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신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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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생각 문재인 정부의 극한직업 ‘지금까지 이런 장(場)은 없었다. 이것은 안정인가, 위기인가.’ 최근 집값 하락세에 이어 전셋값이 떨어지자 역전세난이 우려된다는 보도들을 보면서 영화 <극한직업>의 패러디 대사가 스쳤다. 마약반 형사들(청와대)이 범인(집값)을 잡기 위해 치킨집(정부)을 인수하고 잠복근무(정책실행)에 나섰다. 범인의 동정을 살피는 사이 맛집(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돼 인기가 높아졌다. 드디어 범인을 추격해 수갑을 채우려는 순간. 하지만 범인은 오히려 형사들에게 주먹(강남 불패)을 휘두르며 패대기친다. 일격을 당한 형사는 쓰러져 공포탄을 쏘며 실탄 한 방을 쏘려 하지만 정작 범인을 잡은 것은 대로를 달리던 스쿨버스(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생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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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김용균씨 어머니와 윤창호씨 친구들을 보며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는 엄마에게 남편이었고 아들이었고 가장이었고 대들보였다. 니가 엄마 꿈에 나타나서 나비가 되어 펄럭거리고 날아갔다.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다시 꽃피거라. 내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해라.”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과 떠난 강릉 여행에서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서울 대성고 ㄱ군 어머니의 신문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눈물을 삼켰다. 삶의 무게를 덜어주던 아이의 죽음.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당한 어머니는 더 좋은 부모를 만나기를 기도했다. 아들은 사회복지학과 수시모집에도 합격했다고 했다. “아빠도 아프고 누나도 장애가 있어요.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자기가 다 보살피겠다고 했어요.” 그 슬픔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지만 내 가슴은 그럼에도 너무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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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그날, 전태일기념관 건너 호텔식 고시원 앞에서 딱 48년 전인 1970년 11월13일. 평화시장 봉제노동자 전태일은 ‘근로기준법 해설’을 품에 안고 몸에 불을 붙였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을 발판 삼아 그동안 많은 제도적 발전이 이뤄졌지만 노동해방의 그날은 아직 멀다. 도리어 노동을 기피하며 투기적 욕망은 커지고 있다. 폭등하는 집값과 사라지는 일자리에 점점 더 많은 서민들이 아무리 일해도 가난해지는 ‘워킹 푸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을 리는 만무하다. 13일 서울 청계천 수표교 근처 전태일 기념 노동복합시설 공사장. 가림막에 붙은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이란 슬로건은 현실과 괴리된 채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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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세평’ 금융 분야를 담당하던 현장 기자 시절, 한 시중은행 홍보팀에 과장급 직원이 전입했다. 지방 영업점에서 근무해 홍보 업무는 처음이라고 했지만 누구보다 능숙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궁금했다. 전국 1000여개의 점포에 흩어져 있는 인력 중에 어떻게 특정 업무에 적합한 사람을 이처럼 콕 집어낼 수 있는지. 행장이나 인사담당 부행장 등을 만날 때마다 은행들의 인사 관리 비법을 물었다. 대강 이러했다. 한 사람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수집해 기록한다. 근무태도 이외에 성격, 취향 등 ‘세평(世評)’을 축적한다는 것이다. 상급자의 평가는 물론 고객이나 동료의 평가도 중요했다. 인사 담당 직원들은 식사자리, 술자리에서 느꼈던 특정 인물의 장단점을 팩트에 기반해 보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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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김동연 부총리에게 혁신성장을 맡기기 전 했어야 할 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공무원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한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관여했던 한 관료는 종부세를 두고 “사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세금”이라고 말했다. 각종 부동산대책을 마련했다는 공로로 훈장을 받은 공무원들도 정권이 바뀌자 이를 무력화하는 데 동원됐다.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시나브로 사라졌다. 정반대의 정책을 수립하는 그들에게 ‘고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정책의 골(목표)은 정권이 세우는 거야. 정부의 역할은 청와대가 세운 국정 방향을 정책을 통해 합법적이고 절차적으로 타당하게 구현시키는 거야.” 온화한 표정이었지만 목소리에는 냉소가 깔려 있었다. 기자는 그것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직업 공무원들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료들은 승진과 영전 앞에서 유연해졌다. 4대강 사업이 추진되자 ‘절차적으로 타당한 편법’들을 만들어냈다. 기획재정부는 재해 예방사업으로 지정해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 무조건 거쳐야 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했다. 최소 1년이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4개월 만에 마무리한 것도 테크노크라트의 전문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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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개발’ 머스크 대 ‘달 여행’ 베이조스의 대형 로켓 경쟁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사진)가 지난 2월 일론 머스크가 아끼는 ‘테슬라 로드스타’를 실은 채 화성 궤도에 진입해 화제가 됐다. 스페이스X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티브가 된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항공업체다. ‘팰컨 헤비’ 로켓은 높이 70m, 폭 12.2m에 무게는 1420t에 달한다. 무려 27개의 엔진이 장착돼 있다. 화물 적재 중량은 지구 저궤도 기준 63t, 화성까지 16t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팰컨 헤비의 ‘라이벌’ 로켓이 ‘뉴 글렌(New Glenn)’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블루오리진에서 만들고 있다.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한다. 82m에 이르는 높이에 45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3단 우주 로켓은 높이 95m에 달하는 초대형 로켓이다. 