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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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북한은 왜 두음법칙을 안 쓸까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 이타가키 류타 지음·고영진, 임경화 옮김·푸른역사·3만원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일본인 학자가 언어학자 김수경을 소개한다. 로동당(노동당), 력사(역사), 리론(이론) 등의 북한 말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김수경은 이런 북한 철자법의 기초가 된 ‘조선어 철자법’의 초안을 만든 사람이다. 두음법칙을 폐지하는 게 언어생활에 더 유익하다는 형태주의 이론을 주장했다. 김수경은 해방 직후부터 1960년대까지 북한 언어학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 언어학자, 언어정책의 설계자였다. 책은 김수경의 학문사를 개인사와 맞물려 서술한다. 저자는 과거 경북 상주 지역에 초점을 두고 식민지 조선의 사회 변화 실태를 살핀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주류 연구와 정반대로 마을과 개인, 지방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로 국가, 제국, 세계사적 사건을 연결지었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도 김수경 개인사를 북한사, 한반도사, 세계사로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 책에 대한 일본 학계의 평가를 보면 뜨끔한 구석도 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본국(한국)에서도 나온 적 없을 정도로 충실한 자료 섭렵과 검증으로 집필한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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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쉿! 소리를 내었나…공공도서관은 변신 중 “도서관은 아이,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다 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인구가 적고, 문화적으로 조금 낙후된 면이 있는 곳에서 더 유용하죠. 아이가 어리니 아빠와 같이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따라왔는데, 정말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이제 떠나야 해서 아쉽고, 그래서 인제 오기를 겁내는 이들에게 오면 좋다고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지난 2월 13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기적의도서관에서 만난 정선정씨는 이날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 정씨는 군인인 남편의 부임지인 이곳으로 1년 전 이사와 이제 곧 떠난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가겠네’라는 옛말에 남편을 따라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와보니 인제가 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라고 했다. 무료 축구 교실을 비롯해 교육·복지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지만, 특히 기적의도서관에 만족했다. 여기 오는 건 거의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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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도서관 정책 책임자들 국내 도서관 정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두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다. 대통령 소속으로 도서관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5월부터 1년 9개월째, 도서관법에 따른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의 관장은 2022년 9월부터 1년 5개월째 공석이다. 도서관위원회 위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2022년 4월 7기 도서관위원회의 임기 만료 후 새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원장이 선임돼야 위원장이 위원을 위촉해 위원회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 수립·심의·조정 업무가 1년 10개월째 멈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위원회 축소 방침에 따라 도서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에서 문체부 소속으로 격하하려 했지만, 법 개정에 막혀 일단 현행대로 대통령 소속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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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의 무한 변신…누가 쉿! 소리를 내었는가 [주간경향] “도서관은 아이,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다 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인구가 적고, 문화적으로 조금 낙후된 면이 있는 곳에서 더 유용하죠. 아이가 어리니 아빠와 같이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따라왔는데, 정말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이제 떠나야 해서 아쉽고, 그래서 인제 오기를 겁내는 이들에게 오면 좋다고 많이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지난 2월 13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기적의도서관에서 만난 정선정씨는 이날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 정씨는 군인인 남편의 부임지인 이곳으로 1년 전 이사와 이제 곧 떠난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가겠네’라는 옛말에 남편을 따라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와보니 인제가 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라고 했다. 무료 축구 교실을 비롯해 교육·복지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지만, 특히 기적의도서관에 만족했다. 여기 오는 건 거의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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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안계십니다”…사라진 도서관 정책 수장들 [주간경향] 국내 도서관 정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두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다. 대통령 소속으로 도서관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5월부터 1년 9개월째, 도서관법에 따른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의 관장은 2022년 9월부터 1년 5개월째 공석이다. 도서관위원회 위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2022년 4월 7기 도서관위원회의 임기 만료 후 새 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원장이 선임돼야 위원장이 위원을 위촉해 위원회를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 수립·심의·조정 업무가 1년 10개월째 멈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위원회 축소 방침에 따라 도서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에서 문체부 소속으로 격하하려 했지만, 법 개정에 막혀 일단 현행대로 대통령 소속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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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생존권 위협하는 이면도로 지난 1월 1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골목길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가던 아이를 검은색 SUV 차량이 뒤에서 치고 지나갔다. 차량은 멈춰 구조하지 않고 도주했다. 아이는 발목이 꺾이는 중상을 입었다. 두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 보호장치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상태다. 