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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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뉴스테이와 뉴빌리지 현대식 주거공간으로 탄생한 아파트는 이제 재산증식 수단 1호가 됐다. 그럴수록 아파트에 대한 욕망은 뜨거워지고 있다. 그 욕망은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 줍니다”라는 아파트 광고 문구가 자극적으로 보여주듯, 어디에 무슨 아파트에 사느냐로 부(富)의 정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 결과 아파트 이름은 화려해지고 길어지고 있다. 지역명 다음에 ‘자이’ ‘래미안’ ‘푸르지오’ 등 아파트 브랜드를 넣고 특장점을 살린 ‘메트로’(역세권), ‘리버뷰’(강이 보임), ‘센트럴’(도심에 위치) 같은 별칭이 붙는다. 2개 이상 대형 건설사가 짓는 단지라면 각각의 브랜드를 나열해야 하니 이름은 끝없이 길어진다. 전국에서 가장 긴 단지 이름은 25자에 이르고 보통 10자를 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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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집값 작년부터 이상신호…무원칙하고 무능한 정부, 의지마저 박약” 정부는 일시적 잔등락이라고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서민·중산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집값을 자극할까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겨우 집 한 채 장만한 사람들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지며 ‘똘똘한 한 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서울 고가·저가 아파트 간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무엇보다 지금 높은 집값을 청년 세대들은 감당할 수 없다. ‘인서울’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경쟁, 좋은 일자리를 향한 취업 전쟁에서 승리해도 내 집 마련은 ‘넘사벽’이다. 도리어 알뜰하게 모아가던 전 재산을 전세사기에 날린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다수를 열패감에 밀어넣는 집값 상승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부 대책은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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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세기의 소송, 구글의 패소 정보기술(IT) 기업의 맏형 격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당한 것은 1998년이다. MS는 당시 윈도 프로그램으로 개인용컴퓨터(PC) 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점유했으나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넷스케이프에 밀리고 있었다. MS는 PC 제조사들에 원도와 함께 자사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기본으로 깔도록 했다. 일종의 ‘끼워 팔기’인 셈이다. 1999년 1심 법원은 MS에 반독점법 위반 판결과 함께 회사 분할 명령을 내렸다. MS는 회사가 쪼개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쟁사들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로 정부와 타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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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센 강의 올림픽 개막 27일 열리는 제33회 파리 하계올림픽은 시작부터 새 기록을 남긴다.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이 열린다. 노트르담 대성당,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퐁네프 다리, 에펠탑 등 파리의 명소를 지나는 6㎞ 구간을 세계 각국 6000명 선수단이 85척의 배를 타고 행진한다. ‘완전히 열린 대회(Games Wide Open)’를 표방한 올림픽답게 입장권을 사지 않아도 강가나 건물에서 개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에펠탑 광장에서 비치발리볼 경기가,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와 근대 5종 경기가 열린다고 하니 경기와 관광지를 함께 관람하는 일석이조 올림픽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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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동네북 된 중앙은행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은 낮은 이자율과 낮은 세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파월 의장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임기를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좌충우돌하는 트럼프다운 발언’이라고 넘기기엔 중앙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가 선을 넘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경기가 과열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통화량을 흡수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방지한다.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정부와는 기본 입장이 갈리는 만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 생명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중앙은행이 소극적 물가안정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통화정책 플러스알파’를 위해 정부와의 협력 여지도 늘어났다. 통화정책의 독립성 유지가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스텝이 꼬이기도 한다. 파월 의장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통보를 기대하며 금리 인상에 머뭇거리다 뒤늦게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까지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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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공영방송 장악하려 무도한 시도 계속…시민들이 MBC를 지켜달라”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 퇴행이 심각하다. 스웨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지난 3월 연례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독재는 멀리 있지 않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법과 제도의 빈틈을 찾아내고, 부당한 사용과 선택적 적용으로 언제든 독재로 후퇴할 수 있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저자들이 말하는 독재의 평범성이기도 하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서 법치는 선택적으로 적용됐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여권 위원 2명이 독임제 기구처럼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이사장·사장을 교체한 KBS, 민간기업에 팔린 YTN에 이어 이제 MBC를 장악하려는 권력의 움직임도 노골적이다. 제도의 허술함을 찾아내 부당하게 법을 사용했고, 인사권은 자기 사람 앉히기에 남용됐다. 그 결과는 목도한 대로다. 공정과 상식 대신 미숙함과 독선으로 국정은 곳곳이 지뢰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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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윤 정부, 구시대 에너지에 집착…진짜 머리띠 두르고 싸워야 할 판” 여름 초입인데도 폭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아마도 올해 여름이 역사상 가장 뜨거울 가능성이 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00년 이후 매년 ‘가장 뜨거운 해’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사람들은 여름철 폭염과 폭우를 통해 기후변화의 징후를 체감하지만, 기후변화는 경제적으로도 우리 삶에 적잖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탄소를 대거 배출하는 에너지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가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의무화하는 통상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농산물 가격이 출렁거리고, 투자와 생활 방식이 바뀌고, 일자리도 움직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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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한국형 NASA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한창일 때다. 1957년 10월 소련(소비에트연방)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명 ‘스푸트니크 쇼크’다. 