지난해 3월 공개한 신형 로켓 엔진 ‘BE-4’를 7개 이상 장착할 예정이다. 향후 우주여행은 물론, 위성 발사나 화물운송 서비스까지 목표하고 있다. 1962년 지구 궤도를 비행한 미국 첫 우주인 존 글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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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 내고 4분 무중력 상태서 ‘푸른 지구’ 감상…우주 관광 성큼 우주에서 금맥을 캐기 위한 민간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우주여행과 우주개발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미국 시애틀에서 우주 기업인들이 대거 참가해 열린 ‘뉴 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서 인간의 상업적 우주 비행을 우주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꼽았다. 인류는 이제 하늘의 달을 보듯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으로 위성 발사 비용이 줄어들면서 우주는 이제 다양한 서비스의 공간이 되고 있다. 지구를 스캔해 각종 정보와 이미지를 생산하고 분석하는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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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한국 재계의 ‘뒷걸음질’ 라이벌전 밤하늘 어둠을 빨아들이는 달과 반짝이는 별들. 우주는 우리에게 아직 신비의 존재이지만 미국에서는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뉴 스페이스 2018’ 콘퍼런스에서 제프 피이게 우주프런티어재단 이사장은 “5년 전 10개뿐이던 우주 산업체가 이제 1000여개로 늘어났다”며 “우주시장은 1조달러 시장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을 향해 뛰어들고 있다. 그 중심에 세계 최대의 유통 공룡 ‘아마존’을 설립한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있다. 이 두 회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미 항공우주국(NASA)도 해내지 못한 재사용 로켓 개발에 성공하며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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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공짜 야근’ 포괄임금제 폐지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가 시간 외 근로 수당을 급여에 일괄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폐지를 선언한 것은 위메프가 처음이다. 위메프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임직원의 실질 급여 감소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위메프는 내부 캠페인과 임직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위메프는 제도 폐지 후에도 시간 외 근로수당을 포함한 기존 급여액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4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할 경우에도 이에 해당하는 초과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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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현대차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현대자동차는 21일 고급감을 더하고 편의성을 높인 ‘더 뉴(The New)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의 내·외장 이미지(사진)와 일부 사양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은 신차급으로 바꾼 실내·외 디자인과 6인승·9인승 2가지 모델 운영이 특징이다. 외장 디자인의 경우 작년 말 변경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의 대형 캐스캐이딩(폭포) 그릴과 가로형 헤드램프를 기반으로, 프런트 및 범퍼 스커트, 사이드 스텝 등 리무진 전용 품목을 추가해 강인한 인상을 연출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특히 이전 세대까지 11인승이었던 스타렉스 리무진을 이번 세대부터는 6인승과 9인승 2가지 모델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승합차가 아닌 승용차로 분류돼 최고속도(시속 110㎞) 제한을 받지 않는다. 6인승 모델은 21.5인치 전동 슬라이딩 모니터와 8인치 터치스크린, 휴대폰 수납함 등을 적용한 ‘멀티미디어 파티션’을 1열과 2열 사이에 배치해 사적인 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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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대한항공의 가이포크스, 삼성공화국의 촛불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6월항쟁을 다룬 영화 <1987>에서 연희(김태리)의 이 대사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불복종을 그린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도 변주된다. 가이포크스 가면을 쓴 브이(V)에게 그가 방송에서 밝힌 계획, 즉 의사당을 폭파하는 것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이비(내털리 포트먼)는 묻는다. 이 대사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한 그들의 성채 앞에 선 소시민들의 주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꿨다. 항쟁의 현장에서 연희가 기어코 버스에 오르듯, “세상이 엉망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두려움에 숨죽이던 이비 역시 브이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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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 발 멀리서’ 재벌, 애증의 ‘업자’ 딱지 “정말 건설업자라고 부르지 말아주십시오. 우리도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들이고, 기술을 개발하고, 각종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인입니다.” 꽤 오래전 건설산업 발전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5대 그룹 계열의 한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는 정·관·언론계 인사들을 향해 이렇게 하소연했다. 국가 기간산업인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비리나 뒷돈에 연루된 건설업자로 치부되고 있다는 푸념이었다. 당시만 해도 자재와 인건비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창구가 건설사였다. 공사비는 부풀려지고 뇌물이 오가며 부실시공이 횡행했다. 신문과 TV 사회 뉴스에는 수많은 ‘건설업자 ○○씨’의 구속 소식이 흔하게 등장했다. 대형 비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협회 차원의 ‘자정 대회’도 자주 열렸다. 그렇지만 그후로도 4대강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고, 고분양가로 부동산 거품을 만들고 무리한 해외 수주를 감추기 위한 분식회계 의혹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