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환경단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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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섞여야 강하다 보헤미안 지수(Bohemian Index). 새 정부를 이끌어갈 각료들의 인사가 진행 중이고, 곧 지방선거를 앞둔 와중에 뉴스를 보다보면 이 단어가 종종, 아주 많이 떠오른다. 이 지수는 특정 지역에 예술가들이 얼마나 사는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도시의 창조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위해 미국 카네기멜런대학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20년 전에 직접 고안했다. 2000년 밀레니얼을 기점으로 탈산업사회를 지나 IT 기반의 지식경제가 펼쳐지면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 연구로 알려졌다. 그 결과는 작가, 디자이너, 가수, 작곡가, 댄서, 배우, 감독, 화가 등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보헤미안 지수가 높은 지역이 하이테크 산업의 발전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술가는 신기술과 대극일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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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위험사회 넘어 그린스완으로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맥주로? 어라 곰표 아이스콘까지? 햇반 아이스크림도 있네. 이마트24와 코오롱스포츠는 편의점에서 캠프닉(캠핑+피크닉)을 체험하는 공간을 차렸다. 어울린다고 생각지도 못한 브랜드들이 절묘하게 연결된 신상품으로 MZ세대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30년 전 심리학 수업시간에 부모로부터 양립할 수 없는 상반된 요구를 한꺼번에 받으면 자녀가 정신병에 걸린다고 배웠다. 그런데 웬걸, 이질적인 것들이 조화롭게 섞인 이 신박함에 놀란 소비자들은 앞장서서 입소문을 내고 있다. 존 엘링턴은 <그린스완> 서문에서 스콧 피츠제럴드를 인용,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능력이 있다면 최고의 지성을 가진 것”이라 정의하였다.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처럼 흔치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재난상황을 초래하는 것을 블랙스완이라 정의했듯이 그린스완을 새로운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린스완이란 중대한 시장의 변화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블랙스완 같은 재난이 패러다임, 가치, 사고방식, 정치, 정책, 기술, 비즈니스 모델 및 주요 요소들의 변화와 겹쳐져 그린스완으로 이어진다. 그린스완은 기하급수적인 진보를 가져오는데 경제적·사회적·환경적 부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중략) 그린스완은 비범한 것이다. 평소와 다른 형태의 진보가 이루어지며, 시장의 변화를 촉진하는 개념이자 해결책으로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 사회 정치 환경 등을 모두 아울러 회복과 재생을 추구하는 거대한 해결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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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탄소중립의 ‘달’을 봐라 최고경영자를 위한 ESG 리더십 과정을 운영한 지 1년 남짓 되었다. 세상이 어찌나 빨리 변하는지 수업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바쁘다. 최근 사례만 몇 가지 들어보자. 지난 15일 유럽연합(EU) 의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도입에 합의했다고 한다. 이는 탄소 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가 강한 국가에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하는 관세로 사실상 추가 관세다. EU는 2030년까지 1990년의 55% 수준으로 탄소를 줄이기 위해 역내 기업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동일한 탄소 배출에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해외 경쟁사들로부터 역내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2026년부터 매년 100억유로를 거둬들일 계획인데 탄소감축 목표도 달성하고, 후발주자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효과이자 동시에 새로운 수입원이기도 하니 그들 입장에선 환영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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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뉴맵’에 눈 밝은 이 기다리며 ‘캠프’의 어원은 들판이라고 한다. 파생어 ‘캠페인’은 들판에서 군대가 전개하는 공격작전을 뜻하다가 점차 조직적으로 벌이는 운동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시방 정당들이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들판’에서 승리를 향해 ‘공격작전’을 펼치고 있다. 박빙의 승부라 공격의 날은 더 거세질 것 같지만 말을 무기로 싸우는 것이고 마감시간이 있어 작전은 종료될 것이다. 더 무서운 건 진짜 전쟁이다.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놓고 일촉즉발 대치 중이다. 20년 넘게 장기집권해온 푸틴에게는 소비에트연방 시절의 위상을 회복하고 러시아의 옛 영화를 찾으려는 원대한 꿈이 있다. 