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이혜인 기자입니다. 큰 행복보다 작은 즐거움이 많은 삶을 추구합니다. 일하는 여성이 겪는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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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자를 가만히 보지 못한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정수복은 개인주의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07년에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을 썼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생각의나무)이라는 책에서 그는 “개인이 존중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에서 집단의 논리 앞에 개인을 줄 세우는 오래된 문법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 후, 정 작가는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 다시 한번 개인주의에 대해 논한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르다. “개인주의자는 전통과 관습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대세나 다른 사람의 생각에 쉽사리 동조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사유하는 생각의 주체”이자 “자기 자신과의 진실한 관계를 중시”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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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쓴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 별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자>로 한국에 잘 알려진 대중작가이자 지식인,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중·경기고를 거쳐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들어갔다.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시절인 1972년에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해 8년만인 1977년에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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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다독가, “독서할 시간 없다는 거, 다 변명”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손웅정 감독(SON축구아카데미)은 다독가다. 그는 일년에 300권이 넘는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중에 특히 마음에 드는 책은 볼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최소 세 번 이상 읽는다. 마음을 울리는 단어나 문장은 그에 대한 생각과 함께 독서노트에 옮겨 적고 몇 번씩 보며 암기한다. 책에 담긴 생각을 다 흡수했다 생각되면 그 책은 버린다. 이렇게 2010년부터 만든 독서노트가 여섯 권이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손 감독의 독서노트에 담긴 그의 인생철학을 전하는 책이다. 1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손 감독은 독서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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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이 가장 사랑한 보물 10가지는? 천마총 금관을 비롯해 신라를 대표하는 10가지 유물을 알기 쉽게 설명한 안내서가 나왔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 문화유산 시리즈(틈새책방)는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이자 관람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경주의 보물 10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한 10대 전시품에 대해 설명한다. 총 10권 중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 첫 다섯 권은 천마총 금관, 황금 보검, 토우 장식 항아리, 얼굴 무늬 수막새, 황료사 치미 등 5건을 다룬다. 국립박물관의 전·현직 학예 연구직과 연구자들이 유물 발굴 관련된 뒷이야기와 최신 연구 동향 등 전시실에서 다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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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불평등하고 위계적이고 과잉된 인플루언서 세계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사전적 정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많은 팔로워(구독자)를 보유해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실제 세상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사전적 정의 그 이상이다. 매출이 급감했던 회사가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받은 영상 하나로 인해 다시 몇십퍼센트씩 매출이 늘기도 한다. 그 역으로 인플루언서의 악평 한 줄은 가게 하나를 폐업직전까지 가게 만들 수도 있다. 이같은 영향력을 손에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 배우자, 아이, 강아지까지 가족 구성원의 삶을 매분매초 촬영해 브이로그 영상을 만들고, 24시간 내내 카메라에 찍혀야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악플을 감수하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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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100권에 걸쳐 한국 사상 발자취 좇는다,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한국 사상의 근간을 세운 주요 사상과 학자들을 깊이있게 다루는 시리즈가 출간된다. 10년 동안 총 100권에 걸쳐 박지원, 원효, 정도전 등의 학자와 실학, 예학 등의 사상을 소개하는 방대한 작업물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사상가의 궤적과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는 ‘사유의 한국사’ 교양총서 시리즈의 첫 권인 <의상>과 <위정척사>가 발간됐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채웅석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 13명의 학계 전문가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를 3년간 기획했다. <의상>과 <위정척사>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박지원, 이색 등의 사상가와 호락논쟁, 양명학, 서학 등의 사상을 다룬 책 5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원효, 정도전, 이익, 실학, 예학 등 30여개의 주제를 두고 집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류를 지속하고 발전시키며 그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는 편찬사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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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도서관에 잘 읽히는 베스트셀러만 두라고?”