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식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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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리망의’…곳곳에서 뒷걸음질한 한국사회 [주간경향] ‘견리망의(見利忘義)’.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다. 사전적 의미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이다. 한자어 ‘망(忘)’은 ‘버린다’라는 뜻도 된다. 각자 자신의 이익찾기에 급급해 의로움을 버리는 사회. 교수들이 바라본 올 한해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견리망의하면 우선은 풍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공멸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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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DMZ로 톺아보는 남북관계 DMZ의 역사 한모니까 지음·돌베개·2만7000원 최근 벌어진 남북 간 ‘9·19 군사합의’ 파기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했던 경계초소(GP)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 DMZ 내 GP 복원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와의 협의와 승인이 필요하다. 이 책은 DMZ의 탄생부터 과거와 현재의 의미까지 조명한 국내 최초의 DMZ 연구서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성립과 1960년대 DMZ 무장화의 과정, 냉전 경관의 형성, DMZ에서의 화해와 체제 경쟁 등 역사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다룬다. 역사학자로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 재직 중인 저자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자료를 발굴해 참고했는데, 이 역시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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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몸짓 하나하나, 꽃으로 피었다 조용하던 도서관 로비에 차분한 라운지 음악이 흘렀다. 경쾌하지만 경박하진 않다. 스피커 주변으로 동그랗게 진을 치고 모여있던 수강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중앙 대리석 바닥에 꽃봉오리 영상이 카펫인 양 깔렸다. 이것으로 무대 준비 완료. 잠시 뜸을 들인다. 서로 눈치 주고받기를 수십 초. 강사가 먼저 바닥에 내려앉아 손을 휘젓는다. 영상 속 꽃봉오리를 쓰다듬는 듯한 모습이다. 망설이던 학생들이 하나둘 강사를 따라 꽃봉오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이내 음악이 바뀐다. 비트가 더 빠르고 강하다. 바닥을 휘젓던 손들이 허리 위로, 다시 머리 위로 조금씩 올라간다. 몸이 풀린 학생들은 이제 거칠 게 없다. 흥이 많은 학생 A씨가 ‘견디지’ 못하고 무대 중앙으로 나왔다.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띤 채 손을 움직이며 제자리에서 천천히 한 바퀴 돈다. 그가 모두를 바라보고, 모두가 그를 바라본다. 이곳이 어디인지, 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하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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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만여 가구에 ‘특혜’…노후계획도시특별법 선거용 논란 [주간경향] 12월8일 국회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4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이 법은 지난 11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1주일만에 ‘신속하게’ 처리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전세사기특별법’이 몇달 째 국회 문턱을 못넘는 것과 대비된다. 법안 이름이 혹시 낯설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떠올리면 된다.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법안이다. 본래 ‘1기 신도시 특별법’이던 이 법안은 “왜 1기 신도시에만 특혜를 주느냐”는 비판에 직면한 뒤 슬그머니 다른 이름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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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계획도시특별법, ‘표만 얻으면 OK’인가 12월8일 국회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4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이 법은 지난 11월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1주일만에 ‘신속하게’ 처리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전세사기특별법’이 몇달 째 국회 문턱을 못넘는 것과 대비된다. 법안 이름이 혹시 낯설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떠올리면 된다.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법안이다. 본래 ‘1기 신도시 특별법’이던 이 법안은 “왜 1기 신도시에만 특혜를 주느냐”는 비판에 직면한 뒤 슬그머니 다른 이름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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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우리는 왜 혼자이고 싶은가 냇 세그니트 지음·김성환 옮김·한문화·2만5000원 외로움, 고독, 1인 가구. 도시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의 삶 이면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국내에선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의 2017년 집계에선 ‘명상’과 같은 일명 ‘은거 수행’을 주로 하는 관광산업의 경제가치가 884조원이라는 집계를 내놓았다. 외로움과 고독 등은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거론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 ‘은거 본능’은 인류의 아주 오랜 열망이자 삶의 한 방식이었다. 이 책은 은거에 대한 인간의 열망과 집착을 탐색한다. 신경과학과 심리학, 역사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가 고독을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혼자일 때 뇌와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은거와 게임중독은 어떤 관계인지 등 다양한 형태로 은거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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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 통합’ 첫걸음 뗐지만…선결 과제 ‘산더미’ [주간경향]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가 관장하고 있는 영·유아 보육에 관한 사무를 교육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개정안이 법사위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교육·보육계의 해묵은 과제인 ‘유보(영유아교육·보육) 통합’의 법적 근거가 처음 마련된다. 