 할까. 이 날이 나무를 가꾸고 지키는 문화를 이어온 역사 깊고 상징적인 날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지도 오래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겨울이 짧아지고 봄날이 일찌감치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식목에 적합한 시기가 빨라졌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날’인 3월21일이 식목일 변경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2021년 산림청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6%가 ‘3월로 당겨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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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기후 악당, 나만 아니면 돼? 봄꽃이 벌써 다 폈다. 개나리, 진달래에 이어 벚꽃도 3월에 개화했다. 서울에선 지난 25일 벚꽃이 공식 개화해 지난해보다 10일, 평년보다 14일 앞당겨졌고 2021년보다 단 하루 늦어 역대 두 번째로 빨랐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 했던 대학생들의 우스개는 옛말이 됐다. 4월 들면 꽃이 떨어지기 시작해 이내 벚꽃은 ‘있었는데 없었다’가 될 것이다. 그러고는 금세 여름이다. 5월부터 여름인가,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딴건 몰라도,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음은 알 만하다. 남부지방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50년 만의 역대 최악 가뭄이 악화일로다. 곳곳의 저수지 바닥이 메말라 쩍쩍 갈라졌고, 물이 부족해 모내기도 못할 판이다. 주민들은 장기간 단수와 제한급수로 일상생활의 고통을 겪고 있다. 그 극심한 가뭄이 중부지방으로도 확산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더 잦고 강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이젠 연중 해소되지 않는 상시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가 오지 않으면 답이 없는 현실. 이 또한 기후위기가 일상에 닥쳤음을 체감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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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오타니의 만화야구 무시무시한 강속구 투수 겸 홈런 타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야구만화의 클리셰다. 그 주인공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하고 우승으로 이끄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실제 그런 만화 주인공 같은 투타 겸업 선수는 1930년대 베이브 루스 이후엔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9)가 나오기 전까지 얘기다. 지금 오타니는 만화 같은 야구, 어쩌면 만화를 능가하는 야구를 펼쳐보이고 있다. 엊그제 일본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만화야구의 진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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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디딤돌 학기 7차례 대유행이 이어지며 지난 3년여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는 교육 현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켰다. 우선 학교 수업이 부족한 탓에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졌다. 이를 보충하려는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해마다 급증하더니 지난해 26조원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학업 격차와 불평등도 심화한 것이다. 신체 건강과 정서 안정에 악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집콕’하느라 또래들과 뛰어놀거나 대화하고 공감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생활도 이런 현상을 강화했다. 교육부의 학생건강 검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신체 활동이 감소해 지난해 초·중·고 학생 10명 중 3명은 과체중·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초등학생 4명 중 1명(27%)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큰 우울·불안을 느끼고, 중·고생의 12%가 “최근 2주 사이 7일 이상 우울·불안을 느꼈다”고 응답한 조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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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토미 현수 에드먼의 태극마크 토미 현수 에드먼(28). 한국 야구 첫 외국인 국가대표 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주전 내야수로 뛰고 있는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5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성을 딴 곽현수라는 한국 이름도 가졌다. 그는 8일 개막하는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 한국 유니폼을 입고 뛴다. 국적 외에도 부모의 혈통에 따라 각국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하는 이 대회 특유의 규정이 있어 한국팀 합류가 가능했다. 그가 흔쾌히 승낙해 이뤄진 일이다. 한 번도 못 가본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뛰기로 결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