새로운 동맹관계를 만들어 미국을 밀어붙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야심이 가능해 보이는 이유는 석유와 천연가스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대 생산국이며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푸틴이 취하는 모든 정치적 행보의 중심에는 에너지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에너지를 젖줄 삼아 과열된 경제성장을 해온 중국은 러시아와 이해관계도 맞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그 와중에 러시아를 믿지 못하는 우크라이나는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시도하면서 싸우고 싶어 근질거리는 푸틴의 뇌관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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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지구 지킬 영웅을 보고 싶다 누가 이길까? 큰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결과 예측이 큰 이슈다. 구경 중 제일은 싸움 구경이라지만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 편안하게 감상만 할 유권자는 없을 것이다. 선거를 40여일 앞두고서야 막장 소재가 사그라들고 정책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후보의 철학이랄까, 각 정당이 추구해온 뿌리 깊은 고민의 흔적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시방 오르내리는 정책 대결, 인물 대결, 정당 간 대결이 과연 무엇을 위한 싸움인지 헷갈린다. 최근에 미국 대학교수인 후배가 페이스북에 한국 영화의 도깨비와 서양 영화의 마법사를 비교해 놓았다. 그중 우리 도깨비는 개인의 원한이나 사랑이 주요한 모티브라면 서양 마법사는세계의 위기나 평화를 위해 힘을 발휘한다는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힘뺀 농담에 진실이 담기는 법. 만화광 출신의 심리학 교수가 놀이삼아 쓴 글이지만 공감이 되었다. 가상의 인물, 가상의 드라마는 모두 불완전한 인간이 이루고 싶은 완전한 꿈과 욕망의 상징이다. 도깨비를 통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것이 딱 개인적인 것밖에 없는 나라에서 지도자라도 좀 큰 뜻을 품어주기 바란다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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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귤 심으면 탱자만 열리는 정치 누가 이길까? 요즘 초미의 관심사다. 엎치락뒤치락 중인 가운데 대선의 승자는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시장에서는 승자 되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ESG라는 용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이다. 이 용어는 2004년 말 유엔 글로벌콤팩트에서 작성한 보고서 ‘Who Cares Wins-Connecting Financial Markets to a Changing World’에 처음 등장하였다. 거칠게 직역하자면 변화하는 세계와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돌보는 쪽으로 돈을 움직이는 사람이 결국 시장의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여태껏 비재무적인 영역에 속했던 이슈를 재무적인 것으로 환산하여 돈만큼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기존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리고 예측하지 못했던 재난들을 초래하기에 이를 방지하는 쪽으로 업역을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2004년 이래로 지지부진했던 ESG 경영 프레임이 지난 몇 년 동안 기후변화가 초래한 천재지변과 코로나19로 단박에 일급 경영 목표가 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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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그들의 언사엔 미래가 없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워 살얼음판을 더듬더듬 건너온 듯하다. 2022년 새해 계획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2022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가보고자 했으나 비용도 그렇고 비행기 탄소배출도 두렵고 코로나가 오미크론 변종으로 더 창궐하고 있어 포기했다. 15년 전쯤 일이다. 미국 특파원으로 가는 어떤 기자와 대화 중 CES에 가보고 싶다 했더니 그는 환경단체에서 그런 전시와 무슨 상관이냐며 의아해했다. 환경운동이야말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미래업 종사자가 아닌가, 그러니 인간의 욕망을 해소시켜줄 첨단 기술이 모이는 곳이 궁금했다. 말하자면 전시된 상품들을 통해 사람이 어디까지 얼마나 무엇을 욕망하는가를 총체적이고 직관적으로 배우고 싶었는데, 여하튼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가지 않고도 볼 수 있다고 하니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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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회장님의 진심을 보여주세요 사랑한다면서 밥값 한번 안 낸다면 그 사랑은 믿을 수 없다. 마음 가는 곳에 돈이 가는 법이니까. ‘전례 없는’ 기후변화 위기 속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떠나고 정부대표단이 남아 파리협약(COP21)에서 남긴 ‘탄소시장 이행규칙’을 놓고 다툴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즉시, 신속한, 대규모의 배출 감소”를 촉구한 점을 감안하면 서둘러야 할 때 무슨 다툼일까. 