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우
논설위원
주간경향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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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딥페이크 선거운동 “내가 도대체 언제 저런 말을 했을까 생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 자신의 딥페이크(deepfake)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특정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합성해 만든 편집물인 딥페이크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AI를 활용한 콘텐츠에는 ‘워터마크’를 붙이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유재석 방송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유명인의 사진을 사칭한 광고가 논란이 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소숙희’라는 자막을 넣고 손석희 전 JTBC 보도담당 사장의 영상을 이용한 딥페이크 광고도 있다. 얼마 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딥페이크 영상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딥페이크 사진이 화제가 됐다. 딥페이크는 처음에는 특정인의 성적 편집물에 이용되더니, 상업적 광고를 거쳐 이제는 정치적인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이 딥페이크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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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의도 사투리와 용산 사투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주민들과 소통할 때 표준말은 금기에 가깝다. ‘의원이 되더니 사람이 변했네’라는 뒷말을 듣기 십상이다. 이러니 의원들이 애써 표준말을 쓸 필요가 없다. 2013년 4선의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경북 포항북)은 “살(쌀)소득 덩(등)의 보전법” “전통소사(싸)움 경기에 관한 법”이라고 발언했다가 본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사투리 의원들도 쉽게 적응하고 자주 쓰는 여의도 문법이 있다. ‘존경하는 ○○○ 의원’ ‘조금 있다 답변 기회를 드릴 테니 예, 아니오라고만 짧게 답변하세요’ ‘제가 지금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것입니다’ ‘국회를 무시합니까’ 등의 발언이다. 초선 1년을 지나고 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여의도 문법이 몸에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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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청년비하’ 현수막 2003년 4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유시민 의원(당시 43세)이 ‘노타이에 백바지’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나 의원 선서를 하려 했다. 국회는 권위를 내세우며 제지했지만 젊은 세대는 환호했다. 다음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386출신 정치인이 대거 당선됐다. 유 의원을 비롯한 ‘청년’ 정치인들의 등장으로 여의도 정치문화도 조금이나마 개선됐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사라진 것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6월, 30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몰고 국회에 출근했다. 국민의힘의 ‘청년 태풍’은 다음해 5월 대선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뒤늦게 박지현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세워 맞대결을 펼쳤지만 석패했다. 대선이 끝나자 두 청년 정치인은 ‘토사구팽’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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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박근혜의 ‘외출’ 지난 21일 국회에서는 헌정사 최초 기록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이었다. 이런 놀랄 기록도 정가에서는 불과 6년 전의 충격적 상황에 견주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정부 수립 후 처음 일어난 대통령 탄핵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현직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물러나 구속되고, 수많은 촛불이 평화적으로 이뤄낸 헌정 중단 사태는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탄핵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후 첫 인터뷰가 26일 중앙일보에 공개됐다. 그는 탄핵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지만 책임은 모두 ‘주변’으로 돌렸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나 분노했다” “(검찰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대통령 본인은 국정농단을 전혀 몰랐고, 오로지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벌인 일이었다고 했다. 국정원 돈을 받아 쓴 것도 문제되는 돈인지 몰랐다고 했다. 이것저것 다 모르면서 어떻게 대통령 직무를 수행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그 겨울 수백만명의 시민이 왜 촛불혁명에 나섰는지 지금도 알지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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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해병대 예비역들의 집단행동 “우리는 해병, 팔각모 팔각모, 팔각모 사나이!” 군가 ‘팔각모 사나이’는 해병대원들의 대표적인 애창곡이다. 해병들은 훈련소에 입소하는 순간부터 팔각모를 쓴다. 제대할 때도, 예비군 훈련을 할 때도 팔각모를 자랑스럽게 쓴다. 빨간 티셔츠와 함께, 해병의 명예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만한데도 해병대 출신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 채모 상병 사건 수사외압 파동 이후 이 노래가 거리에서 자주 울려 퍼진다. 수사 기록에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과실치사 혐의를 명시했다는 이유로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동기생들이 지난달 26일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팔각모 사나이’를 불렀다. 지난 1일에는 팔각모를 쓰고 군사법원에 출두하는 박 대령의 손을 굳게 잡은 동기생들이 이 노래를 부르자 박 대령은 눈물을 훔쳤다. 이날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군 검찰이 무리하게 항명 혐의를 덧씌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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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태영호 쓰레기” 발언 유감 1961년 8월15일 동독병사 콘라트 슈만이 베를린을 분단시킨 철조망을 뛰어넘었다. ‘자유로의 도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의 탈출 사실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일약 영웅이 된 슈만의 삶은 그러나 평탄치 않았다. 서독에 정착한 뒤로도 동독이 보복할 것이란 공포에 늘 시달렸고, 1990년 독일 통일 뒤 고향을 찾았지만 ‘배신자’라며 아무도 반겨주지 않았다. 자유를 찾아 탈출한 탈북민들의 삶도 신산하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7년째 외면한다며 “이런 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있던 박영순 민주당 의원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라고 맞받았다. 