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규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문화부에서 출판과 학술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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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역대 단장 4명의 한국춤을 한 자리에…국립무용단 ‘거장의 숨결’ 초겨울 바람이 쌀쌀한 19일 오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는 묘한 온기가 감돌았다. 국립무용단의 2002년생 신예 단원부터 1941년생 2대 단장까지 60여년의 시차를 가로질러 한국무용의 역사가 한데 만난 것이다. 국립무용단 단장을 역임한 4명의 안무가 조흥동(84·임기 1993~1994), 배정혜(81·2000~2002, 2006~2011), 김현자(78·2003~2005), 국수호(77·1996~1999)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국립무용단 <거장의 숨결> 기자간담회에선 반세기 춤판을 걸어온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 펼쳐졌다. -
지글지글 곱창에 스며있는 재일한국인의 삶과 역사…14년 만에 돌아온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공연 전부터 노래 소리로 흥겨운 무대는 곱창 굽는 냄새와 연기로 가득하다. 과거 일본에선 재일한국인이나 가난한 일본인 노동자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먹던 음식이 돼지나 소의 내장이었다고 한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곱창에는 일본 사회 변두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분투 그리고 어려움을 견뎌내게 한 웃음이 스며있다.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는 재일한국인의 삶과 역사를 상징하는 곱창집을 배경으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경계인의 이야기를 무대에 옮겨놓는다. 1970년대 일본 간사이 지방의 가난한 동네에 자리잡은 곱창집 ‘야끼니꾸 드래곤’의 주인 용길은 태평양전쟁에서 왼쪽 팔을 잃고, 한국전쟁으로 아내를 잃었다. 그 후 현재의 아내 영순을 만나 전처와의 자식인 시즈카와 리카 그리고 영순이 데려온 미카, 영순과의 사이에서 낳은 토키오와 살고 있다. 여기에 대학까지 나왔지만 재일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둘째 사위 테츠오를 비롯한 재일교포들은 야끼니꾸 드래곤에 모여 고단한 일상을 달랜다. -
책과 삶 “나라 먹여 살릴 기술을”…제도적 발명품 ‘연구소’ 1960년대 한국은 가발이 세 번째 수출 품목이었을 정도로 내다 팔 만한 것이 없었다. 박정희 정부는 경공업 대신 고부가가치 기술 산업을 키우려 했지만, 문제는 그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필요했던 것이 ‘연구소’, 1966년 세워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의 시작이었다. KIST의 정체성은 ‘과학’보다는 ‘기술’에 찍혔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응용지식, 산업기술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당시 KIST 초대 소장 최형섭은 “노벨상을 받고 싶은 사람은 오지 마라. 우리는 나라를 먹여 살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을 설득했다고 전한다. -
“한국 관객, 야유 보내도 좋다…예술 한 단계 끌어올리는 행위 되기도” ‘독선적 자아’ 망치로 부순단 의미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중독 다뤄화려하고 예측불가능한 퍼포먼스 “작품 제목인 ‘해머’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자아를 망치로 부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아가 열려 있다면 서로 소통하고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있겠죠.” LG아트센터는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41·사진)이 북유럽 최정상급 무용단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협업한 <해머>를 오는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2022년 초연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
‘해머’ 안무가 에크만 “한국 관객 야유도 좋다…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작품이 목표” “작품 제목인 ‘해머’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자아를 망치로 부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아가 열려있다면 서로 소통하고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있겠죠.” LG아트센터는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41)이 북유럽 최정상급 무용단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협업한 <해머>를 오는 14~16일 LG아트센터 서울, 21~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2022년 초연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에크만은 12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있고, 예술 역시 영향을 받고 변화하게 된다”며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시달리고 있고, 저 역시 왜 계속 들여다볼까 자문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시의성 있는 메시지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샤롯데씨어터, ‘자막 안경’ 출시…AI 번역으로 외국어 공연도 편하게 본다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씨어터가 국내 대극장 최초로 자막 안경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자막 안경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공연 대사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다국어 자막을 렌즈에 투사하는 장치다. 보통 외국어 대사는 무대 옆 별도 스크린을 통해 제공돼왔다. 이 안경을 쓰고 영어 공연을 보면 AI 번역을 거쳐 한국어로 자막이 제공되는 식이다. 외국인이나 청각장애인의 경우도 자막을 통해 공연을 이전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윤석열·김건희 부부 무속이 그리스 비극 ‘라이오스’에 등장하는 이유 “한 예언자가 떠들어댄 말이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면 누가 나라를 통치하게 되는 걸까요?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자를 써라, 멀쩡한 궁전의 터가 안 좋으니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궁전을 강 근처로 옮겨라, 백성들이 말을 잘 안들으면 총구를 겨눠서라도 혼을 내주어라! … 신의 예언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신의 예언이라는 건 내 안에서 너무나 간절하게 욕망하던 것들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요?” -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물랑루즈!>…무엇이 달라졌을까 영화 <물랑루즈>의 화려한 노래와 춤을 무대로 옮긴 쇼뮤지컬 <물랑루즈!>가 3년 만에 돌아온다. CJ ENM은 오는 27일부터 2026년 2월22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한국 재연 무대를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후 오리지널 공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레플리카 버전으로 2022년 한국 초연 무대를 올렸다. 버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2001)를 무대화한 이 뮤지컬은 2021년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 10관왕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
서울시극단 신임 단장에 이준우 연출가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극단의 신임 단장에 이준우 연출가(40)를 임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며, 역대 최연소 단장이다. 이 신임 단장은 2017년부터 극단 배다의 상임연출로 활동하며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연극 <원칙>으로 서울연극제 우수상, 연극 <왕서개 이야기>와 <붉은 낙엽>으로 각각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다. 뮤지컬 ‘홍련’은 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문속의 문>,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지킬앤하이드> 등 실험적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들의 사랑…토니상 찍고 돌아온 <어쩌면 해피엔딩> 시간이 멈춘 듯한 방 안에는 철 지난 가구와 헬퍼봇만 덩그러니 있다. 조명이 비추고, LP플레이어가 돌아간다. 재즈 선율이 흐르는 그 순간, 작은 방은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관객을 다른 우주로 데려간다. SF 장르에선 ‘경이감’을 이야기한다. 단순한 놀라움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세계를 접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세계를 벗어나 인식을 확장하는 것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과 로봇, 일상과 미래가 만나는 마법같은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로봇이 선사하는, 사랑이라는 경이다. -
책과 삶 나쁜 세상을 감각하고 싸우는 자의 힘 ‘연대’ 저자는 방송을 통해 화력발전소 참사로 숨진 청년 노동자의 모친이 인권 시위 현장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활동가가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인권운동을 하며 가장 울컥할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전까지 한 번도 거리에 나설 일 없던 사람들이 치열한 시위 현장 한복판에 서는 걸 볼 때예요.” -
김주원 “발레 인생 ‘후반전’은 예술행정가로 춤 춰야죠”…예술감독으로 1년여의 소회 “발레를 ‘젊음의 예술’이라고 해요. 나이가 들며 클래식 발레를 출 수 없는 몸이 되고, 한 작품 한 작품 이별하면서 자연스럽게 후배 무용가들에게 시선이 옮겨가더라구요. ‘지천명(知天命)’을 앞둔 김주원은 여전히 발레라는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열망이 그득하거든요. 무용 인생의 ‘전반전’을 발레리나로 춤에 빠져 살았다면, ‘후반전’은 예술행정가로서 후배 무용수와 그들의 춤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