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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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소로스 대 오르반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만큼 양극단의 이미지를 가진 인물도 드물다. 소로스는 30여년간 퀀텀 펀드를 운용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을 좇아 ‘세기의 투기꾼’이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1979년 ‘열린사회재단(OSF)’을 설립해 320억달러를 기부한 자선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화를 지원하고, 아프리카 빈곤 퇴치와 신흥국 교육사업을 펼쳐왔다. 게다가 소로스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꿰뚫는 경제분석가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검은 금요일’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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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그래도 소득주도성장이다 소득주도성장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처음 제시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경제팀이다. 당시 ‘친박실세’로 통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2014년 7월 취임하면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을 꺼내 들었다. 취임 전부터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야 한다” “비정규직 임금이 올라야 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팀은 정반대의 길을 갔다. 노동자의 임금과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공언과 달리 부동산 규제를 풀며 “빚내서 집 사라”는 ‘부채주도 성장’에 올인한 것이다. 규제완화와 감세 등을 바탕으로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기조도 바꾸지 않았다. 서민들을 가계부채의 늪에 빠뜨리고, 경제성장의 동력만 갉아먹은 최경환 경제팀의 소득주도성장이 무늬만 그럴듯한 ‘짝퉁’으로 판명나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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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본가궁중족발과 ‘갓물주’ 프랑스 파리시는 도심개발로 원주민이나 상인이 동네를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기승을 부리자 2006년 ‘파리도시계획’을 내놨다. 파리 전체 도로 길이의 16%인 259㎞를 ‘보호상업 지구’로 지정해 3만여개 상점의 임차인들이 건물주의 횡포로 쫓겨나지 않도록 했다. 파리시는 상가 임대차계약 갱신 기간을 9년으로 정하고, 건물주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임차인의 귀책사유를 제시하도록 했다. 건물주가 재건축을 할 때는 임차인에게 우선적으로 입주권을 부여해야 한다. 독일은 민법으로 상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상가 임대차계약은 10년 이상 보장하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임차인이 원하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임대료 인상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60~100% 이내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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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성 우위’ 내각 프랑스의 여성 사상가 실비안 아가젠스키는 1998년에 펴낸 <성의 정치>에서 “국가가 주권자인 시민을 온전하게 대의하려면 의회나 내각 구성에서 ‘남녀동수 구성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설픈 여성 배려나 급진적인 남녀 대결주의를 넘어 정치영역에서 남녀가 동등한 권리와 책임 의식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가젠스키가 주창한 ‘남녀동수 구성 원칙’은 프랑스 정부가 2000년 5월 모든 정당의 선거 입후보자 명단에 여성을 50% 이상 포함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데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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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플라스틱 빨대의 ‘퇴출’ 친환경용품 제조업체 자연사랑은 1998년 ‘먹을 수 있는’ 빨대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자연사랑은 나무 이쑤시개를 대체할 수 있는 ‘녹색 전분 이쑤시개’를 개발한 업체다. 당시 자연사랑 측은 “옥수수 전분과 포도당을 혼합해 만든 빨대는 물에 쉽게 녹을 뿐 아니라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먹을 수 있는 빨대’는 전분 이쑤시개만큼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환경친화 제품보다는 편리성을 추구한 패스트푸드 업체와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빨대를 사용한 것은 고대 수메르인들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군 수메르인들은 맥주를 마실 때 밀짚으로 만든 빨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물을 활용한 빨대는 1888년 미국 워싱턴의 담배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마빈 스톤이 발명했다. 공장에서 담배 종이를 마는 일을 했던 스톤은 퇴근 후 술집에 들러 위스키를 마시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담배를 마는 종이로 빨대를 만들어 위스키를 빨아 마시면 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스톤은 빨대 생산공장을 설립해 큰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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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필리핀 가사도우미 세계 최대 가사도우미 송출국인 필리핀은 지난 3개월간 쿠웨이트와 첨예한 외교 갈등을 빚었다. 올해 2월 쿠웨이트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필리핀 여성이 살해된 뒤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 방치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 필리핀 여론은 분노로 들끓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인은 누구의 노예도 아니다”라며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노동자 25만명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필리핀 외교부가 지난달 쿠웨이트 집주인에게 학대당하고 있다고 호소한 가사도우미 26명을 필리핀 대사관으로 탈출시키자 쿠웨이트 정부는 “주권침해 행위”라며 자국 주재 필리핀 대사를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악화일로를 치닫던 ‘가사도우미 분쟁’은 지난 11일 쿠웨이트에 취업한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인권을 보호하는 협약이 체결되면서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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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회사가면 죽는다’ 그 후 출판담당 기자로 일하던 1995년 섬뜩한 제목을 단 책이 나왔다. 