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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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퍼펙트 텐’ 대통령이 나올 것인가 “다음 대통령은 누구?” 지난 몇 주 동안 매우 많은 사람이 나에게 이 질문을 했다. 물론 나라고 딱히 알 턱이 없다. 도대체 이런 걸 왜 나에게 물어보지? 이유는 간단하다. 기자들이 보는 세상과 소위 정책라인들이 보는 세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뭔가 형성이 된 다음에 세상을 보지만, 정책라인들은 뭔가 형성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이 시기는 소위 ‘대선 캠프’라는 것이 지금 막 형성되는 중이다. 벌써 캠프가? 사실 이렇게 대선 캠프가 늦게 꾸려진 적은 없었다. 대선이 끝나면 유력 후보의 경우, 잠시의 휴지기를 거친 후 바로 대선 캠프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번 대선이 좀 묘하다. 아직까지 캠프라고 할 만한 것이 생겨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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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한국형 재난 자본주의와 홍남기 “<쇼크 독트린>이라는 책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헤리티지재단 같은 워싱턴의 싱크탱크는 서로 모여서 카트리나에 대한 ‘친시장’ 해법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그것과 똑같은 모임이 생겨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 주정부의 후원을 받는 월간지 ‘바이스’에 나오미 클라인의 인터뷰가 실렸다. 1999년 <노 로고>라는 책으로 세계적 빅히트를 친 저자는 활동범위가 전 세계인, 우리로 치면 딱 진중권 같은 사람이다. 카트리나 등 재난상황을 분석하면서, 실제로 사회에 중요한 위기가 오면 그걸 핑계로 통치자와 엘리트들이 실제로는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재난 자본주의(disaster capitalism)’라는 개념을 제시해서 세계를 경악시켰다. 그런 그녀가 코로나19 이후로 트럼프가 결국 자기 하고 싶은 것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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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거리 두기 경제 한국은 코로나19 국면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국가의 사회문화적 위상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왜 이렇게 한국은 바이러스 대응을 잘해?’라는 질문에 ‘자가격리가 건국신화인 나라라서 그렇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로 간만에 크게 웃었다. 과연 그렇다. 우리는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버티기로 마음을 먹는 곰의 자손들이다. 출발부터가 달라! 최근 TV에서 영화 <완벽한 타인>을 방영했는데,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자가격리와 함께 가정폭력이 급격히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그렇다. 아무리 부부나 가족이라도 적당한 거리와 약간의 비밀을 갖는 게 사람인데, 갑자기 너무 가깝게 있으면 사소한 오해가 실망을 낳고, 결국 싸우게 된다. 코로나19 국면이 끝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가정법원에 갈 즈음이면 이혼율이 꽤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시작하는 연인의 수는 줄어들고, 헤어지는 부부의 숫자가 늘면 출산율도 줄고, 인구는 더더욱 줄어들 것 같다. 혹시라도 바이러스는 사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맙소사, ‘사랑의 유람선’이 ‘바이러스 유람선’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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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불공정 바이러스, 행정편의 추경 코로나19는 이제 극성기를 넘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제야 자리를 잡은 것일까?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일본 아베 총리가 이러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에피데믹’을 넘어 ‘팬데믹’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1990년대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세계화 그리고 전 세계적인 공업화에 따른 기후변화 같은 경제적 변화가 팬데믹 등장의 배경이다. 여기에 또 다른 경제적 배경이 있다. 다국적기업 등 제약회사의 전략변화인데, 다이어트 보조제 같은 기능성 의약품 시장이 백신 개발이나 예방 의약보다 수익성이 좋다. 바이러스의 진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제약 자본은 거기에 별 흥미를 못 느낀다. 의료 공공성은 그야말로 글로벌하게 위기에 봉착하였다. 메르스 백신이 아직도 안 나왔다. 기술이 안되는 게 아니라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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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다방 철 좀 들자, 한국 자본주의! 유시민과 진중권이 마주 오는 기관차처럼 충돌 불사, 달려가는 중이다. 노회찬과의 ‘노유진’ 시절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나는 좀 당황스럽다. 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노회찬은 벌써 떠났다. 