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승호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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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씨 여기 계십니까”…‘중계·진행의 神’ 탄생 숨은 주역은 목욕탕 주인아저씨 시작은 우연이었다. 방송사 공채 재도전을 결심하고 어학연수를 위한 출국을 사흘 앞둔 1996년 말 어느 날 아침. 소주잔을 나누며 온 밤을 보내고 학교 앞 목욕탕 수면실에 친구들과 누워 있는 사이로 주인아저씨가 고개를 내밀었다. “김성주씨, 여기 계십니까?” 목욕탕까지 찾아온 여동생의 애타는 부름을 대신 전하는 속삭임이었다. 함께 자취하던 여동생은 이른 아침 집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목욕탕으로 전력 질주했다. 발신인은 케이블채널인 국정방송 KTV PD. 그해 KBS 아나운서 최종 면접 탈락자였던 김성주에게 오디션을 볼 의향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미국행을 전격 취소하며 불안한 신분으로나마 아나운서로 첫발을 내딛기로 한다. 김성주의 운명은 그렇게 며칠 사이의 선택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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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김성주 신년대담 “좋은 게 좋은 거다? 조직 망하는 지름길…리더는 욕 바가지로 먹더라도 끌고가야” 김성근 최강야구 감독이 몬스터즈 감독직을 수락한 조건은 단 한가지였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고문으로 시즌을 보낸 2022년 가을, 일본 후쿠오카로 날아온 장시원 PD의 출연 섭외에 사양 끝에 굵고 짧은 단서 하나를 달았다. “진짜로 하는 야구라면 한번 생각해 보겠다. 프로그램을 위한 야구를 원한다면 하지 않겠다.” JTBC ‘최강야구’는 지금은 하나의 방송 포맷으로 자리 잡은 스포츠예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출연자 김성근 감독 머릿속에 시작부터 ‘예능’은 없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는 스포츠예능 하면 0순위로 떠오르는 얼굴이다. 2000년대 이후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다 하면 중계석에 앉았다. ‘방송과 스포츠’라는 두 키워드로 대변되는 자기 영역을 구축한 끝에 대형 스포츠예능의 선구자격인 JTBC ‘뭉쳐야찬다’를 대중의 시선 앞에 갖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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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수면실서 들린 그날의 부름···‘월드컵 캐스터’ 김성주의 반전 인생 스토리 시작은 우연이었다. 방송사 공채 재도전을 작정하고 어학연수를 위한 미국행을 사흘 앞둔 1996년 초겨울 어느 날 아침. 결의와 다짐을 소주잔에 담으며 온 밤을 보내고 학교 앞 목욕탕 수면실에 친구들과 누워 있는 사이로 주인아저씨가 고개를 내밀었다. “김성주씨, 여기 계십니까?” 긴급함에 목욕탕 입구까지는 질주했지만 남탕까지는 진입할 수 없던 여동생의 부름을 대신 전하는 속삭임이었다. 학교 앞에서 함께 자취하던 여동생은 이른 아침 집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급히 오빠를 찾아 나섰다. 발신인은 케이블채널인 국정방송 KTV PD였다. 그해 KBS 아나운서 공채 최종 면접 탈락자였던 김성주에게 오디션을 볼 의향이 있냐는 물음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모든 준비를 마쳤던 미국행을 취소하며 불안한 신분으로나마 아나운서로 첫발을 내딛기로 한다. 김성주의 방송인 운명은 그렇게 며칠 사이의 선택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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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대담 김성주 “뭉쳐야 이기죠? ”김성근 “최강야구는 뭉치면 망해요” 김성근 최강야구 감독이 몬스터즈 감독직을 수락한 조건은 단 한가지였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고문으로 시즌을 보낸 2022년 가을, 일본 후쿠오카로 날아온 장시원 PD의 출연 섭외에 사양 끝에 굵고 짧은 단서 하나를 달았다. “진짜로 하는 야구라면 한번 생각해 보겠다. 