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경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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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말하는 ‘계엄’과 ‘광주’···“광주는 인간의 잔혹성· 존엄함이 동시에 존재했던 보통명사” 한강 작가가 7일 오후(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스웨덴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강연에서 <소년이 온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맞물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자회견과 기념강연은 현재진행형의 시의성을 띠게 됐다. 한강은 1980년 5월 마지막까지 남아있다 살해당한 야학 교사 박용준의 일기에서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구절을 보고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전에 품었던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이 일기를 보고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로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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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사진으로 기록한 도시 변화…“최대 사건은 555m 롯데타워 건설” 기계비평가 이영준에게 지난 10여년간 서울에서 벌어진 가장 큰 변화는 2016년 12월 롯데타워의 완공이다. 높이 555m의 빌딩은 서울의 도시경관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N타워를 포함한 남산의 높이(479m)도, 인왕산(338m)도 뛰어넘었다. 롯데타워보다 높은 서울의 산은 836m의 북한산이 유일하다. “롯데타워는 자본을 독점한 재벌기업이 마침내는 도시 경관마저 독점해 버렸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발과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을 반복하며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낸 <초조한 도시>(2010)를 펴낸 지 13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이다. 더 빨라지기만 할 뿐 느려지지 않는 도시의 시간 속에서 도시의 밀도와 고도는 더욱 빽빽해지고 높아졌다. 망원렌즈를 이용해 원근감을 압축시켜 도시의 밀도를 극대화해 담아낸 그의 사진 속 도시 풍경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시시각각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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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종교 지도자 “국민 고통에 몰아넣은 비상계엄, 책임 반드시 따라야” 한목소리 한국 7대 종교 지도자들의 협의체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가적 혼란과 헌법 질서의 훼손 상황은 국민 모두를 고통과 불안에 몰아넣었다”며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5일 ‘국민의 평안과 행복이 우선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놨다. 협의회는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면 그 역할 수행에 대한 점검과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라며 “정부를 위한 헌법 기관들이 국민의 고통에 더욱 귀 기울이고, 법과 절차에 따른 민주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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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비상계엄은 역사적 후퇴···철저한 법적 판단 있어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법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진우 스님은 이날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문’에서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며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엄령 선포는 적법성 논란을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우리 모두는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국민의 민주적 자부심에는 큰 상흔을 남긴 이번 사태를 현명한 지혜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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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기독교 “윤 대통령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4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군사 정권 시절에나 선포되었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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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 담그기, 23번째 인류무형유산 됐다 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 등을 만들어 먹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오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장 담그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명칭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다.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 음식의 기본양념인 장을 만들고, 관리·이용하는 과정의 지식과 신념,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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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선 위 빛나는 색···한·중 수묵채색화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 국립미술관인 중국미술관이 양국의 수묵채색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는 한국작가 69명의 작품 74점과 중국작가 76명의 작품 74점을 모은 전시다. 각각 현대 한국화와 중국화를 보여주며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역사적 맥락에서 다르게 발전해 온 수묵채색화의 면모를 살필 수 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중국 근대 회화가 눈에 띈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유산청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문물국이 지정한 1~3급 문물(文物·국가유산) 32점이 포함돼 있다. 우창숴(吳昌碩)의 ‘구슬 빛’(珠光.1920)과 쉬베이훙(徐悲鴻)의 ‘전마’(戰馬.1942), 치바이스(齊白石)의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 우쭤런(吳作人)의 ‘고비사막 길’(戈壁行.197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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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폰카’와 다른 Y2K ‘디카’의 시선, 캔버스에 새겨지다 요즘에야 스마트폰이 곧 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지만, 2000년대만 해도 디지털카메라가 일상의 순간을 편리하게 기록하는 ‘신문물’이었다. 이목하 같은 MZ 세대 작가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그림으로 옮겨 그리듯, 2000년대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캔버스로 옮겨 그리는 작가들이 있었다.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오후 3시’(Cloudy 3PM)에서는 디지털카메라가 일상화된 첫 시기, 사진과 그림 사이에서 ‘회화의 가능성’을 시험했던 2000년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강석호, 김수영, 노충현 박주욱, 박진아, 서동욱, 이광호, 이문주, 이제 등 9명 작가의 그림 5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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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애절한 ‘헌사’처럼…유품으로 ‘어머니의 삶’ 복원한 딸 미술사학자인 딸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사무치는 그리움을 달래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어머니를 추모하고 기억하기로 한다. 장롱 깊숙한 곳에 있었던 흑백 사진, 엄마가 매일 쓰던 일기장, 휴대폰 속 저장된 사진, 먹을거리와 함께 보낸 메모지…. 미술사학자로서 옛사람이 남긴 그림이나 생활용품을 대하듯, 엄마의 유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정성스레 기록하면서 어머니 ‘허영자’의 삶을 복원한다. 1940년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난 영자씨는 꾸미기를 좋아하고 마을에서 옷을 가장 잘 입는 소녀였다. 국민학교는 졸업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 중학교 교복을 닮은 카라옷을 지어입고 사진을 찍고, 친자매 같은 사촌동생과 함께 시내로 나가 ‘불파마’를 한 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멋쟁이였다. 하지만 결혼 후 영자씨에게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진다. ‘뒤꼭지가 예뻐서’ 반했다는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발랄했던 소녀 영자씨는 ‘며느리’이자 ‘엄마’의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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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사명 저버려…파면을 선고하자” 천주교 사제들도 목청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대학가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 1460여명이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8일 천주교 사제 1466명은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국선언문에는 옥현진 대주교(광주대교구장),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김종강 주교(청주교구장),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문창우 주교(제주교구장) 등 고위 성직자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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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뉴진스 오늘 긴급 기자회견···전속계약 해지 관련 입장 밝히나 걸그룹 뉴진스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속계약 해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 뉴진스 측은 이날 오후 8시30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뉴진스 다섯 멤버가 모두 참석한다. 뉴진스는 지난 13일 멤버 다섯명의 본명(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으로 소속사 어도어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복귀 등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해당 문건에는 14일 안에 시정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는데, 뉴진스는 이날 어도어의 답변을 바탕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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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 1466명 “어찌 사람이 이 모양!···윤석열에 파면 선고하자”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 1466여명이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8일 천주교 사제 1466명은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국선언문에는 옥현진 대주교(광주대교구장),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김종강 주교(청주교구장),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문창우 주교(제주교구장) 등 고위 성직자들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