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
에디터의 창 높아지는 탄소장벽에 엉뚱한 정책들 세상의 변화 속도가 정말 빠르다. 며칠 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영상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소라’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머릿속에 떠오른 내용을 글로 쓰기만 하면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AI 시스템이다. 영상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소라가 만든 거리 풍경, 주인과 장난치는 동물의 모습이 카메라로 촬영한 듯 생생하다. 앞으로 영상 업계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한 때가 2016년이다. 언젠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10년도 지나지 않아 그런 날이 왔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적응을 요구하는 것은 AI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역시 마찬가지다. 비용을 치러야 하는 순간이 벌써 찾아왔다.
-
에디터의 창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올해는 전 세계 76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실시되는 ‘슈퍼 선거의 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투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가 경제를 휘두르는 ‘폴리코노미(Policonomy·politics+economy)’ 현상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총선을 치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정부는 올해 업무보고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로 이름 붙였다. 업무보고를 주제별로 묶고, 일반 국민도 참여하는 형태로 실시한다. 각 부처 수장이 대통령에게 비공개 업무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틀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지난 4일 시작해 10여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이번 민생토론회 시리즈를 통해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한다면 어떤 문제도 ‘즉각 해결하는 정부’를 지향하고자 한다”며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장으로 각 민생토론회를 꾸려갈 것”이라고 했다. 민생토론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고 있다.
-
에디터의 창 에너지정책도 ‘엑스포 유치’처럼 실패할 텐가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심’ 김기현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까지 해외 일정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의 충격이 크긴 큰 모양이다. 정부·여당이 뭔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발버둥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과정을 보면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유치위원회를 민관 합동으로 개편하면서 유치전에 가세한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많은 자원을 쏟아부었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33년 만에 삭감하면서도 대외원조(ODA) 예산은 45%나 늘렸다. 제3세계 표를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정상외교에는 올해 책정된 249억원에 예비비 329억원을 더해 578억원을 썼다.
-
에디터의 창 경제도 특수부식으로 금융감독원의 힘이 이렇게 세진 줄은 미처 몰랐다. 금융제도를 만들고 금융회사들을 감독하는 곳을 금융당국이라고 부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있다. 금융위는 공무원 조직이고, 금감원은 민간 기구다. 금융위는 정책을 담당하고, 금감원은 현장을 감독한다. 업무 범위를 놓고 갈등을 벌일 때도 있지만, 힘은 금융위가 세다는 게 상식이라고 여겼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예산과 인사 등에 대한 심의와 승인 권한을 갖고 있어서다. 아니었다. 지난 5일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할 때 두 금융당국 수장의 표정을 보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표정은 어두웠고, 이복현 금감원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금융위는 위기 상황도 아닌데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국제적인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로 얼마 전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한 이 원장은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했고, 결국 이를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이 김 위원장을 이긴 셈이다.
