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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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부도수표 같은 희망, 그래도 필요합니다 “새만금 사업을 시작할 때가 50대 때였는데, 우리 시방 나이가 팔십이 돼가지고. 새만금 사업하는 하청업체에 사람이 없다고 일하러 갔는데, 예순아홉 살 먹었을 때여. ‘이 나이 먹고 일하고 싶냐’고 얼마나 면박을 주는가, 고담부터 지원도 안 했어.” 새만금 사업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1991년 사업을 시작해 3년 만에 완성하겠다고 했지만, 올해로 33년째 사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제 절반 좀 넘게 했다니 갈 길도 멉니다. 낙후된 전북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김제시에서 만난 어르신의 말처럼 지역민들에게는 대단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새만금 지역인 군산·김제시, 부안군의 인구는 모두 줄었고,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에서 전북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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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드래곤볼 하나면 모두가 즐거웠지” “제가 <드래곤볼> 최신호를 가져가면 공책에 순번을 적었어요. ‘이번 시간은 너, 다음 시간은 너.’ 담배 피우는 무서운 친구들도, 공부만 하던 친구들도 드래곤볼 하나로 즐겁게 지냈어요.”(<드래곤볼> 관련 수집가 ‘테일러’) 만화 <드래곤볼>은 하나의 현상이었다. 1990년대 한국의 소년들은 쉬는 시간마다 교실 한쪽에 삼삼오오 모여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 별책부록으로 실리는 <드래곤볼>을 돌려봤다.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빌려보던 대본소 만화 시대의 문을 닫았고, 만화책을 사서 보는 단행본 만화 시대를 열었다. 만화책에 이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비디오 대여점을 거쳐 지상파 방송으로도 송출됐다. 힘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려서 동료가 시간을 벌어줄 때만 쓸 수 있는 궁극의 기술 ‘원기옥’은 ‘목표를 위해 인내한다’는 밈(모방·변조되며 널리 쓰이는 인터넷 유행어)으로 지금까지도 쓰인다. 바깥세상의 하루를 1년처럼 쓸 수 있는 ‘정신과 시간의 방’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시간이 안 간다’는 의미로 활용되는 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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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일진도 범생이도 드래곤볼로 하나 되었죠” [주간 경향] “제가 <드래곤볼> 최신호를 가져가면 공책에 순번을 적었어요. ‘이번 시간은 너, 다음 시간은 너.’ 담배 피우는 무서운 친구들도, 공부만 하던 친구들도 드래곤볼 하나로 즐겁게 지냈어요.”(<드래곤볼> 관련 수집가 ‘테일러’) 만화 <드래곤볼>은 하나의 현상이었다. 1990년대 한국의 소년들은 쉬는 시간마다 교실 한쪽에 삼삼오오 모여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 별책부록으로 실리는 <드래곤볼>을 돌려봤다.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빌려보던 대본소 만화 시대의 문을 닫았고, 만화책을 사서 보는 단행본 만화 시대를 열었다. 만화책에 이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비디오 대여점을 거쳐 지상파 방송으로도 송출됐다. 힘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려서 동료가 시간을 벌어줄 때만 쓸 수 있는 궁극의 기술 ‘원기옥’은 ‘목표를 위해 인내한다’는 밈(모방·변조되며 널리 쓰이는 인터넷 유행어)으로 지금까지도 쓰인다. 바깥세상의 하루를 1년처럼 쓸 수 있는 ‘정신과 시간의 방’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시간이 안 간다’는 의미로 활용되는 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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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김제, 새만금 사업 놓고 ‘서글픈’ 역사전쟁 “막말로 이건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도 내가 사는 데 득 될 거야 없지만, 일본땅이라고 하면 기분이 솔찬히(‘상당히’를 뜻하는 전북지역 방언) 나쁘지 않냐고.” 지난 3월 5일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나고 자란 30대 노모씨는 새만금 신항만 등의 관할권을 두고 벌어지는 김제시와 군산시 사이의 갈등을 독도에 빗대어 말했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인 것이 당연하듯, 새만금 신항만도 군산의 관할이 되는 것이 당연한데 김제시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투다. “이런 경우가 진짜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놈들이나 똑같은 거지. 독도도 (일본에) 뺏길 수가 없는 게 오래전부터 우리 땅이잖아요. 여기(새만금 신항만 인근)도 옛날에 구역 확정이 (김제시로) 확실히 됐는데 그대로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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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관할권? 큰 틀로 보면 아무것도 아녀”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의 새만금 영토전쟁에 소환된 이들이 있다. 새만금 사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잊혔던 어민들이다. 김제시는 새만금 신항만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끊어진 바닷길”을 꼽는다. 해수를 막는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서고 매립이 진행되면서, 만경강과 동진강의 담수와 서해의 해수가 만나던 김제 앞바다 황금어장은 급격히 망가졌다.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기 전 7곳이던 어항(어선이 드나드는 항구)은 모두 문을 닫았고, 300척에 달하던 배는 이제 17척만 남아 방조제 밖에서 작업하고 있다. 군산시는 질세라 군산의 어업권 상실 피해가 김제보다 4~5배는 컸다고 주장한다. 군산은 바닷길이 모두 막히진 않았지만, 만경강을 끼고 김제 어민들과 어장을 공유하던 군산시 옥서면·옥구읍 일대의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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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관할만이 희망…군산-김제, 서글픈 역사전쟁 [주간 경향] “막말로 이건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도 내가 사는 데 득 될 거야 없지만, 일본땅이라고 하면 기분이 솔찬히(‘상당히’를 뜻하는 전북지역 방언) 나쁘지 않냐고.” 지난 3월 5일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나고 자란 30대 노모씨는 새만금 신항만 등의 관할권을 두고 벌어지는 김제시와 군산시 사이의 갈등을 독도에 빗대어 말했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인 것이 당연하듯, 새만금 신항만도 군산의 관할이 되는 것이 당연한데 김제시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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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관할권? 지금 와서 뭣이 중헌디” [주간 경향]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의 새만금 영토전쟁에 소환된 이들이 있다. 새만금 사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잊혔던 어민들이다. 김제시는 새만금 신항만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끊어진 바닷길”을 꼽는다. 해수를 막는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서고 매립이 진행되면서, 만경강과 동진강의 담수와 서해의 해수가 만나던 김제 앞바다 황금어장은 급격히 망가졌다.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기 전 7곳이던 어항(어선이 드나드는 항구)은 모두 문을 닫았고, 300척에 달하던 배는 이제 17척만 남아 방조제 밖에서 작업하고 있다. 군산시는 질세라 군산의 어업권 상실 피해가 김제보다 4~5배는 컸다고 주장한다. 군산은 바닷길이 모두 막히진 않았지만, 만경강을 끼고 김제 어민들과 어장을 공유하던 군산시 옥서면·옥구읍 일대의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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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위기마다 소방수 역할만…난감한 공공의료 “이런 상황이 너무나 원망스러워요.” 