기후변화 대응은 해야겠고 큰돈은 들이고 싶지 않은 선진국들의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서로 돈을 덜 내겠다고 아옹다옹한다면 거기에서 어떤 진심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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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ESG 경영도 코치가 필요해 ‘달리면 달릴수록 맑은 공기가 나오는 자동차를 만들겠다.’ 도요타 명예회장 도요다 에이지가 1993년 ‘21세기 자동차’ 연구를 지시했다. 당시는 저유가 시대였고 도요타는 싸고 고장 없는 차로 호경기를 누리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1997년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로 친환경차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지금은 현대 수소차에 밀렸지만 도요타가 2014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수소차의 이름은 미라이(未來)다. 수소차야말로 달리면 달릴수록 맑은 공기가 나온다! 1974년 12월 동양방송 이사로 재직 중이던 이건희 회장은 한국반도체의 내국인 허용분 50%를 인수한다. 그것도 회사 자금이 아니라 개인 돈으로 투자를 감행했다. 당시 일본에 기술 수준이 27년이나 뒤진 상황에서 세계시장을 내다보고 삼성에는 반도체만이 살길이라 생각하고, 도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최고경영자의 안목은 기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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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대선 후보들, 강점을 보여줘 김연아,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버락 오바마, 타이거 우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에게는 모두 코치가 있다. 코치는 흔히 스포츠 세계에서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엔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경영자를 위한 코칭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코치’의 어원은 헝가리의 도시 코치(Kocs)에서 개발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서 유래했다는데, 코칭받는 사람과 코치 사이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인은 물론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통상 코치들은 코칭받는 사람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강점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스타 플레이어의 코치가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되곤 한다. 그만큼 강점을 가려내고 상황에 맞게 발휘하게 해주는 코치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강점을 키우는 것과 약점을 보완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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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누가 보여줄까, 우리 미래 2008년 10월, 창경궁 옆 당시 국립과학관 앞엔 긴 줄이 혜화동 로터리까지 이어졌다. 뉴욕자연사박물관이 전 세계 10개 기관과 함께 ‘기후변화 특별전시’를 동시에 개최하였고, 환경재단이 아시아 파트너로 선정되어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는 기후변화 단어 뜻부터 설명이 필요한 때였고, 박물관 측 데이터가 상당해 딱 봐도 ‘과학’하게 기획되었다. 그러나 우리 눈엔 성에 차지 않았다. 기후변화를 어떻게 나의 문제로 체험하게 할까. 전시장 입구엔 물에 잠긴 서울 시청 지하철역을 만들었고, 비바람 몰아치는 복도를 돌아 들어오면 남산 한옥마을이 아슬아슬하게 물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시엔 과장이 심하다 했지만 그때 전시모형이 장난감으로 느껴질 만큼 기후현실은 파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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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지도자 특성 ‘프로파일링’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의 관상 품평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방외지사들에 따르면 관상은 무리의 우두머리를 뽑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무리의 생존이 우두머리의 판단에 달렸기에 인물의 형상을 동물의 상에 비추어 추론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에게 비과학적으로 들리는 관상에 의지할 것도 없이, 분명한 점은 국가나 기업을 포함하여 어느 무리든 그것의 미래는 지도자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세계는 폭염·가뭄·폭우·대형산불 같은 온갖 기후재앙을 한 달 사이 다 겪을 정도로 기후멀미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또 어떤가. 바이러스 변이가 확산되면서 세계가 대유행의 공포에 떨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국가지도자 선발에 공을 들여야 할 때다. 무엇을 어떻게 살펴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