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남설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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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점선면 케이블카가 산을 망칠까? ※뉴스레터 점선면 7월23일자(https://stib.ee/MnSD)입니다. 경향신문 대표 뉴스레터 점선면은 단 하나의 이슈와 기사를 엄선해 입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점선면을 구독해 더 많은 뉴스레터를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https://url.kr/7vzi4n)를 클릭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케이블카를 막고 환경을 보존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그 환경보호는 왜 항상 지방에 외주화를 할까요? 서울 등 대도시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는 지자체장은 좋아라 하면서 강원도 등에 케이블카를 만들어 자연을 개발하려고 하면 수도권 환경단체가 내려가서 거품을 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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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우리가 사회적 약자의 집에 허락하는 입지는 어디인가 요즘 여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한동훈은 지난 2월,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다다름하우스’란 다가구주택을 방문했다. 당시 그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그는 여기서 인상적인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그를 마중 나온 청년 장애인 앞에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는 구도에 카메라 셔터음이 폭발했다. 이날 떠들썩한 방문 일주일 후, 국민의힘은 아동양육시설을 떠나 홀로 생활을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맞춤형 주택과 전세금 지원을 강화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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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콸콸’ 물을 끌어와야 복원? 얕은 물길에도 이야기는 흐른다 청계천은 어디에서 왔을까? 태평로 청계광장 앞에서 동쪽으로 10㎞쯤 흘러 한양대학교 부근에서 중랑천에 합류하는 이 물길의 시작이 그냥 광장일 리는 없다. 중랑천은 청계천을 흡수한 다음 서쪽으로 계속 흘러 서울숲 근처에서 한강과 한줄기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청계천은 이렇게 중랑천을 거쳐 흘러든 한강에서 온다. 한강 물을 정수해 하루 4만t씩 끌어다 만든 물길이 지금의 청계천이다. 이걸로도 부족해서 주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도 하루 2만t씩 청계천에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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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점선면 지금 필요한 건 달디단 25만원? ※뉴스레터 점선면 5월28일자(https://stib.ee/1BbC)입니다. 경향신문 대표 뉴스레터 점선면은 단 하나의 이슈와 기사를 엄선해 입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점선면을 구독해 더 많은 뉴스레터를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https://url.kr/7vzi4n)를 클릭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그냥 물고기를 줘라.” 제임스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쓴 ‘기본소득’ 관련 저서 <분배정치의 시대>의 원제(Give a Man a Fish)입니다. 오늘의 주제 ‘민생회복지원금(민생지원금)’은 엄밀히 따져 기본소득은 아닙니다. 기본소득처럼 ‘정기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주고 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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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가드닝을 게릴라처럼 해야 하는 시대, '그린 디벨로퍼'를 꿈꾼다 서울 동북쪽 끄트머리에 백사마을이란 동네가 있다. 1960~1970년대 서울시는 남대문, 용산, 청계천 등지에 빼곡했던 무허가 주택을 철거한 다음 철거민을 트럭에 실어 백사마을 같은 변두리로 날랐다. 이 마을엔 아직 선대의 이주 서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수백 채 가옥은 군사정권 시절 판자촌 개량 사업을 벌일 때 썼던 붉은 시멘트 기와, 회색 시멘트 블록투성이다. 여기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흙수저’ 윤현우, 그의 엄마가 국밥을 팔던 ‘삼거리식당’은 실제 이 마을에 있는 밥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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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그 많던 주공아파트, 안도 다다오라면 지켰을 것이다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스는 안도 다다오의 2006년 작품이다. 오모테산도에 들르면 이 건물을 지나지 않기도 어렵다. 하라주쿠역부터 오모테산도역까지 약 1㎞ 이어지는 느티나무 가로수길에 300m가량 접한 긴 건물이 오모테산도 힐스다. 명품으로 유명한 이 거리에서 샤넬로 시작해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스를 거쳐 루이비통으로 끝나는 여정에 오모테산도 힐스는 길 건너편에서 묵묵히 함께한다. 가로수가 울창한 계절에는 오모테산도 힐스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안도 다다오가 이 건물을 설계하면서 느티나무 가로수보다 높게 지을 수 없다고 고집한 탓이다. 