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스스로를 ‘활자 중독자’라 여기는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공공도서관 사서들 앞에서 강연을 하다가 무심코 이런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그는 도서관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차는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니며, 가능하다면 하루 중 반 이상 도서관에 사람이 없는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도서관이란 “세계는 미지로 가득한 곳이라는 사실에 압도당하기 위한 장소”이자 “내가 얼마나 세상을 모르는지를 가르쳐 주는 장소”라고 말한다. 우치다는 도서관에까지 상업성과 인기영합주의를 운영 기준으로 요구하는 현 세태를 비판한다. 도서관은 탐색과 사색의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시장 논리가 침투하면서, “지성의 생산성이 급경사를 내려가듯이 저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베스트셀러만 비치하고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관리자들을 거세게 비판한다. 최근 몇년 동안 한국에서도 지자체가 작은 도서관 예산을 줄이거나 지원을 중단하는 일이 계속됐다. 그 결정권자들에게 우치다의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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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합시다”…도구로 쓰려면 알아야 할 것들 사람들은 싸움 끝에 “법대로 합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에는 법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기대가 섞여 있다. 20년간 헌법을 연구한 법학자 김진한은 “법은 ‘힘을 가지고 있는 도구’에 가깝다”고 비유한다. 그는 “‘도구’인 법을 잘 사용하려면 잘 알아야 하고, 법을 아는 것은 결국 법을 만들어낸 생각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는 헌법학자 김진한이 쓴 법학 교양서다. 저자는 20년간 헌법 연구에 매진해왔으며 미국과 독일에서 공부하며 양국의 헌법재판을 비교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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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협회, 2024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40종 발표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책, 재밌는 책, 지혜를 주는 책을 읽으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할까. 2024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선정작들을 참고로 삼아볼 만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공모를 통해 모집된 696종 가운데 2024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40종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총 4개 부문 중 디자인이 우수한 책을 선정하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부문에서는 모두 10종이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독창성, 가독성, 편집 구조 등을 두루 고려해 ‘아름다운’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에 접근하는 디자이너의 태도를 기준으로 두고 책을 선정했다. 그 결과 소설 <2666>(열린책들), <리플리>(을유문화사), <수동타자기를 위한 레퀴엠>(시간의흐름) 등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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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와 ‘능력남’ 정체성 동시에 존재하는 일베” 한국사회에서 청년들간의 ‘젠더 갈등’은 이분법적으로 다뤄지곤 한다. 불만에 가득 찬 ‘이대남’과 그에 대응되는 개념인 ‘이대녀’가 등장해 서로간에 날선 언어를 주고 받으며 싸우는 모습이 젠더 갈등의 대표적 이미지다. 하지만 청년들이 젠더라는 주제를 두고 하는 고민의 층위는 훨씬 다양하고 깊다. 최근 출간된 베스텐트 한국판 10호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에서는 한국 청년세대의 대표적인 정치적 의제로 등극한 ‘젠더 갈등’에 대해 청년들 스스로의 고민과 목소리를 들어봤다. 베스텐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사회연구소에서 펴내는 주요 저널이다. 2012년 사회 비판 모델을 연구하는 한국 학자들의 논문이 1호가 출간된 후 매년 꾸준히 출간됐다. 1부는 독일판에서 논의된 쟁점을, 2부는 한국 연구자들의 유의미한 연구결과와 담론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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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지극히 한국적인 ‘K-아파트’ 탄생기, ‘마포주공아파트’ 한국의 아파트는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을까. 1962년 7월30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그해 완공된 마포주공아파트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기사는 “지금 마포구 도화동에 건설 중인 현대식 6층 고급 ‘아파트’ 6채는 400여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것으로 집 없는 ‘샐러리맨’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구절로 시작한다. 기자는 단독주택과 달리 현대식 난방과 수세식 변소, 샤워실이 있다는 점을 짚으며, 9~15평짜리의 이 아파트를 “그리 넓은 집은 못 된다 해도 쓸모 있게 꾸민 고급 ‘아파트’”라고 묘사한다.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다른 점은 ‘어린이놀이터’나 ‘유치원’ 등 공동시설이 있다는 점이라며, 아파트를 “생활 개혁과 공동생활의 훈련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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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연구 권위자, 정우영 동국대 명예교수 별세 훈민정음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아온 정우영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0세. 유족들은 정 교수가 지난 3일 오후 6시쯤 일산백병원에서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1954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금산고,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원래는 문학을 공부하려는 생각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가 국어학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중세국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정 교수는 국어표기법사, 훈민정음 등에 정통해 훈민정음 연구의 중심을 잡아왔다. 그는 2007년 문화재청의 훈민정음 언해본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독자적으로 해석한 해례본 복원안을 주장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한글날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첫 복간본이 동시 출간됐을 때, 이 작업을 주도한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이 쓴 해설서를 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