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이혜인 기자입니다. 큰 행복보다 작은 즐거움이 많은 삶을 추구합니다. 일하는 여성이 겪는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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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팔자 좋은 양반? 먹고사는 데 진심이었다 양반과 선비 정진영 지음|산처럼 1권 368쪽·2권 328쪽|1권 2만4000원, 2권 2만원 우리는 일상에서 ‘양반’이라는 단어를 상찬으로, 욕으로, 때로는 ‘저기요’처럼 누군가를 부르는 중립적 호칭으로 다양하게 사용한다. 양반은 고려시대의 문반, 무반을 지칭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에는 점차 문반, 무반에 소속된 사람과 그 후손, 인척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양반과 통용돼 쓰이는 ‘선비’라는 단어는 비슷하게 느껴지나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선비는 공자, 맹자로부터 유래된 말로, <맹자>에서 선비는 “떳떳한 생업이 없으면서도 떳떳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설명된다. 선비는 학문에 정진해야 하는, 인(仁)과 의(義)로 무장한 전문 지식인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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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현이의 연극’ 저자이자 ‘백남준 소꿉친구’··· 수필가 이경희 별세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유치원 친구’로 잘 알려져있고,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현이의 연극’의 저자인 수필가 이경희씨가 24일 낮 12시 별세했다. 향년 91세. 이씨는 1932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2학년 때인 1953년에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라디오 퀴즈 프로그램 ‘스무고개’와 ‘재치문답’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퀴즈의 답을 잘 맞춰 ‘이경희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불혹을 앞둔 1970년에 첫 수필집 ‘산귀래’를 펴냈다. 그가 1973년에 발표한 수필 ‘현이의 연극’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학예회 연극의 작은 배역에 충실한 딸의 모습을 보며 반성하는 엄마 이야기가 담담하게 쓰였다. 이 수필은 피천득, 김현 등 기라성같은 수필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는 ‘월간 춤’에 꾸준히 기행 수필을 연재했으며, 2020년 ‘백남준의 드로잉 편지’까지 10여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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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인기에 책 ‘침묵의 봄’판매량 급증··· OTT 효과 탄 ‘드라마셀러’ 류츠신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1화에는 ‘불온서적’ 한 권이 나온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 아버지를 잃고 농촌으로 하방돼 벌목작업을 하던 예원제(로절린드 차오)에게 한 인민 청년이 영어 원서 한 권을 건넨다. 책의 제목은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 청년은 “서구에서 영향력이 큰 책으로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기술했다”며 “우리가 이렇게 계속해서 자연을 파괴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어떨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당시 영어원서는 금지돼 있었고, 예원제는 밤중에 손전등을 켜고 이 불온서적을 몰래 읽는다.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인류 문명 발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 <침묵의 봄>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기존의 시각을 더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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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가장 낮고 가난한 곳으로 흘러 ‘쓰레기 산업’을 만든다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 없이 커피를 마시고, 재활용이 편하도록 상표가 붙어 있지 않은 생수병을 구매한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들고, 친구에게 일회용컵 대신 쓰라며 텀블러를 선물하기도 한다. 빨대가 목에 걸린 갈매기나 비닐이 위장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이미지를 강조하지 않아도 ‘제로 웨이스트’(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작은 노력이 얼마나 쓸모 있을까? 영국의 저널리스트 올리버 프랭클린-월리스는 다 먹고 비운 요거트 통을 분리배출 통에 넣기 전에 물에 씻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온전히 재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웨이스트 랜드>는 그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폐기물 처리장이나 거래현장을 발로 누비며 쓴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의 ‘쓰레기 산’인 가지푸르 쓰레기 매립장, 영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패스트패션으로 몸살을 앓는 아프리카의 중고 시장부터 핵폐기물 처리장까지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쓰레기가 더 낮고 가난한 이들을 향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거대한 폐기물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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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 지배하던 한국 사회에 ‘관용’을 일깨우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한국에 잘 알려진 대중작가이자 지식인,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들에 따르면 그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중·경기고를 거쳐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들어갔다.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인 1972년에 ‘민주수호선언문’ 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해 8년 만인 1977년에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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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자를 가만히 보지 못한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정수복은 개인주의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2007년에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을 썼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생각의나무)이라는 책에서 그는 “개인이 존중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에서 집단의 논리 앞에 개인을 줄 세우는 오래된 문법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 후, 정 작가는 <이타적 개인주의자>에서 다시 한번 개인주의에 대해 논한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르다. “개인주의자는 전통과 관습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대세나 다른 사람의 생각에 쉽사리 동조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사유하는 생각의 주체”이자 “자기 자신과의 진실한 관계를 중시”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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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쓴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 별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자>로 한국에 잘 알려진 대중작가이자 지식인,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유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기중·경기고를 거쳐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들어갔다.