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식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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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우리 동네가요?…‘아동친화도시’ 살면서도 몰랐네 “국내 ‘아동친화도시’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자녀를 1~2명씩 두고 있는 40대 중반 아빠 8명에게 물었다. 거주하는 곳은 강원 원주, 경기 고양·용인, 서울 강동·동대문·마포·송파(2명) 등이다. 모두 “모른다”고 했다. 그냥 모르는 정도가 아니다. “아동친화도시를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이번엔 모 육아카페 회원인 엄마 8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거주지는 모두 서울의 한 자치구로 동일하다. 마찬가지다. 아동친화도시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은 가지만, 국내에 그런 도시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 산하기관인 국제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 또는 지역 거버넌스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으려면 협약에서 제시하는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례와 전담조직 등 10가지 구성요소를 갖춰야 한다. 인증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도 많고, 지속적인 이행 여부 등에 따라 재인증도 받아야 하는 등 인증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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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도 약속한 아동기본법…보수단체에 막혀 국회 표류 중 “모든 아동이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아동기본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2023년 8월 9일 열린 ‘대한민국아동총회’에 참가한 10~17세 지역 아동대표 100명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특별결의문’ 내용이다. 올해 20회째를 맞은 아동총회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문제에는 반드시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기구다. 아동총회에서 지난해 특별결의문까지 채택해가며 아동기본법 제정을 요구한 것은 그만큼 법 제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도 30년 넘게 이를 뒷받침할 근거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아동의 권리와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여전히 낮다. 이는 아동학대 범죄와 ‘노키즈존’ 등의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다. 아동단체와 학계 등의 지속된 요구 끝에 지난해 4~5월 국회에서 여야가 잇달아 ‘아동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도 아동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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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린 시민까지 포용·배려적인 공간…도시의 기본 조건이죠” 서울 답십리동에 있는 재학생 480여명 규모의 동답초등학교. 학교 정문을 들어서서 왼편 운동장 쪽을 바라보면 특이하게 생긴 ‘구조물’이 보인다. 과거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호령하던 구령대(조회대)를 개조해 만든 ‘구령대 놀이터’다. 동답초 구령대 놀이터는 여러 차례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치렀다. “그래, 학교를 어떻게 바꿔줄까?” 이유에스플러스(EUS+)건축사무소의 서민우·지정우 소장이 학교 의뢰로 아이들을 만난 건 2017년이다. “여긴 아무도 안 쓰는데 바꿔주세요” 며칠 동안 아이들과 만나 학교를 돌아다닌 끝에 아이들이 가리킨 곳이 바로 구령대였다. 구령대 놀이터는 아이들과 선생님과 건축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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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가 아동친화도시?…살면서도 몰랐네요 “국내 ‘아동친화도시’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자녀를 1~2명씩 두고 있는 40대 중반 아빠 8명에게 물었다. 거주하는 곳은 강원 원주, 경기 고양·용인, 서울 강동·동대문·마포·송파(2명) 등이다. 모두 “모른다”고 했다. 그냥 모르는 정도가 아니다. “아동친화도시를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이번엔 모 육아카페 회원인 엄마 8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거주지는 모두 서울의 한 자치구로 동일하다. 마찬가지다. 아동친화도시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짐작은 가지만, 국내에 그런 도시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 산하기관인 국제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 또는 지역 거버넌스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으려면 협약에서 제시하는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례와 전담조직 등 10가지 구성요소를 갖춰야 한다. 인증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도 많고, 지속적인 이행 여부 등에 따라 재인증도 받아야 하는 등 인증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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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본법, “아동판 차별금지법” 주장에 폐기될판 “모든 아동이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아동기본법’ 제정을 촉구합니다.” 2023년 8월 9일 열린 ‘대한민국아동총회’에 참가한 10~17세 지역 아동대표 100명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특별결의문’ 내용이다. 올해 20회째를 맞은 아동총회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문제에는 반드시 당사자인 아동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기구다. 아동총회에서 지난해 특별결의문까지 채택해가며 아동기본법 제정을 요구한 것은 그만큼 법 제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도 30년 넘게 이를 뒷받침할 근거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아동의 권리와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여전히 낮다. 이는 아동학대 범죄와 ‘노키즈존’ 등의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다. 아동단체와 학계 등의 지속된 요구 끝에 지난해 4~5월 국회에서 여야가 잇달아 ‘아동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정부도 아동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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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행하는 식이요법의 실체 불안을 먹는 사람들 재닛 츠르찬, 키마 카길 지음·강경이 옮김·루아크·2만9000원 체중감량(다이어트)을 위해서든 건강을 위해서든 음식을 조절하는 ‘식이요법’은 늘 일상과 함께한다. 