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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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전태일 50주기와 조우한 민주노총의 길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노동운동은 새로운 일상이 낯선 것 같다. 지난달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9기 지도부가 사퇴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이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되었기 때문이다. 대의원의 3분의 2가 반대(61.4%, 805명)했다. 2년 전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당선된 김명환 위원장은 조합원 66%의 지지를 받았었다. 노사정 합의안 부결은 민주노총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들을 던져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지난 4월 민주노총이 제안한 방식이다. 기존의 사회적 대화기구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논의 틀을 요구했다. 1998년과 2005년 추진된 사회적 대화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차례 트라우마일까. 사회적 대화 부결과 지도부 사퇴 그리고 비상대책위 구성은 예정된 시나리오처럼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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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참 이상한 나라의 직장갑질과 괴롭힘 대처 동료 연예인,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경비원, 체육 선수까지. 직장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갑질 유형은 업무와 무관한 지시나 인격모욕이 많다. 하지만 험담, 따돌림, 강요, 폭언·폭행, 성희롱과 부당인사까지 그 유형은 다양하다. 쓰레기 분리배출과 배달 생수통 운반 등 가족의 허드렛일부터, 개인 신발 수선이나 강아지 수발까지 시킨 사례도 확인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갑질’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직관적 사례다. 괴롭힘 특성상 우월적 지위로부터 발생한다. 이 때문에 부당인사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직장인들은 문제제기조차 힘들다. 특히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에서는 선배로부터의 갑질이 심하다. 조직 내에서 ‘찍힌 사람’에겐 일을 주지 않거나 감당하지 못할 업무를 주기도 한다. “말끝마다 토 달지마! 지금 장난하는 거야! 숨만 쉬고 지냈냐? 등의 말을 들을 때면 심장이 떨리고 정신과 감정이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할 말을 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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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19 위기 극복, 보편적 사회보호제도 시급 엊그제 발표된 5월 고용동향은 ‘코로나 고용충격’을 다시 확인케 했다. 통계발표 이후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 1주일 사이에 특수고용·프리랜서 대상 긴급생활안정지원금에 33만명이 몰렸다고 한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일을 중단한 사람은 대부분 청년과 여성 그리고 임시일용직 등 취약층이다. 이들 모두 적절한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할 때 일자리와 생계를 잃었다. 이미 우리는 콜센터, 쿠팡과 같은 사례에서 민낯을 보았다.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만을 찾아간 것을 확인했다. 이들 모두 작업장 공간은 밀폐되고, 작업 비품은 제대로 지급조차 되지 못한 곳이다. 건강과 안전이 보호되지 않는 일터에 속한 사람들은 더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하고 있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내내 제대로 된 일자리도 소득도 없이 하루를 버티고 있다. 아프면 쉬라고 하지만, 그날 벌어 그날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정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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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더 나은 규범의 시작,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충격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주위에 문을 닫은 식당이 보이고, 가게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도 눈에 띈다. 아마도 잠시 쉬거나 휴직한 것 같다. 그런데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47만6000명이나 줄어 3월보다 더 안 좋아졌다. 일시·휴직자(148만명)와 일자리 찾기를 단념한 사람(240만명)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취약계층에 덮친 ‘코로나19 고용쇼크’로 불릴 만하다. 통계상 실업자가 줄고, ‘그냥 쉬었다’는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한 것은 더 심각한 신호다. 노동시장의 가장 큰 타격은 사회적 취약층에 집중되었다. 해고가 비교적 쉬운 터라 코로나19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는 서비스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코로나19는 여성, 청년, 임시일용직에게 직격탄이었다. 일터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경제적 약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줄고, 혼자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은 1년 전보다 10만7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가 이렇게 줄어든 건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 고용상황이 더 나빠질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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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19 사회협약’이 절실한 이유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경제활동, 공공행정, 보건의료,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관계 모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선택하게 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pandemic)은 노동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을 미쳤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한 달간 전 세계 노동시간이 6.7% 감소했고, 전 세계 33억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고용감소 현상은 주로 서비스 부문과 영세사업장 및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들에서 나타났다.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묵묵히 일하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는 논의조차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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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배제된 청년’에게 평등한 노동시장의 권리를 곧 개강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학 강의를 나가면서 낯선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졸업해야 할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있는 현상이다. 바로 졸업 유예자들이다. 목적의식이 명확한 친구들도 있지만, 졸업을 앞두고 자기모색이 필요한 친구들도 보인다. 이제는 취업 자체가 이행기 노동시장에서 하나의 ‘인생시험’이 된 것 같다. 청년들은 1년 내내 취업을 준비한다. 심지어 대학 1학년 신입생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내 마음이 더 우울하다. 