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규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문화부에서 출판과 학술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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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육체는 적인가 동지인가…‘몸’에 대한 근원적 질문 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늑골 밑에 들러붙어 물컹거리며 나를 능멸하고 있는 이놈이야말로 내가 싸워야 할 모든 적이 되어버렸고, 본디 몸짱이었을 나를 내가 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내 안의 타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 몸의 변천과 사회 변화는 결코 무관치 않다. 다이어트 중독, 건강 염려증, SNS 과대망상증, 딥페이크 범죄, 스토킹과 가스라이팅 등 이 시대를 지배하는 사회현상들은 아무리 달라 보여도 동근원적인 하나의 현상이다. -
‘왕과 사는 남자’ 봤으니 책도 읽어볼까?···‘조선왕조실록’ ‘단종애사’ 등 덩달아 인기 이번 주말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되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인기가 서점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속 단종의 실제 이야기를 읽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관련 책을 찾는 독자가 늘었고, 옛 소설 <단종애사> 출간도 이어지고 있다. 4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 개봉일인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한 달간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의 판매량이 개봉 이전 기간과 비교해 2.9배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1배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영화가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교보문고는 설명했다. -
마침내 출범한 작가노조 “예술은 원래 가난하단 말에 묻힌 작가노동자” “작가노동은 노동이다. 작가노동자는 노동자다. 우리는 더 이상 각자도생하며 침묵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동조합으로 말하고, 노동조합으로 교섭하고, 노동조합으로 싸운다.”(작가노조 출범 결의문) 3년여의 준비 끝에 작가들의 권익을 향상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작가노조’가 지난달 28일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시·소설·에세이·칼럼·웹소설·웹툰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이들은 불합리한 계약 환경과 만성적 저임금을 공론화하기 위한 조직적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
책과 삶 아버지는 광산노동자…잊힌 삶·투쟁을 채굴하다 광업소 노조위원장이었던 아버지 중심으로 엮어낸 3대 노동이동사선광공·경리 등으로 일했으나 주목받지 못했던 ‘광산의 여성들’도 다뤄산업 변화 속 소멸하는 직업서 견디고 이 세계 떠받치는 이들의 삶 “고모가 돌아가셨다. 2021년 1월19일이었다. 아버지가 곧 강릉에서 출발할 예정이라 했다.” 저자는 생전 ‘이상한 사람’이었던 고모의 장례 절차를 진행하다 자신의 출생지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장승리로 기록된 사실을 발견했다. 장승리는 자신의 출생지가 아닌 아버지 직장 ‘양양광업소’가 있었던 동네다. 문득 그때 그 ‘광산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져 안부를 물었다. 아버지는 “이제 다 죽었지”라고 했다. “그나마 알던 사람들도 이젠 다들 죽었어. 이상하게 일찍들 죽었어.” -
대한출판문화협회 새 회장에 김태헌 한빛미디어 대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제52대 회장으로 김태헌 한빛미디어 대표가 선출됐다. 출협은 2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82차 정기총회를 열어 김 대표를 3년 임기의 출협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회장은 양태회 후보(비상교육 대표)와의 경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351개 회원사 중 다수의 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회장은 1993년 한빛미디어를 설립했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전자출판·저작권·출판 제작비 세액공제 등 출판 중심 정책 강화, 정부·국회·진흥원·도서관과의 협력으로 예산 확충, 국제도서전의 공공성·투명성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
