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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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낙선시집' 낸 문학과죄송사 박준범 대표 "탈락한 작품 중 마음 움직이는 시 한편은 있을 것"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당대엔 프랑스 미술계를 지배해 온 ‘살롱전’이 아닌, 입선하지 못한 작품을 모아놓은 ‘낙선전’에 걸렸던 작품이었다. 당선작이 아닌 낙선작을 시작으로 인상주의가 태동했고, 미술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지난달 국내에도 신춘문예 낙선시집이 나왔다. 기획한 곳은 문학과죄송사. 대형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패러디한 이름의 이곳은 대표 박준범씨(39)가 운영하는 독립출판사다. 지난 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그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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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태아의 고뇌 통해 ‘햄릿’ 파격적으로 재해석 시동생과 모의해 남편을 독살하려는 여성이 있다. 이들의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엿들으며 번민하는 이는 다름 아닌, 여성의 자궁 속 태아다.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이언 매큐언(69)이 지난해 발표한 열네번째 소설 <넛셸(Nutshell)>은 자궁 속 태아를 화자로 내세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최근 문학동네에서 번역돼 나왔다. 소규모 출판사를 운영하며 시를 쓰는 남편 존과 별거 중인 20대 여성 트루디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시동생 클로드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존은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아내 트루디의 사랑을 다시 얻고 싶어하지만, 트루디는 클로드와 함께 존을 독살해 자살로 위장하고 저택을 차지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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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 “평생 자유를 추구했지만, 늘 자유롭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역사의 정체가 조금 더 갈 줄 알았다. 나는 우리 국민들, 이 사람들을 별로 믿지 않았던 것 같다. 여기서 살기 싫었다. 너무 답답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때려치고 싶었다. 그런데 다 늦게, 이 사람들이 변화를 만들어냈다. 돌이켜보면 이곳의 사람들은 항상 그런 사람들이었다. 한번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다. 끝까지 차오른다 싶으면 사회정치적,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다.” 소설가 황석영(74)이 자서전 <수인(囚人)>(문학동네)을 펴냈다. 유년 시절부터 베트남전과 광주민중항쟁, 방북과 망명, 귀국 후 수감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던 생애를 정리한 책이다. 1960~1980년대 격동의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지난해 말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가졌던 소회는 10여쪽의 에필로그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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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궁중 무희의 사랑과 비운, 드라마 같은 춤사위로 재탄생 조선시대 궁중 무희로, 프랑스에서 근대적 자유문명을 맛본 후 조선에 돌아와 비운의 생을 산 리진의 이야기가 국립무용단의 무용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무용단은 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국립극장에서 무용극 <리진>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리진>은 무용단이 5년 만에 내놓는 무용극이자 지난해 10월 부임한 김상덕 예술감독의 첫 안무작이다. 리진은 1890년대 초 2대 프랑스 공사로 조선에 주재했던 이폴리트 프랑댕이 쓴 조선 견문록 <프랑스 외교관이 본 개화기 조선>(1905)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조선의 궁중 무희로, 초대 프랑스 공사로 파견된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와 사랑에 빠져 프랑스로 함께 떠났다가 조선에 다시 돌아오면서 비극적인 일들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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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철’로 추적한 우주 기원부터 138억년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시간의 지도>가 출간되고,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학문으로 빅히스토리를 소개한 후, 빅히스토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빅히스토리를 언급하고 있는 책은 국내에도 현재 40여종에 달한다. 빅히스토리는 인간만을 역사의 대상으로 삼아왔던 관점을 넘어 우주와 생명, 그리고 인간의 기원을 상호 학제 간 시각에서 이해하는 새로운 학문 분야다. 빅히스토리 속에선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수많은 지식들이 긴밀히 연결된다. 빅히스토리를 국내 대중들에게 선구적으로 알려온 김서형 박사의 신작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 연대기>는 기존에 출간돼있는 빅히스토리 책들과는 다소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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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부츠 춤에 인장처럼 각인한 종합적 비전”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은 이스라엘 키부츠 현대무용단의 <하늘의 말들(Horses In The Sky)>이었다. 1970년 창단된 키부츠 현대무용단은 바체바 무용단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무용단으로, 세계적인 현대 무용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6년부터 20여년간 키부츠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해 온 라미 베에어(60)는 이스라엘을 현대무용 강국으로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50여편의 독창적 작품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쌓은 베에어는 키부츠뿐 아니라 체코의 브르노 국립발레단, 스위스의 바젤 발레단,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무용단 등 여러 해외 무용단의 초청 의뢰를 받아 작업을 해오고 있다. 3년 만에 내한한 베에어를 지난 30일 서울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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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씨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만물과 소통해야”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를 출간한 소설가 이외수씨(71)가 “책으로 소설을 보는 독자들과 웹으로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며 “그 차이를 의식하며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밝은 얼굴이었다. 