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민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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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하정우와 주지훈의 ‘아는 맛’ 액션···영화 ‘비공식작전’ 익숙한 얼굴들의 익숙한 쓰임, 적당한 긴장감과 희로애락. <비공식작전>은 완성도 높지만 전형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의 ‘정면승부’는 성공할까. 관객이 익숙함과 신뢰를 느낄지, 진부함이나 식상함을 느낄지에 달렸다. 1987년, 매끄러운 승진 고속도로에서 밀려난 중동과 외교관 이민준(하정우). 그는 어떻게든 미국 주재원으로 파견돼 ‘주류’가 되고 싶다. 그런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1년8개월 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납치됐던 오재석 서기관이 구출을 요청해 온 것이다. 민준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미국으로 보내주겠다는 외무부 장관의 언약을 받고 레바논으로 떠난다. 공항에서부터 위기에 처한 민준은 우연히 택시기사 김판석(주지훈)의 택시에 오른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판석은 민준의 작전에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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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나답게 살고 싶은 갈증…가족의 탄생 “우리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함께 살기로 했다. 서로에게 확실한 법적 울타리가 돼주기 위해 입양을 선택했다.” 저자인 은서란씨는 50개월 어린 어리와 5년간 함께 살다 서로의 가족이 되기로 결심한다. 한국에서 동성인 남과 법적으로 가족이 되는 방법은 입양뿐이다. ‘친척 같은’ 혈연가족보다 ‘가족 같은’ 동거인에게 진짜 가족이 되어주기로 한 그들은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길 마냥 기다리다가는 이대로 할머니가 될 것 같았다”며 입양을 이용한다. 어리는 책의 절반이 넘어서야 등장하고, 그를 입양한 얘기는 그보다도 더 뒤에 나온다. 이 책은 친구를 입양하기까지 저자의 방랑기다. 저자는 평생 자신에게 맞는 삶을, 터전을, 가족을 찾아다녔다. 제주도에 터를 잡은 적도 있다. 암자에 들어가 스님, 보살님과 함께 살기도 했다. 귀농학교를 다니고, 지리산 자락 마을을 돌아다니며 빈집, 빈 땅을 찾았다. 버려진 공장을 고쳐서 살기도 하고, 귀농인의 집에 한동안 머물기도 했다. 그는 도시에 살며 항상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불편함’ ‘나다운 삶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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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유층’ 청년은 왜 부모를 죽였을까…MBC ‘한국범죄백서’ 범죄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MBC는 4부작 다큐멘터리 <한국범죄백서>를 통해 국내에서 일어난 역대 최악의 범죄 사건들을 재조명한다. MBC 소장 영상자료를 보며 당시 범죄의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짚는다. 14일 방송되는 2부의 제목은 ‘박한상과 오렌지족’이다. 국민 소득 수준이 상승하고 강남이 개발되던 1990년대.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에는 개성 넘치는 옷차림을 한 젊은이들이 활보했다. 부자 부모 아래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20대 청년들이었다. ‘오렌지족’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강남에는 높은 교육열을 가진 ‘학군’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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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원폭 4개”…‘끓는 바다’가 부른 재난…KBS1 ‘다큐 인사이트’ 지난 4월, 지구 해수면 평균 온도는 21.1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구 열에너지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묵묵히 기후위기 완충지대를 해오던 바다가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달아오른 바다는 지구 곳곳에서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KBS 1TV <다큐 인사이트>는 ‘끓는 바다’를 다룬다. “1초에 원자폭탄 4개, 한 시간에 1만4400개씩 터질 정도의 에너지가 해양에 공급되고 있다”고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부교수는 말한다. 지난해 최악의 홍수로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사망자 1700여명, 이재민 3300만명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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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 박스오피스 역주행···유난한 한국 인기 ‘K장녀’ 앰버 덕?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이 국내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고 있다. 개봉일인 지난달 14일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한 영화는 개봉 2주 차 토요일인 지난달 24일 1위에 오른 뒤 12일까지 19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날까지 355만 관객을 모은 영화는 역대 픽사 애니의 국내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코코>(351만)와 <토이스토리4>(340만)를 제친 성적이다. 1위는 8년 전 496만 관객을 모은 <인사이드 아웃>이다. <엘리멘탈>의 인기는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두드러진다.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는 북미 다음으로 한국에서 흥행 중이다. 한국에서만 2591만8750달러(약 334억3259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아시아 지역인 중국에서의 매출이 1536만1167달러(약 198억2051만원)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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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내 몸 살리는 기적의 운동 ‘맨발 걷기’…KBS1 ‘생로병사의 비밀’ 산, 숲, 바다, 그리고 도심 공원에서까지 사람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자연과 하나되는 것 같고, 발에 닿는 감촉이 시원하고, 흙의 기분 좋은 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맨발 걷기를 한다는 사람들. 12일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맨발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김현정씨(가명)는 6년 전 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 후유증을 겪었다. 전원생활을 시작했지만 또 다른 고통이 찾아왔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걷기는커녕 발을 딛기조차 힘들었다. 그는 걷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3년 전 대장암 진단 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이정학씨도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하다 맨발 걷기를 택했다. 