김교흥 행안위원장이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큰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유보 통합 논의의 시작은 1995년 당시 김영삼 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한 영·유아 보육은 보건복지부, 유치원부터 이후 교육은 교육부로 각각 나뉘어 있다 보니 취학 전 아동에 대한 통합적인 교육체계가 정립되지 못했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있어왔다. 이원화된 행정으로 인한 예산·행정절차 등의 비효율성,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격차,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아동의 선택권 제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보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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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유보 통합, 선결 과제 ‘산더미’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가 관장하고 있는 영·유아 보육에 관한 사무를 교육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개정안이 법사위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교육·보육계의 해묵은 과제인 ‘유보(영유아교육·보육) 통합’의 법적 근거가 처음 마련된다. 김교흥 행안위원장이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큰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유보 통합 논의의 시작은 1995년 당시 김영삼 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한 영·유아 보육은 보건복지부, 유치원부터 이후 교육은 교육부로 각각 나뉘어 있다 보니 취학 전 아동에 대한 통합적인 교육체계가 정립되지 못했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있어왔다. 이원화된 행정으로 인한 예산·행정절차 등의 비효율성,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격차,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아동의 선택권 제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보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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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시 쓰는 1980년대 민중의 시대 김재용 외 지음·박선영 엮음·박종우 옮김·빨간소금·2만3000원 황정민·정우성 주연의 영화 <서울의 봄>이 입소문을 타고 흥행을 기록 중이다. 40년도 더 넘은 얘기다. 전두환을 비롯해 군사쿠데타의 주역 중 생존해 있는 이도 드물다. 그럼에도, 다시 1980년대다. 그만큼 1980년대는 여전히 ‘평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1980년대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980년대를 기억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항쟁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적 주제의 몰입성 때문에 이 시대의 연구는 주로 ‘격변과 해방의 서사’에 집중했고, 당대의 복잡하고 모순된 모습을 살피는 데 미흡했다는 게 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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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땐 “돕겠다”더니…발달지연 보험 상황 여전 발달지연 자녀를 둔 A씨는 최근 은행에 들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발달지연을 겪고 있는 자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본래 A씨는 현대해상의 어린이실비보험 가입자다. 5월까지만 해도 치료비를 보험사에 실비청구하면 나오는 보험금으로 치료를 이어왔다. 5월 18일에 현대해상 측이 “보험금 지급 기준이 변경됐다”며 갑자기 문자로 통보해왔다. 6월부터 월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다 9월엔 보험 대출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치료를 통해 아이가 좋아지는 것이 명확한데 돈 때문에 아이의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무리를 해서라도 치료를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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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거부하면, 학교 빈대는 누가 잡나요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행정공무원은 빈대와 전혀 무관함을 선언한다.” 11월 9일. 한국노총 교육청노동조합연맹에서 성명서가 나왔다. 내용은 이렇다. 빈대 확산 우려에 따라 정부가 합동대응팀을 만들어 확산 방지에 나선 가운데 학교에도 어김없이 ‘빈대 예방 공문’이 내려왔다. 그런데 일부 학교에서 빈대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업무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게 시키려는 움직임이 노조에 포착됐다는 것. 이에 엄연히 ‘보건 업무’인 빈대 문제를 절대로 교육행정직 공무원들이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며칠 뒤인 11월 16일. 이번엔 충남교사노동조합에서 성명이 나왔다. “빈대 방제는 학교와 교사의 교육업무가 아닌 상시적 시설관리 업무”라는 주장이다. 충남교사노조는 “빈대는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와 같은 유해 해충의 일종”이라며 “유해 해충을 잡는 일도 보건 교사의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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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국감 때만 반짝 관심…발달지연 보험금 지급 여전히 해결 안 돼 발달지연 자녀를 둔 A씨는 최근 은행에 들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발달지연을 겪고 있는 자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본래 A씨는 현대해상의 어린이실비보험 가입자다. 5월까지만 해도 치료비를 보험사에 실비청구하면 나오는 보험금으로 치료를 이어왔다. 5월 18일에 현대해상 측이 “보험금 지급 기준이 변경됐다”며 갑자기 문자로 통보해왔다. 6월부터 월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다 9월엔 보험 대출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치료를 통해 아이가 좋아지는 것이 명확한데 돈 때문에 아이의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무리를 해서라도 치료를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