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경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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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보다 ‘구조적 원인’에 집중하자, 그게 세월호 실패의 교훈” [주간경향]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2월 5일로 100일을 맞았다. 경찰 특별수사는 윗선 조사를 생략한 ‘꼬리 자르기’였다는 비판에 휩싸였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역시 정부·여당의 비협조로 새롭게 알아낸 것이 거의 없다. 유가족협의회가 참사의 온전한 진실 규명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드러난 것은 한 겹의 얇은 표층에 가깝다. 우리는 경찰이 10만명 운집을 예상하고도 인파통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정확히 모른다. 기동대 파견 요청을 둘러싼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의 진실공방과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의 “집회 총력대응” 발언 사실 등이 흩어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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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곧 100일…그대들 잃고 우린, 아직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주간경향] 간호사 꿈을 이루기 위해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한 멋진 딸이었다. 엄마보다 키가 커지자 자신이 엄마를 지켜준다던 아들이었다. 동생과 영혼을 공유한다던 언니였고 막냇동생을 아빠처럼 챙겨줬던 큰오빠이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근무를 자원한 마음 따뜻한 젊은이였다. 지난해 10월 29일 그날, 우리는 이태원 거리에서 158명의 딸·아들·언니·오빠·동생·친구·연인·동료를 영영 잃었다. 그리고 46일 뒤 또 한 명이 트라우마로 세상을 등졌다. 군중밀집 대책만 있었더라면, 119 신고 뒤 초동대처만 원활했더라면, 2차 가해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당신 옆에서 웃고 떠들고 있을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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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가 건강보험 위기 불렀다고? “국민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편 추진을 두고 지난해 12월 13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건강보험에 대한 현 정부 인식의 요체를 담고 있다. 그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같은 정책이 “재정 파탄을 가져와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라고 했다. 그러고는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선 즉각 반박이 나왔다. “정치보복 때문에 건강보험을 망치려고 드는가. 돈 있는 사람만 좋은 치료 받으라는 것”(민주당 윤건영 의원) 등의 비판이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해명자료를 배포해 더욱 노골적으로 전임 정부 ‘탓’을 했다.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지난 5년간 건강보험 재정은 위기를 맞았다. 2040년 누적적자가 6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대통령실 뉴스룸,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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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 후 소녀를 할퀸 ‘2차 가해’ “K선생님은 C중학교 스쿨미투의 매우 사악한 학생들의 허위진술로 인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그 중심에 아버님의 딸인 이현이(가명)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2019년 가을, 이현이씨(18)의 집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는 편지가 도착했다. 1년 전 이씨가 허위 스쿨미투를 했으니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도록 아버지가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편지 작성자는 자신을 “고3이 된 K교사의 제자들”이라고 칭했다. K교사는 당시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편지는 이씨가 “죄질이 나쁜 아이”, “도저히 양심이라고는 없는 철면피”, “타락한 영혼”이라면서 근거로 그의 SNS 게시물을 들었다. “이현이가 심각한 페미니스트인 것을 아버님을 알고 계신지요. 또 다른 페미니스트 단체 대표 ○○○와도 관계를 맺고 있고 성소수자들의 축제에 자주 참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열어보시면 다 나와 있습니다.” 편지엔 이씨의 SNS 캡처 사진이 빼곡하게 첨부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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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여고 창문의 메시지, 어떤 응답 받았을까 “#WITH YOU(위드유)”, “WE CAN DO ANYTHING(위캔두애니싱)”, “#ME TOO(미투)” 2018년 봄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는 이런 문구의 포스트잇이 붙었다. 졸업생들이 2012년 겪은 성폭력을 고발하자 재학생들이 호응한 ‘창문미투’였다. ‘더는 참지 않겠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소녀들은 거침이 없었다. 용화여고 이후 스쿨미투는 전국 100곳 남짓의 학교로 급격히 확산됐다. 한국의 학생인권사와 성평등사에 길이 남을 만한 스쿨미투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후 3년 6개월이 흘렀다. 지난 9월 30일 대법원은 용화여고의 성폭력 가해교사 A씨에 대한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했다. “그 교사 눈에는 띄지 마라”, “일 대 일 면담 때는 체육복 바지를 입고 가라”, “책으로 가슴을 가려라.” 성희롱·성추행으로 유명한 A씨를 두고 학생들은 서로에게 이런 조언을 해왔다고 한다. 학내 성폭력은 오랫동안 학생이 조심해야 할 문제로 치부돼왔고, 가해교사는 ‘변태’ 별명을 얻는 게 고작이었다. 졸업생들의 용기 덕분에 A씨의 행동은 비로소 ‘범죄’로 다뤄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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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고른 치아 ‘쇼핑’하는 시대 손수건은 어떻게 ‘매너’의 상징이 됐을까. 19세기 프랑스 귀족들은 웃을 때 입을 가리는 용도로 손수건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유행’을 만들어낸 이는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이었다. 충치를 앓고 있던 조제핀은 치아가 보이지 않게 웃는 법을 연습하다가 결국 손수건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고 전해진다. 