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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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불 뿜는 대신 웃음으로 인간의 친구가 된 용…중앙아시아의 옛이야기 이솝 우화와 안데르센 동화에 익숙한 국내 어린이들에게 중앙아시아의 옛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이 출간됐다.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현지 작가가 쓴 ‘중앙아시아 옛이야기 그림책’시리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그림은 중앙아시아 작가들과 협업해 현지를 여행한 한국 화가들이 그린 작품이다. 기획된 10권 중 5권이 선출간됐다. 나머지 5권은 내달 말 나올 예정이다. 투르크메니스탄 편인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은 이 나라의 작은 마을 아나우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용들처럼 불을 뿜지 못해 슬퍼하는 아기용 미르하이에게 엄마용은 “불은 용이 가진 무기 중 하나일 뿐”이라고 다독이며 미르하이에겐 다른 장기가 있다고 독려한다. 그것은 잘 웃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용이 되겠다고 결심한 미르하이는 웃음 덕분에 용으로선 최초로 인간들과 친구가 된다. 남들과 같진 않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미르하이의 이야기는 실제 이 지역에서 비석으로 기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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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진화한 우리 음악…이젠 그 깊이를 더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한국음악의 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이 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여우락 페스티벌은 한국음악을 기반으로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벌이는 국내 예술가들이 참여해온 우리 음악 페스티벌이다. 2010년 시작한 이래 4만8000여명의 관객이 여우락을 찾았다. 관객들에게 최첨단 국악을 소개하는 자리이자 한국음악계의 고민과 실험의 현장이기도 하다. 올해 주제는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이다. 동시대와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해온 15개 팀이 공연을 벌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국악관현악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모색해온 원일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피리·타악기 연주의 거장인 원 예술감독은 연극, 무용, 영화 등의 장르를 통해 국악의 세계를 확장해왔으며, 영화 <꽃잎> <아름다운 시절> <이재수의 난> 등으로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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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 잇따라 뮤지컬 무대로…‘만화 같은 일들’ 배우도 관객도 신선 뮤지컬은 다양한 예술 장르를 흡수하는 무대 위 종합예술이다. 소설, 드라마, 영화를 넘어 이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 늘어나고 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국내 뮤지컬 세 편이 이달 연달아 무대에 올랐다. 스타 작가 김풍의 웹툰 <찌질의 역사>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뮤지컬은 지난 3일부터 서울 종로구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연재된 이 웹툰은 1990년대 남자 대학생들의 솔직한 연애담을 적나라하게 그려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8월27일까지 공연한다. 국내에서 웹툰을 처음으로 뮤지컬화한 <위대한 캣츠비>도 버전을 달리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04년 포털사이트에 연재된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는 2007년 뮤지컬로 초연됐다. 20대 청춘의 사랑과 이별, 배신을 다룬 이야기로 올해엔 2015년 버전으로 지난 23일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오는 10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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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70인과의 동행 (51) 영남루서 ‘밀양 춤’을 한바탕 추고, 우리 극 ‘오구’엔 웃다가 울고… 지난 17일 오전 7시에 서울시청을 출발한 버스는 경상남도 밀양으로 향했다. 마이크를 잡은 가이드는 밀양이라는 도시를 개괄적으로 설명한 뒤 “그리고 본 적은 없지만 영화 의 아련한 느낌이 왜인지 모르게 기억 속에 각인돼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인 2007년 영화감독 이창동은 거대한 비극을 겪고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으려 했던 한 인간이 ‘용서’에 대해 신과 경합을 벌이는 허구적 이야기의 무대로 밀양을 선택했다. 당시 감독은 구원을 논하는 영화의 배경으로 밀양을 택한 배경에 대해 “소도시의 정취미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소 낙후돼 보이는 이 작은 도시엔 국내 최대 규모의 연극촌과 한국의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 23만여㎡(7만평) 규모의 연꽃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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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가짜의 피해자가 된 진짜…혼돈의 탈출구는 어디일까 고단한 삶에 지쳤을 때, 동화책을 펴는 어른들이 많아졌다. 엉뚱한 아이들의 시선과 정답고 부드러운 그림이 만나는 곳에서, 상심한 마음은 이상하게 위로를 받는다. 스위스 태생의 어린이책 작가 다비드 칼리가 쓰고 이탈리아 출신인 클라우디아 팔마루치가 그린 <누가 진짜 나일까?>는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노동과 인간소외, 행복, 삶의 가치 등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주제를 독특한 감성의 그림체에 쉽게 풀어 담았다. 대형 공장에서 근무하는 자비에는 정확히 무슨 일인지 모르는 작업을 하며 과로에 시달린다. 자비에는 자신이 만드는 부품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지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주말에도 공장에 나간다. 