그의 두 발은 어떤 상태일까. 방송은 맨발 걷기를 실천하는 이들이 겪은 변화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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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히말라야’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EBS1 ‘세계테마기행’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 해발 8000m급 14개 봉우리 중 8개의 봉우리가 네팔에 있다. 이번주 EBS 1TV <세계테마기행>은 히말라야의 축복을 받은 땅 네팔로 향한다. 11일 방송에서는 요즘 네팔에서 뜨고 있는 ‘피케이 피크 트레킹’을 체험한다. 히말라야의 가장 높은 8개 봉우리를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설산 히말라야의 우기 풍경은 어떨까. 여름 히말라야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푸릇푸릇한 초록 물결이 가득하고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가 흐드러지게 핀다. 신에게 바치는 꽃인 랄리구라스는 약초로도 효능이 있고, 머리 장식용으로도 제격이다. 해발 4065m 피케이 피크에선 히말라야 고봉들을 눈높이에 맞춰 일직선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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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무능력’이야···‘나만 빼고 초능력’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입사 면접을 보러 간 제니퍼(머레이드 타이어스). “오는 길은 어땠어요?” 면접관이 묻습니다. “끔찍했어요. 돈이 없어서 버스를 탔죠. 오는 내내 긴장돼서 바지에 똥을 지릴 뻔했어요. 늦잠을 자서 아침에 화장실을 못 갔거든요.” 제니퍼는 답합니다. 제니퍼가 눈치 없거나 막 나가는 사람이라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닙니다. 면접관에게 ‘진실을 말하게 하는 능력’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털어놓을 뿐이죠. 드라마 <나만 빼고 초능력(extraordinary)>은 누구나 초능력이 있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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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여는 책 일자 눈썹, 원주민의 전통 의상…강렬함 남긴 프리다의 미의식 어떤 사람은 빳빳한 셔츠의 단추를 끝까지 채운다. 어떤 사람은 발가락이 나오는 신발을 신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등이나 가슴, 팔이 드러난 옷을 입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당신의 패션은 당신을 말한다. 화가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몸을 캔버스처럼 사용했다. 옷과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결혼식 날 프리다는 치마와 블라우스, 레보소를 가정부에게서 빌려 입었다. 레보소는 멕시코 전통 숄이다. 공산당원이라는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노동자 계층과 함께하겠다는 신호를 결혼식 복장에 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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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액션 깎는 장인’ 톰 크루즈의 헌신···‘미션 임파서블7’ 최근 히어로물들은 주인공에게 진득한 서사를 부여하며 차별점을 만들려 한다. 초능력을 가진 수많은 주인공들은 이미 서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며, 컴퓨터그래픽(CG)으로 감독의 거의 모든 상상력을 스크린에 펼쳐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기본이고, 그 안의 진심과 이야기가 중요해졌다. 그러나 <미션 임파서블 7>은 오직 액션에 몸을 던지며 반대의 길을 걷는다. 톰 크루즈는 ‘진짜’ 스턴트 액션으로는 누구도 자신을 상대할 수 없다는 듯 묵묵히 전통적인 영웅의 길을 걷는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에서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모든 인류를 위협할 새로운 무기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바로 지각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AI) ‘엔티티’. 세계 각국은 이를 통해 절대적인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엔티티를 차지하기 위해 각자의 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에단은 엔티티를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을 거라 직감하고 엔티티를 없애기 위해 나선다. 루터(빙 라메스), 벤지(사이먼 페그) 등 IMF(Impossible Mission Force)팀과 함께다. 아무 곳에도 없으나 동시에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종교도 국가도 없는 빌런 엔티티는 에단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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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여름 극장가···누가 살고 누가 죽을까 올여름, 한국 영화 기대작 네 편이 스크린에 잇달아 오른다. 26일 류승완 감독의 <밀수>를 시작으로 총 제작비 200억원이 넘는 한국 영화 대작들이 줄지어 개봉하며 극장 최고 성수기인 여름을 겨냥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든 김용화 감독의 <더 문>,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영화 <터널> 등을 만든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이 8월2일 함께 극장에 걸린다. 8월9일에는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공개된다. 지난해와 올해 1000만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 2·3> 두 편을 제외하고는 한국 영화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한국 영화 네 편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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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연출 그레타 거윅 “우리 엄마도 싫어했던 바비, 전형성을 넘어 성장하는 이야기” 백인, 금발, 9등신 비율과 날렵한 몸선을 가진 인형 바비는 백인 우월주의와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후 흑인 바비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종의 바비 인형은 물론 통통한 바비, 키 작은 바비, 휠체어를 탄 바비 등 다양한 몸을 가진 바비들도 등장했다. 이달 중순 개봉될 예정인 영화 <바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던 바비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현실 세계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바비>의 주역인 세 여성이 내한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영화를 제작하고 주연 바비를 연기한 배우 마고 로비, 현실 세계에서 바비를 만나는 인간 글로리아 역의 아메리카 페레라, 연출과 각본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이다. 바비의 남자친구 켄 역의 라이언 고슬링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