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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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이미지는 내가 결정한다”···예술가이자 장애인 베르사니 이탈리아 출신 키아라 베르사니는 공연 예술가, 안무가다. 아울러 장애 여성이다. 골형성부전증을 가진 그의 키는 98㎝다. 무대 위 그의 움직임이 비장애인 무용수를 방불케 할 수 있을까. 베르사니는 자신의 언어를 새로 배워달라고 요구한다. 클래식 음악, 발레, 연극을 이해하기 위해 해당 예술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베르사니는 “당신이 나를 해석하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이해하는 방식을 보여줄 것이다. 세상이 바라보는 나의 이미지는 내가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베르사니가 28일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29·30일 <젠틀 유니콘>, 12월4일 <덤불>, 12월 6·7일 <애니멀> 공연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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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영 “첼로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 최초로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한 최하영(26)은 호기심이 많다. 한때 재즈에 빠져 드럼을 열심히 배웠다. 요즘엔 드럼 연습은 못하지만,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을 자주 다닌다. 최근 취미는 도예다. 거주 중인 독일 베를린에서 첼로를 연습하지 않는 시간엔 도자기를 만들며 시간을 보낸다. 2025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음악가)로 선정된 최하영이 연주할 레퍼토리도 그의 호기심만큼 다양하다.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곡을 들려준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최하영은 “한국 관객에게 친숙한 프로그램과 처음 접해보실 특별한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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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니 콩쿠르 서울 예선 28일 열려 내년 8월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리는 제65회 페르초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지역 예선인 제3회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가 20~30일 전 세계 12개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 예선은 28일 오후 2시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부소니 콩쿠르 지역 예선은 참가자들이 해외로 이동하기 어려웠던 팬데믹 시기 처음 열렸다. 팬데믹 이후에도 참가자와 콩쿠르 모두 더 넓은 관객층에 노출될 기회를 노리는 차원에서 지속됐다. 예선 참가를 위해 이탈리아까지 오는 참가자의 수고를 덜 수도 있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콩쿠르 관계자들이 엄선한 서울, 함부르크, 이스탄불, 로스앤젤레스 등 12개 도시의 스타인웨이 앤 선즈 쇼룸에서 예선이 열린다. 연주는 전문 제작팀이 녹화한다. 참가자들은 스타인웨이 D-247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한다. 영상과 음향 자료는 전문 스튜디오에서 편집되며, 오디오 트랙은 원본 그대로 심사에 사용된다. 리사이틀 종료 후 이틀 내에 심사위원단 평가와 관객 감상을 위해 영상이 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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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클래식 음악을 많은 이에게” 1만5000원으로 즐기는 BBC프롬스 내한 공연 1895년 시작한 BBC 프롬스는 유럽의 대표적인 여름 클래식 음악 축제다. 저렴한 티켓 가격과 라디오 송출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는 8주간 73회 공연이 영국 런던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열렸다. 런던 공연에만 관객 30만명이 참여했고, 저녁 콘서트 평균 좌석 점유율은 96%에 달했다. 2015년 BBC 프롬스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데이비드 피카드(64)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다음달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는 임기 마지막 프로젝트 중 하나다. 피카드는 e메일 인터뷰에서 “창립자 헨리 우드는 1895년에 ‘최고의 클래식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대중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서울에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티켓을 제공해 많은 사람들이 페스티벌을 함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1만5000원인 프롬스 석이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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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같은 볼거리, 비타민 같은 교훈···뮤지컬 ‘알라딘’ 한국 초연 보니 춤과 노래가 최적 비율로 섞인 볼거리, 누구라도 수긍할만한 인생의 메시지. 디즈니 콘텐츠가 가진 주요한 특징이자, 다양한 문화권의 여러 세대 관객에게 두루 사랑받는 이유다. 2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알라딘> 역시 디즈니의 핵심 인기 요인을 갖춘 작품이었다. 총 150분(인터미션 20분)의 공연 시간 내내 관객의 이목에 꿀을 발랐고, 극장 문을 나서면서 삼킬만한 비타민 같은 교훈을 안겼다. 이번 한국 초연은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10년 만이다. <알라딘>은 브로드웨이에선 오픈 런 형태로 장기공연하며 <라이온 킹>과 함께 디즈니를 대표하는 흥행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알라딘>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1개 프로덕션이 제작됐고, 2000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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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내년 라벨 독주 전곡·협주곡 2곡 음반 공개 내년은 모리스 라벨(1875~1937) 탄생 150주년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라벨의 독주 전곡과 협주곡 2곡을 공개한다. 22일 유니버설 뮤직은 조성진의 라벨 음반 계획을 발표하고 독주곡 ‘쿠프랭의 무덤’을 디지털 선공개했다. 다음 달 13일엔 ‘소나티네’, 내년 1월3일엔 ‘샤브리에 풍으로’ 등도 음원으로 먼저 선보인다. 도이치 그라모폰은 계획된 음반 중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을 내년 1월17일 디지털과 2장의 CD로 발매한다. 피아노 협주곡 2곡이 수록된 음반은 내년 2월21일, 전체 트랙이 담긴 디럭스 에디션은 내년 4월11일 발매한다. 협주곡은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했다. 