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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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젊은 내각, 30~40대 공기업 사장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정권 때 한 달 정도 파리에 머물렀다. 문화경제학 책을 쓸 준비를 하면서 최신 자료들을 찾아보던 시절이었다. 파리 10대학 법대 출신인 사르코지의 당선은 대학과 에콜의 경쟁 속에서 흐름이 변하는 순간이기는 했지만, 그는 보수 중에서도 더 보수라서 그렇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그때 인상적으로 본 게 30대 장관들이었다. 국토생태부, 우리 식으로 말하면 환경부와 국토부를 통합한 부처의 장관이 1973년생인 나탈리 코시위스코모리제였다. 37세에 처음 각료가 되었다. 우리 식으로 치면 법무부 장관 후에 스포츠부 장관이 된 1976년생 라마 야드를 둘러싼 수많은 격론이 진행되었다. 이들보다는 약간 나이가 많지만 40대 환경부 장관으로 정치 격론을 끌고 다닌 샹탈 주아노도 사르코지 내각의 주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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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16세 임미경씨가 행복한 나라 1977년 9월9일, 당시 16세였던 임미경씨는 봉제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과 후배들을 ‘꼬드겨’ 농성 중인 작은 건물로 우여곡절 끝에 들어갔다. 경찰들은 그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고, 임미경씨 동료들은 그 건물 안에 있던 노동교실의 폐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날 이후 임미경씨는 같이 갔던 가장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미경이가 가자고 했어요”, 그렇게 경찰에서 친구를 주동자로 몰았다고 생각한 친구는 미안함 때문인지, 아니면 공포 혹은 환멸감 때문인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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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복고풍 신자유주의, 윤석열 김영삼이 집권하면서 ‘문민 정부’라는 이름을 썼고, 김대중은 ‘국민의 정부’라고 했다. 노무현은 ‘참여 정부’라고 불렀다. 짧은 두 단어지만, 자신들이 지향하는 시대적 가치를 담았던 이런 명명은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했다. 이 전통은 이명박의 집권과 함께 깨졌다. 박근혜도 자신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촛불집회와 함께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역시 자신의 가치를 내걸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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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실물 경제의 시대가 돌아오는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여전히 국민의 정부 초대 경제수석이었던 김태동일 것이다. 정말 세상 바뀌는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격적으로 교체되었다. 그의 동생이 지금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로 청문회를 거친 김헌동이다. 김태동이 경제수석에서 밀려난 후, 국민의 정부 경제정책은 급격하게 보수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누가 경제수석인가, 이걸 보면 그 정권의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대통령 임기 초에는 주로 교수 등 개혁성 인사가 들어왔다가 정권의 힘이 빠지면 기획재정부 출신의 공무원이 파견되어서 그 자리를 채운다. 그때부터는 대통령의 경제개혁은 끝이 났고, 사고나 나지 않게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간다고 보면 거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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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팬데믹 롱테일과 고금리 시대 길게 이어진 팬데믹의 방역 국면이 서서히 종료 시점을 보이기 시작한다.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것은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겨울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서 기존의 독감 바이러스들이 활성화되는 시간이다. 재난으로서의 팬데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이벤트들이 사건 초기에 집중되는 태풍이나 지진과는 달리 재난 전 기간에 분산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기간도 워낙 길었지만, 후유증도 아주 길게 나타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지, 아니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한쪽에서 계속해 맹위를 떨치게 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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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제2의 농지개혁을 위하여 윤석열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첫 행보로 청년들을 만나서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분들이 경자유전 원칙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관련 법 규정이 농업의 비즈니스화를 다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침 윤석열 장모는 물론 윤희숙, 심지어는 이준석까지 가족의 농지 보유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해당 지역의 전농 등 농민회 중심으로 농지 불법 보유에 대한 전수조사와 ‘제2의 농지개혁’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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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여가부에서 양성평등부로 “동일임금의날인 오늘, 우리는 여성도 동일한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야 합니다. … 저희 아버지와 함께 저는 여성과 가족을 위한 행정부의 책무를 지지합니다.” 2017년 4월4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에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메시지다. 미국 여성은 백인 남성에 비해서 82%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흑인 여성은 68% 그리고 라틴 여성은 62%의 임금을 받는다.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같이 올린 그래프의 내용이다. 이 인스타그램이 격론의 대상이 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여성 임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는 내용 때문이다. 올해 미국 동일임금의날은 3월24일로 약간 앞으로 왔다. 조 바이든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서 더 많은 노력과 함께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힘들어진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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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맨날 도 닦으면 뭐해 나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대선 주자 윤석열에게 별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사법개혁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도 별로 감정이 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검찰을 지키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송사회가 된 미국에서 변호인들이 과잉대표되는 것처럼, 한국도 대통령부터 라디오 시사방송의 패널들까지 모두 법조인이 하면서 생겨난 불균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경제 대신 변호사의 시선이 더 중요해진 나라, 우리가 갈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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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구청장의 시간, 구청장 중심 경제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에 당선된 것이 1978년, 32세 때의 일이다. 1992년, 46세에 드디어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12년 만에 공화당으로부터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준석의 나이를 보니까 35세다. 그가 27세 때 처음 만났는데, 솔직히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몇 년 지나면 그가 대통령이 된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젊은 지도자를 전격적으로 내세우는 게 보수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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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LH와 정권, 어느 것을 지킬 것인가 한국토지주택공사 흔히 LH로 불리는 한 공기업 직원들의 일탈적 투기 행위로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침 진행 중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지지율이 여당과 야당 사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불거져 나온 청년들의 공정 문제가 수년간 누적되고 압축되어 드디어 LH 사건에서 폭발한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가까운 재·보선은 물론이고, 멀게는 대선도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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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가덕도 ‘대타협 특별법’은 어떨까 “문재인 정부가 왜 이럴까. 아무리 다급하다고 하더라도, 양심적인 정부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최근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해도 좋은 국가적 사업 목록을 발표하면서 거기에 대규모 토건사업들을 쭉 나열한 것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뉴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돌아가신 김종철 선생이 2019년 녹색평론 제165호에 쓰신 글이다. 가덕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과정을 보면서 김종철 선생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뭐라도 한마디 하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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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탈토건 보수를 보고 싶다 한국의 보수에 대해 사실 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힘과 권력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유능해 보이지도 않았고, 적당히 부패해 보였다. 그리고 평균적으로는 책을 너무 안 읽었다. 가끔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처럼 정말 책 많이 읽고, 아는 것 많은 보수 인사들을 만나게 되면 경이감을 느끼는데, 그런 보수는 매우 드물다. 물론 내가 모든 보수 인사들을 다 아는 건 아니라서, 나도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