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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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의 지각을 흔들고 있는 민주사회주의(DSA)의 강력한 우군은 밀레니얼들과 Z세대들이다. 이들이 DSA 돌풍의 진원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일 치러진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선 DSA의 지원을 받은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4선 현역 하원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민주당 텃밭에 이은 경합주에서의 승리는 지지층을 넘어 대중을 향해 나아가는 증거인 만큼 더는 이례적 현상으로 넘길 수도 없게 됐다. 미국 사회의 금기였던 ‘사회주의’를 다시 정치의 언어로 끌어낸 DSA는 어떻게 젊은 세대를 파고들며 약진하고 있는 것일까. -
여적 공대 기자실 대학에 입학하던 1980년대 후반 서울대에서 가장 가기 힘든 학과는 이름도 생소한 공대 제어계측학과였다. 천재들만 간다는 물리학과와 함께 늘 입시학원 배치표의 최상단을 차지했다. 성적에 따른 서열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양상은 달랐다. 의대 역시 최상위권 ‘빅4’ 중 하나였지만 광풍은커녕 쏠림조차 없었다. 대입학력고사 시절인 1982~1993년 수석 17명(공동수석 포함)을 보면 물리학과가 5명으로 가장 많고 공대·법대가 각 4명, 의대는 1명에 불과했다. 공학도를 꿈꾸는 젊음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1970년대 산업 발전과 함께 최고 인재들이 몰린 ‘공학의 시대’가 2000년대 이후 한국 경제 도약에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선동형보다 90%인 ‘조롱성 혐오’ 더 위험…방치 땐 파멸의 길 갈 수도” 법학자로 소수자 인권 문제에 꾸준히 천착해온 전문가다.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법학 학사·석사를, 런던정치경제대(LSE)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기초법·인권·차별 문제를 강의·연구하고 있다. 인권법학회 회장, 한국성소수자연구회 회장, 한국젠더법학회 회장, 한국법사회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대응특위 위원 등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18년 ‘혐오할 자유는 없다’는 화두를 던진 베스트셀러 <말이 칼이 될 때> 등 소수자 인권과 차별금지법에 관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
여적 디스코 시대 ‘디스코(Disco) 시대’의 정점을 연 1977년 미국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는 음울한 영화다. 뉴욕 브루클린의 노동계급 청년 토니(존 트라볼타)와 친구들이 춤으로 현실을 잊은 채 방황하는 일상이 줄거리다. 인종차별,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닥쳐온 경기 침체의 고통이 화면을 채운다. 그룹 비지스의 사운드트랙과 토니의 화려한 춤으로 기억되는 영화 속 디스코의 속살은 실상 청년세대의 절망이었다. -
여적 에어컨 딜레마 어릴 적 외가의 한옥 대청마루는 널찍했다. 앞뒤가 터진 그곳에서 목침을 베고 있노라면 살랑이는 바람의 기운에 스르르 잠이 들곤 했다. 한여름 땡볕도 그 ‘바람 한 줌’이면 견딜 만했다. 하지만 콘크리트와 유리로 둘러쳐진 ‘닭장’ 같은 도시에서 형편은 달라진다. 미국인 윌리스 캐리어가 1902년 인쇄소 습기를 해결하려 ‘에어컨’을 고안했을 때, 자연의 방어막이 사라진 곳에서 대안이 되었다. 인간이 처음으로 기온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
여적 탈모 건보적용 논쟁 세계보건기구(WHO)는 헌장 전문에서 ‘건강’을 “완전한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 복리의 상태”로 규정한다. 과거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로 인식되던 건강을 1948년 삶의 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당시엔 혁신적이란 환영과 생의학 관점에 비해 측정이 어려운 이상론이란 비판이 엇갈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일 청년층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의사와 환자 단체들은 일제히 “포퓰리즘”이라며 반발했다. 말기 암 환자나 희귀질환자들이 고가의 치료약이 있어도 건보에서 제외돼 치료를 포기하거나 경제적 고통을 받는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할 만한 비판이다.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것도 아닌 탈모 급여화는 그들이 보기엔 ‘불공정’일 것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 “조용한 중도의 매서운 민심 확인…이제 정부·여당 평가의 시간”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석사를, 런던정치경제대(LSE)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거쳐 2001년부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정치학회장·한국정당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도 맡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 제도와 선거·정당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정치적 타협과 공존을 가능케 하는 다당제와 중도정치를 강조해왔다. 2005년 저서 <한국의 정치개혁과 민주주의>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대학과 별개로 2017년부터 ‘청년정치학교’ 강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여적 힙한 불교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들어서면 10m 크기의 특이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보 78·83호 반가사유상 형상을 한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로, 이름하여 ‘반가라춘상’.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24일)과 다양한 불교 전시를 알리는 간판 격이다. 반가라춘상의 등장으로 과거만 머물던 박물관이 지금과 미래가 어우러지는 힙한 공간으로 변했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미·중 갈등 속 ‘5년의 숨구멍’…다음 총선 전 대전환 ‘1년의 창’ 열려있다 보수·중도 계열 정당의 재선 국회의원으로 합리적 성향의 경제 정책통으로 꼽힌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실향민 2세로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되기도 했으나 1987년 이후 사면복권됐다. 몸담았던 통합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하면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서 당선됐다. 2011년 당 혁신을 요구하며 탈당했고, 20대 총선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 소속으로 재선됐다. 의원 시절 다당제 연합정치 실현을 소신으로 삼았고,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2020년 5월 정치 일선을 떠난 이후 섬 여행과 정책 연구를 취미로 삼았다. 정치학교 ‘반전’을 설립·운영하며 ‘청년 정치’ 육성에 주력했다. -
김광호 칼럼 허기진 고향 “추석이나 설 명절,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홀로 강가에 서 있으면 내가 살고 있는 모두의 고향이 나에게는 타향 같았다”. 시인 김용택이 이용악의 시 ‘눈보라의 고향’에 담아둔 감상이다. 떠난 이들에게 고향은 그리움이다. 하지만 잠시 그 허기를 채우고 떠나고 마는 곳. 더 이상 그곳은 삶의 고향이 아니다. 고향에 뿌리 박은 이들은 떠난 그들의 허기를 채워주다 정작 자신이 허기지고 만다. 20세기 한국인 삶의 가장 큰 사건은 이 ‘도시화’가 만들어낸 허기일 것이다. 삶이 땅이 아닌 공간에 터 잡은 도시화 말이다. -
여적 ‘무해런’ 남녘에서부터 봄바람이 일렁이면 기지개를 켜는 건 꽃만이 아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천만 러너’들도 운동화 끈을 조인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대회만 19개. 도심을 달리는 형형색색 마라토너들의 모습은 봄을 실감케 하는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시민들로서는 여유로운 주말 일상을 방해하는 교통통제와 정체가 반가운 일은 아니다. 4년 새 마라톤대회 관련 교통 민원은 10배 폭증했다. 종이컵·일회용 우의 등 대량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도 골칫거리다. 교통경찰 동원,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도 결국 시민에게 전가된다. -
김광호 칼럼 누가 보수를 재건할 것인가 몰락은 예정된 운명이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결과는 그 몰락을 공인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럼 몰락 다음의 시간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신생의 씨를 뿌리려 무엇을 제물 삼고, 무엇을 푯대로 받아들이며, 보다 중요하게 누가 해야 할 것인가. 윤석열 이후 보수의 괴멸을 보면 의문은 선명하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극단에 포획되는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건 허약하고 부패한 구조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적어도 2000년 이후 보수는 자기 갱신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