미국은 바로 비군사 목적의 우주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던 우주 관련 기관을 통합해 이듬해 7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했다. 나사는 1960년대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폴로 계획’을 필두로 우주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등 지구 바깥쪽 외행성(外行星)이 일자로 늘어서는 ‘행성 정렬’에 맞춰 1977년에는 보이저 1·2호를 쏘아올리며 우주 탐사에도 나섰다. 보이저호에는 <코스모스>를 쓴 칼 세이건의 제안에 따라 지구의 다양한 인사말과 음악 등을 담은 황금 레코드판을 실었다. 그 후 우주 개발 기술이 발전해 위성항법시스템(GPS), 정수기, 화재경보기, 자기공명영상 촬영장치(MRI), 컴퓨터 단층촬영기술(CT) 등이 일상화됐다. 나사는 천문학적 예산 부담 때문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 나르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민간기업 참여도 넓혀나갔다. 이것이 민간 우주 개발 시대(뉴스페이스)의 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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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가장 편파적인 이들이 공영방송 장악 시도…절대 무릎 꿇지 않을 것” 어느 정부보다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들어 언론 자유가 추락하고 있다. 공영방송 경영진을 바꾸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을 동원했고, 기자들과 언론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에 무더기 징계를 내리는 언론심의기구는 5공화국 시절 검열기관을 떠올리게 한다. 국경없는기자회의 평가 결과 한국의 2024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62위로 윤석열 정부 취임 2년 만에 19계단 떨어졌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취임 후 양 기관은 협의제 심의기구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정권의 민원 해결사처럼 비판 보도에 ‘입틀막’ 제재를 가하고 있다. 22대 국회의원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는 역대급인 30건의 법정제재를 쏟아냈는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집중 겨냥했다. 특히 MBC에 대한 제재는 노골적이어서 중징계인 ‘관계자 징계’ 14건 중 10건이 MBC 프로그램이었다. <뉴스데스크> 일기예보 중 미세먼지 농도 그래픽에 파란색 숫자 1을 사용한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기호 1’을 연상케 한다며 국민의힘이 민원을 제기하자 선방위가 신속심의 안건으로 채택해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다룬 보도에 한 여당 추천 위원은 “갑자기 방송에서 평범한 가정주부가 청탁 선물을 받았다고 온 국민에게 떠든 꼴”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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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개미 울리는 ‘쪼개기 상장’ 미국의 빅테크 기업 아마존은 2022년 5월 이사회를 열고 주식 1주를 20주로 나누는 주식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아마존 주가는 주당 2100달러를 웃돌았다. 주식분할은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어 소액주주들이 반기는 소식이다. 고가 주식을 쪼개면 소액투자자들도 쉽게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해 한국에서는 소액투자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모기업이 가지고 있던 돈 되는 핵심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만들고(물적분할), 그 자회사를 증시에 새로 상장하는(쪼개기 상장) 방식이 번졌기 때문이다.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 등을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시켰다. 대주주나 총수들은 물적분할로 기업 지배력을 높이고 손쉽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기존 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눈물을 흘렸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 후 3개월간 주가가 24.1% 내렸다. 카카오 주가도 카카오페이 상장 후 31.6% 하락했다. 당시 대선 후보들은 개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제도 개선을 약속했고, 새 정부 출범 뒤인 2022년 9월 쪼개기 상장에 제동을 거는 대책도 나왔다.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땐 한국거래소가 심사해 상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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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기후 인플레이션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이 있다. 주요 커피 생산국 브라질에서 가뭄이 끝나고 비가 내리면 커피 생산량이 늘어나 원두 가격이 낮아지면서 스타벅스의 이익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서로 무관한 상황이 실제로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나비효과를 설명할 때도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대중국 무역전쟁 선봉에 섰던 피터 나바로가 2000년대 초반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점차 현실화하는 기후변화는 이제 나비효과보다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동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이 제일 곤혹스러운 점은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할 정도다. ‘금사과’에 이어 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있지만 통화정책이나 정부재정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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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윌리엄 쇼클리 ‘반도체 현상’ 첫 이론화…챗GPT 등 인공지능 등장으로 ‘변곡점’ 1945년 미국 AT&T 벨연구소에 근무하던 윌리엄 쇼클리가 어떤 물질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면 반도체가 되는 현상을 최초로 이론화하면서 반도체의 역사는 시작됐다. 2년 뒤인 1947년에는 벨연구소 월터 브래튼과 존 바딘이 게르마늄에 금속조각을 붙여 전류가 흐르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벨연구소는 1948년 트랜지스터를 발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랜지스터는 아주 작은 전자 스위치라 할 수 있다. 이 세 사람은 노벨상을 받게 된다. 집적회로(IC) 칩 또는 반도체라고 부르는 것은 실리콘 위에 수백만~수십억개의 미세한 트랜지스터를 넣은 물건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페어차일드와 댈러스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두 회사에서 처음 만들어냈다. 이 중 페어차일드는 쇼클리가 1955년 창업한 회사에서 뛰쳐나온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 등 엔지니어 8명이 만든 회사이다. 이들 중 일부가 이후 인텔을 창립했고 지금까지 반도체 강자로 남아 있다. 최초 반도체 칩에는 4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