다음날 태 의원이 단식투쟁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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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김병준의 ‘여당 엄석대론’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소설 제목보다 그 주인공인 ‘엄석대’로 널리 알려졌다. 서울에서 전학 온 소설 속 화자는 엄석대란 급장이 휘두르는 폭력을 목도한다. 아이들은 그 폭력에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오히려 동조까지 했다. 박종원 감독이 책 제목으로 만든 영화에서는 반 이름을 ‘5학년 2반’이 아니라, ‘엄석대 반’으로 호칭하는 대목이 나온다. 소설과 영화는 과거 어느 조직에서든 있었을 법한 ‘엄석대’를 부각시켰다. 영화 속에선 다음해 6학년 담임(최민식)이 엄석대(홍경인)의 잘못을 낱낱이 드러내자, 엄석대는 사라져버린다. 4·19혁명을 앞둔 시기를 설정한 소설·영화 곳곳에 이승만 독재의 유령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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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북한의 남한인권보고서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월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했다.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이 보고서에 북한은 꽤 충격을 받은 듯하다. ‘모략’ ‘날조’라고 반발하더니, 얼마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평양출판부가 <인권동토대>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남조선인권실상을 파헤쳐본다’는 소제목이 붙은 걸 보면 한국의 인권보고서에 대한 맞불 대응인 셈이다. 북한의 보고서는 ‘여지없이 말살되는 사회정치적 권리’ ‘무참히 짓밟히는 경제문화적 권리’ ‘범죄와 여성 천시, 패륜패덕의 난무장’ ‘침략자의 군화 밑에서 신음하는 인권’ 등 4개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으로 세분한 남측 보고서와 조응하는 체계다. 이 ‘맞불 보고서’에서 북한은 남측의 높은 자살률을 물고 늘어졌다. 또 일부 사례를 들어 취업난, 산업재해, 여성·장애인 차별, 아동학대가 만연한 것처럼 기술했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아주 없는 이야기들도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 사항으로 지적해온 문제들이고 한국사회가 사회적 약자의 권리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대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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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우의 정치人 또다시 여의도지청을 꿈꾸는가 2007년 11월29일 대통합민주신당(현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60여명이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여당 의원들이 대거 대검에 항의 방문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17대 대선(12월19일)을 앞두고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는 야당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밀리고 있었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수사 결과만 발표되면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항의 방문은 몇몇 의원만 대검 차장을 만나는 걸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현장 취재를 갔다가 BBK 대책단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는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잡았고,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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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미 상원 회의록에 이순신 장군 이름이 왜? [주간경향] 1943년 미국 상원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름이 호명됐다는 사실이 최근 미국 의회 회의록에서 확인됐다. 이해 4월 22일 미국 상원에서 알렉산더 와일리(Alexander Wiley)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이 “It was in 1592 that the Korean Admiral Yi Soon-Sin invented ironclad warships and annihilated the Japanese invading fleet”(1592년에 한국의 이순신 제독은 철갑 전함을 발명했고, 일본의 침략 함대를 전멸시켰다)라고 연설한 기록이 회의록에 실려 있다. 회의록에서 충무공의 이름을 찾아낸 박종평 서울여해재단 이순신학교 교수는 “이순신 장군의 이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상원에서 언급됐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당시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공격을 당한 후 일본을 꺾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일본을 물리친 충무공의 이름을 불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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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전광훈의 ‘정치 본색’ 2019년 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직후였다. 황교안 대표가 취임 인사차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찾았다. 전 목사는 교회 장로인 황 대표에게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매우 정치적 발언을 꺼냈다. 보수 정치판에 ‘전광훈’이란 세 글자가 본격적으로 새겨진 날이다. 전 목사는 그 후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를 이끌며 광화문 집회에서 ‘청와대 진격’ 같은 거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황 대표를 필두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이 힘을 실어주자 그는 ‘아스팔트 태극기’의 지휘자를 자처했고, 극우적 발언과 돌발 행동은 더욱 잦아졌다. 정치적 존재감과 영향력을 보수정당의 오른쪽에 뒀던 것이다. 수천·수만의 열성 지지자를 가진 목사 정치인은 늘 보수정당 전대를 움직일 수 있다고 호언했다. 그랬던 전 목사가 지난달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국회의원) 200석 만들어주면, 당에서 나한테 뭐 해줄 거냐”고 물어 파문이 일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 목사와의 결별을 요구하며 미적거리는 김기현 대표를 비판했고, 김 대표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하며 맞섰다. 국민의힘과 전 목사의 밀당이 당 내홍으로 번진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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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어느 초선의 ‘귀거래사’ “왜 영환이가?”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초선의 오영환 의원(35)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얘기가 전해진 뒤였다. “정작 집으로 가야 할 사람은 안 돌아가고, 왜 영환이가 다시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나”라는 말도 덧붙여졌다고 한다. 다선도 아니고, 초선 정치인이 ‘정치와 헤어질 결심’을 밝히니 충격적인 소식이 된 것이다. 오 의원은 여야를 통틀어 최연소 지역구 정치인이다. 현직 소방관으로 일하다 2020년 1월 민주당 인재영입 5호로 정치에 입문했다.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된 후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재난예방 관련 입법에 주력했다고 한다. 그랬던 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정치 현실에서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시험 봐서 다시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