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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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크루즈와 바이러스 세계 최초의 크루즈 여행은 1844년으로 그 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P&O사가 사우샘프턴에서 출발해 지브롤터와 몰타, 아테네 등 지중해의 여러 도시로 항해하는 여행상품을 판 것이다. 이 성공에 힘입어 회사는 이후 알렉산드리아와 이스탄불을 왕복하는 크루즈 상품도 선보였다. 이보다 10년 앞선 1833년 이탈리아의 ‘프란시스코 1세’를 크루즈의 효시로 꼽는 연구도 있다. 유럽 각국의 왕족과 귀족들을 태운 이 배는 나폴리를 떠나 3개월 동안 시러큐스, 몰타, 아테네, 이스탄불 등을 여행했다. 오늘날 크루즈 여행의 상징이 된, 샴페인을 든 채 우아하게 선상 파티를 즐기는 장면은 바로 이 배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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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칼럼 18세 선거권과 그 적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유권자로 편입된 고3생들의 선거권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고3 교실의 원활한 선거권 행사를 옥죄는 법령과 해석이 나오더니 6일에는 중앙선관위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 내 모의선거 교육을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진보 성향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마치 해서는 안될 일을 강행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보수 쪽 시각에 손을 들어준 셈이 되었다. 고3 유권자를 위협하는 가장 황당한 사례는 공직선거법 제106조(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 등)에 대한 선관위 해석이다. 지난달 선관위가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고3 유권자는 SNS 활동을 통해서나 개별적으로는 후보 지지 발언을 할 수 있다. 다만, 대중을 상대로 연단에서 공개 지지연설은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개인적인 선거운동도 두 개 학급을 연속으로 다니면서 하면 법 위반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법을 위반할 수 있다. 다른 학생이 이를 고발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투표권 하나 얻었다가 졸지에 이력서에 빨간 줄이 그어질 수 있다. 교사들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공무원의 중립을 요구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공립 교원의 후보 지지 활동은 당연히 금지된다. 그런데 사립학교 교원들은 애매하다.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떤 것은 금지되는지를 구체적 상황에서 매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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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아이오와 코커스 미국 아이오와주 코커스(caucus, 당원대회)는 미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곳에서 첫 경선을 하는데, 이기면 당의 대선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12번 중 8번, 공화당은 11번 중 5번 아이오와 코커스 1등이 대선 후보로 뽑혔으니 그럴 만도 하다. 후보들은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 이에 올인한다. 대선의 첫 관문을 연다는 아이오와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런데 3일 밤(현지시간)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공화당 코커스는 투표 개시 25분 만에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는데 민주당 코커스 개표가 지연된 것이다. 각 후보에 대한 지지표와 그에 따른 확보 대의원 수 집계가 들쭉날쭉해 결과 발표를 하루 뒤로 미뤘다. 당원들이 실망한 것은 둘째치고 첫번째 대회에서 기선을 제압해 기세좋게 출발하려던 후보들도 머쓱해졌다. 특히 1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버니 샌더스에게 밀린 것으로 나온 조 바이든은 주최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가 출발부터 삐끗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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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항공기 사고는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리는 게 특성이어서 사건 전모가 깔끔하게 밝혀지기만 해도 다행이다. 1988년 이란항공기가 호르무즈해협 상공에서 미 해군 함정 빈센스호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탑승객 290명이 사망했다. 미 해군은 이란과 교전 중 때마침 상공을 지나던 여객기를 이란 공군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시인했다. 2001년 10월 이스라엘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시베리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격추된 경우도 비슷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군이 훈련 중 발사한 미사일에 비행기가 격추됐다고 인정한 뒤 배상했다. 사고 상황이 뚜렷해 과실 인정 후 사과가 효과적인 해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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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칼럼 비례자유한국당은 야바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하는 일 중 하나가 선거나 국민투표, 정당과 관련된 법령의 개정 의견 제출이다. 선거관리와 정당에 관한 사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제5 헌법기관이 내부 논의를 거듭해 내는 의견이라 정치권도 이를 존중한다. 실제로 정치권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선관위가 제안해 빛을 보게 한 제도가 한둘이 아니다. 정치신인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예비후보등록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선관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였다. 지역감정 선거를 완화하고 표의 비례성·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 눈여겨본 것이다. 의석 분배 방식이 워낙 다양하고 계산이 복잡해 처음에는 이해하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를 거듭할수록 선관위는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게 된다. 한때 중대선거구제도 연구했지만, 비례성과 대표성 확보 효과가 제한적이고 지역주의 완화에는 무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게 15년 이상 연구·보완한 끝에 마침내 선관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의견을 제출한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지 만 2년이 되던 2015년 2월이었다. 