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경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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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서울시 이승만기념관 건립, 갈등과 분열 조장하는 행위” 대한불교조계종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중인 이승만기념관 건립계획에 반대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며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2월23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떠한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었다. 시민과의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 시장의 이번 발언은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9일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과의 비공개회담 후 불교계의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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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밟히는 이상한 작품, 조금 지나면 유니크”···MZ컬렉터가 차린 ‘이상한 아트페어’ 고등학생 때 처음 컬렉팅을 시작했다. 올해로 15년차 컬렉터, 소장품이 300점에 이른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마련한 수장고엔 미술계의 쟁쟁한 인사들과 컬렉터들이 방문한다. 해외 유명 아트페어를 직접 발로 뛰어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굴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해외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하는 안목에 국내 미술계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블루칩 작가 위주의 국내 아트페어에 갈증을 느껴 직접 국제 아트페어를 만들기로 했다. 올해 33살인 노재명 아트오앤오 대표 이야기다. MZ세대 컬렉터로 국내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노 대표는 오는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새로운 아트페어 아트 오앤오를 연다. 처음 시작하는 아트페어이지만 규모는 작지 않다. 20여개국 40여개 갤러리가 참가할 예정이다. 에스더쉬퍼, 샹탈 크루젤 등 해외 대형 갤러리부터 디스위켄드룸, 실린더 등 국내의 소형 갤러리까지 참여 갤러리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스위스 바젤의 니콜라스 크루프 갤러리, 독일 소도시 발트키르헨의 갤러리 징크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해외 갤러리도 있다. 해외 갤러리 비중이 60%로 ‘국제 아트페어’를 지향한다. 오앤오는 ‘원 앤 온리(one and only)’의 줄임말. 국내 아트페어가 65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유일한’ 아트페어를 만들어가겠다는 이야길까. 지난 13일 신촌 수장고에서 노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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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건축·세계와 연결’ 솔올미술관, 출발은 화려했지만··· 강원도 강릉시 교동에 새로 문을 연 솔올미술관이 여러모로 화제다. ‘백색 건축’으로 유명한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 철학을 승계한 마이어 파트너스가 설계를 맡은 미술관이자,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이탈리아 현대 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화려한 출발’이었지만 지난 19일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이 강릉시를 향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함으로써 ‘미술관의 앞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마이어 특유의 백색 건축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솔올미술관은 백색 노출 콘크리트와 알루미늄 패널, 투명유리창을 이용해 단순하면서도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세련된 멋이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강릉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해발고도 62m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아 건물 곳곳에서 통유리창을 통해 강릉 시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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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일고여덟 명 낳던 17세기 엄마부터 ‘비출산’ 페미니스트까지···‘엄마의 역사’ 엄마의 역사 세라 놋 지음|이진옥 옮김|나무옆의자|484쪽|1만9800원 제목 <엄마의 역사>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17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영국과 북미 중심으로 출산·양육을 둘러싼 어머니의 역사를 다루는 동시에 역사학자 세라 놋이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경험하고 느낀 내밀한 개인사를 그 사이사이에 끼워넣는다. 1640년대 목사의 아내 제인 조슬린이 촛불로 밝힌 방 안에서 친구와 가족, 산파의 도움으로 출산하던 장면과 18세기 체로키족 여성들이 오두막에서 출산하는 장면 뒤로 저자가 산부인과에서 조산사의 도움으로 첫 아이를 출산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역사적 기록과 개인의 경험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글을 통해 독자는 인류 탄생 이후 수천년을 이어온 ‘엄마의 역사’를 현재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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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냄새’로 그린 한국 초상화···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주인공 香 옷장 속 나프탈렌 냄새, 밥 짓는 냄새, 온돌 방의 냄새, 공중목욕탕의 냄새, 배기가스와 매연 냄새…. 오는 4월 20일 시작되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구정아-오도라마 시티’의 작품은 바로 보이지 않는 ‘냄새’다.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구정아 작가는 지난해 6월25일부터 9월30일까지 한국인 뿐 아니라 한국계 입양인, 한국계 미국인,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에 사는 사람들, 북한 이탈 주민 등으로부터 한국에 대해 기억하는 향과 냄새에 대한 이야기 600편을 수집했다. 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추출한 20개의 키워드로 한국관에 설치할 향 16개를 만들었다. 내년 30주년을 맞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한국의 기억과 역사가 담긴 16개의 향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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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할 결심’을 굳혔다···나를 알아보고, 마음에 새살이 돋은 4주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 봉녕사에 따스한 햇볕이 내려앉았다. 예불 시간 기도 소리가 경내에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승복을 입은 스님들과 평상복을 입은 신도들 사이로 노란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입은 11명의 행자들이 손을 모아 합장하고 나란히 걸음을 옮겼다. 점심 공양 후 주어진 쉬는 시간, 행자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전, 이들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서로가 서로의 부처가 되는 ‘서로 부처되기’, 두 명이 짝을 이뤄 상대방에게 108배를 나눠 54배씩 절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누군가 나를 탓하고 추궁하면 정말 내가 그런 사람인가, 자신을 비난하면서 위축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정말 많이 울었어요. 