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경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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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어떻게 생겨? 아들 질문에 ‘성교육 과외’ 고민이 시작됐다 [주간경향] 대구에 사는 박모씨(42)는 올해 1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성교육 과외’를 받게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성에 대한 아이의 궁금증은 커지는데 학교에선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직접 성교육을 해주기에는 막막했다. “아이가 작년부터 ‘아기는 어떻게 생기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그동안엔 결혼하면 생긴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모가 결혼하고 나니 이젠 ‘이모는 결혼했는데 왜 아이가 왜 안 생겨?’라고 묻더군요. 그 무렵,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욕설을 배워와 종종 내뱉기도 했고요.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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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알고 싶은데…보상 합의만 재촉하는 아리셀에 참담” “아리셀 희생자 지원 그만, 행정 정상화”,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시민들은 화성시청을 이용하고 싶다”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참사 유족들이 지난 7월 25일 마주한 피켓 문구다. 유족들은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화성시청 앞에 모여 있다가 20여명의 화성시 통장·이장협의회와 맞닥뜨렸다. “우리는 (화성시의) 업무를 방해한 적이 없다”, “아직 진상규명도 안 됐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유족의 울분이 쏟아지자 “세금 축내지 말고 나가라”고 대꾸하는 이도 있었다. 유족 중 누군가는 피켓을 찢었고, 통장·이장들 중 누군가는 찢어진 피켓을 유족 머리 위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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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유족 “한국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란 생각으로 바라봐 달라” [주간경향] “아리셀 희생자 지원 그만, 행정 정상화”,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시민들은 화성시청을 이용하고 싶다”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참사 유족들이 지난 7월 25일 마주한 피켓 문구다. 유족들은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화성시청 앞에 모여 있다가 20여명의 화성시 통장·이장협의회와 맞닥뜨렸다. “우리는 (화성시의) 업무를 방해한 적이 없다”, “아직 진상규명도 안 됐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유족의 울분이 쏟아지자 “세금 축내지 말고 나가라”고 대꾸하는 이도 있었다. 유족 중 누군가는 피켓을 찢었고, 통장·이장들 중 누군가는 찢어진 피켓을 유족 머리 위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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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이 아닌 여의도서…청년 농민이 말하려던 것들 지난 7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청년 농민이 이날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 청년은 경남 진주에서부터 1t 트럭에 빈 농약살포기계를 싣고 왔다.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더는 농사지을 수 없으니 농기계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그의 트럭을 에워싸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7월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농기계 반납이라는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에서 농사짓는 고통을 얘기하려던 청년 농민 김재영씨(37·전국농민총연맹 부산경남도연맹 사무국장)는 이렇게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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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민이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말하려던 것들 [주간경향] 지난 7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청년 농민이 이날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 청년은 경남 진주에서부터 1t 트럭에 빈 농약살포기계를 싣고 왔다.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더는 농사지을 수 없으니 농기계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그의 트럭을 에워싸면서 충돌이 빚어졌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7월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농기계 반납이라는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에서 농사짓는 고통을 얘기하려던 청년 농민 김재영씨(37·전국농민총연맹 부산경남도연맹 사무국장)는 이렇게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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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다 지난 1586호 표지 이야기 ‘죽으러 오지 않았다’의 취재를 위해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이주노동자 자파(가명·37)를 만났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자파는 농기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쇳가루를 지속적으로 들이마셔 폐 기능의 40%를 잃은 이주노동자입니다. 산재 신청을 했으나 사업주가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아 산재 승인을 받지 못했고, 재심을 신청해 기다리는 사이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이주민이 됐습니다. 그의 질병은 고국 의료수준으로는 다루기가 까다로워 방글라데시로 무작정 돌아가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날 자파는 말했습니다. “내 인생은 한국에서 끝났어요. 산재 인정 못 받으면 결국 고통스럽게 죽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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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프티’는 왜 욕을 먹을까 이 정도로 비판받으리라고는 아마 당사자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61)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달 그가 내놓은 개념 ‘영피프티(Young Fifty)’ 얘기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1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영피프티 개념을 선보이며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 1970년대생이 50대에 접어들었어요. 이들은 체력은 40대이고, 패션은 30대 같아요. 