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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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무용콩쿠르 그랑프리에 김설현 김설현(단국대학교)이 제21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서울국제문화교류회는 지난 5~1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본선에서 전통 민족춤 부문 여자 시니어 1위를 차지한 김설현에게 그랑프리를 수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설현은 콩쿠르에서 태평무를 선보였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발레, 전통 민족춤, 창작 민족춤, 컨템퍼러리 댄스, 안무 등 5개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는 16개국 980명이 예선에 참가했고, 569명이 본선에 올랐다. 김설현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1만 달러, 각 부문 시니어 1위에게는 상금 3000 달러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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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출가 최초 단장 맡아 큰 영광…누구나 사랑하는 대표 극단 만들 것” 국립극단이 관객과의 접촉면을 넓힌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예술감독이 16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났다. 박 단장은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을 목표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에 공연별로 1회씩 진행하던 ‘예술가와의 대화’를 확대해 관객이 창작진과 대화하는 기회를 늘린다. 공연이 생소한 관객을 위해서는 ‘공연 읽기’(가칭)를 도입한다. 박 단장은 “드라마터그 등 창작진이 도슨트처럼 작품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희곡의 성격에 적합한 인문학 강의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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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이해가 부족해 오해하는 나라, 일본 박훈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가 1996년 일본 유학을 결심했을 때다. 집안 어른께 말씀드리니 “왜 하필 왜놈들의 역사를 배우려고 하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먼 옛날 한반도에서 문명을 전수받은 나라, 나중에는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의 역사를 배워야 하느냐는 불쾌감의 발로였을 것이다. 그러나 ‘civilization’의 번역어인 ‘문명’이 메이지 유신을 전후한 일본 번역 문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회, 회사, 대학, 헌법, 철학, 민주 같은 단어도 마찬가지다. 박훈은 한국인의 일본관을 “‘관심’은 과도한데, 풍부한 지식과 정보에 기초한 이해는 너무도 부족한, 그래서 무지와 오해가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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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양 남자’는 어떻게 독일 오페라의 ‘왕’이 되었나 독일 오페라의 주인공은 대체로 신, 왕, 장군이다. 보수적인 클래식 세계에서도 더욱 보수적인 오페라 무대에 작은 동양인이 주역으로 섰을 때 서양인들의 반응은 짐작할 수 있다. 베이스 연광철(59)이 세계적 음악 축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바그너 오페라에 섰을 때도 그랬다. “<춘향전>의 변사또를 외국인이 연기하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겠어요? 제가 바그너 오페라 무대에 올랐을 때도 동양 사람을 자기들 역사 속 왕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어한 거 같아요. 해결 방법은 제 노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젠틀한 것은 아니다”라고 연광철은 말했다. 연광철이 듣도록 수군대는 동료도 있었다. “동양의 왕이 왜 독일에 있나?” 연광철은 속으로 생각했다. ‘너희들이 나만큼 노래하면 될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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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협주곡·궁예 레퀴엠’…클래식과 대중의 통로를 만드는 유튜버들 유튜브는 현재 이견이 없는 주요 미디어다. 매우 오래된 예술 장르인 클래식 음악도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새로 만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중을 클래식 세계로 안내하는 유튜버 2명을 인터뷰했다. 한국의 정상급 교향악단인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을 보면 간혹 믿을 수 없는 영상들이 섞여 있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실황,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실황 사이에 ‘강호동 협주곡’ ‘궁예-레퀴엠’이 돌출한다. ‘강호동 협주곡’은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강호동 모습을 작곡가 ‘불고기버거세트’의 음악에 결합한 영상이다. ‘궁예-레퀴엠’은 KBS 사극 <태조 왕건>에서 궁예(김영철)가 신하들을 처형하는 모습에 베르디의 ‘레퀴엠’을 배경음악으로 썼다. 두 영상 모두 온라인에서 바이럴되며 10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KBS교향악단 유튜브 구독자는 14만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케스트라 유튜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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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용기를 줄 때 음악의 힘은 더 커져” 3년 전 바흐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 도전을 마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조금 더 개인적인 곡으로 돌아온다. 클라라 주미 강은 9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리사이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타르티니, 프로코피예프, 쇼송, 프랑크를 연주한다. 곡 사이의 연결성을 생각하기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고 스토리가 있는 곡”을 골랐다.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은 그가 네다섯 살 때 처음 연주한 곡이다. 타르티니가 꿈속에서 듣고 지었다는 이 곡에는 제목이 보여주듯 바이올린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테크닉이 망라됐지만, 그는 “곡의 아름다움을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 역시 트릴(두 음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연주하는 주법)로 시작하지만, 작곡 배경은 크게 다르다. 클라라 주미 강은 “프로코피예프가 2차 대전 당시 작곡한 것이다. 