기획출판모임 현실문화연구가 펴낸 <회사가면 죽는다>였다. 당시엔 ‘제목 장사’를 하려는 출판사들이 적지 않아 의심부터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목을 그리 정한 연유가 짐작됐다. 치열한 경쟁사회의 전사(戰士)들인 직장인들의 체험담을 담아낸 책은 다른 제목을 달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당시 세계화의 열풍 속에 개인에게 강제된 ‘경쟁력 강화’와 적자생존의 논리인 ‘자기 개발’이란 그물망에 걸려 있던 직장인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활자로 빼곡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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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4세 경영 유럽에는 가족기업이 많다. 창업한 지 200년이 넘는 가족기업만도 4000여개에 달한다. 독일은 1300여개의 가족기업이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다. 가족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2조유로에 육박해 스웨덴과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유럽의 가족기업에서 창업자 가문이 대를 이어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려받는 사례는 많지 않다. “창업자는 기업을 설립하고, 2세는 물려받고, 3세는 망하게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대부분의 가족기업 2, 3세들은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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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엘리엇의 기습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최대 통신사인 TIM 이사회를 장악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분 9%를 갖고 있던 엘리엇이 소액주주들의 지원에 힘입어 이사회 15석 중 10석을 확보하며 경영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엘리엇은 “주주들이 이뤄낸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했지만 TIM이 헤지펀드에 일격을 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엘리엇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폴 엘리엇 싱어가 1977년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다. 싱어는 변호사로 일하며 모은 돈과 지인들의 투자금을 합친 130만달러를 종잣돈으로 엘리엇을 설립했다. 현재 35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엘리엇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싱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을 도모하는 행동주의 펀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엘리엇을 오랜기간 추적해온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그레그 팰러스트는 <벌처스 피크닉>에서 ‘벌처(Vulture)펀드의 전형’이라고 단언했다. 동물의 시체를 파먹는 대머리독수리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자전략으로 연평균 35%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대량 매집한 뒤 “원리금을 전액상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해 국가부도 위기를 두 차례나 겪게 했다. 델파이·EMC·리버베드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엘리엇의 표적이 돼 경영권이 흔들리는 등 홍역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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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비밀의 방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국립고고학박물관에는 ‘비밀의 방’으로 불리는 전시공간이 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1821년 만들어진 비밀의 방에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됐던 도시에서 발굴된 벽화와 조각, 그림 등이 소장돼 있다. 일반인에게는 오랜 기간 동안 비밀의 방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1960년대 말 일시적으로 개방했다가 2000년까지 폐쇄했다. 고대 로마인의 성(性)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물들이 대부분이어서 일반인에게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그러다 2005년부터 완전 개방해 관람객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이른바 ‘19금(禁) 잠금해제’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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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표준시의 남북 통일 세계 각지의 표준시는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정한다. 만국지도회의는 1884년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경선(經線)을 본초자오선으로 삼아 경도 15도를 벗어날 때마다 한 시간씩 시차를 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지역이 다르더라도 같은 표준시를 사용한다. 하지만 미국·캐나다·러시아와 같이 국토가 동서 방향으로 이어진 국가에선 여러 개의 표준시를 쓰고 있다. 표준시는 정치적 목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중국은 1949년 공산혁명 이전까지 지역별로 5개의 시간대가 있었지만 마오쩌둥이 집권한 이후 베이징 시간을 표준시로 정하고 시차를 없앴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이후 러시아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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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대입제도 개편에 정답은 없다 대입제도 개편 때면 회자되는 교육정책이 있다. 전두환 정권이 1980년 전격적으로 단행한 ‘7·30 교육개혁 조치’다.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고교 재학생의 학원 수강과 과외를 금지시켰다. 대입제도의 큰 틀도 바꿨다. 예비고사·본고사를 없애고, 학력고사와 고교 내신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했다. 학력고사 제도는 획일적인 국가표준 대입정책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꽤 있다. 주로 학력고사 세대인 40~50대 학부모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입제도가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고 단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