가족 모두 충격이 너무 커서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 다행히 골목길에 방범 카메라가 있어서 사고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아동의 보호자는 “빠르게 편집한 영상인 줄 알았을 정도로 과속한 데다 아이에게 중상을 입히고도 그대로 도주했다. 가해 운전자가 보험접수를 제때 해주지 않아 병원 두 곳을 가서도 교통사고 진료를 거부당해 사고 다음 날에야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아이가 안전한 사회를 소망해왔는데 아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이런 사고는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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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도로 주차 차량에 가려진 아동 안전 지난 1월 10일 오후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골목길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가던 아이를 검은색 SUV 차량이 뒤에서 치고 지나갔다. 차량은 멈춰 구조하지 않고 도주했다. 아이는 발목이 꺾이는 중상을 입었다. 두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 보호장치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상태다. 가족 모두 충격이 너무 커서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 다행히 골목길에 방범 카메라가 있어서 사고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아동의 보호자는 “빠르게 편집한 영상인 줄 알았을 정도로 과속한 데다 아이에게 중상을 입히고도 그대로 도주했다. 가해 운전자가 보험접수를 제때 해주지 않아 병원 두 곳을 가서도 교통사고 진료를 거부당해 사고 다음 날에야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아이가 안전한 사회를 소망해왔는데 아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이런 사고는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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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밀양 할매들 싸움은 진 걸까 전기, 밀양 - 서울 김영희 지음·교육공동체벗·2만2000원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밀양을 거쳐 서울로 옮기는 중에 거대한 송전탑이 등장한다. 밀양 송전탑 건설에 저항했던 ‘밀양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의 표지가 형상화한 이미지다. 국문과 교수로 구술 서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1993년 밀양에서 구술 청취를 시작했다. 2014년부터 탈송전탑·탈핵 운동의 이야기를 들었다. 2014년 행정대집행으로 송전탑이 다 들어선 지 10년이 지났다. 세상은 밀양의 싸움을 졌다고 기억하지만, 몸과 몸에 쇠사슬을 잇고 공사를 막아섰던 이들 할매들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느그가 할 거잖아. 나는 걱정 안 한다. 그라이 지는 싸움도 아니지.” 저자와 구술자로 참여한 이들은 탈송전탑·탈핵 이야기가 과거 회상에 그치지 않기를 바랐다. 송전탑 건설을 위해 한국전력과 공권력이 어떤 폭력과 기만을 저질렀는지, 오랜 역사와 관계를 이어온 마을공동체를 어떻게 파괴했는지 낱낱이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동해안-수도권 송전선 공사가 본격화됐다. 또다시 누군가의 희생과 폭력 속에서 전기를 도시로 옮기는 건 아닌지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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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불평등 관점에서 본 기후변화 기후재난 시대를 살아내는 법 이수경 지음·궁리·2만원 기후변화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음이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에 따르면, 북미 거주자의 에너지 소비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아프리카 거주자보다 11배 많았다. 기후변화를 일으킨 책임은 고소득 국가·소득 상위 계층이 훨씬 크지만, 피해는 저개발국가·빈곤층이 훨씬 크게 입는다.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온 저자는 불평등의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바라본다. 재난이 사회적 약자를 더 힘들게 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건 이미 코로나19로 경험한 바다. 팬데믹과 비견할 수 없는 재난인 기후변화에서도 이는 되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첫 정책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라고 말한다. 지역적 양극화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모든 자원을 수도권이 빨아들이면서 지역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재원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도 옆자리를 내줄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야말로 경제·지역적 양극화 해소의 전제 조건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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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선고 앞두고 이재용 회장…쉿!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대동하고 부산 부평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다. 이 장면이 찍힌 사진은 ‘재드래곤 짤’로 불리며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의 소탈하고, 격식 없어 보이는 모습에 친근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았고,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게시물)이 됐다. 언론도 이런 현상을 놓치지 않고 보도했다. 조선비즈의 한 기자 칼럼은 ‘쉿’에서 이 회장의 소통 행보,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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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선고 앞두고… 쉿!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대동하고 부산 부평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다. 이 장면이 찍힌 사진은 ‘재드래곤 짤’로 불리며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의 소탈하고, 격식 없어 보이는 모습에 친근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았고,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게시물)이 됐다. 언론도 이런 현상을 놓치지 않고 보도했다. 조선비즈의 한 기자 칼럼은 ‘쉿’에서 이 회장의 소통 행보,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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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캘린더 ‘아라비안나이트’는 어떻게 퍼졌나 [전시]천일야화의 길 일시 1월 8일~12월 31일 장소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관람료 무료 <천일야화>는 페르시아 재상의 딸 셰에라자드가 왕의 폭정을 잠재우기 위해 1001일 동안 밤마다 들려주는 이야기다. 아랍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작품으로, 선정적이고 잔인한 내용을 더해 각색한 <아라비안나이트>를 비롯한 여러 판본으로 발전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천일야화> 속 마법과 모험의 세계를 만나는 이색전시 <천일야화의 길>이 열린다. <천일야화>는 300여개의 작은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는 액자식 소설이다. 이번 전시는 매번 책장을 넘기면 새로운 이야기와 그림이 펼쳐지는 팝업북처럼 <천일야화>의 화자 셰에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총 8장의 주제로 구성했다. 1~2장에서는 <천일야화>의 전승 역사와 주요 판본을 소개한다. 인도와 페르시아에서 온 이야기가 지배 세력의 변화를 따라 이라크와 이집트, 유럽으로 건너간 후 다시 아랍으로 역수입되는 과정을 그림과 연표로 보여준다. <천일야화>는 우리 문화에도 영향을 줬다. 근대 최초의 한글 번역 소설인 <유옥역전>(1895)이 <천일야화>를 번역했다는 것과 1926~1927년 방정환이 <천일야화>를 잡지 ‘어린이’에 소개할 때의 일화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