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환
정치·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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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바이든 시대의 트럼피즘 미국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몰아내기로 결정했다. 일부 주의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11일(현지시간) 이미 선거인단의 절반이 넘는 279명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선거를 도둑질했다며 불복하고 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바이든은 이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가 설치한 황금색 커튼을 걷어낼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나는 분열이 아니라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을 치유할 시간이 왔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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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매케인의 승복 연설 2008년 11월4일 밤(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친구들, 긴 여행이 끝났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대선 승복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인의 뜻은 확고했다. 조금 전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둘 다 사랑하는 이 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야유하는 지지자들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어갔다. “오바마를 축하해줄 뿐 아니라 그가 필요한 화합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아들딸과 손자손녀들에게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보다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오바마에게) 우리의 선의와 노력을 보내자.”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오바마의 경험부족을 비판한 그였지만 이날엔 시종일관 승자를 치켜세웠고 지지자들에게 화합을 강조했다. “오늘밤 여러분이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내일은 그걸 넘어서야 한다.” 지지자들은 조금씩 연설에 몰입했고, 이윽고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
여적 부부는 닮는다? 흔히들 부부는 닮는다고 한다. 실제 주변을 돌아보면 사진만 보고도 부부라는 것을 맞힐 수 있을 정도로 외모가 닮은 한두 커플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가설을 증명하는 연구들도 있다. 1987년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결혼 25년이 지난 부부 12쌍의 얼굴 변화를 사진으로 비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부의 외모 유사성이 커진다는 게 결론이다. 부부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표정을 흉내내게 되면서 얼굴 모습이 바뀐다는 가설로 설명했다. 행복하다고 답변한 부부일수록 얼굴 유사성이 더 컸다고 했다. 2006년 영국 리버풀대 연구진도 부부는 살수록 닮아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
여적 이날치 밴드 이날치는 조선 후기 8대 판소리 명창 중 한 명이다. 182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숙이라는 본명보다 ‘날치’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하다. 남사당패 줄타기 명수답게 몸이 날래서 날치라고 불렸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성격이 날카로워서 붙은 예명이라는 설도 있다. 10여년의 수련으로 득음한 후에는 남녀노소 시인묵객 초동목수 할 것 없이 예찬하는 서편제의 대표 소리꾼이 됐다. 전성기였던 1870년대에는 흥선대원군의 부름을 받아 어전에서 소리를 하기도 했다. -
여적 차벽에 갇힌 세종대왕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발명품을 꼽으라면 답은 하나로 모아진다. 조선의 제4대 왕 세종대왕이 발명한 훈민정음(한글)이다. 조선의 역대 왕들 중에서 세종에게만 대왕이란 호칭을 붙이는 것을 보면 후세의 칭송을 짐작할 수 있다. 한글 창제 오백일흔네돌인 한글날(10월9일)을 맞아 나라 안팎에서 다시 한글과 세종대왕을 주목하고 있다. -
경향의 눈 “국민의힘, 그 당이 바뀔 리 없다” 국민의힘이 지난 5일 중앙당사를 서울 여의도로 옮겼다. 자유한국당 때인 2018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영등포로 떠났다가 2년3개월 만에 다시 의회정치의 중심지 여의도로 복귀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명을 바꾸고, 당 색깔도 핑크에서 빨강, 파랑, 흰색 혼합으로 교체했다. 당 강령에 5·18 등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담았고, 10대 기본 정책에는 경제민주화 구현을 포함시켰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껍데기는 모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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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위험한 ‘추캉스’ 추석이나 설 연휴에 고향을 찾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게 트렌드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명절에는 꼭 고향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졌고, 귀성·귀경길의 짜증나는 교통정체를 감수하기 싫은 이들도 늘어났다. 매년 명절 때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늘어선 해외여행객들이나 여행지 콘도에서 차례를 지내는 가족들을 비추는 TV 뉴스는 이제 익숙하다. ‘추캉스(추석+바캉스)’라는 말도 생겼다. -
여적 나훈아의 언택트 콘서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사 직전에 몰린 공연계가 찾아낸 출구 중 하나가 온라인을 통한 언택트 공연이다. 대규모 콘서트를 주로 해온 대중 가요계가 ‘랜선 콘서트’ ‘언택트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BTS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에는 전 세계 관객 75만여명이 접속했다. 특히 가수들이 무대에서 온라인으로 관객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그런 공연을 방송으로 다시 내보낸다면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트로트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최근 방송사들이 택한 온라인 콘서트가 이런 형식이다. -
여적 BTS의 빌보드 ‘핫 100’ 1위 1960년 결성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팬덤(fandom)은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콘서트 시작 전부터 몰려든 팬들로 공연장과 주변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고, 사상 초유의 이런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비틀스의 열광 팬들에게 ‘비틀마니아(Beatlemania)’라는 이름을 붙였다. 1964년 미국에 진출한 비틀스는 영국 출신 뮤지션들의 미국 공략,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선도했으며, 전 세계에 록밴드 열풍과 청년 문화의 폭발을 불러일으켰다. -
여적 ‘차르 봄바’ 공상과학 영화들이 표현하는 인류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지구가 파괴되고 대부분의 인류가 사라진 미래가 그려진다.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자연 재해, 외계 생명체, 로봇 등 다양하다. 핵전쟁도 단골 소재다. <매드맥스>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등은 핵전쟁으로 파괴된 미래의 지구가 배경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만개의 핵탄두를 고려하면 허황된 시나리오가 아니다. -
경향의 눈 ‘문재인의 역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한 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함수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수학 교사의 말에 주저없이 ‘부동산 문제의 미래를 알고 싶다’고 했다. 집값, 전셋값 고민에 골몰해 있음을 부지불식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는 순간부터 일관되게 사회적 약자 보호와 양극화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첫 시정연설에서는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하루에 대한 정치의 책임을 직시하고 맞서겠다고 했다. 그의 진정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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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비대면 정치 정치인들은 선거철 현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보면 자기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한 번이라도 더 찾아오고 명함이라도 건넨 정치인의 표가 늘어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발로 뛰는 정치’ ‘악수정치’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정치의 형식도 바꿔놨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에 맞춰 온라인 정치, 비대면(untact) 정치가 대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