프로그램을 위한 야구를 원한다면 하지 않겠다.” JTBC <최강야구>는 지금은 하나의 방송 포맷으로 자리 잡은 스포츠예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출연자 김성근 감독 머릿속에 시작부터 ‘예능’은 없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는 스포츠예능 하면 0순위로 떠오르는 얼굴이다. 2000년대 이후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다 하면 중계석에 앉았다. ‘방송과 스포츠’라는 두 키워드로 대변되는 자기 영역을 구축한 끝에 대형 스포츠예능의 선구자격인 JTBC <뭉쳐야찬다>를 대중의 시선 앞에 갖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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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눈으로 꽉채운 ‘필승 족보’…역시 야신 김성근 최강야구 몬스터즈가 고양 국가대표 경기장에서 게임을 한 지난해 가을 어느 날이다. 김성근 감독은 큼지막한 가방 하나를 어깨에 메고 서울로 돌아왔다. 평소처럼 한참을 걷다가 늦은 저녁 식사를 위해 찾은 한 식당. 슬쩍 내려놓은 가방에는 노트가 한가득이다. 아는 사람은 아는, 익숙한 글씨체가 보인다. 마치 수험생이 요약 정리한 ‘족보’ 같기도 하다. 파란 볼펜과 빨간 사인펜 그리고 오렌지색 형광팬은 선수 한명 한명을 설명한다. 고려대, 원광대, 연세대, 한일장신대, 단국대, 인하대, 경희대 등 그간 몬스터즈가 만났거나 만날 예정인 팀들의 주축 학생선수들이 줄을 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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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최강야구 필승 노트 “고등학생한테 절대 지지 말자” 최강야구 몬스터즈가 고양 국가대표 경기장에서 게임을 한 지난해 가을 어느 날이다. 김성근 감독은 큼지막한 가방 하나를 어깨에 메고 서울로 돌아왔다. 평소처럼 한참을 걷다가 늦은 저녁 식사를 위해 찾은 한 식당. 슬쩍 내려놓은 가방에는 노트가 한가득하다. 아는 사람은 아는, 익숙한 글씨체가 보인다. 마치 수험생이 요약 정리한 ‘합격 족보’ 같기도 하다. 파란 볼펜과 빨간 사인펜 그리고 오렌지색 형광펜은 선수 한명 한명을 설명한다. 고려대, 원광대, 연세대, 한일장신대, 단국대, 인하대, 경희대 등 그간 몬스터즈가 만났거나 만날 예정인 팀들의 주축 학생선수들이 줄을 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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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더 치겠다 목표를 버려라…헛스윙 줄이고 정확성 높여라 삼성은 올해 10개 구단 중 가장 극적인 시즌을 보냈다. 전문가 그룹의 전망을 가장 큰 폭으로 뒤집었다. 2023시즌 팀 WAR이 8위(스탯티즈 기준)에 그친 흐름의 연장선에서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삼성이 대반전을 이룬 힘은 객관적 기대값 이상의 경기력에 있다. 그중 하나가 장타력이었다. 삼성은 2023시즌만 해도 팀홈런 88개에 그쳤지만 올해는 팀홈런 185개, 1위로 점프했다. 시즌 중반 ‘베테랑 거포’ 박병호(20개)가 가세하는 등 보강은 있었지만, 전체 야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내다보기 어려운 진화였다. 삼성 전력의 플러스 요인도 상당 부분 그 지점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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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발’ 김영웅의 시즌2? 이진영 타코가 강조한 ‘기본’은 무엇인가 프로야구 삼성은 2024시즌 KBO리그 10구단 가장 극적인 시즌을 보냈다. 전문가 그룹의 전망을 가장 큰 폭으로 뒤집었다. 2023시즌 팀 WAR이 8위(스탯티즈 기준)에 그친 흐름의 연장선에서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삼성이 대반전을 이룬 힘은 객관적 기대값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 데 있었다. 그중 하나가 장타력이었다. 삼성은 2023시즌만 해도 팀홈런 88개에 그쳤지만 올해는 팀홈런 185개로 부문 1위로 점프했다. 시즌 중반 ‘베테랑 거포’ 박병호(20개)가 가세하는 등 보강은 있었지만, 전체 야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내다보기 어려운 진화였다. 