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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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스타 피아니스트’ 한동일 별세 피아니스트 한동일씨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음악계에 따르면 한동일씨는 29일 세상을 떴다. 고인은 194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함흥 중앙교회에서 교회 찬양대를 지휘한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가까이 했다. 광복 이후 소련군이 38선 이북을 장악하자 고인의 가족은 모두 남한으로 이주했다. 팀파니스트였던 아버지는 아들 손을 잡고 서울 곳곳을 누비며 김성복 전 이화여대 교수, 이애내 숙명여대 음대 초대 학장 등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게 했다. 고인은 전쟁 중 부산에서 열린 제1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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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부터 임윤찬까지···올해의 공연 명장면 5 올 한 해 문화부에서 공연 담당 기자로 일했습니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음악, 무용, 전통공연을 아우르는 일입니다. 각 분야마다 헤아릴 수 없는 공연이 열리나 볼 수 있는 작품은 한정적입니다. 작품을 관람했다 해도 안목이 부족해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한정된 시선에 포착된 올해의 좋은 공연 5편을 소개합니다. 관객에게 추후 작은 가이드가 되고, 창작진에게 응원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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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조성진 클래식 부흥 이끌어…뮤지컬, 스타겹치기 출연 부작용도 2024년 공연계에서는 몇몇 스타들이 치열한 예매 경쟁을 불렀다. 임윤찬, 조성진, 조승우 등의 공연은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스타 쏠림 현상은 부작용도 불렀다. ■자리 잡은 클래식 스타 임윤찬이 반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건 불과 2년 전이다. 약관의 피아니스트는 매년 실력과 인기를 갱신했다. 올해 한국에서는 서울시향 협연, 단독 리사이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협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모든 공연이 매진이었다. 임윤찬의 해외 공연에 원정을 가는 국내 팬도 있었다. 수상 성과도 있었다. 10월엔 <쇼팽: 에튀드> 음반으로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과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 상을 받은 건 임윤찬이 처음이었다. 11월엔 프랑스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에서 젊은 음악가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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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림 이어 차지연도···건강 이상으로 ‘광화문연가’ 중단 배우 차지연이 건강 이상을 느껴 공연이 중단됐다. 23일 뮤지컬 <광화문연가> 제작사 CJ ENM에 따르면, 차지연은 전날 오후 2시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연기하다 공연을 마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차지연은 이 작품에서 ‘월하’ 역을 맡고 있다. CJ ENM은 “1막 공연 중 차지연 배우에게 일시적인 과호흡 상태가 발생해 공연이 중단됐다. 배우는 지체 없이 병원으로 이동했고, 전문의 소견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조치를 받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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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에서 ‘은밀한 보호자’가 된 비밀경찰···연극 ‘타인의 삶’ 동독의 비밀경찰 비즐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다. 그는 비밀경찰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심문 기법을 강의할 정도로 사회주의 체제 수호의 첨병 역할을 모범적으로 수행한다. 비즐러는 유명 극작가 드라이만과 배우 크리스타 커플의 감시를 맡는다. 도청을 통해 이 커플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다. 작품 활동, 사상의 궤적은 물론 성생활 같은 사생활까지 모두 감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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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수평선 너머, 몰랐던 세계를 직시하러 호라이즌배리 로페즈 지음 | 정지인 옮김북하우스 | 928쪽 | 3만5000원 배리 로페즈(1945~2020)는 평생 여행자였다. 아프리카, 태평양, 호주는 물론 북극, 남극까지 안 가본 곳이 없다. 물론 이국적인 웰컴 드링크가 손님을 맞이하는 호화 리조트를 찾은 것은 아니다. 로페즈에게 여행은 과거의 자신에게 도전하는 과정이었다. “여행은 과거부터 이어진 상식을 수정하고 선입관을 떨쳐버리도록 자극한다. 또한 우리의 정신이 맥락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고, 인류에 관한 절대적 진실의 독재에서 정신을 해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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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이 그림 그리듯 연주한 쇼팽 협주곡 임윤찬 연주회가 열리는 공연장 로비에는 시작 전부터 늘 묘한 흥분감이 감돈다. 어려운 티케팅에 성공한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의 연주를 기다린다. 관객은 연주 후 박수 치며 환호할 만반의 대기를 마친 상태다.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공연이 열렸다. 1부 협연자가 임윤찬이었다. 올해 해외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 중 사실상 마지막 메인 이벤트라 할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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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관극’은 당치 않다···커튼콜에 무대 난입하는 마당놀이의 매력 공연 시작 시간은 15분 남았는데 배우들이 시끌벅적하게 무대로 진입했다. 배우들은 하나에 4000원 하는 엿을 팔았다. 현금을 거의 쓰지 않는 시대지만,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의 원형 무대를 감싼 객석의 관객들은 어딘가에서 주섬주섬 현금을 꺼내 엿을 사서 곧바로 먹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본공연이 시작됐다. 배우들이 돼지머리 올라간 고사상을 내왔다. 배우들이 절했고 관객도 나와 절했다. 공연 중 먹는 사람, 화장실 가는 사람, 뒤늦게 입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수선하지는 않았다. 무대 위 배우들이 춤과 노래와 흥으로 분위기를 충분히 휘어잡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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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찬의 우회도로 다른 목소리 탄핵 찬성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국회 밖의 다른 목소리도 외로워헌재 결정부터 혹시 있을 대선까지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들은 많다 김예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 2명 중 1명이다(다른 한 명은 안철수 의원).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3일 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려고 국회 월담까지 생각했으나, 안전을 우려한 당시 한동훈 대표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BBC코리아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는 안건에 대해 표결해야 한다는 무겁고도 무겁고도 정말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면서도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들을 대신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할 일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고 말했다. ‘계엄은 잘못이지만 탄핵은 안 된다. 질서 있는 퇴진은 물 건너갔지만 탄핵은 안 된다. 당론이 탄핵 반대니 탄핵은 안 된다. 대안은 없지만 무조건 안 된다’는, 집권여당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무책임·무논리에 맞서, 그는 양심이 낸 ‘다른 목소리’에 따라 행동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쌓은 거대한 둑에 흠집을 냈고,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는 둑이 무너졌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여전히 언더커버 경찰의 존재를 알아챈 영화 속 조폭처럼 ‘배신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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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음악, 국악으로 듣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 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 음악이 국악으로 편곡돼 나온다. 국립국악원은 18일부터 3일간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발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반에는 ‘나이트 크로우’, ‘PUBG: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3개 게임의 주제곡과 배경음악이 담겼다. 김진환 작곡가, 이지수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편곡을 맡았고,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창작악단 단원이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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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유령을 보는 여고생과 외계인을 믿는 남고생이 만났을 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안경 쓴 남고생 다카쿠라 켄은 쉬는 시간마다 UFO 잡지를 봅니다. 친구는 없습니다. 여러모로 대중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오타쿠’ 이미지를 고스란히 갖췄습니다. 아야세 모모도 학업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여고생입니다. 모모는 영매사인 할머니와 함께 살기 때문인지 유령의 존재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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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통제할 수 없어 두려운 미래…‘생존 배낭’ 꾸리며 위안 종말을 준비하는 사람들마크 오코널 지음 | 이한음 옮김열린책들 | 336쪽 | 2만2000원 아일랜드 출신 기자 마크 오코널은 종말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녹아내리는 빙산, 뱃가죽이 달라붙은 북극곰, 꺼지지 않는 산불 이미지를 보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는 “우리가 물려받은 세계는 거의 소진되어 절대적이고 최종적인 해체를 맞이할 운명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