설 연휴, 겨울방학 맞아 소설 찾는 독자들…‘톱10’ 중 7권이 소설 설 연휴를 맞아 소설을 찾는 독자가 늘었다. 20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 10권 중 7권이 소설이었다.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전주보다 한 계단 올라 2위에 자리했다.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과 양귀자 <모순>이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종합병원 장례식장 매점을 배경으로 한 조현선의 신작 소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7위,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와 성해나의 <혼모노>가 각각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
책과 삶 컴퓨터 저리 가라, 옛책의 ‘명품 손편집’ 사극에서 서고는 종종 로맨스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가의 책에 눈길이 머문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눈여겨보면 책들이 서있지 않고 누워 있다. 옛 책은 종이와 표지가 빳빳하지 않아 세울 수 없었기에 주로 뉘어서 보관했기 때문이다. 옛 책의 제본 방식인 ‘선장본(線裝本)’은 반으로 접은 종이를 쌓은 다음 실로 묶는 것인데, 오늘날 책과 가장 비슷한 형식이다. 흰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인 이들 고서도 ‘알고 보면’ 제각각이다. 손으로 쓴 것, 활자로 인쇄한 것, 목판으로 인쇄한 것이 있고, 책 크기, 글자 크기, 서체도 다 다르다. 깨끗하고 윤이 나는 책이 있는가 하면, 꼬질하고 너덜한 책도 있다. -
금요일의 문장 AI를 진정으로 예견한 소설은 카프카의 ‘심판’ AI를 진정으로 예견한 소설은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이 아닐까. 이 소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피고도 뭐가 뭔지 모르고 그를 심판하는 판사들도 뭐가 뭔지 모르지만 사건은 가차 없이 진행된다. 카프카의 또 다른 위대한 소설(<성>)에서 주인공 K가 그의 운명을 지배하는 권력의 중심에 집중하려 하지만 전혀 접근도 못하고 작은 단서조차 얻지 못할 때 그의 시선은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성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
심은경, 국립극단 <반야 아재>로 국내 연극 데뷔 배우 심은경이 국립극단 <반야 아재>로 국내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국립극단은 오는 5월 무대에 오르는 연극 <반야 아재>에 배우 조성하와 심은경이 주역을 맡는다고 19일 밝혔다. <반야 아재>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에 한국적 변주를 더한 작품이다.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운명을 애잔하면서도 경쾌한 희극성으로 담아낸 19세기 원작을 한국 배경으로 옮겼다. -
한국 연극 새 지평 연 연출가 김정옥 별세 극단 ‘자유’를 통해 한국 연극을 새로운 지평으로 이끈 원로 연출가 김정옥씨가 1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60여년 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200여편의 연극을 연출한 한국 연극계의 ‘전설’이었다.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서중을 졸업한 뒤 중앙대 국문과에 들어갔다가 서울대 불문과로 옮겨 졸업했다.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불문학과 영화학을 공부했다. 유학 시절 프랑스에 온 극작가 유치진(1905~1974)의 영향을 받아 연극으로 방향을 돌렸다. -
한국 연극 새로운 지평으로 이끈 연출가 김정옥 별세 극단 ‘자유’를 통해 한국 연극을 새로운 지평으로 이끈 원로 연출가 김정옥씨가 1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60여년 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200여편의 연극을 연출한 한국 연극계의 ‘전설’이었다.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서중을 졸업한 뒤 중앙대 국문과에 들어갔다가 서울대 불문과로 옮겨 졸업했다.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불문학과 영화학을 공부했다. 유학 시절 프랑스에 온 극작가 유치진(1905~1974)의 영향을 받아 연극으로 방향을 돌렸다. -
러·우크라 전쟁 4년째, 네 권의 책으로 읽는 러시아와 세계질서의 균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질서를 흔들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질문들을 낳았다. 올해 들어 무게감 있는 러시아 관련 책 4권이 잇따라 출간되어 눈길을 끌었다. 세르히 플로히 <로스트 킹덤>(글항아리), 찰스 킹 <흑해>(사계절), 크리스 밀러 <우리는 주인이 될 것이다>(너머북스), 에마뉘엘 토드 <서방의 패배>(아카넷)는 러시아의 정체성부터 경계까지 서로 다른 관점에서 포착한다. ‘러시아 민족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출발해, 그 ‘신화’가 부딪혀온 지정학적 무대를 살펴보고, 러시아가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반복해온 실패를 따라간 뒤, 러·우 전쟁이 드러낸 ‘서방’의 취약성에 대한 진단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이들 책을 읽는 것은 오늘날 세계 질서의 균열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