만약 조제핀이 21세기의 셀럽이었다면 어땠을까. 충치 치료를 넘어 치아교정, 래미네이트 시술, 잇몸성형까지 했을지 모른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엔 깨끗하고 환한 미소를 ‘장착’한 유명인들의 사진이 넘쳐난다. 전 세계의 미용 치과 시술 규모는 약 210억달러(약 25조원). 이제 부유층은 삐뚤빼뚤한 치아를 가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하얗고 반듯한 미소’를 돈으로 구입하는 세기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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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에 새겨진 격차, ‘이’ 이를 어쩌나 서울 강북의 한 하천변, 시장 골목 초입. 이곳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모이는 순댓국집이 있다. “동태찌개 돼요?” 지난 10월 13일 저녁, 식당으로 들어선 김형철씨(59)는 메뉴에 없는 동태찌개를 찾았다. 메뉴판에 순댓국, 머릿고기, 수육은 있었는데 동태찌개는 보이지 않았다. “미리미리 얘기했어야지. 오늘은 동태가 없어, 동태가.” 주인은 핀잔을 줬다. 김씨는 친구와 둘이 와 순댓국 하나만 시켰다. 그는 ‘이가 나빠’ 국물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다. “원래 누이가 이 해준다고 했는데, 말이 없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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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에 새겨진 격차, ‘이’ 이를 어쩌나 서울 강북의 한 하천변, 시장 골목 초입. 이곳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모이는 순댓국집이 있다. “동태찌개 돼요?” 지난 10월 13일 저녁, 식당으로 들어선 김형철씨(59)는 메뉴에 없는 동태찌개를 찾았다. 메뉴판에 순댓국, 머릿고기, 수육은 있었는데 동태찌개는 보이지 않았다. “미리미리 얘기했어야지. 오늘은 동태가 없어, 동태가.” 주인은 핀잔을 줬다. 김씨는 친구와 둘이 와 순댓국 하나만 시켰다. 그는 ‘이가 나빠’ 국물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다. “원래 누이가 이 해준다고 했는데, 말이 없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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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고른 치아 ‘쇼핑’하는 시대 손수건은 어떻게 ‘매너’의 상징이 됐을까. 19세기 프랑스 귀족들은 웃을 때 입을 가리는 용도로 손수건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유행’을 만들어낸 이는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이었다. 충치를 앓고 있던 조제핀은 치아가 보이지 않게 웃는 법을 연습하다가 결국 손수건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고 전해진다. 만약 조제핀이 21세기의 셀럽이었다면 어땠을까. 충치 치료를 넘어 치아교정, 래미네이트 시술, 잇몸성형까지 했을지 모른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엔 깨끗하고 환한 미소를 ‘장착’한 유명인들의 사진이 넘쳐난다. 전 세계의 미용 치과 시술 규모는 약 210억달러(약 25조원). 이제 부유층은 삐뚤빼뚤한 치아를 가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하얗고 반듯한 미소’를 돈으로 구입하는 세기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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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Q&A 한달째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김만배·남욱·정영학 등 소수의 인물이 성남 대장동에서 8000억원대 잭팟을 터뜨린 이 사건은 등장인물도 많고 이익배분 구조도 간단하지 않다. 그들은 어떻게 한탕에 성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성남시는 어떤 역할을 했나. 특혜는 있었는가. 정관계 로비 의혹은 실체가 있을까. 지금까지 나온 ‘대장동 뉴스’의 주요 내용을 추려 정리했다. ①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이란 무엇인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진원지인 이 지역은 판교·분당 신도시와 가깝고 서울 강남으로 이동하기 쉬워 오래전부터 노른자위 땅으로 불렸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역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곳을 고급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하려 했다. 도면유출 등 비리가 드러나 성남시 공무원을 포함해 100여명이 수사를 받으면서 이때의 개발계획은 좌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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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8000억원대 잭팟’ 어떻게 터뜨렸나 한달째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김만배·남욱·정영학 등 소수의 인물이 성남 대장동에서 8000억원대 잭팟을 터뜨린 이 사건은 등장인물도 많고 이익배분 구조도 간단하지 않다. 그들은 어떻게 한탕에 성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성남시는 어떤 역할을 했나. 특혜는 있었는가. 정관계 로비 의혹은 실체가 있을까. 지금까지 나온 ‘대장동 뉴스’의 주요 내용을 추려 정리했다. 1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이란 무엇인가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진원지인 이 지역은 판교·분당 신도시와 가깝고 서울 강남으로 이동하기 쉬워 오래전부터 노른자위 땅으로 불렸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역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곳을 고급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하려 했다. 도면유출 등 비리가 드러나 성남시 공무원을 포함해 100여명이 수사를 받으면서 이때의 개발계획은 좌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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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우리가 지치길 바라고 있다” 햄버거, 피자, 치킨.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 앞에 평소 아들이 좋아하던 음식을 놓았다.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심야노동을 한 뒤 쓰러져 사망한 고 장덕준씨의 1주기였던 지난 10월 11일, 어머니 박미숙씨(54)는 아들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저는 덕준이가 죽었다는 생각을 아직도 못하겠어요. 덕준이가 지금 제 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버티고 있거든요.”(박미숙씨) 추모제를 지낸 이날, 경북 칠곡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박씨는 머릿속이 하얘진 채로 “덕준이가 참 좋아했던 비”를 하염없이 바라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