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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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통상 총리, 유임을 건의함 트럼프는 ‘관세맨’이라고 자칭할 정도로 관세에 진심이다. 기존 통상 질서에서 트럼프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부가하는 관세는 ‘보복 관세’로 분류된다. 이런 일방적 조치가 어떻게 가능할까? 또 이런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인가? 크게 보면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에 즈음하여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라 불렸던 세계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의 의미는 미국의 노동자들이 20년 가까이 진행된 세계화에서 얻은 게 별로 없다고 하는 불만의 폭발이라 할 수 있다.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와 함께 과거의 고립주의 노선으로 복귀했고, 민주당은 그냥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 선거에서 결국 고립주의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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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금융실명제와 금융투자소득세 정치인 한동훈에 대해 자세히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가 금융투자소득세를 반대할 때, 그가 좋은 검사였을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퍼펙트 스톰’을 언급할 때, 그의 주변에 보수라도 제대로 된 경제학자가 없을 것이라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새로 도입할 수 있는 조세는 없다. 환경세나 탄소세 등 앞으로 논의해야 하는 미래형 조세도 많다. 경기 좋을 때만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자는 것, 경제학에 그런 이론은 없다. 다시 30년 걸린 금투세 도입 기회 내가 생각하는 국민경제의 기본은 월급 받는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과세체계다. ‘유리 지갑’이라고 불평하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이게 조세체계 기본이다. 튼튼한 국민경제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이 집도 사고 적당한 행복을 누리면서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경제다. 1인당 국민소득 상위권에 있는 스위스도 그렇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게 기본이다. 물론 우리는 점점 더 그 상태에서 멀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당대에 집 사긴 힘들다고 판단한다. 그래도 좋은 경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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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10조5천억짜리 수의계약? 우리는 지금 출생아 수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장기간 계속 줄어드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다. 후기 자본주의가 결국 맞게 된 21세기 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보편적인 위기가 되었다. 중국, 북한도 최근 저출생으로 난리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도 그래”, 그렇게 그냥 넘어가기에는 한국의 상황이 워낙 심각하다. 출생아 수가 줄면 균형을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투자가 늘고, 복지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지켜본 현실은 그렇지 않다. 출생아 수가 줄면, 약한 고리부터 위기가 온다. 지방 소멸 현상이 생겨난다. 그럴수록 지방 경제 회생이라는 목표로 더욱더 인프라와 토건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특히 지방 토호들이 지역 정치의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중남미와 일본 등에서 이런 경향성이 강하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생과 고령화의 길을 간 일본의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이 딱 이렇게 갔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잃어버린 30년’이 되었다. 그런 일본은 자민당 1당 체계이고, 그래도 두 개 거대 정당이 서로 견제하는 한국은 다르다고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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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우리 안의 히키코모리 2007년 <88만원 세대>를 준비하면서 꼭 다루고 싶었는데, 못한 얘기가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문제였다.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다 결국 포기했다. 지금도 한국에 은둔형 외톨이가 몇명 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일본은 이 문제를 풀려고 많이 고민했지만, 아직도 제대로 풀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일본에서는 청년 히키코모리도 나이를 먹어서 ‘8050’이라고 부르는 형태가 되었다. 80대 부모가 50대 자식을 돌보는 현상을 얘기한다. 일본 정부 발표로는 히키코모리가 약 146만명이다. 40세 이전에는 남성이 더 많다가, 40대 이후로는 여성이 약간 더 많다. 성별 차이가 크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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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상속세 개편과 상속자 자본주의 21세기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자산 격차라는 게 토마 피케티라는 프랑스 경제학자가 지적하는 얘기다. 다양한 복지정책이 강화되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소득 격차는 좀 완화되었지만, 자산 격차는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많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이나 러시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상위 50%가 대부분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하위 50%는 2~3%가량의 자산을 가지고 있단다. 우리나라도 집을 가지고 있는 가계가 55~60%가량이라서 현실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몇년 전 청년들에게 열풍이었던 ‘금수저, 흙수저’ 얘기가 이런 자산 격차로부터 나온 것이다. 금수저 같은 직관적인 표현을 조금 개념적으로 가다듬으면 ‘세습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된다. 여기서 한발만 더 나아가면, ‘상속자 자본주의’가 된다. 뭐라도 상속할 것이 있는 사람들이 출산을 하고, 상속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상속자는 결혼과 출산은커녕 연애도 포기하게 된다. 3포·4포를 거쳐 n포까지, 자산과 거리가 먼 청년들에게 한국은 너무 추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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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감상문 2018년 방영한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뒤늦게 보았다.