옷차림에 유행이 있는 것처럼 식이요법도 시대의 흐름을 탄다. 최근 유행하는 식이요법 중 하나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육류 등 지방 섭취를 늘리는 일명 ‘저탄고지’다. 3~4년 전에는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한다는 의미의 ‘클린 이팅’이 유행했다. 이 책은 시대마다 유행, 혹은 재유행을 반복하는 식이요법의 실체를 파헤친다. 인류학과 심리학, 영양학 등을 통해 여러 식이요법을 살펴본다. 해당 식이요법이 왜 인기를 얻었는지부터 어떤 방식으로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관리하도록 도왔는지, ‘자기 변신’과 관련한 이미지를 어떻게 부여했는지 등을 분석한다. 각 장에서는 저탄고지와 같은 ‘음식 배제’형 식이 요법을 살피고, ‘클린 이팅’의 실체를 탐구한다. 가공식품을 배제하고 구석기 시대 인류가 먹었을 법한 식재료로 식단을 짜는 ‘팔레오 식이요법’도 다룬다. 특정 음식이 강한 중독성을 일으킨다는 믿음이 만들어낸 ‘음식 중독’ 현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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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류의 눈에 비친 ‘우주’ 코스미그래픽 마이클 벤슨 지음·지웅배 옮김·롤러코스터·4만3000원 우주의 모습을 떠올리면 위성이나 전파망원경 등으로 촬영한 ‘사진(포토)’이나 영상이 먼저 생각난다. 이는 과학이 발전한 이후의 관점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전 시대 인류는 ‘그림(그래픽)’으로 우주를 표현했다. 수천 년 전부터 밤하늘과 우주를 바라보고 때로는 관찰한 결과다. 천문학자들만이 아니라 예술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에 의해, 그리고 여러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고 시각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다. 이 책은 우주를 시각화하고, 그 안에서 인류가 자신의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을 담고 있다. 거의 기원전 2000년 무렵 구리 동판에 망치로 내리쳐 생긴 우주 형상의 유물부터 12세기 백과사전에 삽입됐던 행성 이미지, 슈퍼컴퓨터가 그려낸 우주 시뮬레이션 그래픽까지. 인류가 그려낸 다양한 우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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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참석을 거부합니다” 제주 A고의 특별한 졸업식 2024년 새해를 며칠 앞둔 12월 말의 어느 날. 제주의 A고등학교에서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을 앞둔 학교 풍경은 여느 졸업식과 다를 게 없다. 이별과 시작이 교차하는 자리. 반쯤 들뜬 학생들과 꽃다발을 한 아름 안아 든 부모들. 마지막 교가를 부를 땐 눈물이 글썽이는 학생들도 보인다. 평범한 풍경에도 이날 졸업식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졸업식은 내내 학교장과 교감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학생들이 교장·교감의 참석을 거부했다. 학생들이 받아든 졸업장도 남달랐다. 보통은 졸업장을 수여하는 학교장의 이름이 들어가지만 이날 졸업장에는 학교장의 이름이 빠진 채 학교 이름만 들어갔다. 이 역시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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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참석을 거부합니다” 제주 A고의 특별한 졸업식 2024년 새해를 며칠 앞둔 12월 말의 어느 날. 제주의 A고등학교에서 조금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을 앞둔 학교 풍경은 여느 졸업식과 다를 게 없다. 이별과 시작이 교차하는 자리. 반쯤 들뜬 학생들과 꽃다발을 한 아름 안아 든 부모들. 마지막 교가를 부를 땐 눈물이 글썽이는 학생들도 보인다. 평범한 풍경에도 이날 졸업식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졸업식은 내내 학교장과 교감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학생들이 교장·교감의 참석을 거부했다. 학생들이 받아든 졸업장도 남달랐다. 보통은 졸업장을 수여하는 학교장의 이름이 들어가지만 이날 졸업장에는 학교장의 이름이 빠진 채 학교 이름만 들어갔다. 이 역시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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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영원한 ‘청년’, 인간 함세웅 함세웅 평전: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 지음·소동·2만5000원 2024년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사제단의 창립을 주관하고, 사제의 신분으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함세웅 신부의 삶과 사상을 조명했다. 일제강점기인 1942년 태어난 함 신부는 6·25전쟁 당시 폭격을 피해 용산신학교로 몸을 숨긴 것을 계기로 천주교와 처음 만나게 된다. 중학교 2학년 때 일찌감치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사제후보 양성 학교인 성신고등학교, 가톨릭대학교에 차례로 진학해 신부가 됐다. 8년간의 로마 유학을 마치고 사제가 돼 귀국할 무렵 그의 조국은 유신독재가 한창이었다. 1973년 연희동 성당 보좌신부로 첫 발령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독실한 신자이기도 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연을 맺는다. 이후 함 신부의 삶은 민주화 운동과 궤적을 같이한다. 1974년 천주교원주교구의 교구장이던 지학순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자 뜻을 함께한 다른 사제들과 함께 정의구현사제단을 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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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구해주세요” 사육곰 300마리의 외침 겨울 초입이던 2021년 11월 22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반달가슴곰(아시아흑곰) 5마리가 탈출했다. 무게 70~80㎏, 태어난 지 3~4년 된 새끼 곰들이었다. 주변 마을이 발칵 뒤집어졌다. 대대적인 포획 작업이 벌어졌다. 낯선 세상 밖이 처음인 새끼 곰들은 멀리 가지 못했다. 3마리가 바로 농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1마리는 사살됐고, 2마리는 포획됐다. 이튿날 역시나 멀지 않은 곳에서 1마리가 또 발견됐다. 사살됐다. 남은 1마리는 제법 멀리 갔다. 4개월이 지난 이듬해(2022년) 3월에야 발견됐다. 산 하나를 꼬박 넘어간 곳에서다. 본능적으로 동면을 했으리라는 추정도 나왔다. 그 또한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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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구해주세요” 사육곰 300마리의 외침 겨울 초입이던 2021년 11월 22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반달가슴곰(아시아흑곰) 5마리가 탈출했다. 무게 70~80㎏, 태어난 지 3~4년 된 새끼 곰들이었다. 주변 마을이 발칵 뒤집어졌다. 대대적인 포획 작업이 벌어졌다. 낯선 세상 밖이 처음인 새끼 곰들은 멀리 가지 못했다. 3마리가 바로 농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1마리는 사살됐고, 2마리는 포획됐다. 이튿날 역시나 멀지 않은 곳에서 1마리가 또 발견됐다. 사살됐다. 남은 1마리는 제법 멀리 갔다. 4개월이 지난 이듬해(2022년) 3월에야 발견됐다. 산 하나를 꼬박 넘어간 곳에서다. 본능적으로 동면을 했으리라는 추정도 나왔다. 그 또한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