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최신기사
-
스타되어 만난 ‘꼬맹이’ 김기민과 ‘누나’ 박세은 발레리나 박세은(35)이 예원학교에 다니던 시절, 발레리노 김기민(32)은 초등학생이었다. ‘꼬맹이’ 김기민은 ‘누나’에게 춤추자며 따라다녔지만, 기회는 없었다. 박세은은 말했다. “저도 아기를 키워서 알지만, 그 나이대 한두 살 차이는 정말 크잖아요. 그때 기민이는 그저 ‘애기’ 같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애기가 어른이 돼서 이렇게 같이 춤을 추네요.”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별·수석무용수) 박세은이 14년 만에 함께 춤춘다. 둘은 10월30일~11월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무대에 선다. 인도 사원의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대작 발레다. 김기민은 솔로르, 박세은은 니키아 역을 맡아 11월1·3일 두 차례 함께 공연한다. 김기민과 박세은이 27일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
딱 알맞게 뜨거운 조승우의 ‘햄릿’ 조승우는 ‘신인 연극 배우’다. 그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이래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최정상 배우로 자리해왔다. 특히 그가 같은 공연예술인 뮤지컬 배우로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극에 출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낯설다. 조승우가 데뷔 24년 만에 선택한 연극 데뷔작은 <햄릿>. 1601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희곡이다. 매일 밤 800여 개 도시에서 <햄릿>이 공연 중이라는 통계도 있다.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배우가 저마다의 햄릿을 연기해왔다. 조승우는 너무 많이 공연되기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가 어려워 가장 도전적인 작품을 연극 데뷔작으로 선택한 것이다.
-
책과 삶 현대음악 최전선 ‘진은숙의 세계’는 음악학자 이희경은 “새로운 정보도 쉽게 받아들이는 시각과 달리 새로움과 낯섦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청각의 특성상, 현대음악은 현대미술보다 더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진은숙이 기자, 글로벌 제약 기업 기술 책임자, 물리학자, 음악가와 나눈 대화를 엮은 이 책은 현대음악 작곡의 최전선에 있는 진은숙의 세계에 접근하는 통로가 된다. 진은숙은 대화에서 자신의 예술관, 작품 창작 배경 등은 물론 프리랜서 작곡가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일부러 모호하게 말하거나 젠체하는 태도로 거장인 양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가 얼마나 음악에 헌신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항상 나의 최대치를 하면서 소리를 질러야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알아줬고.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작품도 그렇게 되었”다고 하고, “메피스토펠레스가 와서 영혼을 팔라고 하면 당장 팔 거예요. 누가 나한테 진짜로 이 곡이 잘된다는 보장을 준다면 무슨 짓이든지 해요”라고 말한다.
-
‘바로크 명장’ 포저 “바흐엔 악기 경계 넘는 무언가 있다” 최정상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포저가 한국을 찾았다. 그가 수석 객원 음악감독으로 있는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제35회 이건음악회에서 연주하기 위해서다. 포저는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300여년 전 왕이나 귀족을 위해 작곡된 바로크 음악이 여전히 연주되고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바로크 음악에는 듣는 이의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흐의 음악은 구조적으로 매우 복잡하지만, 전달하는 감정은 매우 분명하고 그 효과가 큽니다. 세상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
안은진, 7년 만에 연극 무대 배우 안은진이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국립극단은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삶을 그린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의 캐스팅을 24일 발표했다. 레빗(1868~1921)은 여성에게는 참정권조차 없던 시기에 천문학자로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당시 여성은 하버드대 천문대 망원경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육안으로 자료를 관측했고, 끈질긴 연구 끝에 ‘래빗 법칙’을 발견했다. 레빗의 업적은 훗날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내놓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드라마 <연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으로 잘 알려진 안은진이 레빗 역을 맡았다. 그의 연극 출연은 2017년 <유도소년> 이후 처음이다. 홍서영이 레빗의 동생이자 작곡가의 꿈을 꾸는 마거릿으로 출연한다.
-
낯선 독일어 노래에 피아노 한 대···가을에 듣는 리트의 매력 독일 가곡을 뜻하는 리트(Lied)는 시와 음악이 어울린 음악 형식이다. 피아노 한 대만으로 반주한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발표된 지 200년이 다 된 현재까지 사랑받는 리트다. 다만 낯선 독일어 가사, 소박한 피아노 반주에 감상의 벽을 느낄 수도 있다. 이언 보스트리지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27세에 뒤늦게 성악가의 길을 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리트 해석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여러 장의 ‘겨울 나그네’ 음반을 냈고, 책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펴내기도 했다.