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한” 법원을 맞들기 위한 초임 판사들의 법원 내 직장 투쟁기였다. 울 장면도 아닌데, 눈물이 몇번 났다. 국민참여재판이 사실상 스토리의 클라이맥스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대반전을 보면서도 울었다. 노무현·문재인, 한동안 변호사들의 시대였고, 윤석열 이후 검사들의 시대가 왔다. 변호사나 검사가 주인공이든 빌런이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다. 그에 비해 판사, 특히 법원 이야기는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아주 재밌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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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종합부동산세, 어찌할 것인가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경제학자가 되었다.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자산 불평등이 최근에 매우 심각해졌다는 사실이다. 임금 불평등은 여러 가지 복지 장치 등을 통해서 최근에 약간은 해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자산 불평등은 21세기 자본주의에서 거의 제어되지 않았다. 상위 50%가 전체 자산의 97~98% 정도를 보유한다. 보통은 상위 1% 혹은 10% 아니면 20%에 집중된 부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산의 경우는 상위 50%가 기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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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인권 보수의 등장은 언제일까? 서울시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했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여당이 서울시에서 절대다수가 되었기에,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집 큰 어린이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학생인권조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혹시라도 이게 왜 폐지됐는지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줘야 할지 막막하다.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애초에 이런 기본적인 인권 보호는 지자체의 조례로 넘길 게 아니라 헌법에 들어가고, 기본법을 만들었어야 할 일이다. 상위법의 근거가 없으니, 지자체 의회에서 임의로 폐지해도 절차상 방법이 없다. 인권조례 폐지 사건은 아마 22대 국회에서 정식으로 법률이 제정되면서 한때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학생인권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까가 절차적으로 남는 쟁점일 것이다. 인권과 같은 선진국 주제는 잠시는 몰라도, 완전히 뒤로 가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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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정치적 전환기 공무원의 역할 경제 정책 중에는 좌우 입장과는 별로 상관없는 정책이 있는가 하면 매우 민감한 정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세 정책이다. 감세 정책은 한국의 우파들이 목숨처럼 지키려 하고, 윤석열 정부는 특별히 더 그렇다. 한국에서 원전은 정치색이 별로 없던 정책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거의 개국공신급의 근본적 정책이 되었다. 원전을 찬성하지 않으면 이 정부에선 출세하기 어렵다. 사회적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좌우 구분이 거의 없는 정책이 되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이념 정책으로 몰려 푸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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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정치와 기후세대 등장 더불어민주당 1호 영입인재 박지혜가 의정부갑 후보 경선에서 구사일생으로 생존했다. 기후 전문가란 게 영입 이유였는데 전문가 몫의 비례후보로 가지 않고 지역에 출마하게 되자 많은 사람이 걱정했다. 박지혜를 누가 알아? 상대 후보는 그 지역을 오랫동안 일궈온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물려받은 지역 실력자였다. 정상적인 계산이라면 박지혜가 아버지의 지역 후광을 받는 상대 후보를 이기기 힘들다. 이 사건을 기후와 생태 문제를 투표의 중요 기준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을까? 아직은 전면적 신호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지만 일종의 유권자 운동으로서 이번 총선에 기후유권자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싶다. 지금까지 기후·생태 문제가 유의미하게 투표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다. 포장지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상대방이 하면 나도, 그렇게 ‘모양내기’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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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신토건공화국, 지하화사업 최초의 여성 파리 시장인 안 이달고는 프랑스 사회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크리스마스 기간 코로나19 격리 때 서점을 필수 상업시설로 지정해달라는 논쟁을 했던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오랫동안 파리는 패션 등 유행을 선도했는데 지금은 이달고 시장과 함께 도시 생태 논쟁을 주도하는 중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파리 시내 주차비를 3배 정도 올리는 방안이 주민투표에 부쳐질 것이다. 내연차는 물론이고 전기차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파리는 외곽 순환도로의 제한 속도도 낮출 예정이다. 파리는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도시 패러다임에 대한 새로운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다. 대중교통 중심으로, 자동차 운행이 불편한 방식으로 가는 게 파리가 생각하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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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검사정권과 경제민주화 군사정권은 개발도상국에서 군인이 상대적으로 교육을 잘 받는 엘리트 집단인 경우 벌어지는 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직업이 국가를 장악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도 두 번의 쿠데타가 있었다. 정당성이 문제가 되니, 공작정치와 언론장악이 중요했다. 검사정권이라는 용어가 지금의 한국을 분석하는 데 유효한 개념일까? 단순히 검사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그런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법무부 장관을 하던 한동훈이 집권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지금, 생소했던 검사정권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