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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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조로증 소년의 시선 속 중국의 비극 중국의 섬 귀도에 사는 열두 살 소년은 일흔 살 노인처럼 보인다. 머리카락은 거의 남지 않았고, 얼굴에는 세상의 모든 주름이 모여 있는 듯하다. 이 섬에 퍼져버린 조로증을 소년 역시 피하지 못했다. 흉측한 모습 때문에 학교에선 쫓겨난 그는 대부분 시간을 ‘벙어리 두부 장수’인 친척 아주머니와 보낸다. 불러주는 사람이 없은 지 오래라 이제 소년은 자기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소년의 집에 낯선 손님이 찾아온다. 교도소 소장이라는 남자는 돈가방을 내밀며 여인에게 조카를 사겠다고 한다. 이 섬의 조로증 환자 가운데 머리가 알뿌리처럼 부풀지 않은 건 이 아이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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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비튼 ‘나의 완벽한 비서’···신선함과 역설 사이 유능하지만 까칠한 보스와 그를 빈틈없이 보좌하는 비서의 사랑. 오피스 로맨스의 하위 장르 ‘비서물’의 전형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저글러스: 비서들>(2017) 등 숱한 드라마가 이 소재를 활용해 로맨스를 펼쳐왔다. 하지만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이후, 이 장르의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는 듯 보였다. 2025년 새해 벽두 등장한 SBS 금토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이런 비서물의 계보를 잇는다. ‘밀착 케어 로맨스’를 표방하는 드라마답게 차가운 헤드헌팅 회사 대표와 센스 만점·돌봄 능력 최강인 비서가 주인공이다. 다소 얄궂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함께 일을 하며 사랑으로 바뀐다. 드라마 좀 봤다 하는 시청자에겐 ‘안 봐도 비디오’인 이야기인데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3일 시청률 5.2%로 출발한 드라마는 방송 2주 차에 10%대 진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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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 둘리’ 고길동 연기한 성우 이재명 별세 애니메이션 <아기 공룡 둘리>에서 고길동을 연기한 성우 이재명이 별세했다. 향년 78세. 16일 한국성우협회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5일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46년생인 고인은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1971년 KBS 성우극회 13기로 입사하며 성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인은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를 오가며 폭넓은 활동을 했다. <아기 공룡 둘리>의 고길동 외에도 <곰돌이 푸>의 피글렛, <정글북>의 카아, <드래곤볼 Z>의 악당 프리저를 연기했다. 영화 <록키 2>, <인디아나 존스: 잃어버린 성궤>, <쥬라기 공원 3>, <취권> 등에도 목소리 출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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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멤버들에게 상처 주려던 게 아니었다”···‘오겜 2’ 최승현, 11년 만의 인터뷰 “20대 때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과분한 사랑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제 과오로 추락과 몰락을 겪었습니다. 가본 적 없는 길이라 어둠 속에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했고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힘들었어요. 극심한 자기혐오에도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판단력 부족으로 여러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아요. 아직도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승현(38)의 목소리가 떨렸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선 그의 얼굴엔 긴장이 역력했다. 그럴 만했다. 최승현의 마지막 언론 인터뷰는 2014년. 그가 주연한 영화 <타짜: 신의 손> 개봉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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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유작 ‘귀신 경찰’···신현준 “어머니가 남겨준 마지막 선물” “<귀신경찰>은 어머니(김수미)가 저희에게 남겨준 마지막 선물입니다.” 배우 김수미의 유작인 영화 <귀신경찰>에서 김수미와 모자 호흡을 맞춘 배우 신현준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1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귀신경찰>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열렸다. <귀신경찰>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을 맞고 초능력이 생긴 경찰 민현준과 그의 가족이 겪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김수미 특유의 구수한 욕설 연기, 신현준과의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현준은 “어머니(김수미)가 가장 좋아하고 그리워했던 영화가 <맨발의 기봉이>인데 <맨발의 기봉이> 때처럼 우리도 행복하고 관객들도 편안하게 웃고 그 안에서 가족애를 느끼는 영화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영화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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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신작 ‘미키 17’, 2월28일 국내서 세계 최초 개봉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오는 2월28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다고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가 10일 밝혔다. <미키 17>은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 인간 ‘미키’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소설 <미키 7>이 원작이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 미키를 연기한다. 