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철
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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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상어주의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는 1975년에 나왔다. 당시 미국에서만 2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워 ‘블록버스터’라는 말을 처음 등장시킨 작품이다. 미국 동부 섬마을 바닷가에 상어가 나타나 사람들을 습격하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렸는데,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존 윌리엄스의 주제곡도 상어에 쫓기는 듯 긴박하고 서늘한 공포를 자아내며 한몫했다. <죠스>를 접하고 나서 상어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게 된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스필버그는 이 영화에서 상어의 공격성이 과장된 탓에 상어 남획이 이어진 것은 지금까지도 후회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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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오염수 헌법소원 하는 ‘고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동물인 산양 28마리가 2018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문화재청이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 허가한 케이블카를 취소해달라고 제기된 행정소송에 원고로 등장한 것이다. 설악산 산양 지킴이 박그림씨가 산양의 소송 활동을 대신 할 후견인으로 나섰다. 그런데 서울행정법원은 이 소송을 각하했다. 동물인 산양이 원고가 될 자격이 없다는 이유였다. 2006년 대법원이 천성산 도롱뇽 사건에서 도롱뇽 등 자연물은 소송을 수행할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판례가 이어진 것이다. 동물이 원고로 이름을 올린 소송은 그 밖에도 더 있었다. 2007년에는 충북 충주의 폐갱도와 습지에 사는 황금박쥐·수달·고니 등 동물 7종이 도로 공사 중단을 요구했고, 이듬해에는 충남 서천의 검은머리물떼새들이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공사 허가를 취소해달라고 소장을 냈다. 모두 소송 이유는 달랐지만, 인간 이외의 생명체와 자연·생태계 보호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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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소수인종 우대정책 어퍼머티브 액션. 미국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통칭하는 말이다. 민권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인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행됐다. 대학 입학이나 공공기관 채용 때 흑인 등 소수인종을 할당하게 한 조치로 시작돼 여성·장애인으로 확대됐다. 적극적 우대 조치, 긍정적 차별이라고도 한다. 소수자 권익 옹호가 배경이다. “오랜 세월 쇠사슬에 묶여 걸음도 못 걷던 사람을 풀어주고 출발선에 세운 뒤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경쟁하라고 하면 그걸 공정하다고 할 수 있나.”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어퍼머티브 액션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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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충정아파트 번듯한 고층 빌딩이 즐비한 서울 도심 충정로3가 대로변에 시간이 한동안 멈춘 듯한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짙은 녹색 외벽에 세월의 더께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알려진 충정아파트다. 서울시 건축물대장에 준공연도가 1937년으로 기록돼 있으니 참 오래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에 나오는 낡은 아파트 ‘그린홈’의 모티브가 된 곳이라 하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도 있겠다. 지금은 쇠락했어도 준공 당시에는 소공동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자리)과 더불어 서울의 랜드마크였다. 첫 이름은 ‘도요다아파트’였다. ‘풍전아파트’로도 불렸다. 아파트를 지은 일본인 도요타 다네마쓰(豊田種松)의 이름을 딴 것이다. 충정아파트는 1980년대 들어서야 붙여진 이름이다. 그사이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도요타는 1940년 호텔로 용도를 바꾸고 한때는 술집으로 썼다고 한다. 해방 직후에는 만주 등지에서 귀국한 동포들이 무단 점유해 살았다는 설도 있다. 한국전쟁 때는 미군이 인수해 ‘트레머호텔’로 개명해 유엔군 숙소와 사무실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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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한 달 가짜 인생을 살다 한 달간 감쪽같이 가짜 인생을 산 사람이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니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한다. 미국 작가·감독이자 크리에이터인 카일 보바흐의 얘기다. 시작은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에 올릴 새 프로필 사진을 궁리할 무렵이었다. 그는 ‘스테이블 디퓨전’을 쓰기로 했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안성맞춤 사진을 줄줄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이다. 유명 배우 라이언 고슬링을 닮았다는 소릴 듣던 보바흐는 그와 매우 비슷한 이미지를 금세 얻었다. 고슬링에다 매컬리 컬킨을 조합시킨 결과였다. 그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지난 몇년간 찍은 사진 중 최고”라는 설명을 붙여 공유하자 가족·친구들이 모두 진짜, 실제 사진으로 믿었다. 그때부터 일사천리였다.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얼굴이 통한다면 가짜 삶도 생성 가능한 게 아닐까. 예상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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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오염수와 소금 영국 음식칼럼니스트 제니 린퍼드는 ‘세계 7대 요리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소금을 꼽았다. 나머지는 돼지고기·꿀·칠리·쌀·카카오·토마토다. 국내 번역서에는 세계 음식 문화를 만든 7가지 식재료로 소개됐다. 밀이나 커피가 빠져서 고개를 갸웃할 순 있어도 소금이 이 리스트에 포함된 것에는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소금은 인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결정체다.