협주곡 중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라벨이 1차 대전 중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작곡한 곡으로, 한 손만으로 양 손 연주 이상의 음역과 음색을 표현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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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여는 책 ‘모던 건축’의 따분함을 거부하라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건축가였다. “장식은 폐지해야 한다” “도시는 직선을 중심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건물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같은 그의 신념은 건조한 사각형의 현대적 건물로 구현됐고,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건물부터 가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영국 출신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은 건축사에 남는 이 거장을 ‘따분함의 신’이라고 조롱한다. 르코르뷔지에와 그의 유산인 직선적 건물을 모조리 비판한다. 아르헨티나·러시아·미국에 있는 모던한 건물 사진을 나열한 뒤 “이 건물이 철거된다 한들 누가 슬퍼할까?” 같은 문구를 사진 위에 적었다. 아마 한국의 아파트나 오피스 빌딩도 헤더윅의 눈에 띄었다면 같은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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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괴로워도 일단은 살아라, 살다보면 기쁨이 온다 1621년(광해군 13) 조위한이 쓴 <최척전>은 임진왜란·정유재란과 명·청 교체기의 혼란 속에 남원의 최척과 옥영 부부가 수차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30여년의 과정을 그린다. 고전소설로는 보기 드물게 일본, 중국, 안남(베트남) 등 광범위한 배경을 아우르는 ‘코즈모폴리턴적’ 시각을 보인다. 서울시극단 신작 <퉁소소리>는 <최척전>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시극단장 고선웅이 각색하고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호재가 “늙은 최척 역을 맡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소개하며 연극이 시작된다. 노(老)최척은 이후에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듯 대부분 시간 무대에 머물며 최척의 삶을 관찰한다. 최척은 옥영과 혼인을 언약하지만,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으로 전장에 나선다. 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와 혼인하고 아이까지 낳지만 얼마 후 정유재란이 발발한다. 최척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가족과 헤어진다. 옥영은 남장을 한 채 일본 상인을 만나 일본 배를 타고, 최척은 중국으로 흘러간다. 우연히 안남까지 간 최척은 기적같이 옥영을 만나 합치지만, 청의 발흥은 다시 이들에게 시련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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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틀 “조성진은 칭찬 알레르기 있지만 그래도 칭찬”·조성진 “마에스트로가 훌륭해서 힘든지 몰라” 한국 출신의 최정상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체력적,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곡이다. 그런데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가 너무 훌륭해서 힘든 걸 까먹었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사이먼 래틀(69)은 “조성진이 칭찬에 큰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조성진 본인은 자신이 얼마나 잘하는지 모를 수 있다. 교향악단과 이렇게 협주할 수 있는 연주자는 드물다”면서 웃으며 화답했다. 저명한 오케스트라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이 20·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올해 창단 75주년을 맞는 이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2018년 주빈 메타와 함께한 이후 6년 만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까지 12회에 걸쳐 이어지는 BRSO 아시아 투어에는 조성진이 유일한 협연자로 나선다. 통상 투어 지역별로 해당 국가 출신 아티스트를 각각 협연자로 선정하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유를 묻자 래틀은 조성진에 대한 믿음을 다시 드러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더 좋은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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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커셔니스트 공성연, 트롬프 타악기 국제 콩쿠르 준우승 퍼커셔니스트 공성연이 2024 트롬프 타악기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소속사 프레인글로벌은 공성연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뮤직헤보우에서 진행된 트롬프 콩쿠르에서 준우승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승은 중국의 유안 시, 3위는 포르투갈의 미구엘 필립이었다. 1971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된 트롬프 콩쿠르는 타악 독주를 위한 콩쿠르다. 연주자들은 비브라폰, 마림바뿐 아니라 다양한 타악기를 두루 다뤄야 한다. 1등 1만5000유로, 2등 1만유로, 3등 7000유로의 상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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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에서 젊은 음악가 상 수상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상인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 시상식에서 ‘젊은 음악가’ 상을 받았다. 소속사 목프로덕션은 18일 이러한 소식을 전했다. 디아파종은 프랑스의 유력한 클래식 음반 전문지다. 매달 뛰어난 음반에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여하고, 매년 연말에는 최고작을 선정해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을 시상한다. 임윤찬은 데카 레이블에서 발매한 <쇼팽: 에튀드>로 6월 ‘디아파종 황금상’을 받았다.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지휘한 빈 필하모닉의 브루크너 교향곡 전집이 교향곡 부문, 이사벨 파우스트의 바로크 작곡가 솔로 음반이 바이올린 부문, 세르게이 바바얀과 다닐 트리포노프의 라흐마니노프 음반이 피아노 부문에서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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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명상은 도움이 됩니다···심지어 살인에도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독일의 변호사 비외른 디멜에겐 사랑스러운 딸과 아내가 있습니다. 잘 맞는 정장과 로펌에서 지급한 고급 차량도 그를 돋보이게 합니다. 일 처리 능력도 뛰어나 의뢰인의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디멜은 사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져 있습니다. 그의 주요 의뢰인이 무시무시한 범죄조직이라는 점 때문이죠. 한 마디로 디멜은 ‘마피아의 변호사’입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어가는 그에게 아내는 ‘명상 수업’을 받아보라고 추천합니다. 탐탁지 않아 하던 디멜은 속는 셈 치고 명상 수업을 받은 뒤 인생의 전기를 마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