-
‘수도생활 60주년’ 이해인 수녀 시 노래하는 콘서트 열려 수도생활 60주년을 맞는 이해인 수녀의 ‘가을편지 콘서트’가 11월30일 서울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이해인 수녀는 1964년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해 올해로 수도 60주년을 맞았다. 이해인 수녀는 종교인일 뿐 아니라,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민들레의 영토> <두레박> 등 평이하면서도 따뜻한 언어로 쓰인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2012년 발매된 연가곡집 <편지>의 수록곡 18곡 모두 들을 수 있다. 이 음반에는 이해인 수녀의 시에 작곡가 박경규가 곡을 붙인 노래들이 담겼다.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강혜정, 바리톤 송기창·김성길이 노래한다. 피아니스트 이성하가 반주하고, 방송인 안현모가 진행을 맡는다.
-
부모를 죽인 딸·소년을 살해한 엘리트 청년···살인에 관한 두 편의 뮤지컬 살인, 그리고 춤과 노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뮤지컬에서는 허용된다. 존속살해, 아동살해 같은 끔찍한 사건이라 해도 그렇다. 실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 2편이 상연중이다. <리지>와 <쓰릴 미>다. <리지>는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2022년에 이어 비로소 온전한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07년 한국 초연된 <쓰릴 미>는 초창기엔 매년, 2017년부터는 2년에 한 번 꼴로 공연될 만큼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전자는 등장인물 4명이 모두 여성, 후자는 2명이 모두 남성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
국내 첫 장애예술공연장 모두예술극장 개관 1주년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모두예술극장은 장애예술인들의 창작·육성·교류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장애예술인과 스태프가 물리적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창작 전반에 걸친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장애관객을 위해 수어통역, 문자소통 단말기, 쉬운 공연 안내서, 사전 공연음성해설, 점자안내서 등 프로그램을 갖췄다. 장애예술가가 작품 개발 과정에서 수어, 음성해설 등 장애유형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이들의 공연 제작 경험을 매뉴얼화하고 있다.
-
오마주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는 ‘영 식스티’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한 여성 고위공직자가 젊은 남성과 호텔 방에 들어갑니다. 남성은 혼자 침대에서 뛰다가 넘어져 테이블을 깨트리며 쓰러진 채 미동을 하지 않습니다. 겁에 질린 여성은 오래전 입수한 한 연락처로 전화를 겁니다. 경계심에 가득 찬 목소리가 전화를 받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 닉(조지 클루니)은 일종의 ‘해결사’입니다. 의뢰인이 공공연히 처리할 수 없는 지저분한 일을 대신 맡아줍니다. 곧 현장에 나타난 닉은 여성을 안심시킨 뒤 방을 둘러보고 ‘작업’에 착수할 준비를 합니다. 이때 누군가 호텔 방을 노크하면서 문제가 커집니다.
-
책과 삶 운동하기 싫어하도록 진화한 몸, 어떻게 운동하게 할까 전국이 ‘러닝 열풍’에 휩싸여 있다. 마라톤 대회 참가 접수는 인기 아이돌 콘서트 표 구하는 것만큼 힘들다. 카본 러닝화와 첨단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러닝 크루들이 도심을 뛴다. 멕시코의 시에라 타라우라마에는 ‘극강의 달리기 부족’이 있다. 이들은 평소 맨발로 생활하고 상상도 못할 먼 거리를 달린다.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 대니얼 리버먼이 현대인의 러닝에 대해 얘기하자, 부족민 한 명이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꼭 달려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달릴 사람이 대체 어디 있단 말이오?” <운동하는 사피엔스>(원제 Exercised)는 인간의 몸은 운동하기 싫어하도록 진화했다고 말한다. 타라우라마 원주민 같은 ‘운동 잘하는 야만인’ 이미지는 일종의 ‘신화’라고 본다. 이들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수렵하고 농사 짓기 위해서일 뿐 몸매 관리를 위해서가 아니다. 리버먼은 현대 문명에서 떨어진 수렵채집인을 수없이 만났지만, 처음 본 순간 그들 대부분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러 운동할 에너지가 있으면, 이를 아껴 자손을 낳는 데 사용하는 것이 진화의 법칙이다.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을 방불케 하는 재치 넘치는 문체로 ‘매일 밤 8시간은 자야 한다’ ‘달리기는 무릎에 나쁘다’ 같은 주장이 왜 ‘미신’인지 알린다.
-
SM, 성범죄 혐의 전 NCT 태일과 계약 해지 SM엔터테인먼트가 성범죄 혐의를 받은 그룹 NCT 전 멤버 태일과 전속계약을 15일 해지했다고 밝혔다. 16일 SM은 “태일은 현재 형사 고소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전속 계약상 해지 사유에 해당함은 물론, 아티스트로서 더 이상 신뢰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인과 합의 하에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태일은 2016년 NCT의 유닛 NCT U로 데뷔해 NCT와 산하 그룹 NCT 127 멤버로 활동해왔다. SM은 지난 8월 태일이 성범죄 관련 형사사건에 피소된 사실을 확인한 후 사안이 엄중함을 인식하고 태일의 NCT 탈퇴를 결정했다. 태일은 경찰 조사를 거쳐 지난달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