지난 2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 보라매병원, 보호자 A씨는 응급실로 급히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지쳐 보였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료 공백을 경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대답할 겨를이 없다는 듯 걸음을 재촉했다. 재차 묻자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맞아요. 우리도 그 피해자예요”라고 했다. A씨는 백혈병으로 쓰러진 가족을 데리고 지난 2월 25일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원래 백혈병 치료를 받던 병원은 따로 있었다. 소위 ‘빅 5(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라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그러나 중환자실도, 응급실도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의료 대란 때문이라고,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라고 했다. 급한 대로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응급실은 응급처치를 목적으로 하는 까닭에 특정 환자가 오래 머물 수 없다. 응급실에서는 2월 26일부터 A씨에게 병상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보라매병원 중환자실에라도 입원하길 원했다. 그는 “여기도 중환자실 입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특실이든, 1인실이든 상관없으니 입원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보라매병원은 “해당 환자는 골수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보라매병원이 골수이식을 할 수가 없어 입원 절차를 밟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이탈 사태와 무관한, 제공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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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마다 투입되는 공공병원…후유증은 알아서 해결해야 “이런 상황이 너무나 원망스러워요.” 지난 2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 보라매병원, 보호자 A씨는 응급실로 급히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지쳐 보였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료 공백을 경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대답할 겨를이 없다는 듯 걸음을 재촉했다. 재차 묻자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맞아요. 우리도 그 피해자예요”라고 했다. A씨는 백혈병으로 쓰러진 가족을 데리고 지난 2월 25일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원래 백혈병 치료를 받던 병원은 따로 있었다. 소위 ‘빅 5(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라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그러나 중환자실도, 응급실도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의료 대란 때문이라고,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라고 했다. 급한 대로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응급실은 응급처치를 목적으로 하는 까닭에 특정 환자가 오래 머물 수 없다. 응급실에서는 2월 26일부터 A씨에게 병상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보라매병원 중환자실에라도 입원하길 원했다. 그는 “여기도 중환자실 입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특실이든, 1인실이든 상관없으니 입원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보라매병원은 “해당 환자는 골수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보라매병원이 골수이식을 할 수가 없어 입원 절차를 밟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이탈 사태와 무관한, 제공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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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놓는 과일값, 할인 지원이 최선일까 [주간 경향] 과일 가격이 왜 이럴까. 대목이라는 설이 지났는데도 치솟은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월 21일 기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사과 품종인 후지는 상등급 제품 10개가 평균 2만9475원에 판매됐다. 생산량이 많았던 1년 전에 비하면 27.4%가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도 20% 더 비싸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서비스 참고). 현재 대형마트 대다수가 정부 지원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 폭은 더 컸다고 봐야 한다. 사괏값만 오른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21일 신고 배는 상등급 제품 10개가 3만9801원에 판매됐다. 1년 전보다 34.3% 오른 가격이다. 딸기 역시 100g 가격이 1797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1% 올랐다. 과일은 한 품목이 다른 품목을 대체한다. 소비자는 사과가 비싸지면 귤 등 다른 과일을 찾는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사과·배뿐 아니라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오르고 있다.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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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놨다…과일값 왜 이렇게 비쌀까 과일 가격이 왜 이럴까. 대목이라는 설이 지났는데도 치솟은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월 21일 기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사과 품종인 후지는 상등급 제품 10개가 평균 2만9475원에 판매됐다. 생산량이 많았던 1년 전에 비하면 27.4%가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도 20% 더 비싸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서비스 참고). 현재 대형마트 대다수가 정부 지원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 폭은 더 컸다고 봐야 한다. 사괏값만 오른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21일 신고 배는 상등급 제품 10개가 3만9801원에 판매됐다. 1년 전보다 34.3% 오른 가격이다. 딸기 역시 100g 가격이 1797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1% 올랐다. 과일은 한 품목이 다른 품목을 대체한다. 소비자는 사과가 비싸지면 귤 등 다른 과일을 찾는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사과·배뿐 아니라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오르고 있다.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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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끝났다는 이태원 참사… 왜 조사가 필요할까 [주간경향] “진정으로 유가족과 피해자 그리고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정부도 적극 수용할 것입니다.” 정부는 끝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법안의 내용이 달랐다면 정부 입장도 달랐을 거라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법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된 이래 한결같았다. 정부는 어떤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별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전제도 달지 않았다. 특별법안은 지난해 6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처음 상정됐다. 다음은 국회 회의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