쟁쟁한 럭셔리 브랜드의 각축장에서 오모테산도 힐스는 지금 홀로 키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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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점선면 우당탕탕 국회 이전 대작전 ※뉴스레터 점선면 4월16일자(https://stib.ee/tIyB)입니다. 경향신문 대표 뉴스레터 점선면은 단 하나의 이슈와 기사를 엄선해 입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점선면을 구독해 더 많은 뉴스레터를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https://url.kr/7vzi4n)를 클릭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에는 ‘금강보행교’라는 특이하게 생긴 다리가 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세종의 랜드마크로 홍보하는 이 다리는 600m 넘는 거리를 직선이 아닌 원형 곡선으로 연결하고요, 그 둘레 길이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해 1446m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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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노들섬, 그냥 놔둘 순 없나요? 밤섬처럼, 선유도처럼 서울 한강 변에는 섬의 기원을 지닌 곳이 제법 많다. 이를테면 뚝섬. 이름에 여전히 섬의 정체성이 남았다. 지금은 서울숲이 되었다. 이 공원을 거닐며 섬의 흔적을 느낄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억새밭으로 유명한 하늘공원에 올라서도 마찬가지다. 섬은커녕 불과 30여년 전까지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기억조차 이제는 희미하다. 뽕밭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된 잠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여의도가 여전히 한강과 샛강에 둘러싸여 섬의 위상을 간직하고 있는데, 한때 ‘정치·경제 1번지’라고 불렸던 이곳에서는 무수한 도로와 지하철에 둘러싸여 섬에 있다고 자각할 틈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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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점선면 일단 묻고 지하로 가자구요? ※뉴스레터 점선면 3월5일자(https://stib.ee/NOKB)입니다. 경향신문 대표 뉴스레터 점선면은 단 하나의 이슈와 기사를 엄선해 입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점선면을 구독해 더 많은 뉴스레터를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https://url.kr/7vzi4n)를 클릭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동인천(인천 동구)에 ‘배다리’란 마을이 있습니다. 아마 이곳에 있는 헌책방 ‘아벨서점’을 얼핏 본 기억이 스칠 수도 있어요. 영화 <극한직업>(2019)에서 어설픈 마약반 형사들이 운영하는 ‘수원왕갈비통닭’의 촬영지가 바로 배다리 마을이거든요.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한때 서울 청계천, 부산 보수동과 함께 ‘3대 헌책방 거리’라고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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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임대료 단 1400원, 조건은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라” “그거 어디서 파는 거여?” 경복궁 서쪽 동네, 이른바 서촌에 사는 최성욱(사진)씨가 집 여기저기에 ‘뽁뽁이’를 칠 때였다. 옆집 노인이 최씨네 마당에 성큼 들어오며 뽁뽁이란 물건을 궁금해했다. 최씨가 꿈꿔온 한옥살이를 시작한 2010년, 여름은 그저 좋았다. 마당에서 빔프로젝터로 온갖 영화를 다 틀어댔다. 그런데 한 10월쯤 되자 겨울처럼 차가운 공기가 툇마루를 쓸었다. 한옥에 갓 이사 온 청년이 찬 바람 좀 막아보려고 산 뽁뽁이가 거의 평생 한옥살이를 한 노인의 눈에 참 신통해 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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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점선면 미국이 바이든을 바이든? ※뉴스레터 점선면 2월6일자(https://stib.ee/1hwA)입니다. 경향신문 대표 뉴스레터 점선면은 단 하나의 이슈와 기사를 엄선해 입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점선면을 구독해 더 많은 뉴스레터를 메일함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https://url.kr/7vzi4n)를 클릭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연초 뉴욕타임스(NYT)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5가지 변수를 꼽으면서 그 첫번째로 UN대사를 지낸 여성 정치인, 니키 헤일리를 지목했습니다. 헤일리는 공화당 대통령 예비후보로 뛰고 있죠.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잇따라 압승한 현시점에선 NYT가 약간 머쓱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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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의 집동네땅 알록달록 ‘극장의 꿈’ 허문 자리 추억조차 앉을 곳이 없다 윤홍식씨는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건물 관리인이었다. 아침이면 극장 문을 열고 청소하며 손님 맞을 채비를 했다. 젊은 시절 영화 구경하러 이 극장에 드나들었는데, 환갑이 넘어 그 극장을 돌보게 된 경험은 꽤 특별한 느낌을 줬다. 60년 된 아카데미극장을 보전하자는 시민들이 모여 재생 사업을 벌일 때였다. 그 사람들은 윤씨를 “반장님”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