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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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92년 인생 ■김종필 전 총리 연표 1926년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에서 출생 1944년 공주고등학교 졸업 1949년 육군사관학교 제8기 임관 1950년 한국전쟁 참전 1952년 미국 육군보병학교 졸업 1958년 육군본부 정보참모부 기획과장 부임 1960년 항명파동으로 육군 중령에서 예편 1961년 5·16 군사정변 참여, 육군 중령으로 복귀 1962년 미국 방문, 더글라스 맥아더 미 육군 원수 면담 1963년 민주공화당 창당, 6대 국회의원 당선 1965년 김종필·오히라 메모 합의 1973년 서독 순방 1975년 국무총리직에서 경질 1979년 민주공화당 총재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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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다 (5)단짝이 된 유대·아랍 아이들 “함께 춤추지 않았다면 평생 오해했겠죠”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 옆 식당가 하타하나의 작은 카페에 10대 청소년 4명이 웃음 띤 얼굴로 앉아 있다. 이스라엘인 남매 데이비드 다나(18)와 로이스 다나(17), 팔레스타인인 아부 쿠투스(17)와 무하마드 마샤위르(18). 로이스와 쿠투스는 몇년째 죽이 잘 맞는 단짝 친구다. 유대인과 아랍인이 섞여 사는 이스라엘이지만 함께 어울리며 절친이 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로이스는 “모든 게 춤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6년 전 ‘댄싱 인 자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춤을 배웠다. 같은 텔아비브에 살고 있다고는 하나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아이들조차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상황에서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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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다 (2)장벽 허물고 모두에게 열린 도시…예술 하려면 베를린으로 가라 독일 베를린 북서쪽 체트카우 예술인 레지던시(거주하면서 창작활동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 그래피티로 가득한 2층짜리 벽돌 건물에 다가서자 깔깔거리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건물 옆 놀이터에서 네댓명의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오후의 뙤약볕 때문인지 한쪽에서 어린 아들이 타고 있는 그네를 밀어주던 남자는 몇번이나 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길다란 건물을 지나 놀이터 반대편으로 가니 목가적 풍경이 나타난다. 토마토며 상추, 허브 따위가 잔뜩 심긴 널찍한 텃밭에서 한 중년 여성이 작물을 살피고 있었다. 레지던시 인근에 살고 있다는 그는 큼직한 토마토를 보여주며 “예전엔 이곳이 기차역이었다”고 말했다. 레지던시 코디네이터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까지는 10분 정도가 남아있던 터라 그의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었다. “5년 전 이 레지던시가 들어오면서 삭막하던 동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이렇게 밭에서 채소도 키울 수 있고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도 생겼고요. 게다가 여기 있는 예술가들이 이곳 정원에서 멋진 전시회도 열어요.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영화를 보는 날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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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다 (2)베를린서 시작된 난민 요리 강좌…독일 30개 도시로 확산 독일은 음식문화에 관한 한 소외돼 있던 나라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일’ 하면 소시지와 감자를 떠올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제 베를린은 글로벌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풍성한 도시로 변하고 있다. 거리에는 커리부르스트(커리가루와 토마토소스를 독일식 소시지와 함께 조리한 요리)보다 팔라펠 샌드위치(병아리콩을 으깨서 만든 경단을 납작한 빵과 함께 먹는 중동지역 음식)가 더 많이 보였다. 베트남, 멕시코, 인도 요리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베를린 동남쪽 란트베어 운하 인근의 페루 음식점 ‘치차’엔 리마가 고향인 시몬 아마루 카스트로가 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극배우 출신인 그는 베를린의 한 프랑스 식당에서 2010년부터 일했다. 지난해 치차가 문을 열면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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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전 교수 “성이란 주제 파헤치려 애썼는데 남는 게 없어 착잡” 한국 ‘성애문학’을 전위적으로 주창해온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66·사진)가 등단 40년을 맞아 시선집 (페이퍼 로드)을 펴냈다. 작품의 외설성에 대한 논란으로 곡절과 시련이 많았던 교수로서의 삶을 마감하며 지난해 8월 정년퇴임한 마 전 교수는 지난 5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울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마 전 교수는 등단 40년에 대한 소회를 “착잡하다”는 말로 압축했다. “저는 나름대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졌는데, 막상 평론가들은 비난만 했지, 정식으로 평가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일생 성(性)이라는 주제를 파헤쳐보려고 애를 썼는데 남는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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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할머니와 행복한 일상을 잊지 않으려는 손주의 기억법 맞벌이하는 엄마·아빠 대신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아이들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존재의 늙어감을 어떻게 바라볼까. 독일의 작가 잉카 팝스트는 소녀 페피의 눈으로,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할머니의 노화와 죽음을 좇는다. 페피는 할머니가 만드는 감자 팬케이크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이다. 키가 할머니의 허리에도 닿지 않는 조그만 페피는 할머니와 함께 있을 때 빵에 버터와 초콜릿 크림을 발라 맛있게 먹고, 주말엔 할머니와 TV를 보며 깔깔 웃는다. 페피는 키가 크고 어른인 할머니를 자랑스러워한다. 난로에 넣을 석탄을 가지러 지하실에 내려가도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을 보고 올 때도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딸기를 딸 때도 할머니 덕분에 높이 달려있는 맛있는 놈들을 따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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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친일 문인 기리는 미당·동인문학상 폐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광복절인 15일 성명을 내고 친일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친일 부역자를 기념하는 대표적 문학상인 미당문학상과 동인문학상 등은 폐지돼야 한다”며 “광복 70년이 넘도록 전혀 단죄되지 않은 친일 문학 문제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는 “친일 문학은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에 동조한 행위가 아니라 제 민족을 침략전쟁의 소모품으로 희생하게 만든 반민족적·반인도적 전쟁범죄다. 