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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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엄마의 굴레를 넘어 딸의 자아 찾기 착한 딸 증후군 캐서린 파브리지오 지음·문가람 옮김·황소걸음·2만2000원 “아들이에요”라는 말에 의사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임산부를 보는 건 요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딸 선호 사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딸은 아들보다 키우기가 수월(?)하고 크면 손잡고 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친구처럼 지내기 쉽다는 환상이 딸 선호사상을 만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환상’이다. 딸과 ‘친구’로 지내는 것은 엄마의 바람일 뿐 딸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치료사 캐서린 파브리지오는 착한 딸이 문제적 엄마와의 관계에서 겪는 죄책감, 수치심, 우울감, 자존감 상실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한다. 책은 착한 딸로 살아온 여성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심리적 고통을 정면으로 다루며,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지도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아이가 감정을 억누르고 부모의 사랑을 확보하려 하는데 이런 종속관계는 딸의 진짜 자아를 밀어낸다. 그럼에도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여성에게 순종과 희생을 강요하고, 이를 모계로 대물림한다. -
펄펄 나는 코스피, 벌벌 기는 실물경제···‘디커플링’ 왜? “코스피지수가 2년 동안 현재 수준보다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5000에 달할 수 있다.”(JP모건) “한국 잠재성장률 하향, 실질성장률은 1%대.”(OECD) 한국 경제의 체온을 보여주는 온도계가 동시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7월 1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제하에 올해 코스피지수가 3200~3500선, 2년 내 5000선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2.0%)보다 낮은 1.9%로 조정했다. OECD의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2%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
펄펄 나는 코스피, 벌벌 기는 실물경제···‘디커플링’, 일시적일까 구조적일까 [주간경향] “코스피지수가 2년 동안 현재 수준보다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5000에 달할 수 있다.”(JP모건) “한국 잠재성장률 하향, 실질성장률은 1%대.”(OECD) 한국 경제의 체온을 보여주는 온도계가 동시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7월 1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제하에 올해 코스피지수가 3200~3500선, 2년 내 5000선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2.0%)보다 낮은 1.9%로 조정했다. OECD의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2%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
취재 후 피로감이 큰 기사 재벌개혁. 이 네 글자는 누군가에겐 생경하고, 누군가에겐 식상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 늘 들려왔던 이 네 글자는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재벌은 개혁의 대상이 아닌 경제 성장의 필수 동반자로만 자리매김했다. ‘정경유착’이란 말이 한물간 용어가 된 것만 같이, 오히려 정·재계가 가깝게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듯한 사진 구도도 여러 번 노출됐다. 대기업 총수들이 2023년 12월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떡볶이를 시식하는 장면, 모두 기억할 것이다. -
신간 소설로 풀어낸 경제학의 변곡점들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신현호 지음·어바웃어북·2만원 경제와 소설. 어쩌면 그사이의 간격은 도무지 메워질 수 없을 만큼 너무 멀 수 있다. 한때 국내 많은 경제학도에게 소설은 한가한 취미생활, 가끔 머리를 비울 때 쓰는 ‘쉬는’ 행위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30여년간 이코노미스트로서 학계와 기업, 국회 등에서 일해온 저자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점에서 소설가와 경제학자는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데이터와 차트를 이용했을 때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명작으로 자산 불평등을 이해하는 게 더 직관적일 수 있다. 금융시장 큰손들의 탐욕과 그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한 폐해도 나날이 쏟아지는 파편적 기사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설이 더 친절한 이해를 돕는다. 책은 40편의 소설로 금융투기의 역사부터 유럽 대륙에서 터진 여러 차례의 버블 사태, 20세기 대공황, 21세기 패권 전쟁 그리고 앞으로 닥칠 AI 시대 등의 중요 변곡점을 풀어낸다. 저자는 각종 경제사의 행간에 감춰진 중요한 순간을 포착해내면서 과거와 미래를 잇고,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삶도 되돌아본다. -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단독]문 정부 시절 집값 통계 싸고 2년 7개월간 무자비한 감사와 수사 “우릴 잡범 만들어” 국토부 등 트라우마…내부 불신 확대도 문제 윤석열 정부는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상승률 통계를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집권 기간 내내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워 감사·수사를 벌인 것이 이른바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이다. 이례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감사와 수사를 거치는 동안 해당 기관들은 초토화됐다.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저하됐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이 서로를 불신하게 됐다. 내부에선 “조직을 갈라친 악의적 감사였다”는 말이 나오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소한으로만 일한다”는 무력감도 감돌았다. -