유시민을 응원하거나, 진중권을 지지하거나, 자기 맘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충돌을 말려주거나 중재할 사람은 이제 한국에 없는 것 같다. 처음 둘이 붙으면서 진중권이 유시민에게 환갑이 넘었다는 얘기를 했었다. 사실 진중권도 몇 년 안 남았다. 소위 586이 다 그렇다. 지금은 50대지만, 좀 있으면 우리 모두 환갑이 된다. 환갑 넘었느니 아니니, 그런 말할 처지는 아니다. 우리 시절에는 ‘젊은 오빠 신드롬’ 같은 게 있었던 듯하다. 젊어서는 그게 멋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나이를 먹으니까 좀 주책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20대는 그런 우리를 ‘꼰대’라고 부른다. 우리 중에 일찍부터 성숙한 사람은 그야말로 노회찬 정도 아니었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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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다방 총선과 대선, 3만달러 시대 2020년이 시작되었다. 좋든 싫든, 총선이 낀 올해는 정치의 계절이다. 2022년에는 지방선거가 있고, 대선이 있다. 총선의 결과를 아직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총선 이후 여당이 어떤 성과를 보일 것인가가 많은 것을 결정할 것 같다. 탄핵 열풍으로 소위 ‘탄돌이’들이 대거 당선된 2004년,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압승을 하였다. 경제와는 별로 상관없는 개혁 3법을 밀면서, 실제 경제 운용은 보수적으로 했다. 노무현 정부 후반기, IMF 경제 위기 이후 나름 고성장을 했고, 원화가 강세였지만 수출 실적이 좋아서 내용도 좋았다. 그렇지만 정권은 넘어갔다. 뉴타운 열풍이 불면서 수도권에서 보수 쪽이 압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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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저학년 스쿨버스, 쫌! 작년 이맘때,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큰애를 어디에 보낼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나나 아내나, 특목고는 물론이고 초등학생 때부터 별나게 공부시킬 생각이 별로 없다. 우리 어머니는 아이들을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한다고 난리를 치셨지만, 유치원은커녕 그냥 어린이집에 다녔다. 그런데 아내가 처음으로 사립초등학교 고민을 해보자고 해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립초등학교는 돈만 내면 스쿨버스가 다니는데, 국공립에는 이런 게 일절 없다. 그리고 알아보니까 꽤 많은 엄마들이 꼭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스쿨버스 때문에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알아보니 정말로 그랬다. 한국의 엘리트 교육은 ‘분리’가 목표다. 영어유치원부터 사립초등학교를 거쳐 특목고까지, 점점 더 분리시키는 것이 더 좋은 교육으로 간주되었다. 나는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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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재벌개혁, 상법 몇 줄만 고치면 된다 이 세상이라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정말로 간단하다. 공식적으로는 20대 말 현대건설 과장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30대 초에 한국에너지공단의 부장으로 직장을 한 번 옮겼다. 외환위기를 겪었고, 정권 교체를 경험했다. 그래도 청와대에 가기는 싫었고, 결국은 상대적으로 덜 빡빡한 총리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조직에서의 삶은 “안녕하세요”, 인사, “감사합니다”, 감사, 두 가지만 잘해도 기본은 한다는 걸 배웠다. 지금도 늘 인사하고, 늘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려 한다. 나이 먹고 애 둘을 돌보다 보니, 요즘은 그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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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하부구조’에 무관심한 ‘상부구조’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조국 정국은 그가 장관이 된 후에도 끝날 줄을 모른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한국 사람들은 완벽하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여러 사람이 많은 얘기를 보탰는데, 그중에서는 손학규가 한 얘기가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 조국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탄핵으로 물러난 사람들이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는…. 깨소금 맛이었다. 하여간 이게 며칠 내에 진정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짧으면 이번 겨울, 길면 내년 총선까지 아주 오래갈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자본주의를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설명했다. 하부구조는 생산력을 형성하는 경제이고, 법과 제도 혹은 윤리 같은 것들이 경제 위에 서 있는 상부구조라는 의미다. 이 얘기를 지나치게 하면 경제 결정론이라고 비판받았다. 마르크스의 사적 유물론의 핵심이 하부구조의 변화이지만, 그 핵심은 경제와 경제 아닌 것 사이의 관계다. 조국 사건을 보면서 나도 20대 이후로는 거의 써 본 적이 없는 이 단어가 문득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