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식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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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위대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도 당신이 궁금합니다 장은교 지음·휴머니스트·1만7700원 신문기자로 17년을 재직한 저자가 취재현장에서 만난 ‘세상을 바꾼 위대하고도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회를 담은 산문집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삼성 백혈병 피해 사건, 세월호 참사, 각종 산업 재해 등 절망과 좌절에 꺾이지 않고 다른 이들을 돕는 사람들. 하루 10시간을 서서 일하는 마트 노동자부터 집안일과 바깥일을 척척 해내는 어느 국숫집 사장님까지, 이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꾼 영웅들이지만 놀라울 만큼 평범한 사람들이다. 저자가 ‘보통의 당신들’을 궁금해하며 건넨 질문은 결국 본인에게 돌아와 스스로 사색하고 또 다른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로 작용했다. 책은 저자가 만난 ‘당신들’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기레기’라는 단어에 충격을 받고, 취재 후 겪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 역시 ‘보통의 당신’인 저자 자신에 대한 고백까지 담담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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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급식소 ‘잔식 기부’… 탄소포인트제 가능할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이틀 전이었던 지난해 11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점심 급식에 ‘특별한’ 메뉴가 등장했다. 치즈를 듬뿍 얹어 오븐에 구워낸 ‘랍스터 테일 구이’. 토막 난 조각도 아닌 제대로 한 마리 랍스터다. 배식 집게로 랍스터를 집어 드는 학생들의 눈이 신기하다는 듯 반짝인다. 효원고 학생과 교직원 1100여명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이날의 급식은 일명 ‘랍스터 특식’으로 불리며 이후 유명세를 탔다. 학교 급식에 랍스터가 등장한 게 처음은 아니다. 효원고의 랍스터 급식이 정말 ‘특별한’ 이유는 값비싼 식재료라서가 아니라 ‘나눔’과 ‘탄소 절감’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효원고는 2022년 9월부터 급식 후 남은 음식(이하 ‘잔식’)을 주변 취약계층에게 기부했다. 취약계층에겐 양질의 급식 제공(나눔), 학교에는 잔반 처리 비용 절감(탄소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으로 랍스터 특식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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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특식’ 효원고의 작은 기적, 전국으로 뻗어갈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이틀 전이었던 지난해 11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점심 급식에 ‘특별한’ 메뉴가 등장했다. 치즈를 듬뿍 얹어 오븐에 구워낸 ‘랍스터 테일 구이’. 토막 난 조각도 아닌 제대로 한 마리 랍스터다. 배식 집게로 랍스터를 집어 드는 학생들의 눈이 신기하다는 듯 반짝인다. 효원고 학생과 교직원 1100여명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이날의 급식은 일명 ‘랍스터 특식’으로 불리며 이후 유명세를 탔다. 학교 급식에 랍스터가 등장한 게 처음은 아니다. 효원고의 랍스터 급식이 정말 ‘특별한’ 이유는 값비싼 식재료라서가 아니라 ‘나눔’과 ‘탄소 절감’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효원고는 2022년 9월부터 급식 후 남은 음식(이하 ‘잔식’)을 주변 취약계층에게 기부했다. 취약계층에겐 양질의 급식 제공(나눔), 학교에는 잔반 처리 비용 절감(탄소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으로 랍스터 특식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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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부동산 양극화의 해법 땅에서 온 기본소득, 토지배당 남기업 외 지음·이상북스·2만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땅값은 1경48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9배에 달한다. 국토면적이 100배 가까이 큰 캐나다를 두 번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같은해 기준 국내 토지 소유 지니계수는 0.818(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30 세대는 높은 거주비 부담을 호소하며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GDP 대비 높은 땅값과 극소수의 사람과 기업들이 땅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생산’ 주체라는 기업들은 왜 그렇게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형성된 ‘사회적 불로소득’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짚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불평등과 투기, 때로는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된 토지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관점 아래 해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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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떡볶이는 잘 먹더라” “글쎄요. 떡볶이는 잘 잡숫더만….”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과 재벌들의 ‘떡볶이 먹방’ 기사를 쓰기 직전에 부산에 갈 일이 있었다. 자갈치시장 인근 카페에 들렀다. 손님은 단 한명. 무료해 보이는 카페 주인에게 떡볶이 먹방을 본 소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무관심과 냉소의 중간쯤이다. 주인은 이내 시름을 털어놨다. 경기가 많이 죽었다고. 주변에 빈 가게가 수두룩하게 나와 있다고. 부산의 경제는 몇 년째 내리막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최근 부산 소재 법인 1만5000여 곳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기업의 경영활동성, 고용활동성 등의 지표가 6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나긴 경기침체에 엑스포 유치 무산 충격까지 더해진 부산 민심이 윤 대통령의 먹방쇼 한 번으로 풀어질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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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임대 ‘소셜믹스’ 갈등의 장이 된 ‘작은도서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의 A아파트단지.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한 혼합단지(공공분양·임대·장기전세 공존) 아파트다. 일명 ‘소셜믹스’로도 불린다. 