삼성 전력의 플러스 요인도 상당 부분 그 지점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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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정근우·이종욱에서 신민재로···한국야구 국제대회 필살기 ‘스피드’를 다시 보았다 지난 15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다시 확인된 것은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성이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3-6으로 역전패했지만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맞대결 이후 만난 일본과 승부에서 가장 가슴 설레는 경기를 했다. 3-2에서 3-4로 리드를 넘긴 5회말 불펜진 운용이 결과적으로 후회할 만한 장면으로 남았지만 KBO리그를 끌어가는 젊은 선수들이 일본 대표팀과 겨뤄볼 만했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있었다. 한번 더 입증된 것은 힘과 세기에서는 국제무대 톱클래스에 닿지 못하는 한국야구가 주루와 수비에서의 스피드로 무장했을 때는 어느 팀을 만나도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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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한솥밥’ 단장들, 인정사정 없는 대어낚기 그때는 그중 누구라도 생각이나 했을까. 25년 뒤 오프시즌 또 다른 전장에서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경쟁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프로야구 자유계약시장(FA)이 개장 뒤 고속 전개로 폐장을 향하는 가운데 치열하게 선수 쟁탈전을 벌인 6개구단 단장은 서로를 특별히 더 잘 아는 사이다.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유격수 심우준과 투수 엄상백을 차례로 잡은 손혁 한화 단장과 내야수 이탈 뒤 두산 소속이던 허경민을 영입한 나도현 KT 단장 그리고 장현식 쟁탈전에 나섰던 그의 원소속구단 KIA 심재학 단장과 이종열 삼성 단장, 차명석 LG 단장 모두 1999년 선수 또는 프런트로 프로야구 LG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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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FA 쟁탈전’ 6인 단장은 1999년 모두 LG에 있었다 그때는 그중 누구라도 생각이나 했을까. 25년 뒤 오프시즌 또 다른 전장에서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경쟁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프로야구 자유계약시장(FA)이 개장 뒤 고속 전개로 폐장을 향하는 가운데 치열하게 선수 쟁탈전을 벌인 6개구단 단장은 서로를 특별히 더 잘 아는 사이다.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유격수 심우준과 투수 엄상백을 차례로 잡은 손혁 한화 단장과 내야수 이탈 뒤 두산 소속이던 허경민을 영입한 나도현 KT 단장 그리고 장현식 쟁탈전에 나섰던 그의 원소속구단 KIA 심재학 단장과 이종열 삼성 단장, 차명석 LG 단장 모두 1999년 선수 또는 프런트로 프로야구 LG에 있었다. 아울러 이번 FA 시장의 실질적인 출발 총성을 울린 SSG 김재현 단장 또한 그 시절 LG ‘캐넌 히터’로 명성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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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사라진 KS 2연패…KIA가 다시 왕조 열려면 2007년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고 4년간 3차례 통합우승을 이룬 김성근 최강야구 몬스터스 감독이 당시 ‘KBO 왕조’ 하나를 세운 동력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의 시작은 ‘패배’였다. 김성근 감독은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 뒤 아시아 리그 챔피언이 참가하는 코나미컵 시리즈에서 KBO리그 팀 최초로 일본 챔피언 주니치 드래곤즈를 잡았지만 결승에서 다시 만난 주니치와 대결에서 5-6으로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요즘 풍경으로는 상상도 어려운 결정을 한다. 일본 도쿄에서 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려던 일정을 현지에서 바꿔 곧바로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고치로 이동한다. 김 감독은 최근 “그때 결승에서 진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그 대회에서 더 채워야 할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으로서는 통합우승 뒤 기쁨에 젖어있을 시간에 다시 훈련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든 것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