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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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은 ‘영국 로코’, 죽 쑤는 ‘미국 호러’···장르 명가, 엇갈리다 지난 20일 극장에는 로맨틱 코미디 <왓츠 러브>와 공포 영화 <나이트 스윔>이 나란히 개봉했다. 각각 로맨스와 공포 장르에 잔뼈가 굵은 제작사들이 내놓은 신작이다. <왓츠 러브>는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을 제작한 ‘로맨스 명가’ 워킹 타이틀의 새 영화다. 유능한 다큐멘터리 감독 조이(릴리 제임스)는 외로울 때면 데이팅 앱으로 가벼운 만남을 찾는다. 하지만 언제나 1순위는 일. 왕자가 신겨주는 유리구두보다 유리천장에 관심이 많다. 차기작을 고민하던 어느 날 파키스탄 이민 가정에서 자란 오랜 친구 카즈(샤자드 라티프)가 중매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2020년대 런던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전통적 결혼에 흥미를 느낀 그는 카즈의 여정을 다큐에 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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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온 ‘접속’ 장윤현 “신인의 기분···절박한 마음이었다” 장윤현(57)은 1990년대 후반 가장 주목받는 신인 영화 감독이었다. 장편 데뷔작 <접속>(1997)은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문을 연 멜로라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듬해 그에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안겼다. 두 번째 연출작 <텔 미 썸딩>(1999)은 국내 첫 하드 고어 스릴러로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2012년 <가비>를 끝으로 스크린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장윤현 감독이 오랜 만에 극장 문을 두드린다. 20일 개봉한 <당신이 잠든 사이>는 12년 만의 복귀작이다.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마치 신인 감독이 된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관객을 만나고 도전한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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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중단시킨 파면 신부의 ‘가스라이팅’? 한 글로벌 기업의 최초 여성 임원이자 한 가정의 어머니였던 김애선씨는 지난해 6월 뇌암 말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는 2019년 암 판정을 받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았다. 가족들은 김씨의 의아한 선택이 ‘스스로 항암 치료를 중단하라’는 누군가의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때문이라고 말한다. MBC <PD수첩> ‘파면 신부와 꿈의 추종자들’ 편에서는 김씨를 조종한 전직 신부와 기도 공동체의 실체를 취재한다. 김씨 가족은 <PD수첩>에 김씨의 e메일 자료를 제공하며 죽음에 얽힌 의혹을 파헤쳐달라고 요청했다. 방대한 양의 메일에 따르면 김씨는 사랑니 빼기나 앞마당 산책 같은 사소한 일상조차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으며 극도로 통제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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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가?’…얄궂은 질문에 대한 충격적인 답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27일 극장을 찾는다. 개봉에 앞서 언론시사로 공개된 영화는 <아사코>,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등 탁월한 작품으로 넓고 깊어져 온 하마구치의 영화 영토를 한 뼘 더 깊고 넓게 한다. 주인공은 한적한 산골 마을에 사는 타쿠미(오미카 히토시)다. 8살 딸 하나(니시카와 료)와 산다. 두 사람의 일상은 늘 자연과 함께다. 타쿠미는 매일 나무를 패고, 샘물을 떠다 마을 우동집에 납품하며 생계를 꾸린다. 하나는 등하교길인 숲속을 매일 가로지르며 산벚나무, 낙엽송 따위의 나무 이름을 익힌다. 인근 숲에서 사슴 사냥꾼들의 총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리긴 해도 대체로 평화로운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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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도 ‘혈당 관리’ 하세요…롯데시네마, ‘무설탕 팝콘’ 출시 롯데시네마가 극장 업계 최초로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 팝콘’을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제로 팝콘은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달달한 팝콘의 맛과 향을 유지했다고 롯데시네마 측은 설명했다. 제로 팝콘은 완제품 형태로 출시되며 이날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인 스위트샵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무설탕 팝콘과 무설탕 콜라를 묶음으로 판매하는 ‘제로 세트’도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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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의 별들, 가슴 위 ‘붉은 항의’…“전쟁 멈춰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지를 촉구하는 ‘빨간 배지’(사진)로 물들었다.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는 옷에 빨간 배지를 부착한 스타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영화 <가여운 것들>에 출연한 배우 라미 유세프는 이날 검은색 정장 위에 빨간 배지를 달고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지속적 정의와 평화를 원한다”며 “‘아이들을 죽이는 것을 제발 멈춥시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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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 세이 굿바이”···이선균 추모한 미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추모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생을 마감한 영화인들을 기리는 ‘인 메모리엄’ 무대가 마련됐다. 