단지 한복판에 들어서자 주민들의 공동시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깨끗한 새 건물인 외관과 달리 내부는 사뭇 을씨년스러웠다. 주민카페, 방과후교실, 작은도서관 등이 있는 1층 전체가 불이 꺼진 채 찬바람만 감돌았다.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방치된 지 오래된 듯했다. 잠시 1층을 서성이자 불 꺼진 사무실에서 아파트 관리 직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여긴 입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시설 조성이 안 됐다. 아무도 이용 안 한다”고 말한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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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작은도서관 문 열게 해주세요”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의 A아파트단지.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한 혼합단지(공공분양·임대·장기전세 공존) 아파트다. 일명 ‘소셜믹스’로도 불린다. 단지 한복판에 들어서자 주민들의 공동시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깨끗한 새 건물인 외관과 달리 내부는 사뭇 을씨년스러웠다. 주민카페, 방과후교실, 작은도서관 등이 있는 1층 전체가 불이 꺼진 채 찬바람만 감돌았다.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방치된 지 오래된 듯했다. 잠시 1층을 서성이자 불 꺼진 사무실에서 아파트 관리 직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여긴 입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시설 조성이 안 됐다. 아무도 이용 안 한다”고 말한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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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전쟁과 학살을 넘어 구정은, 오애리 지음·인물과사상사·1만7500원 오랜 기간 언론사에서 국제 뉴스를 다뤄온 저자들이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진 21세기를 깊이 있게 분석한 책이다. 각 전쟁이 일어나는 과정과 그 여파를 조명해 전쟁 발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전쟁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질문거리를 던진다. 1부에선 전 세계에 전쟁의 먹구름을 불러온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다. 민주주의를 향한 우크라이나인들의 힘겨운 여정과 이에 개입해 판을 흔들려는 러시아의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 배경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원을 파헤친다. 2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다. 이 역시 양측 간 지난한 역사를 톺아보지 않고서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다. 이스라엘 건국 초기부터 현재까지 양측 간 긴장과 충돌이 어떻게 조성돼왔는지 풀어낸다.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무법자’로 인식된 배경 및 이 과정에서 온갖 공작을 펼친 정보기관들의 저돌적 행태를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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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재벌의 떡볶이 먹방…‘신 정경유착 시대’ 서막 다시 봐도 괴이하다. 재계에선 “만화 같다”, “초현실적이다”라고들 한다. 지난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2~3세들과 함께 부산 국제시장을 찾아 벌인 일명 ‘떡볶이 먹방’ 얘기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장년의 남성들이 시장 한복판에서 일렬로 대열해 떡볶이를 들고 있다. 짙은색 양복에 붉은 계열 넥타이로 ‘깔맞춤’까지 했다. “들어요, 들어” 대통령 한마디에 일제히 떡볶이를 먹기 시작한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도, 웃으며 열심히 먹어보기도 하지만 표정들이 이내 굳는다. 몇몇은 ‘냅킨’ 한 장 얻지 못했는지 손으로 연신 입가에 묻은 떡볶이 국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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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재벌의 떡볶이…밀실 밖으로 나온 ‘유착’ 다시 봐도 괴이하다. 재계에선 “만화 같다”, “초현실적이다”라고들 한다. 지난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2~3세들과 함께 부산 국제시장을 찾아 벌인 일명 ‘떡볶이 먹방’ 얘기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장년의 남성들이 시장 한복판에서 일렬로 대열해 떡볶이를 들고 있다. 짙은색 양복에 붉은 계열 넥타이로 ‘깔맞춤’까지 했다. “들어요, 들어” 대통령 한마디에 일제히 떡볶이를 먹기 시작한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도, 웃으며 열심히 먹어보기도 하지만 표정들이 이내 굳는다. 몇몇은 ‘냅킨’ 한 장 얻지 못했는지 손으로 연신 입가에 묻은 떡볶이 국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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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믿음이 가져오는 기적 사람은 신(信)이다 한의상 지음·경향신문·1만9000원 제약기업이자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생산업체로 널리 알려진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의 에세이다. 한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한 ‘사람 경영’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전작인 <사람만 남았다>와 <사람이 무기다>의 뒤를 잇는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평범한 가장으로서 ‘먹고살기 위해’ 용접공과 유통 판매원을 거쳐 제약회사의 회장에 오르기까지 그의 성공 배경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다. 저자는 믿음이야말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한다. 회사를 경영하며 믿음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조직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경험했다. 그래서 책에도 믿음과 사람, 경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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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리망의’ 대한민국, 곳곳에서 파열음 ‘견리망의(見利忘義)’.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다. 사전적 의미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이다. 한자어 ‘망(忘)’은 ‘버린다’라는 뜻도 된다. 각자 자신의 이익찾기에 급급해 의로움을 버리는 사회. 교수들이 바라본 올 한해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견리망의하면 우선은 풍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공멸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