-
에디터의 창 ‘운칠복삼’ 한덕수의 승부수 ‘운칠복삼(運七福三)’이란 말을 처음 들은 것은 2005년 여름 무렵이다. 같은 경제부처를 출입했던 다른 언론사 기자가 내게 “운칠복삼이라는 말을 들어봤느냐”고 물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운칠복삼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의 한덕수 총리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다. 그가 경제부총리에 오른 뒤 재정경제부 관료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돌고 있다는 게 그 기자의 얘기였다. 경제부총리가 된 이유가 운과 복이 전부라니. 아마 자신들이 경제관료 중 엘리트라고 생각하던 다른 경제부처 출신 관료들이 주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경력을 쌓은 한 총리를 질시해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
에디터의 창 자유민주주의? 검사전체주의 요즘 기업들이 난리다. 경제도 어려운데 정부 뒤치다꺼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달 초에는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으로 행사가 파행 운영되자 정부의 각종 요구사항이 기업들로 쏟아졌다. 한 대기업은 이동식 화장실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줬다. 화장실로 끝이 아니었다. 화장실에 쓸 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급수차도 보내야 했다. 화장실에 불도 켜고 에어컨도 틀어야 하니 발전기도 보내줬다. 교대로 이 장비들을 챙기기 위해 수십명의 인력도 지원했다. 행사장에는 대기업 소유 골프장의 카트까지 지원됐다고 한다. 잼버리 행사장 내부를 오갈 때 이용할 교통수단이 필요해서였다. 골프장 내장객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
에디터의 창 김연아 은메달, 김건희 로드 잊을 만하면 다시 말이 나온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김연아 은메달 얘기다. 당시 금메달의 주인공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였다. 소트니코바가 얼마 전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그때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난 두 번째 테스트를 받아야 했고, 다행히 두 번째 샘플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이 발언의 파장이 상당한 모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재조사를 벌여 문제가 발견된다면 금메달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나는 도핑보다는 당시 채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내가 처음 인터뷰했을 때 김연아는 중학생이었다. 말수가 적고 가냘퍼 보였지만 뭔지 모를 강인함이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대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에디터의 창 ‘1호 영업사원’의 조건 영업사원으로 성공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온라인을 검색해보니 한국표준협회는 첫번째 조건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고객지향성과 대인이해를 기반으로 고객과 친밀한 관계 형성.’ 고객의 성격을 잘 파악해 친하게 지내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마음이 통하고 내 사정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과시하며 갑질을 하려 들기도 한다. 이런 고객을 만날 때면 ‘영업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양가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기는 하지만.
-
에디터의 창 제도 개선? 그 이후가 문제다 정부 부처들이 정책을 내놓을 때 많이 쓰는 말이 있다. ‘제도개선’ ‘규제개혁’이다. 그 많은 개선과 개혁들은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을까. 실패한 정책도 많은데,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뭘까. 최근 일어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 역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전문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개인전문투자자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다. 의도는 좋았다. 정부는 벤처·혁신기업의 성장을 위해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오겠다며 오래전부터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방안 중 하나가 2019년 시행된 개인전문투자자 자격 요건 완화다. 개인전문투자자의 소득·자산 기준 등을 낮추고, 전문투자자 심사와 등록을 금융투자협회가 아닌 증권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금융당국은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개선’으로 개인전문투자자 수가 최대 4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대로 2018년 말 2193명이던 개인전문투자자는 2021년 말 2만4365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
임성재, 베어 트랩 뚫고 ‘49전50기’ PGA 첫 우승 잡았다 임성재(22)가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어렵기로 유명한 ‘베어 트랩’(곰덫)을 넘어, ‘유럽의 제왕’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제치고 이룬 승리였다. 임성재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매켄지 휴즈(캐나다·5언더파 275타)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임성재는 이로써 정식 데뷔 이후 48번째, 이전에 출전한 대회까지 포함하면 50번째 PGA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2018~2019시즌 PGA투어 신인왕인 임성재는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왕을 받았던 아쉬움도 달랬다.
-
PGA투어 첫우승 임성재, 세계랭킹 25위로 상승···30위 이내 처음 진입 혼다 클래식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22)가 세계 랭킹 25위로 올라섰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지난 주 34위에서 9계단 오른 25위에 자리했다. 2018~2019시즌 PGA투어에 데뷔한 임성재가 세계 랭킹 30위 이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성재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매켄지 휴즈(캐나다·5언더파 275타)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
PGA투어 첫우승 임성재, 위기 때 강한 승부사···올해 최대 목표는 올림픽 메달 2일(한국시간) 혼다 클래식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22)는 위기에 강하다. 스스로 “위기감을 느낄 때 경기가 더 잘된다”고 말한다. 이런 승부사 기질이 그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올 시즌 임성재의 가장 큰 목표는 도쿄 올림픽 메달이다. 쉽지 않은 목표지만 최근의 상승세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안돼서부터 집에서 플라스틱 골프채를 휘둘렀던 임성재는 6살 때 정식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여성용 티에서 90타 이내 타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런데 시험 삼아 나간 초등학생 대회에서 77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