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환경단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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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뜬금없는 ‘말잔치’ 꼭 짚고 가야겠다. 정부가 2050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한 이래 원자력 발전에 대한 논의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원전이 소위 무탄소 에너지원이며 탄소를 줄이려면 원전만 한 것이 없다고들 나선다. 심지어는 엊그제 집권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소형모듈원전(SMR)과 핵융합을 미래 핵심에너지기술로 주창하기까지 했다. 달을 가리켰건만 손가락을 바라보는 꼴이다. 2050탄소중립 목표는 왜 세워졌나. 지구라는 우리 삶의 터전을 기후위기로부터 지키고 지구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하게 번영하려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탄소중립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행과제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성을 위해 왜 2050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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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업처럼 일하는 NGO 만 19년 전 5월20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였다. 늦게 얻은 첫아기 돌잔치를 한 뒤 노산이라 퉁퉁 부은 몸으로 산모복을 입고 나간 기억이 생생하다. 비록 남의 사무실에 책상 하나 빌린 입장이지만 아시아 최고 환경단체의 공간에서 환경재단을 시작한다는 자부심에 가슴께가 뻐근했다. 그때 돌잡이 아기가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있으니 세월 참 빠르다. 그날 쟁쟁한 환경운동가들 앞에서 ‘21세기에 기업은 NGO처럼, NGO는 기업처럼 일해야 한다’고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자기소개를 하였다. 기대했던 박수 대신 분위기는 ‘쌔~’했다. 알고 보니 당시엔 환경단체와 기업이 한 테이블에서 뭔가를 도모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조직으로서 환경재단의 이사진은 기업들은 생산 활동에 환경자원을 사용하며 오염원을 배출하고 있는 주체로서 문제해결에도 동참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환경경영과 그린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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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탄소 줄이기’ 행동이 먼저다 4월22일, 어제는 알다시피 지구의날이었다. 1969년 캘리포니아만에서 유조선 침몰로 원유가 유출되어 환경재난을 초래한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미국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과 하버드 대학생이 중심이 되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생각과 행동을 모아보자며 센트럴 파크로 모인 게 시작이 됐다. 이후 민간환경단체 중심의 기념일로 통용되고 있고, 정부 차원의 지구환경 보전 기념일은 유엔이 정한 6월5일 환경의날이다. 그로부터 51년이 지난 대한민국 서울, 그것도 대기업들의 모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보도자료를 통해 “22일은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보호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지구의날”이라며 “환경 이슈 중에서도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의 효과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경련이 일단 지구의날을 특별한 날로 인식하고 관련 메시지를 언급한 것이 이날 최초가 아닌가 싶다. 매우 기쁘고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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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미 연준의 기후변화 경고 엊그제 미국에서 열린 콘퍼런스로 뒤숭숭하다. 비영리 환경단체 세레스(Ceres)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 때문이다. 세레스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환경과 경영의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들의 모임이다. 13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과 함께 기업의 지속 가능 보고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를 세운 원조 단체이다. 연준의 이사가 연사로 나올 정도면 권위와 영향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25일자 블룸버그는 “기후변화로 리먼 사태급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을 무겁게 보도하였다. 기후변화와 리먼 사태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2008년 리먼 사태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사그라든 것과 비교하여 작금 연준의 경고는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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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지구 환경에 ‘사회공헌’을 양김(金)이 뜨겁다. 김범수와 김봉진. 재기발랄하고 세상에 없던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두 사람. 40~50대 한창 나이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그이들 결심 덕분에 이상한파로 오그라들었던 가슴이 훈훈해졌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뒤 지난 8일 거액의 용처를 직원들의 집단지성에 물은 바 있다. 문화재환수, 기술교육 플랫폼, 장애인과 약자를 위한 지원 등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김 의장은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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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탄소중립 다 어디로 숨었나 해를 거듭해 활활 타오르는 것이 있으니 바로 우리 증시와 지구 온도다. 직장인들 대화 내용의 반은 주식 이야기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시세표가 빨갛게 깜박이면 오르는 기쁨에 눈은 더 빨개지고, 파란불엔 심장이 얼어붙는다. 다 내 돈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돈 이상으로 중요한 것도 같이 걸린 일이라면 어떨까? 사생결단으로 달려들 거라 생각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 18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후위기 대처 방안이나 2050 탄소중립 실행에 대한 질문이 한번은 나올까 싶었는데, 없었다. 