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영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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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친구와 웬수는 한 끗 차이…다 맘먹기에 달렸다 너를 용서할게 알렉스케라스코에트 지음 | 이다랑 감수터치아트 | 40쪽 | 1만6700원 고작 반나절의 일이다. 그러나 알렉스에게도 친구에게도 참 긴 시간이었다. 미안하고 속상하고 슬펐다가, 다시 즐겁고 기쁘고 아무렇지 않게 되기까지. 학교에 온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마다의 놀이로 분주하다. 삼삼오오 모여 구슬치기도 하고 농구공을 주고받으며 뛰어다니기도 한다. 벤치가 있는 쪽에선 피터가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나열하고 있다. 벤치는 곧 전시장이 되고 모여든 친구들은 함께 보며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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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돌도 그렇다 딱 맞는 돌을 찾으면메리 린 레이 글·펠리치타 살라 그림김세실 옮김 | 피카 | 44쪽 | 1만6000원 이 책은 어른의 눈높이에서 보면 ‘김춘수 꽃’의 ‘돌’ 버전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듯 관심을 주었을 때 비로소 서로에게 의미가 생기는 ‘돌’이 있다. 암석은 암석대로 조약돌은 조약돌대로 다 쓸모가 있다. 그리고 그 쓸모와 특별함은 애정 어린 ‘발견’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속세에서 쓰는 ‘돌 보듯 하라’는 말은 아이들 세상에선 다른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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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넌 강아지고 난 고양이야…근데, 그게 어때서? 따로 또 같이 갈까?브렌던 웬젤 지음 | 김지은 옮김올리 | 48쪽 | 1만5000원 본은 강아지고, 벨은 고양이다. 둘은 함께 산다. 이들에게 집 밖 세상은 궁금한 것투성이다. 오늘도 새로운 탐험에 나섰고, 둘은 다시 집으로 향한다. “잠깐이면 될 거야, 온종일 걸릴 수도 있고.” 마지막 페이지에 당도하면 알게 된다. 이 말이 곧 ‘스포’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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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잘 벼른 펜으로 시대의 정곡 찔러 이 책은 잘 벼려낸 ‘그때’의 뉴스다. 한 아들의 에세이고, 분야를 망라한 문화평론이다. 또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 위인전이다. ‘묵언’은 이름 석 자로도 충분히 ‘다방면’인 김택근의 칼럼집이다.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글과 20여년 동안 발표한 산문을 담았다. 한 줄로 세상의 정곡을 찌른 편집기자, 등단 시인, 칼럼니스트. 대표할 수 있는 직함만도 여러 개다. 그의 펜이 어디로 어떻게 향하느냐가 그의 수식어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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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양희도 기자, 제253회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53회 이달의 편집상 문화스포츠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양희도 기자(사진)의 ‘테스트냐 베스트냐’를 선정했다. 월드컵을 앞둔 벤투호의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선택지를 고민하는 감독의 상황을 여덟 글자로 압축, 재치 있게 전달했다. 문화일보 권오진 기자의 ‘女權과 政權의 격돌…이란에 타오른 人權’이 종합 부문, 경남신문 강희정 기자의 ‘내가 Green 지구 함께 Green 내일’이 경제사회 부문, 한국경제 윤현주 기자의 ‘난 내 食대로 살래’가 피처 부문, 경기일보 김혜수 기자의 ‘멀어지면 세대차이 다가서면 우리사이’가 기획이슈 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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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가족의 비극에 짓눌린 중2의 성장통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조우리 지음문학동네 | 208쪽 | 1만2500원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게 낫겠지? 뭐랄까, 비극의 사이즈가 크잖냐.” 들어버렸다. 통화 중인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를. 선생님을 기다리던 현수는 교실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그 무섭다는 열다섯 ‘중2’ 현수가 두려워하는 건 본인의 존재감이다.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게 싫다. 아니 더 정확히는 집이 망해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를 둔 최현수, 엄마까지 알코올중독자인 가여운 최현수가 되는 게 끔찍하다.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깊은 슬픔에 침식당한 현수의 5년에 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동생 혜진이의 실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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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경진·조현준 기자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49회 이달의 편집상 피처·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홍경진 기자의 ‘가지 맛은 뻔하다? 