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우
논설위원
주간경향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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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정치위기도 기후위기처럼 눈앞에 다가왔다 춥지 않은 겨울이 끝나는 즈음에 돌연 꽃샘추위가 찾아오더니 봄꽃들이 개화를 미뤘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봄꽃들이 밀린 숙제를 하듯 개화 순서도 지키지 않고 한꺼번에 피어버렸다. 꽃잎이 떨어지자마자 여름 날씨가 4월 중순을 덮치고 있다. 어느덧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로, 그리고 ‘기후위기’라는 용어로 변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4·10 총선 결과가 말해주는 것처럼 정치는 ‘정치변화’를 넘어서서 ‘정치위기’로 격상됐다. 거대 양당의 대립 구조는 더욱 격화돼 진영 간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졌다. 제3지대의 역할은 미미해졌다. 올바른 정치적 지향점을 가져야 할 정당은 한 석의 자리도 확보하지 못한 채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유권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신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정권’을 우선 심판했다. 유권자가 내린 ‘정치적 1심 판결’이다. 차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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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정치 발전 위해 선거제도 개혁 꼭 실현” 4·10 총선에서 경북 의성의 한 ‘농민 가족’이 ‘두 개의 선거’를 치렀다. 남편인 김현권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후보)은 경북 구미을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아내인 임미애 후보(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는 13번으로 겨우 턱걸이 당선했다. 비례투표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4석을 확보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군의원·도의원 등으로 풀뿌리 정치를 해온 임 후보는 경력만으로 독특하다. 이번 당선 역시 진기한 기록을 낳았다. 22대 국회에서 대구·경북(TK)을 대표하는 유일한 야권 당선인이다. 그리고 22대 국회를 통틀어 유일한 농민 출신 의원이 됐다. 18대 국회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과 20대 국회 김현권 의원(민주당) 이후 농민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15일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인터뷰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일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22대 국회에서 풀뿌리 정치의 발전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꼭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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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팔번뇌’ 국민의힘, 어디로 가나 총선 다음날인 지난 4월 11일 아침까지만 해도 여당인 국민의힘 확보 의석 예상 수는 109석이었다. 그런데 확정되지 않은 비례대표 의석에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의석 예상수가 19석에서 18석으로 줄어들었다. 비록 1석 차였지만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은 상당했다. 그 1석이 바로 개혁신당의 천하람 후보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은 보수권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이준석 대표가 천신만고 끝에 1석을 얻은 데다, 천 당선인까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 됐다. 1석을 뺀 108이라는 숫자도 묘했다. 불교에서는 번뇌를 모두 108개로 분류해 이를 ‘백팔번뇌’라고 부른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108석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번뇌’의 정당이 돼버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거 다음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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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에서 더 고전한 민주당, 총선 영남권 득표의 의미 분석해야” [주간경향] 4·10 총선에서 경북 의성의 한 ‘농민 가족’이 ‘두 개의 선거’를 치렀다. 남편인 김현권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후보)은 경북 구미을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아내인 임미애 후보(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는 13번으로 겨우 턱걸이 당선했다. 비례투표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4석을 확보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군의원·도의원 등으로 풀뿌리 정치를 해온 임 후보는 경력만으로 독특하다. 이번 당선 역시 진기한 기록을 낳았다. 22대 국회에서 대구·경북(TK)을 대표하는 유일한 야권 당선인이다. 그리고 22대 국회를 통틀어 유일한 농민 출신 의원이 됐다. 18대 국회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과 20대 국회 김현권 의원(민주당) 이후 농민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15일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인터뷰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일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22대 국회에서 풀뿌리 정치의 발전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꼭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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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백팔번뇌’ 속으로 [주간경향] 총선 다음날인 지난 4월 11일 아침까지만 해도 여당인 국민의힘 확보 의석 예상 수는 109석이었다. 그런데 확정되지 않은 비례대표 의석에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의석 예상수가 19석에서 18석으로 줄어들었다. 비록 1석 차였지만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은 상당했다. 그 1석이 바로 개혁신당의 천하람 후보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은 보수권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이준석 대표가 천신만고 끝에 1석을 얻은 데다, 천 당선인까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 됐다. 1석을 뺀 108이라는 숫자도 묘했다. 불교에서는 번뇌를 모두 108개로 분류해 이를 ‘백팔번뇌’라고 부른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108석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번뇌’의 정당이 돼버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거 다음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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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선거가 다가오면 전화가 온다. 어느 당이 몇 석을 확보할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정치 담당 기자이니만큼 정확하게 알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대강은 알려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감’이다. 