대통령께서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11월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어 탄소중립사회로의 이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말이 쉬워 탄소중립이지 이건 탄소중독에서 벗어나야 가능한 일이다. 알코올이나 약물, 도박 같은 중독도 벗어나기 어려워 그토록 사람이 망가지는데, 한 사회가 탄소의존성을 벗어나려면 도대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할까.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어려운 과제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질문도 답변도 한마디가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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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탄소중립의 세계로 성탄절이다. 침침한 눈을 비비며 창세기부터 뒤적이다보면 소돔과 고모라가 나온다. 흥청망청 환락과 황음이 극에 달해 신의 노여움을 사서 불과 유황으로 ‘모든 백성과 땅에 난 것을 다 엎어 멸하셨더라’는 성경 속 도시 이야기다. 21세기의 나는 소돔과 고모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소비에 익숙하다. 아니, 소비가 아니면 생활이 불가능한 도시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다. 먹을거리 장을 한 번 보고 나면 그 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큰일이다. 씻어 말리고 재활용이 되는지 살피고 음식물 쓰레기는 또 따로 모아 버리고. 도시생활자의 평범한 일상이다. 자그마한 산동네에 살 때는 집 앞에 정해진 시간에 내다놓으면 쓰레기차가 가져가주니 실감이 덜하였다. 규모가 좀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와보니 한데 모아놓은 쓰레기 산이 아찔할 정도다. 콩나물 한 움큼을 사도 비닐에 싸여 있고, 고추나 마늘도 플라스틱 팩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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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변화와 새 기업평가 “나는 퍽이 있는 곳에 가지 않고, 퍽이 갈 곳으로 간다(I skate to where puck is going to be, not where it has been).”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현역 시절 1400여 게임에서 800골 이상을 기록하여 살아 있는 전설로 추앙받는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인용하여 세계인의 가슴에 각인된 말이기도 하다. 연말이면 신년계획으로 분주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한번도 가보지 않은 캄캄한 밤길을 더듬더듬 기어온 처지라 너나없이 새해 전망이 녹록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최근 시장에서 ESG의 바람이 불고 있어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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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탄소중립 선언’ 이후 과제 2020년 10월28일 수요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까?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무거운 약속의 말이 연설문 중간에 한 줄로 기록된 아쉬움은 있지만 고대하던 목표이고, 먼저 선언한 그린뉴딜 정책의 지향점이 명확해졌으니 실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소중립이란 현재 진행형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원인 물질인 탄소의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석유석탄에너지를 자연에너지로 전환해 배출량을 줄이고, 나무를 심어 배출을 상쇄하거나, 아예 탄소를 잡아서 돌아다니지 못하게 뭍어버리거나 탄소를 재활용해 최종 탄소발생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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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소주를 부르는 ‘소주병 논란’ 소주를 부르는 계절이 왔다. 쌀쌀한 바람에 어묵국물이라도 들이켜면 혓바늘처럼 따가운 시간을 견디는 데 소주만 한 게 있을까. 그런데 최근 한 소주회사 때문에 소주를 더 들이켤 일이 생겼다. 소주병 재사용률을 높이려 소주회사들이 공용으로 사용하기로 한 표준병이 초록색병이다. 이 약속을 깨뜨리며 지난해 4월 투명한 병이 등장, 출시 몇 달 만에 1000만병을 판매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새 단장한 소주는 잘 팔렸지만 이 비표준병을 골라내기 위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소주병 재사용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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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경제 위협’ 기후위기에 관심을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 폭우가 한창일 때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이 시작한 온라인 피케팅 운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한참 달궜다. 우리 눈앞에 벌어지는 이상하고 연속적인 날씨의 변화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격하게 공감했다는 뜻이리라. 장마는 사라지고 우기만 남을 것이라는 둥, 강원도가 사과 재배에 최적지라는 둥 하는 말이 심상치 않게 들리는 걸 보면 그저 스쳐갈 것 같은 나날이 기후위기의 다른 얼굴들이라는 것을 조금씩 체감하게 된다. 무덤덤한 이름 ‘기후변화’가 영국 매체 가디언이 개명해준 대로 ‘기후위기’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는 또 어떤가. 잠시 소강상태를 지나 27일 신규 확진자 수 441명을 기록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갈지 하늘만이 알 일이다. 백신 나올 때만 기다릴 수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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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격리수용 중 느낀 기후위기 개인적으로 두 가지 큰일이 있었다. 아침마다 환경뉴스 클리핑을 해왔는데 어느새 1000호를 기록했다. 기사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 남의 글을 옮겨 보낸 걸로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셨다. 심지어 격려 기부금도 내주셨다. 아마도 가장 큰 격려는 기후재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대책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후원자들께 돈 내시라는 말만 하기가 죄송스러운 데다 나름 환경공부도 할 겸 매일 오전 6시에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3년이 다 되는 시간 동안 환경문제에 대한 나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