가지가지 맛에 반하다’와 조현준 기자의 ‘42년, 풀지 못한 그날의 진실…오월 광주가 묻습니다’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가지 맛은 뻔하다?…’는 중의적 제목과 이미지 활용으로 직관적이면서도 재치있게 가지의 맛을 지면에 담아냈다. ‘42년, 풀지 못한…’은 독자 참여형 지면 편집으로 5월 광주의 의미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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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손버들 기자 ‘안 보이는 대선’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45회 이달의 편집상 종합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편집부 손버들 기자(사진)의 “이렇게 ‘안 보이는 대선’ 처음입니다”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안갯속 대선 판세를 이미지와 제목으로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경남신문 주재옥 기자의 “커피 타다 분위기 타다”가 경제·사회 부문에, 서울신문 유영재 기자의 “내일, 일내!”가 문화·스포츠 부문, 매일신문 남한서 기자의 “역사가 바로 설 때까지…위령비는 일어날 수 없다”가 각각 피처 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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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현준 기자 ‘이달의 편집상’ 수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43회 이달의 편집상 종합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편집부 조현준 기자(사진)의 ‘여성이 상주 완장 차고, 영정 들어도…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덤덤한 묘사로 기사 내용을 한눈에 전달했을 뿐 아니라 ‘상주=남성’이라는 편견에 일침을 날렸다는 평을 받았다. 경남신문 주재옥 기자의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이 경제·사회 부문에, 서울경제 김은강 기자의 ‘굽이굽이 겨울로 가는 길…굽이진 삶 위로하다’가 문화·스포츠 부문, 한국경제 조영선 기자의 ‘몸을 깎는 예술, 身의 창조/헬스 했다가 핼쑥…’이 피처 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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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편집부 권기해 기자 ‘이달의 편집상’ 수상 한국편집기자협회는 제243회 이달의 편집상 종합 부문 수상작으로 경향신문 편집부 권기해 기자(사진)의 ‘중도 호감·청년 공감·지지층 결속감…‘감’ 잡는 자, 웃는다’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감 잡다’는 표현을 대선 변수와 엮어 정보와 재미 둘 모두 잡는 제목을 만들어 냈다. 한국경제 윤현주 기자의 ‘금리 인상기, 대출은 고정하시옵소서’가 경제·사회부문에, 이데일리 한초롱 기자의 ‘이 호박…점 점 빠져든다’가 문화·스포츠부문, 매일신문 남한서 기자의 ‘MOON 앞 다가서다’가 피처부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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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창작을 내려놓고 부려놓은 고백들 일기황정은 지음창비 | 204쪽 | 1만4000원 호수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파주 어딘가에서 동거인과 기거하며 4월엔 토요일마다 목포행 열차에 몸을 싣는 여자 사람. ‘일기’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그냥 시민1, 행인1, 독자1로 살며, 살아가며 써 내려간 황정은의 첫 산문집이다. 코로나는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에게도 비자발적 은둔을 선물했다. 선이 아닌 점이 돼버린 일상. 다행히 새로 얻은 집 주변에 공원이 있었고, 디스크 환자이기도 한 그는 일부러 먼 길을 택해 걷고 또 걸었다. 원고료와 인세 수입보다 중한 건 ‘정좌를 유지할 수 있는 근력’이라 말하는 그는 운동을 이렇게 권한다. “운동을 하고 아픈 것이 운동하지 않고 아픈 것보다는 개운하게 아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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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한인·흑인 두 가정으로 본 인종갈등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스테프 차 지음·이나경 옮김황금가지 | 404쪽 | 1만3800원 엄마가 총에 맞았다. 그녀 이름은 이본 박. 그런데 이상하다. 뉴스에 ‘한정자’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28년 전 흑인소녀 에이바를 죽인 살인범이란다. 부모님은 그때 한인마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는 1992년 LA 폭동의 단초가 된 라타샤 할린스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가상의 인물들로 ‘죄와 벌’을 그렸다. 한정자의 딸인 그레이스와 에이바의 동생인 숀은 의도치 않게 서로의 삶에 엮인다.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일까. 뻔히 보이는 답은 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