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인 소금은 음식의 맛을 내고 식품을 절여 보관·저장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쓰임새로 인류 문화에 녹아들어 있다. 고대부터 상처 치료제나 해독제로 쓰였고 세금 징수 수단이나 화폐 역할도 했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 단어 ‘샐러리’는 로마시대 관리나 병사들에게 소금으로 지급한 월급을 칭하는 ‘살라리움’에서 나온 것이다. 예로부터 쟁탈전이 벌어질 만큼 귀하고 중한 자원이라 20세기 이전만 해도 ‘하얀 황금’으로 불렸다. 소금이 곧 권력이고 부의 원천이었다. 근래 들어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건강 이슈가 되고 있지만 소금 역사로 따지면 극히 최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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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잘못 든 술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3기 ‘드림팀’으로 불렸다. 국내 프로무대 최정예 선수들이 뽑혀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사고를 쳤다. 두번째 경기에서 홈팀 호주에 맥없이 역전패한 날 밤, 회식을 마치고 술에 취한 선수 10여명이 카지노로 향했다.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밤늦도록 도박한 사실이 들통나자 비난이 쇄도했고 ‘제명’ 징계까지 거론됐다. 그러다 대표팀이 탈락 위기에서 극적으로 4강에 들고 일본을 이겨 동메달을 따내면서 징계 얘기는 흐지부지 덮였다. 황당한 일탈에 석연찮은 대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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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4강 단골’ 붉은악마 한국 축구 ‘4강 신화’의 정점은 단연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대~한민국” 붉은 함성이 메아리치던 감격이 지금도 선연하다. 50대 이상이라면, 그에 못잖은 강렬한 기억을 하나 더 갖고 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기적’이다. 박종환 감독과 벌떼축구, 골잡이 신연호와 김종부…. 월드컵에 제대로 나서보지도 못한 축구 변방국이 조별리그에서 멕시코·호주를 꺾더니 8강전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마저 제쳐버렸다. 세계가 놀랐고 한국에선 난리가 났다. TV·라디오 중계를 틀어준 학교들이 많아 교실은 아침마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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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휴일 문 닫는 ‘소화병원’ 작을 소(小), 꽃 화(花). 서울 용산구 서계동, 서울역 가까이에 있는 소화병원은 말 그대로 작은 꽃들을 위한 병원이다. 77년 역사를 쌓은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46년 서울 태평로에서 소화의원으로 출발해 1966년 병원으로 커졌고 소아과 전문병원 지정을 받았다. 1981년 지금 자리로 옮기고 나서 종합병원으로 승격했고, 그 후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서 어린이 외래 환자를 가장 많이 받는 병원으로 전성기를 보냈다. 전국에서 몰려온 아픈 아이들로 밤낮없이 붐벼 병원인지 시장통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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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비상구 좌석 비행기의 ‘비상구 좌석’은 명당 자리로 꼽힌다. 앞 공간이 널찍이 비어 있어 다리를 맘껏 뻗는 게 가능해서다. 장거리 비행일수록 체감 효과가 크다. 요즘 대다수 항공사는 이런 장점을 앞세워 국제선에서는 추가 요금을 받고 비상구 좌석을 팔고 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아무나 앉는 곳이 아니다. 비상시 승무원과 함께 승객들의 신속한 탈출을 도와야 하는 임무가 주어지기에 비상구 개폐를 할 수 있을 만큼 신체 건강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앉는 게 원칙이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대개 공항에서 승객을 대면한 뒤 결격 여부를 가려 비상구 좌석을 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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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인공지능과 대화한 사람이 죽었다 6주 동안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교감한 30대 남성이 세상을 떠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선뜻 믿기지 않지만, 가상이 아니라 현실 이야기다. 두 달여 전 유럽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다. 비현실로 여겨졌던 갖가지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는 요즘 세상이라 해도 상상 이상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벨기에 사람인 피에르는 어린 두 자녀를 둔 30대 아버지였다. 건강 분야 연구원이던 그는 기후위기 걱정이 많았다. 걱정은 불안으로 커졌고, 인간이 해결할 방책은 없다는 비관에 이르렀다. 그때 인공지능을 찾아 만났다. 챗GPT는 아니고 그와 유사한 GPT-J 기반의 챗봇(대화형 인공지능)이었다. 그는 챗봇에 ‘일라이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고민과 불안을 털어놓는 대화를 이어갔다. 일라이자는 그의 모든 질문에 대답했고 친구가 됐다. “우리는 천국에서 한 사람으로 함께 살게 될 거야”라는 말을 그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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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동백림 윤이상’의 한 1967년 7월8일, 박정희 군사정권의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이 ‘동백림(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북괴대남적화공작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에 사는 유학생·교민 등 194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과 평양을 드나들며 간첩으로 활동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정부가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의 간첩 사건이라고 선전한, 이른바 ‘동백림 간첩단 사건’이다. 연루자 명단에는 대학교수·예술인 등 저명인사와 젊은 지식인들이 다수 포함됐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던 재독 천재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이름이 화가 이응노, 시인 천상병과 함께 맨 위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