단독 감사의 탈 쓴 징벌에 영혼까지 탈탈 털려···국토부 직원 “요직도 싫다” 문 정부 시절 집값 통계 싸고 2년 7개월간 무자비한 감사와 수사 “우릴 잡범 만들어” 국토부 등 트라우마…내부 불신 확대도 문제 [주간경향] 윤석열 정부는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상승률 통계를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집권 기간 내내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워 감사·수사를 벌인 것이 이른바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이다. 이례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감사와 수사를 거치는 동안 해당 기관들은 초토화됐다.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저하됐고,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이 서로를 불신하게 됐다. 내부에선 “조직을 갈라친 악의적 감사였다”는 말이 나오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소한으로만 일한다”는 무력감도 감돌았다. -
신간 자연의 경이, 그리고 인간의 미래 버려진 섬들 캘 플린 지음·황지연 옮김·문학동네·1만9800원 지구에서 가장 섬뜩하고 황량한 장소들이 있다면 어디를 꼽을까. 전쟁, 원자로 용해, 자연재해, 사막화, 환경 독성, 방사선 피폭, 경제 붕괴 등으로 황폐화한 장소들이 그곳이지 않을까. 이 책은 생태학적 과정을 통해 황폐화한 장소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탐사 논픽션이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직접 체르노빌, 키프로스 무인지대, 몬트세랫섬 화산 등 최악의 상태를 겪은 열두 곳을 여행하며 어둡고 절망스러운 환경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책 제목의 ‘섬’은 바다로 둘러싸인 곳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인간에게 점유됐다가 문명사회에서 섬처럼 고립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실상은 참혹하지만 저자는 이 책은 ‘구원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터주 식물은 콘크리트와 돌무더기를 헤치며 자신이 뿌리내릴 곳을 찾아내고 이끼는 황금빛 잔디로, 양귀비와 루핀, 관목, 수목 등은 느리지만 계속해서 생태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에 관한 글 중 가장 강렬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책은 존 버로스 메달 등을 수상했다. -
단독 ‘정보 유출’ 공방에 ‘준감위 회의론’까지···확산하는 삼성생명 회계 논란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회계 처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회계기준원(기준원)과 삼성생명 간 정보 유출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회계 처리 문제와 관련해 기준원에 접수된 비공개 질의·회신 내용이 삼성생명을 거쳐 제3자에게 유출됐고, 이에 대해 기준원이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삼성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공방의 핵심 요지다. 이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의 준법 준수 및 윤리 경영 의무를 감시해야 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보험료로 ‘삼성 지배권’···이재명 대통령은 재벌개혁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자서전을 읽어봤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한마디에 순식간에 재벌 총수들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지난 6월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 6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공개적인 첫 만남이었다. 이날 분위기가 좋았던 건 정부 출범 초기의 ‘허니문’ 시기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도 별다른 재벌개혁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긴 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이기도 하다. -
단독 ‘정보 유출’ 공방에 ‘준감위 회의론’까지···삼성생명 회계 뭐가 문제일까 [주간경향]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회계 처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회계기준원(기준원)과 삼성생명 간 정보 유출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회계 처리 문제와 관련해 기준원에 접수된 비공개 질의·회신 내용이 삼성생명을 거쳐 제3자에게 유출됐고, 이에 대해 기준원이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삼성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공방의 핵심 요지다. 이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의 준법 준수 및 윤리 경영 의무를 감시해야 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보험료로 ‘삼성 지배권’···이재명 대통령은 재벌개혁 할 수 있을까 [주간경향]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 자서전을 읽어봤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한마디에 순식간에 재벌 총수들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지난 6월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 6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새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공개적인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