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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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프리마돈나’ 이규도 이화여대 명예교수 별세 소프라노 이규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KBS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하며 노래에 재능을 보였다. 1959년 이화여대 성악과에 입학했고, 재학 중 동아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고인은 1970년 도미해 줄리어드음대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이곳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마스터클래스를 들었다. 칼라스는 “작곡가가 원하는 대로 박자를 지켜야 한다” 같은 음악적 조언에서부터 “긴 치마를 입어라”와 같은 무대 의상 조언까지 건넸다고 한다. 칼라스는 고인에게 “너는 내 학생”이라며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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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인피제본 등 ‘별별’ 책들의 향연 영국의 작가·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에드워드 브룩-히칭은 갓 돌지난 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고서 경매장에 다녔다. 아버지가 희귀 서적상이었기 때문이다. 아들도 어느덧 식비, 집세로 서가를 채우는 처지가 됐다.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원제 The Madman’s Library)은 세계 문학사에 남거나 사상사의 흐름을 바꾼 명저가 아닌, 제목 그대로 ‘이상한 책’들의 역사를 담았다. “어마어마한 잔여의 암흑 속에서 반짝이는 보석들, 버려져 잊히고 만 별종들”인 책이다. 종이와 잉크로 만든 책만을 생각하면 안 된다. 조난당했을 때 제본에 쓰인 금속 철을 요리용 꼬치로 사용할 수 있는 책, 미국산 슬라이스 치즈로 만든 책도 있다. ‘살과 피로 만든 책’도 따로 한 챕터를 할애했다. 양, 송아지, 염소 가죽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인간의 살가죽으로 만든 책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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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뜨거웠던 추억···학전 불 밝힌 ‘마지막 밤’ 공연 시작 시간은 한참 남았지만 공연장 앞은 묘한 흥분이 감돌았다. 예매는 일찌감치 마감됐다. 굿즈로 판매된 티셔츠를 든 채 김광석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는 관객도 있었다. 14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열렸다. 학전 개관 33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곳에 학전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마지막 밤이기도 했다. 입구 옆 게시판 ‘학전 소식’에는 “33년간 총 359개의 작품을 기획, 제작해왔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배우, 가수, 연주자, 스태프 등 공연예술인들과 많은 관객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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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찬의 우회도로 ‘패스트 라이브즈’의 인연과 우연 영국 소설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1879~1970)는 근대와 현대의 접점에서 나고 자랐다. 그가 31세에 출간한 대표작 <하워즈 엔드>는 교외의 오랜 저택 하워즈 엔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두 가문의 이야기다. 자동차와 기차가 다니고 사람들의 이주가 조금씩 활발해지는 시기, 인물들은 신문물이 전통을 대체하는 과정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한 인물은 말한다. “자기 집과 헤어진다는 것,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난다는 것-그런 일은 일어나면 안 돼요. (…) 사람이 자기가 태어난 방에서 죽지도 못한다면, 문명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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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200주년···브루크너 재발견될까 올해는 후기 낭만주의 대가 안톤 브루크너(1824~1896)의 탄생 200주년이다. 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에선 1년 내내 브루크너의 음악을 들려주는 콘서트, 축제, 전시가 열린다. 한국에서도 브루크너의 교향곡이 공연된다. 2월 부천필하모닉이 교향곡 6번을 연주했고, 4월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4번(제주시립교향악단)과 7번(인천시립교향악단)을 들을 수 있다. KBS교향악단은 7월(9번)과 9월(5번), 서울시향은 12월(7번) 브루크너 교향곡을 연주 일정에 넣었다. ‘탄생 2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부족한 숫자다. 브루크너의 음악이 재발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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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 ‘한여름 밤의 꿈’ 한국 초연···김동완 오페라 데뷔 벤저민 브리튼의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이 국내 초연된다.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다. 국립오페라단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출연자와 제작진이 모이는 <한여름 밤의 꿈> 프로덕션 미팅을 열었다.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 원작 희곡을 바탕으로 브리튼이 1960년 초연했다. 요정의 왕 오베론과 그의 아내 티타니아가 중심이다. 엇갈린 사랑과 연인의 마음을 돌리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이 담겼다. 원작 희곡은 여러 장르로 변주돼왔다. 브리튼은 오베론과 티타니아 부부를 원작처럼 신적인 존재로 그리기보다는 현실적인 노부부로 묘사했다. 이들은 부엌이나 침대에서 부부싸움을 벌이는 등 일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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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랑랑 “프랑스 음악은 물, 황혼, 안개 같다” 피아니스트 중에는 베토벤, 쇼팽 등 특정 작곡가의 곡을 잘 연주해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지만, 중국 출신의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42)에겐 그런 칭호를 붙이기 어렵다. 바흐부터 게임 음악까지 레파토리가 매우 폭넓기 때문이다. 최근 랑랑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까지 레파토리에 넣었다.