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최신기사
-
배우 김새론, 연극으로 연기 복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김새론이 연극 무대에 선다. 공연제작사 극단 글로브극장은 다음달 3~12일 서울 CTS아트홀에서 열리는 연극 <동치미>에 김새론이 출연한다고 17일 밝혔다. <동치미>는 차례로 세상을 뜬 노부부의 사랑, 남은 삼남매의 우애를 그린 작품이다. 김새론은 배우 안수현과 함께 작은딸 정연 역을 연기한다. 김진태와 이기석이 아버지 역, 김계선과 김기령이 어머니 역을 맡았다. 김새론은 2022년 5월 음주운전으로 가로수,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벌금 2000만원을 확정받았다. 당시 촬영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도중 하차하는 등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
백승찬의 우회도로 3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는 것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다룬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바흐 ‘마태 수난곡’ 연주 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190분에 달했다. 현장에서 만난 지인이 체력을 보충하라며 고맙게도 초코바를 건네주었지만 인터미션에도 먹지는 않았다. 바로크 악기 특유의 거칠고도 맑은 음향, 최고 수준 성악가들의 청아한 목소리, 2000년 전 성인(聖人)의 위대한 행적이 감상자를 몽롱하게 했고, 그 아름다운 몽롱함에서 억지로 깨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몽롱함의 원인은 연주 자체와 함께 연주 시간에도 있었다. 기나긴 연주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통한 외부의 자극이 없으니,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종교음악의 흐름에 몸을 온전히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종류의 음악은 귀가 아니라 온몸으로 듣는다.
-
초연 30년 지나도 사랑받는 ‘엠.버터플라이’와 ‘헤드윅’···얽히고설킨 차별, 지금도 유효하다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이 쓴 <엠.버터플라이>는 1988년 초연한 연극이다. 1960년대 중국 베이징에 근무하던 프랑스 외교관과 경극 배우 출신 중국인 연인의 이야기에 모티브를 얻어 창작됐다. 1983년 프랑스 외교관은 중국 연인에게 국가 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외교관과 연인 모두 남성이었다. 외교관은 연인이 여성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희곡 <엠.버터플라이>는 1993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존 론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존 카메론 미첼이 극작·주연을 맡고 스티븐 트래스크가 작사·작곡한 뮤지컬 <헤드윅>은 1994년 초연했다. 미첼이 미군 장교였던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 특히 베를린에 거주한 경험을 반영한 작품이다. 1988년 동독 소년 한셀이 헤드윅으로 개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록밴드를 만들고 관객에게 자신의 삶을 털어놓는다는 내용이다. 미첼은 2001년 이 작품을 동명 영화로 만들어 연출·주연을 겸했다.
-
지구의 날···비발디의 2050 사계를 섬마을에서 듣는다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2050년의 ‘사계’를 예측해 들려주는 섬마을 음악회가 열린다. 뮤직앤아트컴퍼니는 16일 ‘사계 2050-위도’ 공연이 21~22일 양일간 전북 부안 위도 일대 및 위도초등학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사계 2050’은 1725년 작곡된 비발디의 ‘사계’에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된 2050년 전세계 기후데이터를 반영해 ‘2050년 미래 버전 사계’를 작곡·연주하는 프로젝트다. 2050년의 기온, 강수량, 종의 감소, 해수면 높이 변화 등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결합해 ‘사계’를 재탄생시킨다. 2019년 북독일 방송 엘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사계’를 바탕으로 2021년 과학자, 작곡가 등이 힘을 합쳐 ‘사계 2050’으로 재탄생시켰다.
-
러시아 볼쇼이무용수 출연 공연 무산되나 16~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발레앤모델 2024 슈퍼 발레콘서트’의 공연내용 변경 신청이 부결됐다. 볼쇼이발레단 수석 무용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던 이 공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한·러 관계 냉각과 함께 성사 여부를 두고 주목받아왔다. 세종문화회관은 12일 “발레앤모델의 공연변경신청에 대한 대관심사위원회 심의를 11일 진행한 결과 변경승인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발레앤모델은 지난해 10월 ‘볼쇼이발레단 갈라 콘서트 2024 인 서울’이란 제목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관 심의와 승인을 받았다. 이후 이달 열릴 예정이던 러시아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공연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반발과 관객 안전 등의 우려로 취소되자,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갈라 콘서트 역시 성사 여부로 주목받았다. 발레앤모델은 지난달 공연명을 바꾸고 출연자 구성 및 프로그램을 대폭 변경해 공연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
책과 삶 선율 따라 흐르는 꿈과 현실 노년의 사업가 린쌍은 젊은 음악가 아내 에밀리를 병으로 잃었다. 린쌍은 아내가 운영하던 피아노 학원을 정리하려다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 연주의 주인공은 전문 연주가나 수강생이 아닌, 피아노 조율사였다. 대만 작가 궈창성의 <피아노 조율사>는 이 조율사와 린쌍의 삶을 엮으며 이어진다. 초심자가 들어도 인상적인 연주에서 알 수 있듯, 조율사는 예사 인물이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보여 연주자의 꿈을 키워왔다. 다만 가정 여건과 개인 성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연주자가 되지 않은 채 조율사로 진로를 틀어 중년에 이르렀다.
