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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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선관위, 어찌할 것인가 중앙선관위원장과 상임위원은정치 편향 비난 소지 없어야 하고경험 갖춘 명망가 위원장으로 선출위원장을 상임직으로 바꿀 필요성 신뢰 회복은 선관위 절체절명 과제 지난 17일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대선에서의 사전투표 부실관리에 책임을 진다면서 사의를 표명하더니, 다시 17개 시·도선관위의 상임위원들이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에 대하여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중앙선관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의 집단적 의사표시는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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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선거 후의 날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날 아침, 출근한 직장동료가 내뱉듯이 말했다. “더러워서…. 이제 랭귀지스쿨 등록해야겠네.” 그가 말한 ‘랭귀지’는 전라도 방언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엔 이런 말을 들었다. “수상해, 내 주위에 그 사람 찍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못 봤는데 웬일인지.” ‘다수의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증오와 혐오에 싸여 있다 보니 그리 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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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선거보도의 객관성과 편향성 오늘날의 선거는 ‘미디어 선거’다. 기성 언론 외에 새로운 미디어까지 끼어들었다. ‘삼프로TV’라는 유튜브 채널이 대선 후보자 5인을 초청하여 시행한 인터뷰의 조회 수는 합계 1200만회를 넘어선다. 이럴수록 언론 본연의 역할은 정론적인 선거보도에 있지 않을까. 공직선거법은 선거보도의 공정성을 공적 기구가 심의하는 제도를 매체별로 두고 있다. 이런 제도는 외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중앙선관위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방통위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언론중재위에 선거기사심의위원회가 각각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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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그런 사람들’ 변호하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변호할 수 있습니까?” 여기에서 ‘그런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는 범죄자들이다.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미국 변호사들은 가족과 친구는 물론 사회 일반의 지인들로부터 늘 이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하도 그런 일이 잦다 보니 형사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그 질문’이라고 통칭한다. 애비 스미스 등이 편찬한 책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변호할 수 있습니까?>에 나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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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사과를 망치는 법 불경 중 <금강경>은 조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 중 하나다. 금강경의 경문에는 아상(我相)을 지우라는 말이 수없이 되풀이된다. 아상은 본래 브라만교의 ‘아트만(atman) 의식’을 한자로 번역한 것이지만, 복잡한 교리 이야기를 빼고 실천적 의미만 보자면 아상을 지운다는 것은 나와 내 것과 내 생각을 중심으로 삼는 세계관을 여의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집과 이기심을 버리는 것쯤 된다. 아상을 지울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뭐냐고 한다면, “내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사과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단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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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대장동의 법률가들 우리나라의 사법연수원에서 1981년에 법조윤리가 정식과목으로 채택된 데에는 미국의 로스쿨에서 법조윤리 교육이 강화된 것이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상원과 하원을 통틀어 대략 19세기에 80%, 1960년대에 60%, 근래에 40% 정도의 의원이 법률가였다. 이런 나라에서 1976년 지미 카터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왜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미국 시민들에게 설명하면서 맨 앞에 내세운 이유는 두 가지였다. “나는 법률가가 아닙니다. 나는 워싱턴 정가(政街) 출신이 아닙니다.” 법률가가 아니라는 게 왜 강점이었을까. 닉슨 때문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떠들썩할 때 법률가 출신 대통령인 닉슨은 백악관에 참모진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라고 버텨. 묵비권을 행사하라고. 우리 계획을 탈 없이 지키려면 뭐가 됐든 다 감춰.” 이게 그 유명한 녹음테이프에서 나온 말이다. 법정에서 테이프를 틀자 흘러나온 이 말을 듣고 미국 시민들은 어이없었을 것이고 워싱턴의 정치인들에게 새삼스럽게 염증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카터의 선거 전술도 그럴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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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판사 임용제도의 앞날 판사를 법조 경력의 초기에 임용하는 제도와 상당 기간 법률직 경력을 쌓은 후에 임용하는 제도 중 좋은 것은 어느 것일까? 