이탈리아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아들 마테오와 함께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부르는 가운데 고인이 된 영화인들이 차례로 대형 스크린에 띄워졌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챈들러 빙 역으로 잘 알려진 매튜 페리, 영화 음악 감독 사카모토 류이치, 드라마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배우 안드레 브라우어 등의 모습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환하게 웃는 이선균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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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 아카데미는 ‘오펜하이머’ 천하···크리스토퍼 놀런, 한 풀었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펜하이머> 천하로 끝났다. 아카데미와 유독 인연이 없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이로써 오랜 한을 풀게 됐다. 데뷔작으로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화제를 모은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무관에 그쳤다.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총 7개 상을 휩쓸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그린 이 영화는 총 13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것은 물론 전 세계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지난해 최고 화제작이 됐다. 시각특수효과(VFX) 없이 핵실험 당시 모습을 구현하는 등 화려한 볼거리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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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배지’로 물든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지를 촉구하는 ‘빨간 배지’로 물들었다.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는 옷에 빨간 배지를 부착한 스타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영화 <가여운 것들>에 출연한 배우 라미 유세프는 이날 검은색 정장 위에 빨간 배지를 달고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지속적 정의와 평화를 원한다”며 “‘아이들을 죽이는 것을 제발 좀 멈춥시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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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미 빌보드 위민 인 뮤직 어워즈 ‘올해의 그룹상’ 수상 걸그룹 뉴진스가 ‘2024 빌보드 위민 인 뮤직 어워즈’에서 K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그룹상’을 받았다. 소속사 어도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튜브 시어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뉴진스가 올해의 그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5년 미국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컨트리 가수 레이니 윌슨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장르였던 K팝에서 걸그룹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었다”고 뉴진스를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뉴진스는 “오늘 이렇게 멋진 아티스트가 가득한 시상식에 참여하게 돼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아티스트는 우리에게 영감을 줬고, 여러분 덕분에 음악에 대한 우리의 사랑과 열정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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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황량했던 풀밭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뒤바꾼 호박벌의 용기 열린 창문으로 향긋한 내음이 들어온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본다. 봄꽃 향기다. 봄이 되면 잊지 않고 찾아와주는 꽃들은 긴 겨울을 견딘 인간을 위로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꽃들에게는 위로를 주는 존재가 있을까. 꽃으로부터 위로받는 존재는 과연 인간뿐일까. <꽃들의 속삭임>은 이런 상상 위에서 피어난 그림책이다. 온갖 꽃들이 활짝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밭이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꽃들로 발디딜 틈 없이 채워진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원래 꽃 몇 송이가 전부였다. 꽃들은 외로웠지만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 풀밭 가장자리에 자리한 늪에 괴물 같은 식물들이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식물들은 입을 쩌억 벌리고 서서 풀밭으로 들어오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겁을 줘 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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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끌고 교회 가는 ‘갑돌이’ 아시나요 할머니와 갑돌이는 1평 남짓한 쪽방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지낸다. 갑돌이는 교회를 좋아해 매일 할머니를 교회로 이끈다. 예배가 시작되면 갑돌이는 할머니 무릎에 올라 얌전히 설교를 듣는다. 이런 모습 때문에 둘은 동네 유명인사가 됐다. 8일 EBS 1TV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할머니와 갑돌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제작진은 서울 용산구의 쪽방촌을 찾는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작은 방들 사이에서 할머니와 갑돌이를 만난다. 둘은 이곳에서 10년을 함께 지냈다. 할머니의 소원은 갑돌이와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요즘 걱정이 많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갑돌이 몸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 제작진의 눈에 무언가 포착된다. 심상치 않은 상태에 제작진과 할머니는 갑돌이를 병원으로 데려가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