취업 준비와 경력 쌓기를 위한 휴학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지난 10년 새 대학 휴학자 비율은 더 증가하는 추세다. 2명 중 1명은 취업 문제로 휴학을 한다. 대졸자 10명 중 4명이 취업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나마 눈높이를 낮춘 ‘하향 취업’이 반영된 지표다.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 후 2년 사이에 직장을 떠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소위 ‘묻지마 취업’은 줄었지만 직장 유지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노동조건이나 직장 분위기, 전망 등이 맞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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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청년 불평등 ‘말할 권리를 넘어, 들려질 권리’로 2020년 새해 국회에서 청년기본법이 통과되었다. 법안 발의 1319일 만의 결실이다. 법안이 통과되던 날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청년도 있었다. 이런 날이 올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까지 수많은 청년 활동가들이 노력을 했다. 그들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실 청년기본법은 여야 간 이견이 없었던 비쟁점법안이었다. 그러나 보수야당의 발목 잡기에 법안 통과는 녹록지 않았다. 20대 국회 1호 법안을 청년기본법으로 발의하고도 청년의 삶을 외면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총선을 앞두고 청년과 ‘동반자’가 되겠다고 한다. 보수야당과 정치인들의 이런 행태들에 더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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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전화기를 내려놓고 숨 쉴 틈을 “참고, 인내하고, 적응하는 직업”으로 지칭되는 일이 콜센터 상담 업무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화장실 이용도 허락을 받거나 순번제 운영은 충격적이다. 공공부문 콜센터에서도 휴게시간조차 보장하지 않는 곳이 많다. 콜센터 상담사 거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기에 고용불안과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하다. 감정노동이나 괴롭힘 문제는 지난 수년 동안 사회적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콜센터 법률 위반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주로 확인된다. 어떤 곳은 연차휴가조차 감점제도를 통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매월 마지막 주에 연차휴가를 신청하되, 변동은 2회까지만 가능하다. 3회부터는 횟수별로 성과평가에 감점을 받는다. 근로기준법상 보장받아야 할 권리조차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한 곳에서는 상담사 콜 수와 통화시간에 비례하여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 레벨 제도는 쉴 틈조차 없이 일하도록 하는 ‘인간의 상품화’를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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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플랫폼노동 해법, 시민공론화에서 찾다 언제부터인가 ‘공론화’라는 시민 참여적 의사결정 방식이 활성화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전 국민적 이슈였던 신고리 5, 6호기와 대입제도 공론화가 대표적이다. 2019년 서울교육청(학원 일요휴무제)과 서울시(플랫폼노동)도 공론화를 진행했다. 공론화는 주로 특정한 공공정책 사안이 초래하는 혹은 초래할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모색 과정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올해 두 번째로 시민공론화를 시행했고, ‘플랫폼경제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선정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단이 꾸려졌고, 일반 시민과 이해당사자가 참여했다. 추진과정은 의제 선정과 자문회의, 전문가 워크숍과 시민 숙의회의까지 총 15회의 공식회의가 있었고, 시민 250명이 참여했다. 19세부터 69세까지 연령, 성, 지역별 다양한 시민들이 2주간 책임감을 갖고 플랫폼노동의 쟁점을 놓고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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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도서관 책 사이에 숨겨진 ‘사서’의 인권 도서관은 누구나 쉽게 책을 보고 자료를 찾는 곳이다. 때론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모임 공간이다. 국가와 도시별로 차이가 있지만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 공간 역할도 한다. 이런 이유로 외국 도서관에는 직업상담사나 사회복지사가 배치된 곳도 있다. 도서관 사서 업무는 매우 다양하다. 대출 반납이 주 업무가 아니라 도서관 기획·운영 전반이 핵심 역할이다. 암호 같은 분류기호를 외워 이용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분류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견학, 독서의달, 체험행사, 북스타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맡고 있다. 사실 도서관 사서의 핵심업무 중 하나는 장서점검이다. 대출반납 소장자료 목록과 실제 도서관 자료 간의 일치 여부, 자료 폐기, 장서 재배치 등의 업무가 장서점검인데, 어떤 곳은 이조차 수행 인력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과도한 성과평가 때문에 구축제, 동축제, 마을축제까지 참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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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보편적이며 더 공정한 사회적 보호의 해법 찾기 아침에 출근하다보면 거리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접한다. 그런데 보통의 직장인들이 하루 동안 만나는 비정규직은 얼마나 될까. 출근길 집을 나서며 제일 먼저 만나는 아파트 경비원은 파견노동자다. 자주 들르는 사무실 근처 커피점과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는 파트타임이다. 사무실 건물 청소노동자는 용역노동자다. 사무직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주위 건물에서 매일 아침 만나는 얼굴은 2년 계약직이거나 파견업체 소속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사회전체가 비정규직의 바다와 같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노동시장에서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의 문제가 주된 관심사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순간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기본급, 성과급, 사내복지, 교육연수 모두 차이가 있다. 비품, 사원증, 동호회 활동은 물론이고 구내식당이나 커피점, 휴게실과 셔틀버스 이용까지 일터에서의 차별은 하나둘이 아니다. 아직도 계약직 직원에게는 명함조차 지급하지 않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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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해석된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찾는 청년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요즘 화제다. 책 곳곳에서는 소위 ‘꼰대질’을 하는 기성세대와 자신을 ‘호갱’으로 대하는 기업을 외면하는 청년들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사고방식, 행동, 양태 차이점을 잘 보여준다. 간단, 재미, 정직이라는 키워드다. 우리 연구소의 20대 연구원도 비슷하다. 관심 없는 내용은 읽지 않고, 3줄 이상의 댓글은 읽지 않는다. SNS에서 큰 이모티콘은 싫어한다. 스마트폰 데이터 비용이 아까운지라 고용량 사진은 사절한다. TV는 보고 싶은 장면만 찾아서 본다. 일상의 대화에서 ‘월급 루팡’(월루)과 같은 알아듣기 힘든 줄임말도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고 1990년대 청년들이 어설프고 맥락이 없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