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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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인증샷이 식상하다면, 요청하라 “사전투표확인증 주세요~” 고교생들의 ‘생애 첫 투표’ 유권자가 된 기분을 만끽하는 학생들. 손등의 도장은 지워지니 이 벅참을 오래오래 증명할 확인서까지 살뜰히 챙겼네요. 사전투표확인증은 투표소에 있는 관계자에게 요청하면 신분증 확인 후 바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몸이 불편해도 포기할 수 없는 ‘나의 권리’ 다쳐서, 늙어서, 아파서, 장애가 있어서 등등 도장 하나 찍는 게 힘든 유권자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목발과 지팡이를 짚거나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이들, 참 멋있습니다. -
그림책 있잖아, 하늘엔 말이야 이게 있어! 수박씨 같은 콧구멍이 먼저 보이는, 언제 어디서 무얼 하든 하늘을 보는 아이가 있다. 친구들은 궁금하다. 하늘에 뭐가 있나? 쟤는 왜 저러지? 네가 가서 물어봐… 태권도복을 입은 친구1이 말한다. “새똥이 떨어질까봐 그러는 거 아닐까? 새똥에 맞아본 적이 있을지도 몰라.” 망원경을 든 친구2는 “하늘이 무너질까봐 그러는 걸 수도 있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 몰라? 그 구멍을 찾는 거지”라며 신박한 분석을 한다. 친구3은 우산을 펼치며 “구름을 보고 날씨를 알아보는 거 아닐까? 날씨 박사가 꿈일 수도 있잖아”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UFO를 발견하려고 그런다,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지길 기다린다, 하늘에서 돈을 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등 친구들마다 해석도 제각각이다. ‘대체 하늘에 뭐가 있는 거야?’ -
그림책 살고, 살게 하고, 살고 싶게 하는…시간의 마법 ‘나’는 방학이 싫다. 친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바로 그 때, 빨간 모자를 쓴 외국인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이제 시간이 되었단다.” 나는 묻는다. “무슨 시간이요?” 아주머니가 답한다. “우리가 버스를 탈 때, 어떤 노선을 선택하든 한 가지는 분명해. 모두 마지막 정거장에 다다른다는 거지.” 나는 또 묻는다.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말인가요?” -
그림책 우린 못 본 거야 너와 나의 진짜 모습을 둘은 첫눈에 반했다. ‘버드나무 가지와 연못 물결이 뽀뽀하는 곳’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사랑에 ‘퐁당’ 빠졌다. 그들의 이름은 올챙이와 애벌레다. 둘은 서로에게 영롱한 흑진주이자 찬란한 무지개였다. 애벌레가 말했다. “난 네 모든 게 좋아!…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올챙이는 꼬리를 흔들며 맹세했다. “약속할게.” -
그림책 오빠를 앗아갔다…그 빌어먹을 전쟁이 덩그러니, 한 소녀가 앉아 있다. 아니 남겨졌다. 그 옆에는 소녀를 삼키고도 남을 만한 커다란 구멍이 검은 기운을 날름거린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냥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 하지만 집을 찾을 수 없었어요.” 여긴 공원이다. 구멍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쥐구멍만큼 작았다. 남매를 찾아낸 엄마는 숨바꼭질을 해야 된다고 말한다. 아빠를 찾아야 한다고도. 전쟁이 터졌기 때문이다. -
그림책 저기 왜 사람이 누워있냐고 묻거든 “아이들은 어른보다 키가 작아서 땅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노숙인을 어른보다 잘 알아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지요.” 책은 여기서 출발한다. 열 마디 설명보다 섬세한 스케치로, 그리고 시선을 거기에 두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아이들에게는 밝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알록달록하지만은 않다. 세바스티앵이 사는 이곳이 그렇다. 스산한 잿빛과 차가운 공기. 그 풍경 중 하나가 노숙인 세바스티앵이다. 거리를 배회하던 그는 빈 종이 상자를 ‘득템’한다. “상자를 집이라 부를 순 없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가 몸을 누인다. -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시베리아 호숫가 이야기 유리는 바이칼 호수에 둘러싸인 시베리아의 어느 마을에 산다. 아빠가 띄운 조각배 위에 강아지와 누워 있거나, 아빠가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눈밭을 달리는 걸 좋아한다. ‘시베리아의 겨울은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얘서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하죠. 하늘 가득 날아다니던 새들조차 추위를 피해 어딘가로 숨어 버렸어요.’ -
그림책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숲속 동물들은 달라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영화 속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간의 나쁜 습성 중 하나다. 숲속 동물들은 어떨까. 손주 고슴도치가 묻는다. “할아버지, ‘빨리빨리 때’ 얘기 한 번만 더 해 주세요!”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세상이 정말 바쁘게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단다… 누구나 쉬지 않고 움직였어. 딱 한 명, 이갈루스만 빼고 말이야.” -
그림책 별, 볼 수 없어도 들을 순 있어요…꿈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먼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인공 완다는 시각장애인이다. 대학교 3학년 때 시력을 잃었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천문학자다. 이 삶은 도대체 어떻게 일궈졌을까. 완다네 가족은 푸에르토리코의 우림 속 작은 마을에 살았다. 가족들과 함께 새벽 낚시를 간 완다는 아홉 살 인생 처음으로 수백만 개의 별들과 마주하게 된다. “저 빛들은 사실, 별이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이란다.” -
그림책 로봇과 아기 새, 낯선 섬이 맺어준 ‘가족’ 사람들은 멋진 풍경을 만나면 ‘동화 같다’고 말한다. 로즈가 불시착한 이 섬이 딱 그렇다. ‘바다 한가운데, 굽이치는 파도 위로 섬 하나가 우뚝 솟아 있었어요. 섬에는 너른 풀밭이 있었고, 숲과 강이 있었고, 많은 동물이 살았지요.’ 배에서 떨어진 상자 하나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상자 속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새 로봇이 들어 있었다. 팔다리가 길쭉하고 은빛 몸통을 가진, 그의 이름이 바로 로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야.” -
그림책 ‘침묵의 시대’를 살아낸 아이의 기억 지금 40대들도 ‘독재’를 들어봤을 뿐 당시를 기억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윤석열의 ‘21세기 계엄’으로 교과서에서나 보던 독재에 대한 공포를 체감하게 됐고, 탄핵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산교육이 따로 없었다. 하물며 아이들에겐 어땠을까. 이들에게 독재라 함은 게임 금지, 다툼 금지 이 정도가 다였을 텐데 말이다. <독재자 이야기>는 포르투갈에서 나고 자란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48년간 이어진 지독한 독재의 끄트머리를 살아낸 안토니우의 기억이고, 증언이다. -
그림책 내가 ○○을 켜면, 아빠는 ○○을 꺼요 책은 아이의 삐뚤빼뚤 글씨로 시작한다.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 다음 장에서도 아빠는 자꾸자꾸 끄는 존재다. 이쯤 되면 이 아빠는 분명 장난기 많은 청개구리 아빠가 분명하다. ‘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을 꺼요.’ 여기 빈칸에 들어갈 말을 떠올려보자. 힌트를 주자면 방해나 저지가 아니다. 너무나 사랑스럽게 아빠가 끌 수 있는 것. 정답은 ‘그만’이다. “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그만!’을 꺼요. 더! 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