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명문 악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생상스’ 음반이다. 생상스의 익숙한 ‘동물의 사육제’와 함께 좀처럼 연주되지 않는 피아노 협주곡 2번도 연주했다. 라벨, 드뷔시, 포레의 곡도 있고, 클래식 음악팬들에게도 낯선 프랑스 여성 작곡가의 5곡도 담겼다. 독일 베를린에 체류 중인 랑랑이 8일 저녁 화상으로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랑랑은 “내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다양하게 모색하려 한다. 최대한 모든 작품과 연결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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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이유 없이 삶에 지칠 때 필요한 것···‘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복싱 영화’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줄거리와 장면들이 있습니다. 옛 영광을 상징하는 트로피와 수많은 선수들의 땀에 절어 낡은 체육관, 늙고 고집스러운 관장,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젊은 복서….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본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첫인상 역시 그렇습니다. 얼핏 복싱 영화의 클리셰를 가져온 듯 한 이 영화는 몇 가지 지점에서 전형을 벗어나며 새로운 감동을 줍니다. 게이코는 청각 장애가 있는 여성입니다. 호텔의 메이드로 일해 돈을 벌면서 프로 복서로도 데뷔한 상태입니다. 청각 장애가 있으면 심판의 지시나 코치의 조언을 들을 수 없어 링 위에서도 불리합니다. 리치가 짧고 스피드도 느립니다. 게이코는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을 거듭합니다. 많은 남성 복서들이 같은 체육관에 다니지만, 게이코는 그 누구보다 성실히 연습하는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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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삶의 가치·의미가 재배치된 현재까지 여전히 존재하는 ‘하인’ 한국문학연구자 소영현은 “근대 이후의 삶에 대해 우리가 하는 커다란 오해 가운데 하나는 우리 삶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착각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근대란 이전의 물질적 일상의 폐기가 아니라 삶의 가치와 의미가 재배치된 일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하녀’란 1960년대 한국영화에 나온 뒤 사라진 존재로 여겨지지만, 소영현은 달리 본다. 그는 “법률적으로 신분제가 해체된 근대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서 하녀의 위상을 가진 이들이 사라진 적은 없”다고 적는다. 베이비시터, 요양보호사, 등하원도우미가 유모, 침모, 식모, 안잠자기, 어멈을 대신한다. 전 지구적으로 살펴봐도 ‘하녀’는 사라지지 않았다. 백인 중산층 여성이 사회에 진출한 사이 흑인 여성이 그들의 가사노동을 떠맡았고, 이후엔 ‘세계화의 하인들’이라 불리는 필리핀 여성들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흑인 여성, 필리핀 여성의 가사와 돌봄은 누가 떠맡나. 한국에서도 1920~1930년대 젖어미나 유모로 남의집살이를 하던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잃는 비극이 많았다. “남의집살이 여성이 겪는 직업적 고충에는 두 가정의 위계화 즉 계급적 위계 문제가 은폐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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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빈필·RCO·뉴욕필 단원이 한 자리에 베를린필·빈필·로열콘세트르헤바우(RCO)·뉴욕필 단원이 연합해 한국에서 연주한다. 공연기획사 두미르는 이들 오케스트라의 악장, 수석급 현역 단원들로 구성된 연합 단체가 5월 하순 한국에서 공연한다고 6일 밝혔다. 연합 단체는 전용 클래식 홀에서 특별 연주회 2차례를 열어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의 음악을 들려준다. 또 대형 아레나 공연장에서 한국의 클래식 아티스트, K팝 가수와 3회에 걸친 협동 공연도 진행한다. 구체적인 공연 시간과 장소, 협업 아티스트 등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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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역사 교향악축제 4월 3일 개막 국내 최고 역사를 가진 2024 교향악축제가 4월 3~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36년 역사를 가진 올해 교향악축제에서는 국공립교향악단 20곳과 민간교향악단도 3곳(한경arte필하모닉, 심포니 송,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이 연주한다. 올해 23번의 무대에서는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개한다. 겹치는 곡은 없다. 총 61곡의 교향곡과 협주곡이 연주된다. 탄생 200주년을 맞는 브루크너 4번 교향곡(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지휘 김홍식), 7번 교향곡(인천시립교향악단·지휘 이병욱)을 들을 수 있다. 쇼스타코비치의 작품도 7곡이 연주된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장윤성)는 푸치니(카프리치오 신포니코 )와 카셀라(교향곡 1번)의 한국 초연곡을 선보인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지휘 최수열)는 국내에서 좀처럼 연주되지 않는 펜데레츠키의 비올라 협주곡을 로베르토 디아즈 협연으로 연주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다비트 라일란트)는 교향악축제 창작곡 공모를 통해 위촉한 임형섭의 ‘하윌라’를 세계 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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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 떠나보낸 이순재 “잘 가시게…나도 곧 갈 테니 우리 다 같이 만나세” 원로배우 오현경씨의 영결식이 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이성열 연출가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고인의 육성이 담긴 연극 <봄날>의 공연 일부가 흘러나왔다. 손정우 대한연극협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선생님은 암투병 중에도 연기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를 채찍질하셨다”며 “대사 한 줄이라도 틀리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셨다”고 말했다. 고인과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배우 이순재씨는 “TBC 시작할 당시 함께했던 남자배우들이 저와 고인을 포함해 6명 있었다. 그중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이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테니 우리 가서 다 같이 한번 만나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