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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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우동국물과 캐러멜 산행 후 우연히 들른 한 분식집에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했습니다. 우동은 참 매력적인 요리입니다. 간단하게 즐길 수도 있지만, 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국물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그 어느 요리 못지않게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 후루룩 입안으로 빨아들였습니다. 냉동면을 사용했겠지만, 그럼에도 면발의 탄력성은 아주 훌륭합니다. 이제는 국물을 맛볼 차례입니다. 우동 스푼으로 국물을 떠서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해 봅니다. 그런데 감칠맛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우동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단맛이 느껴집니다. 그것도 단순한 단맛이 아니라 여러 맛과 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그러한 단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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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돈가스에 습식 빵가루를 입히는 이유 처음 돈가스를 배울 때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은 빵가루를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돈가스는 두툼한 돼지고기에 밀가루, 계란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빵가루를 입힌 후 튀겨냅니다. 빵가루는 썰지 않은 커다란 식빵을 분쇄기에 넣고 가루 상태로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이때 빵가루의 크기와 모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의해야 할 것은 빵가루의 수분 함량입니다. 돈가스를 비롯해 모든 튀김요리의 핵심은 겉바속촉에 있습니다. 그리고 바삭한 식감은 튀김의 가장 바깥을 둘러싼 튀김옷이 만들어냅니다. 튀김옷은 보통 밀가루 반죽으로 만드는데, 이 반죽에 포함되어 있던 수분이 고온으로 튀기는 과정에서 증발하면서 튀김옷에 수많은 빈 공간들을 남기게 됩니다. 이를 다공성 구조라고 하죠. 우리가 튀김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바삭한 식감은 이 다공성 구조가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청각적 그리고 촉각적 자극에 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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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염기성 식품은 몸에 좋은가 요리를 과학적으로 다루는 글을 쓰다보니 가끔은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산성보다는 염기성 식품이 몸에 더 좋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시중에는 염기성 또는 알칼리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식품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그만큼 염기성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죠.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먼저 산과 염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산과 염기는 물질을 구분하는 한 가지 기준입니다. 과학자들은 보통 물에 녹아 수소이온을 내놓으면 산, 수산화이온을 내놓으면 염기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이 둘을 구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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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아스파라거스를 기름에 볶는 이유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스테이크용 등심에 눈길이 갔습니다. 저렴하면서도 품질까지 좋아 계획에도 없는 구매를 하고 말았죠. 물론 스테이크 요리에 필요한 다른 식재료도 이것저것 구입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매리네이드 만들기입니다. 매리네이드란 고기를 부드럽게 하거나 맛과 향을 가미하기 위해 재워두는 소스인데, 이 소스로 고기를 재우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오늘은 올리브 오일에 다진 마늘, 소금, 후추, 로즈메리를 잘 섞어 만들었습니다. 이 매리네이드에 고기를 몇시간 동안 재워두면, 고기 안의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하면서 육질이 더 부드러워집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해한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패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소량의 소금을 첨가하는데, 그러면 유해균의 증식은 억제되면서 숙성이 서서히 진행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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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육류를 숙성시키는 이유 요리를 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맛있는 변형이라 할 수 있는데요. 식재료의 성분과 조직이 변형되면서 원재료에는 없던 맛과 향이 만들어지고, 독특한 식감도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변형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열에너지입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요리는 불을 사용해 완성하죠. 하지만 불이 없다고 해서 식재료의 변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발효가 있습니다. 효모와 같은 미생물이 식재료를 먹이로 삼아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그 과정에서 배출한 물질을 요리에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비록 미생물에게는 배설물이지만 인간에게는 색다른 맛과 향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유익한 물질이 되는 셈이죠. 예를 들어서 알코올 발효는 발효과정에서 당류가 알코올로 변형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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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맛있게 퍼트린다 얼마전 산책을 나갔다가 우연히 작은 국숫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5평 남짓한 규모에 메뉴도 매우 단출해서 잔치국수와 멸치 칼국수가 전부였습니다. 유동인구도 많지 않은 이곳에서 과연 장사가 잘될까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뒤로하고, 우선 잔치국수 하나를 시켜보았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잔치국수는 잔치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주 푸짐한 양입니다. 잔치국수의 핵심은 감칠맛 나는 시원한 국물입니다. 