회사에서 나이는 X세대 부장님인데 퇴근 후에 밴드 활동을 한다거나,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면서 신입사원과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기도 해요. 연령을 뛰어넘어 다른 세대와 계속 교류하고 배우고, 이런 성향들이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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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쏟아지는 ‘영피프티’ 왜 [주간경향] 이 정도로 비판받으리라고는 아마 당사자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61)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달 그가 내놓은 개념 ‘영피프티(Young Fifty)’ 얘기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1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영피프티 개념을 선보이며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 1970년대생이 50대에 접어들었어요. 이들은 체력은 40대이고, 패션은 30대 같아요. 회사에서 나이는 X세대 부장님인데 퇴근 후에 밴드 활동을 한다거나,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면서 신입사원과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기도 해요. 연령을 뛰어넘어 다른 세대와 계속 교류하고 배우고, 이런 성향들이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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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죽어도 다른 사람 와”…뒷전 된 이주노동자 생명 그는 손으로 허공에 선을 그으며 말했다. “한국에서 내 인생 끝났어요.” 방글라데시 청년 자파(가명·37)는 2011년 처음 한국에 왔다. 소방설비 제조업체, 원단 염색가공업체, 철근 가공업체를 거쳐 2021년부터는 경기 안성시의 농기계 제조업체에서 일했다. 금속기계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그라인딩 작업이 그의 일이었다. “그라인딩할 때 철먼지가 많이 생겨요. 숨쉬기가 힘들어서 방진마스크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반장이 이렇게 말해요. ‘그냥 이걸(면마스크)로 해, 괜찮아. 아니면 나가.’” 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자파는 계단 오르는 것도 힘겨울 만큼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그해 12월 폐가 딱딱하게 굳어 기능이 정상의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진단(간질성 폐질환)을 받았고, 대학병원에서 수술했다. 이후 산재 신청을 했지만 불승인 처분이 나와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를 나와서 제가 철먼지 마시는 일 얼마나 많이 했냐고 물었어요. (저에게 배정된 일감의) 80%는 철먼지를 마시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반장은 5%라고 했고, 그 사람들(근로복지공단 조사원)은 5%라고 적었어요. 그것 때문에 산재 안 됐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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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러 온 거 아닌데…죽음에 내몰리는 이주노동자 [주간경향] 그는 손으로 허공에 선을 그으며 말했다. “한국에서 내 인생 끝났어요.” 방글라데시 청년 자파(가명·37)는 2011년 처음 한국에 왔다. 소방설비 제조업체, 원단 염색가공업체, 철근 가공업체를 거쳐 2021년부터는 경기 안성시의 농기계 제조업체에서 일했다. 금속기계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그라인딩 작업이 그의 일이었다. “그라인딩할 때 철먼지가 많이 생겨요. 숨쉬기가 힘들어서 방진마스크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반장이 이렇게 말해요. ‘그냥 이걸(면마스크)로 해, 괜찮아. 아니면 나가.’” 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자파는 계단 오르는 것도 힘겨울 만큼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그해 12월 폐가 딱딱하게 굳어 기능이 정상의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진단(간질성 폐질환)을 받았고, 대학병원에서 수술했다. 이후 산재 신청을 했지만 불승인 처분이 나와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를 나와서 제가 철먼지 마시는 일 얼마나 많이 했냐고 물었어요. (저에게 배정된 일감의) 80%는 철먼지를 마시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반장은 5%라고 했고, 그 사람들(근로복지공단 조사원)은 5%라고 적었어요. 그것 때문에 산재 안 됐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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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었는데 벌금형? 피해자 탓하는 사측과 끝까지 싸울 것”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불과 먼지’라는 단편소설을 썼던 이창동 영화감독은 오래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 소설을 썼을 때는 뭔가 남겨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흔적이 없다는 게 제일 견디기 어려웠거든. 사람의 죽음에는 남이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죽음이 있어요. 예를 들어 5·18의 죽음이 그렇죠. 하지만 어떤 죽음은 아무도 말하지 않아요. 놀랍지 않아요? 나는 놀라웠어요. 인간의 삶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2007년 3월, 씨네21 ‘끈질긴 이야기꾼의 도돌이표, 영화감독 이창동’) 우리는 어떤 죽음은 오래도록 얘기하지만 어떤 죽음엔 침묵한다. 2019년 10월 건설현장 산재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정석채씨(39)는 이런 차별에 몸서리치며 5년의 세월을 보냈다. “처음 1년여간은 그 누구도 손잡아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의 아버지 고 정순규씨는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임시가설물(비계)에서 추락사했다. 사망에 이른 사실관계에 대해 사측인 경동건설과 하청업체는 고인 책임을 주장했는데 초동조사에 이 입장이 일부 반영됐다. 이어진 재판에서 사측은 안전조치 미비에 대해 유죄 판단(업무상과실치사죄·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받았지만, 형량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으로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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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다큐로 만들어, 억울함 세상에 알릴 것” [주간경향]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불과 먼지’라는 단편소설을 썼던 이창동 영화감독은 오래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 소설을 썼을 때는 뭔가 남겨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흔적이 없다는 게 제일 견디기 어려웠거든. 사람의 죽음에는 남이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죽음이 있어요. 예를 들어 5·18의 죽음이 그렇죠. 하지만 어떤 죽음은 아무도 말하지 않아요. 놀랍지 않아요? 나는 놀라웠어요. 인간의 삶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2007년 3월, 씨네21 ‘끈질긴 이야기꾼의 도돌이표, 영화감독 이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