이밖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2019)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기도 하다. 앞서 워너브라더스는 당초 4월이었던 <미키 17>의 북미 개봉일을 3월로 한 달 앞당겼다. 이에 따라 국내 개봉도 당겨질 것으로 관측됐다. 배급사는 <미키 17>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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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딸 호원숙이 기억하는 여행가 박완서 작가 호원숙이 기억하는 어머니 박완서는 자주 그리고 가볍게 떠나는 여행가였다. 여행을 갈 때면 언제나 빨간 크리스마스 리본이 달린 캐리어를 챙겼다. 짐은 간단하게 쌌다. 여행 전날 밤이나 가는 날 아침에 했고 늘 간결했다. 박완서는 가깝게는 집 근처 남한산성부터 강원 강릉, 멀게는 티베트와 에티오피아까지 그렇게 다녔다. 그리고 일부를 글로 남겼다.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은 한국 문단의 거장 박완서 14주기를 기념하는 여행산문집이다. 2005년 발간된 <잃어버린 여행가방>을 재편집하고, 지금껏 책으로 엮인 적 없는 미수록 원고 다섯 편을 더했다.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와 여행에 관해 쓴 글 ‘엄마의 여행 가방’도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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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 손잡고 묶고···2025년 방송·OTT 업계의 생존 전략 장면 하나. 가족이 옹기종기 TV 앞으로 모이는 지난 연말의 어느 주말, MBC에서는 드라마 <무빙>(2023)이 방송됐다. 강풀의 동명 웹툰 원작인 20부작으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최고 히트작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흔히 경쟁 관계로 알려진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그것도 주목도 높은 주말 밤 시간대에 고정 편성한 것이다. 장면 둘. 지난달 10일 토종 OTT 티빙에 ‘애플티비플러스(애플티비) 브랜드관’이 열렸다. 티빙 앱 안에서 <파친코>, <세브란스: 단절> 등 애플티비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조건은 티빙의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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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 얼굴 좀 보자” 케냐로 날아간 할머니 EBS 1TV <글로벌 가족 일기- 대문 밖은 사파리>가 9일 처음 방송된다. 언어·문화·세대 모든 게 다르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인 한국 조부모와 한국·케냐 다문화 가정 손주들의 좌충우돌 동거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되는 ‘손주 보러 케냐로! 위대한 여정의 서막’ 편은 가족이 그리워 무작정 케냐로 떠난 74세 ‘열혈 할머니’ 이선옥씨의 위대한 도전기로 시작된다. 이씨는 아들 가족이 케냐로 이주한 뒤 7년 동안 홀로 한국에 살았다. 이대로 아들 가족이 한국에 오기만 기다릴 순 없었던 그는 더 늦기 전에 케냐에 가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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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2’ 이병헌 “프론트맨이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제가 틀렸어요”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다시 불이 붙었다. 3년 만에 공개된 시즌 2는 지난달 26일 공개 직후 2주 연속 글로벌 시청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시즌 2 인기에 힘입어 시즌 1이 상위권으로 역주행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는 중이다. 35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 이병헌(55)에게조차 이 같은 세계적 규모의 반응은 놀라운 일이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관심”이라며 웃었다. 게임 총지휘자 ‘프론트맨’을 연기한 이병헌은 지난 시즌에서 ‘카메오’였다. 시즌 내내 가면을 쓰다 동생 준호(위하준)와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야 비로소 얼굴을 보인다. 과거 게임 우승자 출신이라는 전사도 아주 짧게 언급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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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치정·어색한 억양···‘페라리’인데, ‘구찌’가 보인다 유서 깊은 명품 브랜드는 언제나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렇다면 명품 브랜드를 다룬 영화도 언제나 유혹적일까. 8일 개봉한 <페라리>는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아담 드라이버)가 주인공인 영화다. 카레이서 출신인 그는 아내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와 페라리를 세운다. 10년이 지난 1957년 회사는 파산 직전이다. 엔초의 관심은 차 판매보다 레이싱에 쏠려있다. “난 오직 경주를 위해 차를 팔아.” 엔초는 1600㎞를 달리는 최고 인기 레이스 ‘밀레 밀리아’ 우승으로 재기를 노린다. 마세라티, 재규어를 제치고 이겨야 한다. 그래야 차도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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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 만에 28㎏ 뺀 진서연의 ‘다이어트 꿀팁’ 영화 <독전>의 ‘빌런’ 배우 진서연이 8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건강 전도사’로 변신한다. ‘좋은 말씀 드리러 왔습니다’ 신년 특집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에서 진서연은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 뒷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진서연은 지난해 가을 tvN 예능 <무쇠소녀단>을 통해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소화했고, 이를 위해 물 공포증도 이겨냈다. 진서연은 “고시생 스케줄 짜듯 혹독하게 운동을 진행했다”며 대회 준비 과정을 소개한다. 그는 건강 전도사답게 건강 유지 루틴도 공개한다. 제주도 이주 2년 차인 진서연은 오전 4시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명상과 요가를 비롯한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출산 이후에는 40일 동안 무려 28㎏을 감량했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들에게 전수하는 그의 감량 비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