그런데 이것을 맞힌다고 유능한 기자는 아니다. 지난주 표지 이야기에서 ‘총선 시나리오’를 네 가지로 나눠 추후 정국을 전망했다. 그 첫 번째 시나리오가 범야권 180석 이상이었다. 4·10 총선 결과 첫 번째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졌다. 시쳇말로 ‘돗자리를 깐’ 형국이 됐다. 취재하면서 내내 걱정했던 것은 범야권 200석 이상이었다. 원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가, 취재 결과 이런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해 네 가지 시나리오로 확대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로 남겨뒀다. 그런데 전문가들 역시 범야권 200석 이상은 낮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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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럴 수가”…정의당은 왜 진보의 중심이 되지 못하나 #지난 4월 8일 저녁 무렵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울먹울먹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렀다.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녹색정의당 유세대에서 눈물로 권영국 비례대표 후보 4번(변호사) 지지를 호소했다. 피켓을 든 당원 20여명, 취재기자 몇 명 외에 이 자리에 앉아 유세 연설을 듣는 이는 1명도 없었다. 지나가는 지역 주민은 총총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장 전 의원의 호소는 공허한 메아리로 울려 퍼졌다. #사전투표 전날인 4월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심상정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절을 했다. 뒤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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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리더들 ‘태생적 한계’… 22대 국회 흔들 사법리스크 4월 10일 총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으로 전체의석의 5분 3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 12석 등 이른바 범야권은 190석을 넘게 됐다. ‘거야’가 만들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참패하면서 겨우 개헌 저지선(100석)을 넘는 데 그쳤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권을 매섭게 심판할 의석수를 야권에 주면서 여권에도 탄핵과 개헌 저지선을 지켜주었다. 국민이 선택한 절묘한 의석 구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른바 ‘비조지민’(비례는 조국혁신당, 지역구는 민주당)으로 유권자들의 매서운 ‘정치심판’이 윤석열 정권에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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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정의당…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나 #지난 4월 8일 저녁 무렵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울먹울먹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렀다.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녹색정의당 유세대에서 눈물로 권영국 비례대표 후보 4번(변호사) 지지를 호소했다. 피켓을 든 당원 20여명, 취재기자 몇 명 외에 이 자리에 앉아 유세 연설을 듣는 이는 1명도 없었다. 지나가는 지역 주민은 총총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장 전 의원의 호소는 공허한 메아리로 울려 퍼졌다. #사전투표 전날인 4월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심상정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절을 했다. 뒤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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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국, 이제는 ‘법정의 시간’ [주간경향] 4월 10일 총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으로 전체의석의 5분 3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 12석 등 이른바 범야권은 190석을 넘게 됐다. ‘거야’가 만들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참패하면서 겨우 개헌 저지선(100석)을 넘는 데 그쳤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권을 매섭게 심판할 의석수를 야권에 주면서 여권에도 탄핵과 개헌 저지선을 지켜주었다. 국민이 선택한 절묘한 의석 구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른바 ‘비조지민’(비례는 조국혁신당, 지역구는 민주당)으로 유권자들의 매서운 ‘정치심판’이 윤석열 정권에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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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리더는 나” 이·조 싸움 “권력은 내게” 윤·한 또 격돌 총선 선거기간 내내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의 캐치프레이즈는 ‘3년은 너무 길다’이다. 조국 대표는 총선 이후 윤석열 정부에게 남은 3년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겠다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총선 초반에 고전하던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결국 ‘3년 정권’ 심판론을 총선 중심 이슈로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총선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운명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3년은 윤 대통령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2027년 3월 대선에 재도전하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향후 3년은 천금과 같은 시간이다.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총선 이후 자신의 대선 행보가 총선 성적표에 달려 있다. 이번 총선 국면에서 일약 스타가 된 조국 대표도 새로운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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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는 야권 리더 싸움, 윤·한은 제2의 권력 다툼 [주간경향] 총선 선거기간 내내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의 캐치프레이즈는 ‘3년은 너무 길다’이다. 조국 대표는 총선 이후 윤석열 정부에게 남은 3년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겠다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총선 초반에 고전하던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결국 ‘3년 정권’ 심판론을 총선 중심 이슈로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총선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운명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3년은 윤 대통령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2027년 3월 대선에 재도전하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향후 3년은 천금과 같은 시간이다.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총선 이후 자신의 대선 행보가 총선 성적표에 달려 있다. 이번 총선 국면에서 일약 스타가 된 조국 대표도 새로운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