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선임기자
이미지와 텍스트와 사운드에 두루 관심이 있습니다. 단언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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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테너 자루스키 “이 미친 세상에서 ‘마태수난곡’으로 3시간의 단절 경험하길” 프랑스 출신의 세계 최정상 카운터테너 필리프 자루스키(46)가 한국에 온다.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마태수난곡’에서 노래하기 위해서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종교음악 최고 걸작이자 바로크의 위대한 유산으로 꼽힌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그린 이 곡은 바흐 서거 이후 잊혔다가 초연 후 100년이 지난 1829년 20세 청년 멘델스존이 발굴해 무대에 올려 널리 퍼졌다. 다만 전곡 연주에 3시간 가까이 걸리고, 고악기를 다루는 연주자가 많지 않아 실연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자루스키는 고음과 중음이 모두 자연스럽고 감정 표현력도 좋은 가수다. 17세기 이탈리아 음악부터 재즈까지 레퍼토리도 넓다. 2014년과 지난해 내한해 한국 관객을 만난 적이 있다. 자루스키는 e메일 인터뷰에서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콘서트에서 영성과 아름다운 음악을 느끼는 것은 관객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3시간 동안 앉아 침묵을 지키며 미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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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읊는 리어·공주 햄릿···셰익스피어의 끝없는 변주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서사의 끝없는 원천이다. 집필된 지 400년을 훌쩍 넘긴 그의 희곡들은 여전히 무대에 오른다. 그의 작품은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 언어로 번역됐고, 다른 어떤 작품보다 많이 공연된다. 올해도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창극, 연극, 오페라 등 형태도 다양하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리어>는 2022년 초연 당시 화려한 제작진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연출·안무 정영두, 극본 배삼식, 작창·음악감독 한승석, 작곡 정재일 등 각 분야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여기에 창극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리어왕과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을 각각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혈육에게 배반당한 뒤 추방당하고 결국 미쳐버린 노인 리어왕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삼식은 원작을 읽고 노자 <도덕경>의 ‘천지불인’(天地不仁·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이란 대목을 떠올렸다. 배삼식은 “노자의 말처럼 세상은 인간에게 그리 다정하지 않고, 우리 마음은 물처럼 쉽게 흐려진다”며 “셰익스피어 역시 <리어왕>을 통해 잔혹한 세계에서 인간이 얼마나 분투하려 애쓰는지 비추고, 인간 존재의 애달픔을 가감 없이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리어가 된 김준수는 “상선(上善)은 약수(若水)일러니 만물을 이로이 하되 다투지 아니하고…”라며 <도덕경>의 한 구절을 노래한다. 무대엔 총 20t의 물이 채워진다. 배우들은 공연 시간 180분 내내 물속을 걷거나 뛴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국립창극단은 창극이 음악극으로서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며, 소재 다양화를 통한 작품 개발로 창극의 동시대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고전으로 인지도와 보편성을 지닌 이야기, 시대적 공감대를 담아낸 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창극 <리어>는 3월29일~4월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10월에는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 바비컨 센터 공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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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별세···“예술은 사회의 꿈”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2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2세. 코리에레 델레 세라 등 현지 매체들은 폴리니가 북부 도시 밀라노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아내 말리사, 아들 다니엘레가 임종을 지켰다고 한다. 폴리니는 건축가 지노 폴리니의 아들로 태어나 5세부터 피아노를 쳤다. 1960년 18세의 나이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우승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심사위원장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저 소년이 우리 누구보다도 피아노를 잘 친다”고 극찬했다. 폴리니는 콩쿠르 우승 이후에도 수년간 대외적으로 콘서트를 하기보다는 연주 실력을 연마하며 미래의 거장이 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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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당연한 건 없어” 필연을 깬 SF의 맛 뉴턴이 없었더라도 만유인력은 발견됐을 것이다. 만유인력은 케플러 같은 앞선 과학자들이 이룬 성과의 마지막 한 조각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디킨스가 없었다면 <올리버 트위스트>도 없었을 것이다. <올리버 트위스트> 집필에 ‘역사적 필연성’은 없기 때문이다. 헤겔을 잇는 무신론 철학자 마르크스와 산업혁명 이후 영국의 노동운동에 정통했던 엥겔스가 만나지 않았다면 공산주의는 있었을까. 2015년 데뷔해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SF 작가 오가와 사토시의 중편 ‘거짓과 정전’은 이 질문을 탐구한다. 공장에서 일어난 폭동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엥겔스의 모습에서 시작해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전이 이어진다. 역사에서 공산주의를 없애려는 사람과 지키려는 사람, 역사를 변형시키려는 사람과 ‘정전’을 고수하려는 사람이 대립한다. SF적 발상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 잘 쓰인 스파이 스릴러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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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속 자애로운 마리 앙투아네트·소박한 루이 16세···역사가들의 평가는? 공연 중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5월 2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상 인물인 빈민 마그리드 아르노를 대비하며 프랑스 혁명 전후의 상황을 그린다.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원작으로 한다. 혁명 직전 프랑스 왕실의 호화스러운 삶과 극빈층의 분노, 혁명을 둘러싼 음모가 펼쳐진다. 작품 속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모습은 통념과 조금 다르다. 왕비는 선량하고 자애롭게, 왕은 소박하고 인자하게 그려진다. 역사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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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일대 ‘공연예술벨트’로 남산 일대에 ‘공연예술벨트’가 조성된다. 국립극단은 독립 법인화한 지 14년 만에 국립극장으로 돌아간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자유센터에서 ‘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자유센터 건물을 임차해 ‘국립공연예술창작센터’(가칭)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건립 50주년을 맞은 국립극장과 맞은편 자유센터 건물을 묶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자유총연맹이 소유한 자유센터 건물은 현재 민간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 건물을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임차해 연습실, 공연장, 무대장치 분류센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공간을 다양한 분야의 공연단체에 제공해 공연예술산업의 거점으로 마련한다. 