그는 위암과 유방암으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장편소설은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 정동언이 식물들의 도움을 빌려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식물과의 염사(念寫)를 도와주는 백량금과 검사 박태빈, 꽃가게 주인 한세은, 기자 노정건과 함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4대강의 책임자들을 비롯해 동물 학대범, 뇌물 수수 국회의원을 찾아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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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책 안 읽는 시대...웹 독자들에 맞춰 소설 편집”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을 출간한 소설가 이외수(71)가 “책으로 소설을 보는 독자들과 웹으로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며 “그 차이를 의식하며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작가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암과 유방암으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던 작가는 마른 몸에 밝은 얼굴로 간담회장에 등장했다. 작가가 <장외인간> 이후 12년만에 발표한 이번 장편소설은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살 청년 정동언이 식물들의 도움을 빌려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식물과의 염사(念寫)를 도와주는 백량금과 검사 박태빈, 꽃가게 주인 한세은, 기자 노정건과 함께 ‘보복대행 전문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4대강의 책임자들을 비롯해 동물 학대범, 뇌물 수수 국회의원을 찾아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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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걸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견딜까…소설 읽는 건, 타인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 “문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과 아무 관계없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만들어요. 세월호를 인양한다고 했을 때 사회 일각에선 단지 몇 명의 유골을 찾기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야 하냐며 반대한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그 반대편에 있는 게 ‘안티고네’의 세계죠. 즉 비용이 얼마가 든다 하더라도 적절한 방식으로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고, 장례를 치르고, 애도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끔찍함을 느끼는 것. 그것이 몇천 년 동안 문학이 해온 일이죠.” 24일 서울 연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소설가 김영하(49)는 문학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품위를 지키고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감정적 경험을 함으로써 자아를 확장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가 최근 새 소설집 <오직 두 사람>(문학동네)을 발표했다. 지난 7년간 쓴 7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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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원 시인 2012년 쓸쓸한 죽음…문인들 아무도 몰랐다 1990년대 한국 여성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한 여성 시인의 고독한 죽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1995), (1997) 등의 시집으로 여성의 고통과 두려움을 독창적 미학을 통해 펼쳐온 박서원 시인이 2012년 별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5년여가 지났지만 그동안 문단엔 그의 사망과 관련한 소문만 돌 뿐 정확한 소식을 알고 있는 문인이 없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박서원이란 시인이 있었다. (…) 최근에 그가 죽은 지 오래되었다는 풍문을 들었다. 정확한 사망일과 정황은 알려지지 않고”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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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동아시아에서 한·중 관계가 가장 발전될 것”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동아시아 4개국 가운데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가장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위화(57)가 22일 1년여 만에 방한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 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이날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언론사 공동 인터뷰를 갖고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계속 복잡해질 것이고 일본과 한국 관계 역시 역사적인 요인들로 인해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경우 현재 정상적인 국가라고 보긴 힘들 것 같다”며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한·중·일 어느 국가든 북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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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작은 사람들 이야기 들려주는 게 내 문학” 201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9·사진)는 ‘목소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만들었다. 참전했던 여성들, 원전 사고를 겪은 이들, 전쟁을 목격한 아이들 등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채집해 논픽션 형식의 소설로 담아왔다. 등이 대표작이다.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19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이날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산주의와 같은 큰 이념의 민낯을 소박하고 작은 사람들(small people)을 통해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논픽션 방식의 소설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