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재
경향신문 기자
산업계 기사를 씁니다. 성실하게 취재하고 정직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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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나도 책을 지키는 그 남자…“나마저 접으면 대학교 앞 서점은 전멸” 한강 작가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이 지난 7월 7일 건물주의 건물 매각 때문에 문을 닫았다. 노벨문학상 작가도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지 못한 속사정은 주간경향 1688호(부동산이 노벨상을 이겼다)의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에서 인문사회과학서점 겸 북카페 ‘지식을 담다’(지담)를 10년째 운영 중인 김준수 대표는 그 소식에 “저렇게 훌륭하고 유명한 분도 나랑 똑같은 고민을 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
코인 넣고 베팅했을 뿐인데… 폴리마켓 이용자는 왜 하루 아침에 피의자가 됐나 지난 5월 말,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들을 겨냥한 경찰의 소환 통보가 시작됐다. 글로벌 예측시장에 돈을 넣고 지분을 거래해온 이들이 형법상 도박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이야기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폴리마켓에는 ‘이번 선거에서 A후보가 당선될까’처럼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사건마다 시장이 열린다. 이용자는 ‘예’와 ‘아니오’ 중 한쪽을 골라 표를 산다. 표 1장은 예측이 맞으면 1달러를 주고 틀리면 한푼도 주지 않는다. ‘예’ 1장을 0.7달러에 샀다면,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질 때 1달러를 받아 0.3달러를 벌고 빗나가면 0.7달러를 통째로 잃는 식이다. 그래서 ‘예’ 표의 값 70센트는 시장이 그 사건을 70% 확률로 본다는 뜻으로 읽힌다. -
취재 후 뿌리 깊은 나무는 유행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힙합 1세대 그룹 가리온의 MC메타가 들려준 1990년대 중반 이야기다. 그와 동료들은 홍대나 신촌의 카페를 대낮에 빌렸다. 밤도, 클럽도 아닌 한낮의 카페였다. 함께 어울리던 이들 중에 미성년자가 있어 술집에 갈 수 없었던 탓이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출장길에 사온 스눕 독의 새 싱글을 꺼내 들면 다들 “우와” 하고 몰려들었다. 그는 소중히 받아 든 CD를 플레이어에 걸고, 모두가 파르페를 앞에 두고 “아, 이 그루브” 하며 무릎을 쳤다. 정보가 귀하던 시절, 조금이라도 더 아는 것을 나누려고 아이들은 그렇게 모였다. 그 시절을 그는 낭만이라고 불렀다. -
쿠팡은 시작에 불과…한국에 날아올 트럼프 가문의 청구서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3700만명대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6246억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그러자 미국이 화를 냈다. 지난 4월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은 주미 한국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한국이 정보 유출을 구실 삼아 쿠팡을 상대로 범정부적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한국의 조사가 차별적이라고 거들었다. -
그 멋졌던 힙합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개성 넘치는 자기표현으로 한국 대중음악계를 호령하던 장르가 있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대학 축제 섭외 1순위를 놓치지 않던, 그 기세등등하던 힙합이다. 그런데 어느새 차트에서도, 무대에서도, 청년들이 열광하는 자리에서도 힙합은 밀려났다. 악뮤 이찬혁이 노래한 그대로,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져버렸다. 이 한 줄은 2021년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10번째 시즌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나왔다. 머드 더 스튜던트의 ‘불협화음’에 피처링으로 힘을 보탠 이찬혁이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 이건 하나의 유행 혹은 TV쇼. 쇼미더머니가 세상을 망치는 중이야”라고 뱉었다. 당시엔 다른 장르 뮤지션의 도발로 읽히기도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예언처럼 남았다. -
“이스라엘엔 재앙…이란은 중동 패권국 탈환” 전쟁의 포성은 멎었지만, 미국·이란의 진짜 힘겨루기는 이제부터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서명했지만, 핵심쟁점인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대이란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앞으로 진행될 60일의 최종 합의 협상으로 미뤘다. 전장의 무기를 외교 테이블의 카드로 바꿔 든 양측은 이제 누가 더 버티느냐의 수싸움에 들어갔다. -
더 깊어진 박해영 월드…‘버려진 존재’를 향한 환대의 기록 박해영 작가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의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종영됐지만, 시청자들은 무가치함과 싸우는 극중 황동만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나의 아저씨>에서 <나의 해방일지>를 건너 다시 <모자무싸>로 이어지는 동안, 매번 새로워지는 표면 아래에는 세 작품을 떠받치는 골격이 있다. 세상의 기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봐 주며 끝내 존엄을 건져올린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주는 위안은 크다. -
차영훈 감독 “‘모자무싸’는 너만 후진 게 아니니까 그냥 살아보라는 얘기” <동백꽃 필 무렵>, <웰컴투 삼달리>처럼 따뜻한 동네 사람들을 그려온 차영훈 감독에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낯선 도전이었다. 어둡고 무거운 도시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그것도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 명작을 쓴 박해영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춰 뛰어들었다. 쉬어가는 장면 하나 없이 신마다 감정이 격렬해 매번 전력을 다해야 했다. -
마이클 잭슨의 비주얼 팝 문법, 숏폼 시대 만나 새 역사 만들었다 세상을 떠난 지 17년.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다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빌보드 글로벌 200차트 1위와 영국 싱글차트 ‘톱 5’ 동시에 진입했고,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도 그의 대표곡을 찾아 들은 사람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잭슨의 전기영화 <마이클>의 개봉이 도화선이 됐다. 마이클 잭슨이 만든 비주얼 팝 문법이 숏폼 시대와 만나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마이클 잭슨 노래 감상자 3배 늘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마이클> 개봉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 그의 대표곡을 찾아 들은 사람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이달 13일 <마이클> 개봉 이후 2주간인 13∼26일 잭슨의 대표 인기곡 10곡의 감상자 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230% 증가했다. 인기곡 10곡은 ‘빌리 진’, ‘러브 네버 펠트 소 굿’, ‘비트 잇’, ‘유 아 낫 얼론’, ‘힐 더 월드’, ‘데인저러스’, ‘스릴러’, ‘배드’, ‘스무스 크리미널’, ‘아일 비 데어’다. 특히 감상자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40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추억을 소환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오로지 돈만 쫓는 사회…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 돈과 권력, 명예를 가진 이른바 상류층이 모여산다는 강남.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다. 마약, 엘리트들의 잔혹 범죄, 살인으로 이어지는 가족 간 재산 분쟁, 묻지마 살인···. 언론 사회면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강남의 어두운 풍경이다. 1995년부터 31년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일 원장은 5월 14일 인터뷰에서 “강남은 여전히 거대한 정신병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자신의 진료 경험을 담은 에세이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를 냈는데, 3년이 지난 현재 강남의 모습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
미디어 리빌딩 언론엔 어떻게 ‘재래식’ 딱지가 붙었나…기자들이 본 ‘암울한 현실’ 그야말로 레거시 미디어(기성 언론)의 수난 시대다. 사람들은 종이신문·방송과 같이 전통적인 언론 매체가 제공하는 뉴스를 점차 찾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레거시 미디어를 ‘재래식 언론’으로 규정하고 비판과 비난을 쏟아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 또는 정부 정책과 관련한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직접 저격도 했다.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는 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는 사회악, 뉴 미디어는 희망’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정작 시민에게 필요한 뉴스는 무엇인지, 좋은 뉴스를 생산하기 위한 구조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