오늘날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2부에 연주할 쇼송의 ‘시’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프랑스 작곡가의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관객이 위로와 용기를 느끼고 좋은 상상의 날개를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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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햄릿 공주의 불도저같은 복수극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세계문학사에서 ‘우유부단’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아버지 죽음의 진상을 파악했는데도 복수를 머뭇대고 행동을 유보한다. 지난 5일 개막한 국립극단의 <햄릿>은 조금 다르다. 극의 종반부 햄릿은 친구 호레이쇼에게 말한다. “착한 공주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악한 공주는 뭐든지 할 수 있지.” 여기서 ‘공주’는 햄릿 자신이다. 즉 이 연극에서 햄릿은 여성, 오필리어는 남성이다. 국립극단 연극에서 햄릿은 분위기를 망치는 인물이다. 왕이 사망하자 법률가를 중심으로 꾸려진 조사위원회는 죽음에 의문이 없다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한다.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를 계승하고 형수 거트루드와 결혼한다. 선왕과 거트루드 사이의 딸인 해군 장교 햄릿은 결혼식 내내 한쪽 구석에 침묵하고 앉아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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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된 굿판·스탠딩 코미디···동시대 예술의 최전선 ‘싱크 넥스트’ 개막 컨템퍼러리 굿, 스탠딩 코미디, 여성 국극 1세대 명인 등 동시대 다양하고 도전적인 공연을 이어서 볼 수 있는 ‘싱크 넥스트 24’가 5일 개막한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인 싱크 넥스트는 ‘시대를 선도하는 아티스트와 블랙박스 시어터의 만남’을 모토로 올해 3년 차를 맞았다. 9월 8일까지 66일간 총 29팀의 아티스트, 27회 공연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다. 5, 6일엔 ‘김오키 새턴발라드’의 공연이 열린다. 세 명의 재즈 뮤지션이 연주하는 음악을 중심으로 여러 배우들이 출연해 사랑에 대한 단막극을 보여준다. 11·12일 만날 수 있는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소리꾼 유태평양의 공연도 관심을 끈다.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작가인 류성실이 무대 미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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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슬프고 아름답다 ‘옛 노래, 그 추억’ 우연히 들려온 옛 노래 한 곡에서 무한한 추억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김애란의 단편 ‘안녕이라 그랬어’의 주인공 은미에겐 킴 딜과 로버트 폴러드가 부른 ‘러브 허츠’가 그랬다. 가사 중 “I’m young”을 한국어 “안녕”이라고 잘못 알아들은 에피소드 같은 것을 당시의 연인과 공유했다면 추억을 소환하는 동력은 더욱 강력해진다. 은미가 이야기를 서술하는 시점은 오래 사귄 연인 헌수와 이미 헤어진 뒤다. 은미와 헌수가 헤어지는 데 드라마처럼 극적인 이유는 없었다. 둘은 ‘어른’의 사랑을 했다. 어른은 절실한 감정이 아니라 지질한 상황으로도 헤어진다. 이별 이후 7년이 지난 은미는 재취업이 쉽지 않은 40대가 됐고, “아직 내게 어떤 가능성과 기회가 남은 것 같은 착각”을 위해 별 필요도 없는 화상 외국어 수업을 한다. 어떤 창작자라면 조롱하고 풍자할 수도 있는 캐릭터지만, 김애란은 스피노자의 말대로 “비웃지도 탄식하지도 또한 미워하지도 말고 다만 이해하라”는 태도로 이 인물을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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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 호른 연주자의 괴로움과 즐거움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 자주 가는 관객이라면 교향곡의 웅장한 절정부, 혹은 아련한 도입부에 호른 소리가 이상하게 들린 경험이 종종 있을 것이다. 호른 연주자의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호르니스트 김홍박(43)은 호른이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라 불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호른은 하나의 관에서 음정을 변화시킵니다. 입술의 떨림과 호흡의 양을 조절해 음을 냅니다. 피스의 폭이 좁은 데다 음역대는 넓고 음의 간격이 촘촘해요. 호흡이 조금만 변해도 ‘삑사리’가 납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이겨낸 뒤에야 좋은 소리를 낼 자격이 생기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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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유튜브, KIA 타이거즈를 북한군으로 표현했다 사과 KBS 스포츠국 유튜브 채널 ‘야구잡썰’이 광주 연고의 프로야구팀 KIA 타이거즈를 북한군에 비유한 콘텐츠를 만들었다가 사과했다. 야구잡썰 제작진은 3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문에서 “적절치 못한 비유와 사례로 많은 분이 ‘지역 폄하 및 혐오’로 느끼게 된 점, 충분히 공감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제작진으로서 더 심사숙고 못하고 불편한 결과물을 유통했다는 점에서 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지난 1일 게재됐다. KIA 팬인 정현호 PD는 지난달 25일 KIA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두고 “6·25 전쟁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화면에는 당시 전쟁 상황도에 북한은 KIA, 남한은 롯데 로고를 합성했다. 이는 당시 경기에서 KIA가 14대 1로 앞서다가 롯데의 추격을 받아 결국 15대 15 무승부로 끝난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북한이 전쟁 초기 낙동강까지 진격해 내려왔다가 후퇴해 결국 휴전선을 그으며 정전이 된 것을 야구 경기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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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없다”고 설교한 목사에게 벌어진 일 연극이 시작하면 무대를 둘러싼 4면 객석의 관객은 순식간에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다. 목사, 부목사, 장로, 신도들이 들어와 찬송 부르고 기도하고 설교한다. 한국어 찬송가가 아닌, 영어 가스펠이라는 점만 특이하다. 관객도 함께 두 손을 모으고 눈 감고 기도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목사의 설교가 조금 특이하다. 20여년 전 작은 상가를 임차해 교회를 개척한 뒤 신도수 수천명에 이르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명망 있는 담임 목사 폴은 말한다. “지옥은 없다.” 폴 목사의 논리는 이렇다. 가장 선하고 숭고한 희생을 하며 죽어간 소년이 단지 크리스천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후 지옥 불에 고통받는다는 구원의 논리를 믿어야 하는가. 사랑의 하나님이 이 가련한 소년을 지옥에 보낼 것인가. “우리가 가는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독선의 논리를 세상에 설파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