키우던 동물이 죽고, 친구를 만나지도, 가족의 안부를 묻지도 못할 정도로 업무가 늘어나자 자비에는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 그러나 샤르도네 사장은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그를 복제해 그의 사생활을 대신 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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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최인호의 또 다른 문학세계 소설가 최인호(1945~2013)의 다섯 번째 유고집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여백)가 출간됐다. 30~40년 전에 쓴 작가의 초기작들을 비롯해 습작노트와 신문, 잡지, 문예지 등에 기고한 원고들을 모았다. 절판 등의 이유로 대부분 다시 접할 수 없었던 글들이다. “죽은 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가 아는, 그리하여 우리에게, 우리들의 삶에 조그마한 기쁨을 주었던 모든 죽은 사람들의 기억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한때 살았었으므로 그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4부로 구성된 책의 1부엔 최인호의 순수 에세이를 수록했다. 작가가 20대부터 60대까지 가졌던 고민의 변천을 느낄 수 있다. 슬픔과 행복, 사랑, 생활인으로서의 철학, 신념과 자유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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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의 대중화로 시민에 다가갈 것” 국내 첫 ‘현대무용협동조합’이 창립됐다. 국내 대표 민간 현대무용단 10개 단체는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현대무용협동조합 쿱 코다(COOP_CODA)’ 창립식을 열었다. 트러스트 무용단, 파사 무용단, 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 더바디 댄스 컴퍼니, 로댄스 프로젝트, 오마이 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EDx2 무용단, 엠비규어스, 고블린파티, STL ART 프로젝트 등이 참여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안무가들로 구성돼 있는 공연단체들이다. 현재 국내엔 현대무용단체 50여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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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마틴의 46년 문학인생이 고스란히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로 세계적 팬덤을 형성한 조지 R R 마틴(69)의 중단편 소설들을 엮은 <꿈의 노래>가 국내 출간됐다. 4권으로 이뤄진 이번 중단편선집은 마틴의 46년 문학인생을 집대성한 회고문집 성격을 띤다. 근래의 독자들에겐 <얼음과 불의 노래>를 통해 판타지 작가로 잘 알려졌지만 마틴은 SF와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온 장르문학의 대가다. 선집은 작가 본인이 직접 작품을 골라 주제에 따라 분류해 그의 문학적 여정을 좇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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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영감의 도시 완주 청년 작가들에게 문 연다 완주문화재단(이사장 박성일)이 ‘청년작가 완주 한달 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젊은 작가들을 모집한다. 재단은 7월에서 9월 중 완주에 마련된 예술가 작업실에서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할 청년작가 10여명을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참가자격은 만19세부터 39세까지의 예술가로, 참여하는 작가에겐 소정의 창작지원금도 지급된다. 참여작가는 ‘예술가의 방’과 ‘예술가의 작업실’ 중 희망하는 형태의 거주공간에 머물 수 있다. 숙식이 가능한 예술가의 방은 고산, 구이, 봉동, 용진, 운주에 위치해있으며 창작활동이 중심이 될 예술가의 작업실은 경천, 소양, 삼례, 화산 등의 읍면에 자리잡고 있다. 거주 공간은 한옥별채, 단독주택, 마을회관 등 각기 다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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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스라엘 소설가 그로스만 이스라엘 소설가 다비드 그로스만(63·사진)의 최신작 <술집에 걸어들어온 말(A Horse Walks Into a Bar)>이 올해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BBC는 영국 런던 맨부커상 선정위원회가 그로스만의 이 작품을 최종 수상작으로 발표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설 <술집에 걸어들어온 말>은 마지막 무대에 올라 충격적 이야기를 고백하며 무너지는 스탠딩 코미디언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장인 닉 바알리는 “이 소설은 감상주의의 징후 없이 ‘슬픔’의 느낌을 완벽하게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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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 오고 콘텐츠 다양…연극 객석이 찬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에서도 관객들의 발걸음이 연극무대로 향하고 있다. 13일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연극 티켓의 연간 판매액은 2014년 243억원에서 지난해 26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됐지만 연극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3.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클래식과 오페라는 10%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연극무대로 관객이 유입되고 있는 배경엔 대중연극과 예술연극이 동시에 성장하며 관객들의 분화된 입맛에 맞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뮤지컬이나 영화, TV의 ‘스타배우’를 캐스팅해 관객층을 확장하고 있는 시도다. 주로 문학성 있는 해외 유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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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낙선시집 ‘2017 T T’ 시 한 편이라도 울림 준다면 만족”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당대엔 프랑스 미술계를 지배해 온 ‘살롱전’이 아닌, 입선하지 못한 작품을 모아놓은 ‘낙선전’에 걸렸던 작품이었다. 당선작이 아닌 낙선작을 시작으로 인상주의가 태동했고, 미술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지난달 국내에도 신춘문예 낙선시집이 나왔다. 기획한 곳은 문학과죄송사. 대형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패러디한 이름의 이곳은 대표 박준범씨(39)가 운영하는 독립출판사다. 지난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그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