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시절인 1972년에 ‘민주수호선언문’사건으로 제적됐다가, 복학해 8년만인 1977년에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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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다독가, “독서할 시간 없다는 거, 다 변명”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손웅정 감독(SON축구아카데미)은 다독가다. 그는 일년에 300권이 넘는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중에 특히 마음에 드는 책은 볼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최소 세 번 이상 읽는다. 마음을 울리는 단어나 문장은 그에 대한 생각과 함께 독서노트에 옮겨 적고 몇 번씩 보며 암기한다. 책에 담긴 생각을 다 흡수했다 생각되면 그 책은 버린다. 이렇게 2010년부터 만든 독서노트가 여섯 권이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는 손 감독의 독서노트에 담긴 그의 인생철학을 전하는 책이다. 1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손 감독은 독서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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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이 가장 사랑한 보물 10가지는? 천마총 금관을 비롯해 신라를 대표하는 10가지 유물을 알기 쉽게 설명한 안내서가 나왔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 문화유산 시리즈(틈새책방)는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이자 관람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경주의 보물 10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한 10대 전시품에 대해 설명한다. 총 10권 중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 첫 다섯 권은 천마총 금관, 황금 보검, 토우 장식 항아리, 얼굴 무늬 수막새, 황료사 치미 등 5건을 다룬다. 국립박물관의 전·현직 학예 연구직과 연구자들이 유물 발굴 관련된 뒷이야기와 최신 연구 동향 등 전시실에서 다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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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불평등하고 위계적이고 과잉된 인플루언서 세계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사전적 정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많은 팔로워(구독자)를 보유해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실제 세상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사전적 정의 그 이상이다. 매출이 급감했던 회사가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받은 영상 하나로 인해 다시 몇십퍼센트씩 매출이 늘기도 한다. 그 역으로 인플루언서의 악평 한 줄은 가게 하나를 폐업직전까지 가게 만들 수도 있다. 이같은 영향력을 손에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다. 배우자, 아이, 강아지까지 가족 구성원의 삶을 매분매초 촬영해 브이로그 영상을 만들고, 24시간 내내 카메라에 찍혀야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악플을 감수하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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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100권에 걸쳐 한국 사상 발자취 좇는다,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한국 사상의 근간을 세운 주요 사상과 학자들을 깊이있게 다루는 시리즈가 출간된다. 10년 동안 총 100권에 걸쳐 박지원, 원효, 정도전 등의 학자와 실학, 예학 등의 사상을 소개하는 방대한 작업물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사상가의 궤적과 철학적 개념을 탐구하는 ‘사유의 한국사’ 교양총서 시리즈의 첫 권인 <의상>과 <위정척사>가 발간됐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채웅석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 13명의 학계 전문가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를 3년간 기획했다. <의상>과 <위정척사>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박지원, 이색 등의 사상가와 호락논쟁, 양명학, 서학 등의 사상을 다룬 책 5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원효, 정도전, 이익, 실학, 예학 등 30여개의 주제를 두고 집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류를 지속하고 발전시키며 그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는 편찬사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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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도서관에 잘 읽히는 베스트셀러만 두라고?”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스스로를 ‘활자 중독자’라 여기는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공공도서관 사서들 앞에서 강연을 하다가 무심코 이런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그는 도서관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차는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니며, 가능하다면 하루 중 반 이상 도서관에 사람이 없는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도서관이란 “세계는 미지로 가득한 곳이라는 사실에 압도당하기 위한 장소”이자 “내가 얼마나 세상을 모르는지를 가르쳐 주는 장소”라고 말한다. 우치다는 도서관에까지 상업성과 인기영합주의를 운영 기준으로 요구하는 현 세태를 비판한다. 도서관은 탐색과 사색의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시장 논리가 침투하면서, “지성의 생산성이 급경사를 내려가듯이 저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베스트셀러만 비치하고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관리자들을 거세게 비판한다. 최근 몇년 동안 한국에서도 지자체가 작은 도서관 예산을 줄이거나 지원을 중단하는 일이 계속됐다. 그 결정권자들에게 우치다의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