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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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백만명 청약 ‘로또 아파트’ 전쟁이 끝나고 모두 가난하던 시절부터 2000년대 초까지 복권의 대명사는 주택복권이었다. 1969년 9월15일 처음 발행된 주택복권 한 장의 값은 100원이고, 1등 당첨금은 300만원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괜찮은 주택 가격이 200만원 정도였다고 하니 요즘말로 ‘똘똘한 한 채’를 사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2002년 12월부터 로또가 나오면서 주택복권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로또는 1등 당첨액이 수백억원도 가능했다. 2003년 4월12일 당첨금은 사상 최대인 407억2000만원이었다. ‘로또 광풍’에 사행성 시비가 일자 정부는 2004년 8월 복권 한 장 가격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고 당첨금 이월도 2회로 줄였다. 그 후 1등 당첨금은 대체로 10억원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전체 복권 판매액의 95%는 로또가 차지했다. 결국 주택복권은 2006년 4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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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위기 대책이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코로나19가 일상을 짓눌렀던 지난 2년, 엔데믹이 되면 일상회복과 더불어 경제도 활기를 띠리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금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었던 유동성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임을 위해 유동성 회수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는 비난이 커져가던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돌발 변수까지 겹치며 공급 부족과 물가 상승은 더욱 심해졌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까지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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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지금 이 글을 어디서 보고 계시나요. 우선 경향신문 2022년 5월13일자 26면 위쪽 지면에서 읽고 계셨으면 합니다. 칼럼이란 명칭의 유래도 그렇고, 아무래도 저는 신문쟁이니까요. 더 현실적으로는 경향신문 모바일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많이들 보셨으면 합니다. 그게 저희가 그리는 미래니까요. 종이 신문뿐 아니라 경향신문이 만든 여러 채널에서 뉴스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저희 뉴스를 믿고 찾는다는 의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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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구중궁궐에서 빨리 나와야 할 사람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용산 이전에 시동을 걸었다. 권력의 구중궁궐에서 나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에 누가 반대하랴만, 섣부르고 성급한 ‘공간 이동’으로 생기는 안보 공백과 이전 비용 논란에 여론의 지지는 뜨겁지 않다. 결국 이전 배경에 풍수지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합리적 주장과 반론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추진해야 할 중대사에 불통과 비(非)과학이 등장하는 모양새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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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새 대통령에게 견제부터 필요한 이유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처럼 혀를 끌끌 차면서도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4인의 5차례 TV토론을 모두 봤다. 지난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그야말로 막장 싸움이 펼쳐졌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되다 종료 20분 전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대장동 개발 특혜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아찔한 설전이 이어졌다. 두 후보는 “예의가 아니다” “이거 보세요” 등 감정 섞인 날선 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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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설 밥상에 이재명·윤석열만 오르겠는가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다. ‘창조적 파괴’로 혁신을 추구하고 ‘야성적 충동’으로 세상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다. 위대한 기업에는 ‘기업가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런데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과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만 좇는 탐욕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달 초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을 보면서 든 의구심이었다. 이 영화는 6개월 뒤 거대 혜성과 충돌해 멸망할 위기에도 선거만 신경 쓰는 정치, 대중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는 언론, 돈벌이 궁리만 하는 기업 등 사회 시스템을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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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저널리즘의 올해 주요 뉴스를 뽑으며 “뉴스는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해 배우는 창이다. 우리는 각자 삶을 살기 위해 뉴스가 필요하다. 저널리즘은 지금 어떠한 일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에 대한 정보를 공급하기 위해 사회가 고안해낸 시스템이다.”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이 저술한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저널리즘을 다루는 언론계에는 올해 어떤 뉴스가 있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마음에서 주요 뉴스를 선정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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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국가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은 불행의 바닥이 어디까지인지 알아간다는 것일까. 경제부처 출입기자 시절 ‘잠시 친했던’ 서기관이 있었다. 체격도 좋은 데다 배려심 많고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휴일 아침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일하다 우연히 마주친 날, 날씨는 왜 그리 화창했던지. 자연스럽게 ‘신세 한탄’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생생하다. 그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급작스럽게 부음을 들었다. 심장이 좋지 않았는데 과로가 원인이라고 했다. 빈소에는 중학생 외아들이 상주로 앉아 있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오래 살아주는 것도 아버지의 역할이다 싶었다. 과로사한 지인도 처음이었지만 꿈이 커갈 시기에 아버지를 잃은 충격이 얼마나 클까 생각하니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다. “소년소녀가장도 있습니다. 어머니 말씀도 잘 듣고 더 잘 커야 합니다. 그래야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안심할 거예요.” 주제 넘은 줄 알면서도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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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부터 디지털 전략까지…“국장, 이의 있습니다” 열린 토론 언론이 위기라고 합니다. 언론이 담는 세상도 평온하지만은 않습니다. 언론이 사회의 공론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때 사회와 언론 모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6일 창간 75주년, 독립언론 출범 23년을 맞아 본지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소개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들을 준비했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소유가 아닌 사원이 주인인 사원주주회사 경향신문의 역사와 편집권 독립을 위한 장치, 그리고 인터넷의 보편화 등에 따른 종이신문의 변신 노력을 소개합니다. 이어 가짜뉴스, 기레기 등의 단어들이 횡행하는 언론 불신의 시대 상황과 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진 언론중재법 개정 논란을 돌아보며 언론의 참 역할과 언론개혁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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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화천대유, 도둑맞은 자영업자의 절망 “에잇, 다 때려치우고 장사하면 되지.” 쥐꼬리 월급에 아니꼽고 치사하고 때로는 억울하더라도 토끼 같은 자식들을 위해 분을 삭이던 월급쟁이들이 내뱉던 말이었다. 장사는 ‘역전의 한 방’을 모색하는 인생의 피난처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만 하면 굶기야 하겠어”라며 불안한 미래의 바닥을 가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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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의 한발 멀리서 언론중재법, 공익을 빙자한 사익 추구 아닌가 수년 전 여당 중진의원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는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서 교육위를 지망했다고 했다. 경력상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선거를 치르는 입장이다보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학교운영위 등 지역사회에서 입김이 강한 그룹과 공개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고, 교육청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역 숙원사업도 꽤 있다는 이유였다. 그는 “사익을 공익적으로 추구하는 게 현장 정치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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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 모델로 글로벌 진출 발판 네이버와 대기업간 합종연횡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9일 신세계 이마트와 첫번째 협력 프로젝트를 공개한데 이어, 20일에는 CJ대한통운, 대한항공과의 협업 시너지를 연이어 발표했다. 네이버가 다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이유는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물류 서비스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의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쿠팡처럼 직접 물류 시장에 진출해 직매입 구조를 구축하는 대신, 기존 플레이어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주 공개한 데이터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물류 업체들이 직접 판매자를 만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