자유센터는 20년간 장기임차한다. 자유센터는 한국 현대 건축가 1세대인 김수근의 초기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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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부흐빈더 6월 내한 ‘피아노 협주곡’ 진수성찬 차린다 현존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77·사진)가 6월 내한해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18일 부흐빈더의 내한 공연 소식을 알렸다. 부흐빈더는 지난해 내한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부흐빈더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9번째다. 부흐빈더는 65년 이상의 연주 경력을 가진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그의 베토벤 해석은 정평이 나있다. 2019·2020 시즌 빈 무지크페라인은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사상 처음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는 유일한 협연자로 부흐빈더를 선정했다. 부흐빈더는 지난해 내한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음악에 나의 개성을 녹이고 싶은 마음은 없고, 베토벤을 향한 애정을 담겠다. 24시간 동안 베토벤의 방에 앉아 베토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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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흐빈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내한공연 현존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77)가 6월 내한해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18일 부흐빈더의 내한 공연 소식을 알렸다. 부흐빈더는 지난해 내한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부흐빈더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9번째다. 부흐빈더는 65년 이상의 연주 경력을 가진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그의 베토벤 해석은 정평이 나있다. 2019/20 시즌 빈 무지크페라인은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사상 처음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는 유일한 협연자로 부흐빈더를 선정했다. 당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지휘 안드리스 넬손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리카르도 무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지휘 마리스 얀손스), 뮌헨 필하모닉(지휘 발레리 게르기예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지휘 크리스티안 틸레만)라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들이 부흐빈더의 베토벤 해석을 위해 출동했다. 부흐빈더는 지난해 내한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음악에 나의 개성을 녹이고 싶은 마음은 없고, 베토벤을 향한 애정을 담겠다. 24시간 동안 베토벤의 방에 앉아 베토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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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통영국제음악제 29일 개막 2024 통영국제음악제가 3월 29일~4월 7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2002년 처음 열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자리 잡은 행사다.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개막 공연으로 시작한다. 독일 하노버 NDR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지휘한다.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럴드’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를 들려준다. 초연작도 눈여겨 볼만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위촉한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스레드’는 세계 초연작이다.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면 3D 맵핑 멀티미디어가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실험적인 공연이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TIMF아카데미’로 발굴한 한국 작곡가 이한의 ‘우리 주크박스가 망가졌어요’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이 런던 위그모어홀,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페테르 외트뵈시에게 공동 위촉한 ‘시크릿 키스’는 한국 초연된다. 역시 한국 초연작인 현대음악 전문 앙상블 클랑포룸 빈의 ‘인 베인’(헛되이)은 “21세기 최고 걸작 중 하나”(사이먼 래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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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합창으로 끝난 학전의 마지막 순간 14일 밤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김민기의 명곡 ‘아침이슬’이 울렸다. ‘학전’ 간판으로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기획한 박학기가 가운데 섰다. 권진원, 노래를찾는사람들, 알리, 정동하도 함께 했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스타인 황정민도 노래했다. “나 이제 가노라/저 거친 광야에/서러움 모두 버리고/나 이제 가노라”라는 가사는 학전의 운명과 공교롭게 조응했다. 1991년 3월 15일 개관해 15일 폐관한 학전은 33년간 359개의 작품을 기획·제작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학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가수와 배우들이 연 공연이었다. 공연은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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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노들섬은 온가족 공연장 다음 달부터 서울 한강 노들섬에서 전 세대를 위한 공연 시리즈가 열린다. 서울문화재단은 15일 노들섬에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열어 미래 비전과 과제를 발표했다. 노들섬에서는 4월부터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 시리즈가 열린다. 4월 20일 악단광칠,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포르테나의 공연을 시작으로 여러 공연이 펼쳐진다. 잔디마당 야외 특설무대에서 매월 무료 공연이 열린다. ‘노들섬 케이팝 특별주간’과 다양한 인디 음악 공연도 볼 수 있다. 야외 활동에 좋은 5~10월에는 잔디마당 특설무대에서 음악영화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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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유채연, 함부르크 필하모닉 수석 임용 플루티스트 유채연(23)이 200년 역사의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임용됐다. 금호문화재단은 15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유채연은 지난달 18, 19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진행된 수석 선발 오디션에 합격했으며, 다음 달부터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활동한다. 유채연은 1년간의 연수 기간을 거친 후 단원 투표를 통해 최종 임용 여부가 결정된다. 유채연은 2018년 금호영아티스트 콘서트로 데뷔했다. 2019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당시 최연소 우승, 빈 신년 음악회 국제 음악 콩쿠르 목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화경향음악콩쿠르 2위, 서울대학교 관악동문회 주최 전국 관악실기 경연대회 1위 등 국내 콩쿠르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현재는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 석사 과정에 재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