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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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서울시장 선거 공약을 보며 올해는 서울시장 등 주요 지자체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여러 명이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공약이나 비전으로 보면 서울에 대해 그나마 뭔가 알아먹을 수 있는 형태로 얘기를 한 건 서울 서초구청장인 조은희가 유일한 것 같다. 경부고속도로와 지하철 2호선의 지상구간을 지하화해서 뭔가 하자고 하는 건데,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지하도시’ 논쟁을 다시 수면 위로 꺼낸 것이다. 지하도시는 박원순도 하고 싶어 했고, 2호선 지하화는 국회의원 시절, 추미애도 늘 꺼내던 것이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도 광화문 일대의 지하도시와 연계해 시작한 것인데, 내부적으로는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공무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GTX 청사와 연계, 광화문 지하도시의 길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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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신문에 글을 왜 쓰는가? “티브이 뉴스를 보면서, 방 안에서 벽에 대고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급히 몇 자 적어서 신문사에 보낸다.” 한 해가 간다. 코로나19 한가운데에서 나도 올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 최고의 문장은 바로 저 문장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지난 몇 년을 돌아봐도 저 문장이 최고의 문장이다. 저 글을 읽고, 올해는 해가 넘어갈 때쯤 저 문장을 최고라고 말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충 살고, 겁쟁이로 살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그러고 산다. 저 문장의 앞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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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회색 수소, 수입 수소, 회색 뉴딜 지난 6월 산업부는 ‘그린 수소 해외사업단’을 발족하고, 30여개 기업과 수소를 수입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였다. 연료전지에 대해 정부는 화려한 말의 성찬을 보여줬지만, 기술적 결론은 그냥 “외국에서 사온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이걸 코로나19 대책으로 포장하였다. 재난을 핑계 삼아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전형적 ‘재난 자본주의’다. 그린, 퍼스트 무버, 뉴딜, 별의별 얘기로 포장되었지만, 공무원들이 그리는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에너지 수입국으로 가자는 얘기다. 그럼 정책 포장지의 ‘그린’이라도 떼어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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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연애하기 좋은 나라 한국의 청년들은 연애를 얼마나 할까? 가끔 편의점에서의 콘돔 판매량 같은 걸로 이런 걸 추정하려는 시도도 있는데, 사실 아무도 모른다. 그냥 줄어들 것 같다는 막연한 추정을 할 뿐이다. 일본 40대 남성의 3분의 1가량이 어떤 이유로든 혼자 산다고 하는데, 이게 아마도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그것도 약간 막연하게 추정할 뿐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노비로 태어나 미국으로 도망간 사나이가 조선에 돌아와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사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노비들도 연애를 하고 자녀를 낳았는데, 한국 자본주의에서 많은 청년들에게 연애는 사치가 되었다. 진보든 보수든, 이런 데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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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한국 보수의 약점, 사회적 경제 2019년 스위스의 1인당 국민소득은 최상위권인 8만달러 근처다. 북유럽의 대표적 산유국인 노르웨이보다도 높다. 한국에 복지국가의 대표로 소개된 스웨덴이 5만6000달러 정도 된다. 학부 시절 스위스 경제는 유럽의 빈국이라고 배웠고, 강대국 경제에 연동해서 돌아가는 ‘위성경제’라고 배웠다. 프랑스 유학 시절 스위스에 대해 배울 때에도 인권과 외교는 강해도 경제적으로는 별거 없는 나라, 그 정도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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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셧다운 전야 팬데믹 초기에 놀란 것은 너무 많은 사람이 코로나19가 좀 쉬면 낫는 병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일단은 2주 정도의 잠복기가 너무 길고, 바이러스의 경우는 백신 개발도 쉽지 않고, 개발된다고 해도 그렇게 강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을철에 맞는 독감 백신의 경우를 보자. 