항일독립투쟁과 반독재민주화운동·민족민중문학의 정신을 이어받은 한국문학을 오염·왜곡시키는 것”이라며 “제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자들을 사표로 삼는 기이한 행태는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심한 짓이다. 한국문학의 미래와 참다운 문학정신을 위해 문학인들은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고 ‘친일 문학상’ 심사와 수상을 단연코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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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인 미 깨닫기까지 시간 필요한 한국미술” “한국미술은 내적 아름다움을 찾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한 예술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지역학 연구대학인 런던대 아시아·아프리카대학(SOAS·소아스대)에서 10년째 한국미술사를 가르치고 있는 샬럿 홀릭 교수는 “첫인상에서 시각적인 흥미를 주는 일본·중국의 미술과 달리 한국미술은 관람자가 작품에 개입했을 때 만나는 견고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홀릭 교수는 현재 영국한국학회 회장과 유럽 최대의 한국학 교육기관이자 연구소로 알려진 소아스대 내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함께 맡고 있다. 영국한국학회는 ‘한국학 유럽 저널(European Journal of Korean Studies)’을 간행하며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운영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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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미술사 강의하는 영국 런던대 샬럿 홀릭 교수, "한국의 미는…" “한국 미술은 내적 아름다움을 찾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한 예술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지역학 연구대학인 런던대 아시아·아프리카대학(SOAS·소아스대)에서 10년째 한국 미술사를 가르치고 있는 샬럿 홀릭 교수는 “첫인상에서 시각적인 흥미를 주는 일본·중국의 미술과 달리 한국 미술은 관람자가 작품에 개입했을 때 만나는 견고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홀릭 교수는 현재 영국한국학회(British Association of Korean Studies)의 회장과 유럽 최대의 한국학 교육기관이자 연구소로 알려진 소아스대 내 한국학연구소(Centre of Korean Studies) 소장을 함께 맡고 있다. 영국한국학회는 을 간행하며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운영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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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피아노 콩쿠르 무대 위 운명 건 ‘격돌’ 판타지,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환상적이고 탐미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진 일본의 소설가 온다 리쿠가 집필한 신작 장편소설이다. 가상의 도시 요시가에에서 펼쳐지는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인간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심도 있게 그려낸 대작이다. 작가는 구상 12년 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고, 일본 하마마쓰시에서 실제로 3년마다 열리고 있는 피아노 콩쿠르를 여러 차례 참관하기 위해 취재에만 9년이 걸렸다. 전도유망한 천재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를 잃고 무대를 떠났다 다시 콩쿠르에 돌아온 에이덴 아야와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줄리아드 소속의 엘리트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생계로 인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콩쿠르에 참가하게 된 다카시마 아카시 등 음악이라는 목표를 공유한 콩쿠르 참가자들이 각자의 예술을 인정받기 위해 격돌하고 영감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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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독자·서적상, 마을 광장서 독회·투표…시상식이 축제 같았다” 등 대중적 역사소설을 써온 베스트셀러 작가 이정명은 지난 3월21일 이탈리아의 출판사로부터 e메일을 한통 받았다.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의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것이었다. 한국 소설가로는 처음이었다. 지난 9일 이정명 작가를 직접 만나 문학상 수상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그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도 기뻤지만 일찍이 접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수상작 선정 방법과 수상 방식을 경험했다는 사실도 즐거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주요 출판사 관계자와 작가, 평론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반카렐라 위원회’가 매년 3월 이탈리아에서 앞서 1년간 출간된 소설을 검토해 가장 뛰어난 여섯 작품을 선정합니다. 선정된 작가들은 3개월에 걸쳐 수차례 이탈리아 전국 순회 독회를 가지고요, 7월 시상식 날엔 폰트레몰리라는 작은 마을에 모여 200여명의 서적상들이 투표를 합니다. 독자들과 작가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축제처럼 진행이 되더라고요. 투표 결과, 최다 득표 작품에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을, 나머지 다섯 작품엔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 문학상을 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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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 받은 이정명에게 듣는 이탈리아 최고 문학상 뒷이야기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등 대중적 역사소설을 써온 베스트셀러 작가 이정명은 지난 3월21일 이탈리아의 출판사로부터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내용은 이탈리아의 권위있는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의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것이었다. 한국 소설가로는 처음이었다. 지난 9일 이정명 작가를 직접 만나 이탈리아 최고 문학상 수상 뒷 얘기를 들었다. 그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도 기뻤지만 일찍이 접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수상작 선정 방법과 수상 방식을 경험했다는 사실도 즐거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