앞에 계신 분이 저에게 와서 절을 하는데, 얼마만에 아녕이가 아녕이를 이렇게 알아보는지…. 늘 채찍질하고 혼내고 바보같다고 하더니 오늘은 모처럼 나를 알아보고 귀하게 여겨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 눈물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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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가 되어 내려다보는 거야”···한국화의 현대화·세계화 이끈 박대성 화백 금강산의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위에서 아래로 내달린다. 깎아내지른 절벽의 가파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예부터 금강산을 그린 산수화는 많았지만, 이렇게 아찔한 높이감을 표현한 그림은 없었다. “내가 새가 되어서 이렇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거야. 동양화의 평면적인 시점에서 탈피해 내 나름대로 현대화해서 그린 그림이지. 내가 새가 되기도 하고, 물고기가 되기도 하는 거야. 과거의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내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지.” 소산 박대성 화백(79)이 그림 ‘현율’(2024) 앞에서 말했다. 박 화백은 전통 수묵을 현대적으로 변용해 한국화의 세계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2022년 독일, 카자흐스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202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센터,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 등 해외 8개 기관에서 순회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관람객이 줄을 설 정도로 뜨거운 인기에 LACMA에서 열린 전시는 두 달 연장됐다. 해외 순회 전시의 성과와 열기를 담은 기념전 ‘소산비경’이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해외에 선보인 작품과 더불어 신작 10점 등 20여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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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빈집’에 모여든 가난뱅이 청년들···각자도생 대신 ‘커먼즈’ 커먼즈란 무엇인가 한디디 지음|빨간소금|272쪽|1만7000원 2008년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가난뱅이 청년들이 모여살기 시작한다. 누구나 와서 내고 싶은 만큼의 돈을 내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무를 수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즐겁게 살고 싶은 젊은이들이 시작한 실험으로, ‘빈집’은 말 그대로 주인 없는 공유지였다. 누구나 자발적으로 살림과 돌봄을 하며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나갔다. “집은 사유재산이나 투기 수단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엮어가는 커먼즈로 상상되고 실천”되는 곳이 ‘빈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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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뭘 할까? 집밖은 여기지! 설을 맞아 고궁들이 무료로 문을 열고, 국립민속박물관을 비롯해 각 지역 주요 국립박물관에서는 다채로운 관련 행사들이 열린다. 윷놀이를 비롯한 갖가지 전통 세시 놀이와 공연, 전시, 만들기 체험 등을 가족이 함께 즐기며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전통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설 연휴 기간인 9~12일 4일간 경복궁과 창덕궁(후원 제외)·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 유적은 무료 개방된다. 평소보다 여유로운 고궁 나들이가 가능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4대궁의 무료 개방과 더불어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설 연휴 기간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며 “설 연휴 동안 개방된 이들 기관은 13일에는 모두 휴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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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3’에 권병준···‘쓸모 없는 로봇’의 무대극 국립현대미술관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3’ 수상자로 권병준 작가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권병준은 입체음향이 적용된 소리 기록과 전시 공간에서의 재현·기술 개발에 관심을 두고 음악과 연극, 미술을 아우르는 뉴미디어 퍼포먼스를 기획·연출하는 작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후보작가 전시에서 신작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로봇’(2023)을 비롯 ‘오체투지 사다리봇’(2022), ‘부채춤을 추는 나엘’(2021) 등을 선보였다. 풍경 소리와 빛, 그림자를 활용해 로봇이 추는 춤을 그림자 연극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쓸모와 효용을 위해 디자인된 산업용 로봇과는 전혀 다른 ‘쓸모 없는 로봇’을 통해 기계와 자동화로 노동력의 가치를 잃은 인간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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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과 비상업 경계 자유로이 넘나든 예술가”···박영하 디자이너가 본 바자렐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 전시회장에서 지난달 31일 박영하 디자이너가 말했다. 박영하 디자이너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라시드 스튜디오 뉴욕 본사 책임디자이너로 일했으며, 스타벅스 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디자인을 총괄했다. 상업과 비상업의 경계를 드나들며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온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이자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33년 만에 열리는 바자렐리 전시 개최를 맞아 박영하는 바자렐리의 특징인 착시현상을 이용한 옵아트적 요소와 박영하의 장기인 타이포그래피를 결합한 아트상품을 선보였다. 박영하는 이날 열린 한국-헝가리 친선협회의 특별관람에서 디자이너 관점에서 작품을 해설해주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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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세대 조각가’와 ‘퀴어예술가’···김윤신·이강승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참가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김윤신과 이강승을 포함한 본전시 참여 작가 322명(팀)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윤신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로 북한 원산에서 태어나 1984년 아르헨티나의 넓은 대지와 굵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돼 이주한 이후 그곳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40년간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던 작가는 지난해 구순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이후 국내에서 재조명되며 최근 국제갤러리·리만머핀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김윤신은 나무와 돌 등 자연재료가 지닌 본래의 속성을 강조하는 작업을 펼쳐왔는데, 자연의 원시적 느낌과 강인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윤신은 다음달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베니스비엔날레 참여는 처음으로, 김윤신의 작품세계를 국제무대에 재조명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