가을에 너무 일찍 맞으면 다음해 3월에 백신 효과가 떨어져, 10월에 맞지 말고 11월에 맞아야 한다는 캠페인이 있을 정도였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해도 다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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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어두워질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한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에게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는 글을 쓰려고 생각한 지 좀 된다. 그래도 인지상정이라,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영화 <어두워질 때까지>는 오드리 헵번이 눈이 멀어가는 피해자로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마약이 숨겨진 인형을 찾으러 온 범인들을 장님 여성이 대처하기 위해선 어둠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에 부동산 정책은 “어두워질 때까지”라는 표현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경실련에서 연일 발표하는 다주택 고위공무원 명단과 수치들은 이 영화와 같은 구도다. 집 많이 가진 고위직들이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아파트 정책을 한 것 아니냐, 그런 구도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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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민주당 정권과 부동산 머니게임 대한민국 헌법 35조 3항은 ‘쾌적한 주거생활’이라는 용어로 주거권과 주거복지를 규정하고 있다. 가수 정수라가 ‘아 대한민국’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어”라고 노래 부른 게 1983년이다. 사람들은 여기에 “돈 있으면”이라는 후렴구를 붙였다. 2020년, 한국의 청년들은 여전히 한국은 돈 있으면 행복한 나라라고 생각할 것 같다. 현금 부자만 집 살 수 있다고 20대, 30대의 불만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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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퍼펙트 텐’ 대통령이 나올 것인가 “다음 대통령은 누구?” 지난 몇 주 동안 매우 많은 사람이 나에게 이 질문을 했다. 물론 나라고 딱히 알 턱이 없다. 도대체 이런 걸 왜 나에게 물어보지? 이유는 간단하다. 기자들이 보는 세상과 소위 정책라인들이 보는 세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뭔가 형성이 된 다음에 세상을 보지만, 정책라인들은 뭔가 형성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이 시기는 소위 ‘대선 캠프’라는 것이 지금 막 형성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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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한국형 재난 자본주의와 홍남기 “<쇼크 독트린>이라는 책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헤리티지재단 같은 워싱턴의 싱크탱크는 서로 모여서 카트리나에 대한 ‘친시장’ 해법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그것과 똑같은 모임이 생겨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 주정부의 후원을 받는 월간지 ‘바이스’에 나오미 클라인의 인터뷰가 실렸다. 1999년 <노 로고>라는 책으로 세계적 빅히트를 친 저자는 활동범위가 전 세계인, 우리로 치면 딱 진중권 같은 사람이다. 카트리나 등 재난상황을 분석하면서, 실제로 사회에 중요한 위기가 오면 그걸 핑계로 통치자와 엘리트들이 실제로는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재난 자본주의(disaster capitalism)’라는 개념을 제시해서 세계를 경악시켰다. 그런 그녀가 코로나19 이후로 트럼프가 결국 자기 하고 싶은 것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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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거리 두기 경제 한국은 코로나19 국면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국가의 사회문화적 위상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왜 이렇게 한국은 바이러스 대응을 잘해?’라는 질문에 ‘자가격리가 건국신화인 나라라서 그렇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로 간만에 크게 웃었다. 과연 그렇다. 우리는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버티기로 마음을 먹는 곰의 자손들이다. 출발부터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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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불공정 바이러스, 행정편의 추경 코로나19는 이제 극성기를 넘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제야 자리를 잡은 것일까?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일본 아베 총리가 이러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에피데믹’을 넘어 ‘팬데믹’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1990년대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세계화 그리고 전 세계적인 공업화에 따른 기후변화 같은 경제적 변화가 팬데믹 등장의 배경이다. 여기에 또 다른 경제적 배경이 있다. 다국적기업 등 제약회사의 전략변화인데, 다이어트 보조제 같은 기능성 의약품 시장이 백신 개발이나 예방 의약보다 수익성이 좋다. 바이러스의 진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제약 자본은 거기에 별 흥미를 못 느낀다. 의료 공공성은 그야말로 글로벌하게 위기에 봉착하였다. 메르스 백신이 아직도 안 나왔다. 기술이 안되는 게 아니라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