-
강선영 탄생 100주년 공연 ‘불멸의 춤’ 무용가 강선영(1925~2016)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린다. 14일 오후 5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명가 강선영 불멸의 춤’이 열린다. 한국 근대 춤의 시조이자 강선영의 스승인 한성준의 ‘신선무’ ‘훈령무’ ‘한량무’ ‘검무’, 강선영 춤 인생의 정수가 담긴 ‘태평무’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무대에는 강선영의 수많은 제자들이 참여한다. 태평무 음악 이수자인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명예교수가 음악감독을 맡는다. 강선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조흥동,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양성옥 등 한국 무용계 중추 인물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
할머니 킬러와 새파란 청년의 쫓고 쫓기는 ‘액션 누아르’ 빈틈 없이 ‘일’을 처리하던 전문가 ‘조각’은 어느덧 나이가 들어 육체의 힘이 줄어들고 있다. 감정이나 인연 때문에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회사에선 슬슬 은퇴를 종용받을 날이 다가온다. 육체적 능력 면에서 절정인 데다 일에 대한 동기마저 충만한 청년 ‘투우’가 그에게 도전한다. 직장 생활에서 흔히 있을 법한 상황이지만, 이들의 ‘일’은 살인청부업이다.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 <파과>는 2013년 출간된 구병모의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스릴러·누아르를 표방한다.
-
시인·극작가·공사현장 ‘잡부’ 이용훈 그는 시인이다. 2018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22년 첫 시집 <근무일지>(창비)를 출간했다. “삶과 시가 하나인 세계. 그 세계가 여기에 있다”(이용주 시인), “산문이 시를 압도하고 시가 다시 산문을 포용하는 순환”(김수이 문학평론가) 같은 평을 받았다. 그는 극작가다. 희곡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지난달 국립극단 ‘입체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2022년 국립극단의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인 ‘창작공감: 희곡’에서 발굴된 이 작품은 “투고된 134편 희곡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
서울시발레단, 창단공연 앞두고 사전공연 ‘봄의 제전’ 서울시발레단이 8월 창단 공연을 앞두고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서울 세종M씨어터에서는 26~28일 ‘봄의 제전’이 관객을 만난다. 안무가 3명이 컨템퍼러리 발레를 선보이는 ‘트리플 빌’ 공연이다. 안성수의 ‘로즈’는 그가 2009년 초연한 ‘장미-봄의 제전’을 바탕으로 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전 작보다 빠르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유희웅의 ‘노 모어’는 초연이다. 현대 사회의 반복되는 일상, 젊은이들의 피로와 무기력감을 표현한다. 무대에서는 드럼과 전자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된다. 이루다의 ‘볼레로 24’는 지난해 한국발레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받은 ‘블랙 볼레로’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라벨의 ‘볼레로’에 영감 받아 동시대적 표현 방식,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시청각적 연출을 더한 작품이다.
-
불이 꺼지고 우주의 소리가 들렸다 5일 오후 11시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조금 전까지 바흐의 성스러운 종교음악 <마태수난곡>(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이 울려 퍼지던 공간에 첨단 현대 작곡가의 ‘굉음’이 울려 퍼질 참이다. 300년 전 종교음악을 3시간 동안 듣고 난 뒤, 21세기 현대음악을 이어서 듣는 관객도 많았다. 그것이 페스티벌이란 공간의 역동성이다. 이날 2024 통영국제음악제가 마련한 공연은 클랑포룸 빈의 <인 베인>(In Vain·헛되이)이었다. 현대음악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하스의 곡으로 2000년 초연됐다. 이날 한국 초연된 <인 베인>은 ‘2000년 이후 최고의 예술작품 1위’(2017년 클래식 보이스 여론조사), “21세기 가장 중요한 작품”(지휘자 사이먼 래틀) 같은 평을 받았다.
-
오마주 신흥종교에 빠진 조폭은 어떻게 되었나···‘돼지와 뱀과 비둘기’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대만 영화 한 편이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정작 대만에선 별다른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도 말이죠. 화제의 영화는 <돼지와 뱀과 비둘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장르는 느와르·갱스터입니다. 갱스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조폭 두목의 장례식이 열리고,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칩니다. 주인공 천꾸이린이 이곳에 나타나 대담한 살인 행각을 벌입니다. 경찰 천후이가 그를 뒤쫓지만, 천꾸이린은 천후이에게 큰 상처를 입힌 채 빠져나갑니다. 4년 후, 천꾸이린은 여전히 도피 중입니다. 천꾸이린은 범죄자들에게 의약품을 제공하는 약사로부터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전해 듣습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천꾸이린은 자수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가 자신이 요주의 지명수배자 명단에서 ‘넘버 3’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죽는 건 두렵지 않다. 죽고 나서 잊혀지는게 두렵다’고 생각한 천꾸이린은 넘버 2, 넘버 1을 죽이려고 마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