판사로 임용돼도 법원 실무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판결 작성이나 심리에 숙달되려면 상당 기간 수련이 필요하고 이는 부장판사의 지도 내지 간여 없이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그래서 법원이 판사로 임용한 이들은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하여 비교적 젊고 또 졸업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이었고, 이들이 도제식 과정을 거쳐 법원 실무를 익힌 것이 과거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법원 내에서는 이런 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판사들이 상당수 있었다. 사건의 결론을 내기 위해 하는 숙의를 합의(合議)라고 한다. 그런데 경력이 높은 부장판사와 임관한 지 얼마 안 되는 배석판사들 간의 합의는 결국 부장판사의 의견에 좌우될 테고, 이것이 합의체를 운영하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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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 그들의 애국심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가족들의 국민의례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본 감상이다. 하지만 불편했다. 좀 더 솔직해지자면, 섬뜩했다. 국가주의 때문이다. 건국 후 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국가주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을 뒤덮었다. 유신체제에선 폭압으로 흘렀다.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처럼 애국가가 길 가던 시민들을 부동자세로 묶게 된 것도 그 국가주의의 외설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그 후 최 전 원장의 발언은 반대 방향으로 갔다.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집니까?” 기이하기 짝이 없다. 그는 국민의 삶에 책임지지 않는 정부의 수장이 되려고 대권 주자에 나선 것인가. 논란이 일자 그는 “정부가 모든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건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맞섰다. 이번엔 엉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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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성적 수치심과 젠더권력 형법의 체계에서 성적 수치심이라는 개념은 두 가지로 작용한다. 형법 제22장 ‘성풍속에 관한 죄’에서는 음란물이나 음란행위를 처벌하는 데 있어 음란성을 따지는 기준으로 쓰이고, 형법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에서는 추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교과서의 설명을 보면, 성폭력에 관한 죄의 규정은 개인적 법익인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럼 성적 수치심의 유무는 일반인과 피해자 본인 중 누구의 감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대법원은 추행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해서 일반인의 감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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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군더더기 판결 “대저, 계약과 규범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법언과 스스로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는 작은 허물조차도 자신의 도덕적 결함으로 여겨 자책과 은둔을 미덕으로 삼은 우리 선조들의 선비 정신 및 (중략) 확립된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의 법리가 법의 엄격한 적용을 이끌게 한 이 재판의 바탕이 된 것임을 아울러 천명하며….” 이것은 1979년 9월 서울민사지방법원이 당시의 신민당 총재 김영삼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내린 결정의 마지막 문장 중 일부다. 전부 인용하기엔 길어서 요지를 추리면 ‘법언(法諺)’ ‘선비 정신’ ‘영국 민주정 등의 전통’ ‘자유민주주의의 법리’가 결정의 바탕이라는 것이다. 결정문 전체의 법적 논리는 정연하지만, 이 문장이 문제다. 법언은 그렇다 치고, 선비 정신과 타국의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의 법리가 왜 민주주의를 외친 야당의 총재를 내치는 법원 결정의 바탕이 되는지 이상하다. 부적절한 것이다. 이 군더더기가 부적절함을 넘어 부당했음은 역사적 사실이 말해준다. 김영삼은 자책하지도 은둔하지도 않고 군사독재에 계속 저항했다. 그해 10월 부마항쟁이 일어나더니 반민주적인 유신체제가 무너졌다. 그는 1993년에 대통령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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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공수처 제1호 사건’을 보는 답답함 헌법재판소가 1988년 출범했을 때, 그 전신인 헌법위원회의 유명무실함을 보아온 법조계 일각에서는 저 기관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게 보았다. 그러나 그해 헌재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6조 제1항 단서의 위헌 여부가 문제가 된 사건에서 공개변론을 열고 창설 이래 제1호의 위헌 결정을 내렸다. 누가 봐도 위헌이라고 할 만한 법률조항이 문제가 된 사건을 골랐고, 그 심리과정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변론에 부쳤다. 민사소송에서 당사자인 국가와 국민을 동등하게 대하라는 선언은, 군사독재에 지쳐 국가주의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시작되던 시대적 상황에서 타이밍도 절묘했다. 헌재의 초대 소장과 재판관들의 혜안과 감각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이로써 헌재는 일반의 의구심을 불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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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이재용 사면의 정치학 경제 5단체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건의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건의 대열에 끼었다. 어느 경제지는 지난달 아예 여론조사까지 했다. 응답률 9.6%인 1008명 중 찬성 69.4%였다고 한다. 여기에 유교와 불교 등 종교계가 가세했다. 사면론의 요지는 ‘반도체 위기’다. 일부 언론의 태도는 점점 강해진다. “나라 위해 기여할 기회를 주자”라던 어느 칼럼의 주장은 사설로 이어지더니 마지막으로 어떤 칼럼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바라며 “부디 진영을 넘어 나라를 구하시기 바란다”라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