보통은 멸치, 다시마, 말린 표고버섯 등을 끓는 물에 우려내어 육수를 만드는데, 멸치에는 이노신산, 다시마에는 글루탐산, 표고버섯에는 구아닐산과 같은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유용한 성분들은 왜 재료 안에 가만히 있지 않고 국물로 확산되어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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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가공육이 먹음직스러운 이유 햄이나 소시지만큼 손쉬운 반찬거리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냥 삶거나 볶아도 맛있고 다른 야채들과 함께 조리하면 제법 그럴싸한 요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가공육에는 식품첨가제들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아질산나트륨’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질산나트륨은 지방의 산화와 유해한 세균의 번식을 막아 가공육의 보존기간을 늘리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보존제입니다. 이를 사용하지 않은 가공육은 유통기간이 10일 내외인 데 비해,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면 30일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합니다. 보다 안전한 식품 섭취와 식재료의 낭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죠. 그런데 다양한 종류의 식품보존제 중 굳이 아질산나트륨이 단골로 등장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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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주방을 책임지는 금속 연휴에 일손이 모자란다며 긴급 지원요청이 왔습니다. 부랴부랴 처가의 ‘돈카츠’ 매장에 도착해보니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고, 홀과 주방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얼른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돈카츠’를 튀기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3시. 손님이 뜸한 시간을 이용해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공기가 그런 것처럼 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존재,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이란 금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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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꼭 기름으로 튀겨야 하나? 튀김을 하려면 먼저 식재료를 손질하고, 튀김옷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속이 깊은 용기에 기름을 담고 고온으로 가열한 후, 튀김옷을 입힌 식재료를 투입합니다. 과정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이렇게 만든 튀김을 한입 베어 물면 그간의 노고는 눈 녹듯 사라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뒷정리입니다. 특히 남은 기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항상 고민입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제품이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인데요, 공기를 이용하는 튀김기란 뜻이지만, 사실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면 그리 정확한 이름은 아닙니다. 튀김은 식재료가 푹 담길 정도로 충분한 양의 기름을 이용해 고온에서 조리한 음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이 아니라 공기를 사용하니, 정의상으론 튀김기는 아닌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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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매끈한 프라이팬의 비밀 장모님의 돈가스 매장에는 오래된 주방도구들이 많습니다. 매장은 몇번의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아직까지 용케 살아남은 것들이죠. 그중 하나가 주로 중식당에서 사용하는 웍입니다. 속이 움푹 들어간 커다란 냄비로, 간단한 튀김이나 볶음을 할 때 꽤 요긴하게 쓰입니다. 그런데 이 오래된 웍은 마치 무언가로 코팅된 것처럼 반짝거립니다. 이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 사용하며 기름이 표면에 흡수되어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전문 요리점에서는 인위적으로 이런 상태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를 ‘길들이기’라고 하며, 그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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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요리의 발명 요리는 언제 누가 처음 시작했을까요? 요리는 다른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만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요리도 등장했을 것입니다. 요리라는 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의 사용’입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요리에서 불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요리를 그토록 맛있게 만드는 맛과 향 그리고 식감 등은 식재료를 가열할 때 일어나는 여러 물리적·화학적 변화들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요리의 등장은 아마도 불의 사용과 함께였을 것입니다. 불은 이미 태초부터 이 지구 상에 존재했습니다. 가끔씩 내리치는 번개에 의해, 때로는 다른 원인에 의해 자연적으로 불이 나곤 했던 것이죠. 하지만 불을 발견한 것과 그것을 통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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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과학 한 스푼 빈대떡이 맛있었던 이유 오늘은 갑자기 빈대떡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이것저것 재료를 넣고 반죽을 만들어 기름을 두른 후 부쳐내었는데요. 분명 맛있기는 한데 뭔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단골 전집에서 시켜먹던 빈대떡보다 풍미가 조금 약하다고나 할까요.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바로 한식 요리사분께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비결은 다름 아닌 기름에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튀김처럼 부침의 경우도 보통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합니다. 기름에는 식물성 기름, 동물성 기름, 그리고 석유라고도 불리는 광물성 기름이 있습니다. 기름이란 물보다 가벼우면서도 불이 잘 붙는 물질을 의미하는데, 모든 기름이 다 식용은 아닌 것이죠. 식용으로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은 한자로는 유(油)라 하는데, 옥수수유, 카놀라유, 대두유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동물성 기름의 경우는 지(脂)라고 하며, 돼지에서 얻어지는 돈지(豚脂), 소기름을 의미하는 우지(牛脂)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유와 지를 합해 식용 유지(油脂)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