이듬해 치러지는 20대 총선부터 적용하자는 취지로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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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미 정찰기의 한반도 출격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보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는 허다하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은 그 직후 부인 김성애가 체코에 있는 딸과 통화한 것을 포착해 알아냈다. 또 연평해전 때도 북한 함정이 본부와 교신하는 내용을 가로챘다. 이처럼 한·미 정보당국의 대북 정보는 인공위성과 정찰기, 그리고 지상의 시설을 통해 북한 내 영상 및 신호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 사람을 들여보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군의 최첨단 정찰기들이 연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하고 있다. 한 종류만 떠도 주목할 판에 여러 기종의 정찰기가 한꺼번에 날아들고 있다. 이 중에는 미 공군에 단 두 대밖에 없는 기종도 있다. 과거 긴장이 높았을 때도 대북 감시 시간이 20~22시간 정도라고 했는데 지금은 24시간 감시 상태에 있다. 주 임무는 미사일 발사를 전후로 발신되는 마신트(MASINT, 계측 및 기호정보) 수집이다. 신호와 음성 정보 수집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집중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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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 교수신문이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공명지조(共命之鳥)가 뽑혔다. 공명조는 불교 우화에 등장하는 한 몸에 머리가 두 개인 새로, 한쪽 머리가 혼자 늘 맛있는 열매를 챙겨 먹자 질투심을 느낀 나머지 하나의 머리가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먹고 결국 죽고 말았다고 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두 개체가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눈앞의 자기 이익만 좇다가는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과 검찰의 수사 태도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세력 등으로 양분된 것을 걱정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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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칼럼 ‘경계인 최명길’이 400년 뒤 던지는 질문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보편적 이론도 특별한 상황에서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역사를 되짚는 것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과거에서 참고해 취할 덕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학자 한명기가 최근 평전(<최명길 평전>, 보리출판사)을 통해 ‘주화파 최명길’을 불러낸 뜻에 공감한다. 병자호란 당시 치욕적인 삼전도 항복 협상을 주도한 외교관, 후손들에게 ‘매국노의 후예’라는 굴레가 씌워질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길을 굳건히 걸었던 최명길.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한반도를 엄습하는 이때 명·청 교체기 조선의 형세와 그 난국을 타개하고자 고군분투한 최명길을 떠올린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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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칼럼 GSOMIA, 미국은 할 일을 해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에 대한 미국 당국자들의 비판은 신랄했다. 지난주 관훈클럽 취재단의 일원으로 도쿄와 오키나와를 도는 동안 주일미국대사관과 주일미군 당국자들로부터 내내 들은 것이 한국의 GSOMIA 종료 결정에 대한 비판이었다. 미 당국자들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것은 처음 접했다. 당국자들은 한국이 GSOMIA를 유지할 것처럼 하다가 막판에 갑자기 돌아서고, 국민을 향해 미국과 협의해온 것처럼 설명한 것에 대해 분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참모들에 대한 반감이 컸다. 외교부와 국방부, 총리실까지 다 반대하는 사안을 청와대 참모들이 주도해 뒤바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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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최장수 총리 이낙연 한국에서 국무총리는 참 어려운 자리이다. 그 출발은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절충한 제정 헌법이다. 각료 제청권 등 헌법상 권한이 작지 않지만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대쪽 판사’로 소신이 하늘을 찔렀던 이회창 총리가 헌법상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려다 1994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전격 교체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 외 정·관·학계 출신의 명망가 총리들이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국정쇄신 카드로 쓰여온 게 헌정사의 풍경이다. 이낙연 총리(45대)까지 내려오는 동안 재임기간 1년을 넘긴 경우는 20명 남짓이라는 점이 이를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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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칼럼 이 총리 방일, 사명당 외교를 배워라 나흘 뒤 한국 정부를 대표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일관계에서 특별한 존재이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 이후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다가 이 총리의 발언을 보고 강경 대응 방침을 굳혔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총리가 지난 5월 편집방송인협회 토론회에서 “대법원 판결에 정부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 것에서 한국의 입장을 읽었다는 것이다. 이 총리의 발언을 한국의 대일본 정책의 신호로 봤다는 얘기다. 이 총리는 일본을 읽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일본 관계자들을 만난다. 직접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는 일본인 취재원도 여럿 있다. “한·일 갈등의 시기에 이 총리보다 더 적임이 있기도 어렵다”는 표현이 딱 맞다. 비슷한 평가를 받은 사람이 400년 전에 있었다. 임진왜란 후 조선과 왜국 간 국교 정상화의 물꼬를 튼 사명당 유정(사명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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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기괴한 축구 “텅 빈 관중석 앞에서 열린 기이한 경기(미국 워싱턴포스트)”, ‘가장 비밀스러운 월드컵 예선 경기’로 “중계방송도, 팬도, 외신도, 그리고 골도 없었다(영국 데일리메일)”, ‘기괴한 경기’였으며 “경기 결과는 부차적이었다”(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에 대한 외신들의 표현이다. 29년 만의 축구대표팀 평양 원정 경기가 평창 동계올림픽 때처럼 남북 평화의 물꼬를 틀기를 기대한 것과 너무나 딴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