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민용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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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산책 버찌가 익어 가면 굴을 먹지 마라 벚꽃이 지고 있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맺힐 터이다. ‘버찌’다. 벚나무는 말 그대로 버찌가 열리는 나무다. 버찌는 앵두를 닮았다. ‘앵두 앵(櫻)’ 자가 ‘벚나무 앵’ 자로도 쓰이고, 버찌를 ‘앵실(櫻實)’로도 부른다. 하지만 붉은빛의 앵두와 달리 버찌의 색은 검다. 그래서 달리 이르는 말이 ‘흑앵(黑櫻)’이다. 그러나 앵실과 흑앵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버찌라는 말도 어린아이나 청년층은 낯설어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버찌는 익숙한 과일이다. 그 이름을 달리 알고 있을 뿐이다. 바로 ‘체리(cher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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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산책 선량과 한량을 가리는 나의 ‘卜’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이 나라의 주권이 국민들에게 있음을 투표로 보여주는 날이다. 저마다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쓰이는 투표 도장의 모양은 ‘점 복(卜)’ 자다. ‘卜’은 점을 친다는 의미뿐 아니라 ‘상고(詳考)하다’나 ‘헤아리다’ 등의 뜻도 가지고 있다. 꼼꼼하게 따져서 검토하고 참고해 우리의 미래를 점치라는 조언이 도장에 새겨져 있는 셈이다. 투표 도장의 표시는 예전엔 동그라미표(○)로만 썼다. 하지만 ‘○’는 투표용지를 접을 때 반대쪽에 잉크가 묻으면서 무효표를 만드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 안에 ‘사람 인(人)’ 자를 넣었다. 그러나 이때는 정치권 일각에서 ‘人이 특정 후보자 성명 속의 시옷(ㅅ)을 암시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1994년부터 ‘卜’ 자로 변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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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남헌 서정철, 풍자와 익살 넘치는 ‘회화 속에 숨은 웃음 해학’ 눈길 “다시 한번 정의하거니와, 우리가 음담패설집으로 알고 있는 고금소총(古今笑叢) 내용 중에서 주로 양반이 계집종과 벌이는 짓이나, 파계승과 변절하는 여인들 간에 은근히 눈맞추려다가 망신당하는 이야기는 해학(諧謔)에 속한다. 이야기꾼으로 유명한 정수동(鄭壽銅), 정만서(鄭萬瑞)전이나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 대감이 어릴 적에 보인 천재성으로 어른들을 감탄하게 해 준 이야기가 골계(滑稽)이며, 우리가 잘 아는 봉이 김선달(鳳伊 金先澾)의 대동강 팔아먹는 이야기는 단지 무식한 부자들을 골탕먹이는 익살쯤으로 보면 무난할 것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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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을 송기호, ‘보수 텃밭’에서 ‘물가안정’ 앞세워 시민과 인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을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송기호 송파을 후보자가 송파구 새마을 전통시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송 후보는 지난 1995년부터 약 30년간 송파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국제통상 전문가다. 송 후보자는 지역 내 물가안정을 위해 가락시장에 새마을시장을 설치하는 것 외에 지역 현안인 송파구을 내 여러 아파트 재건축의 조속한 추진, 교통 관련 문제 해결, MICE 연계 외국어 교육 특구 지정 추진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송파구의 석촌동, 삼전동, 가락1동, 문정2동, 잠실본동, 잠실2·3·7동 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송파구을 선거구는 통상 ‘보수 텃밭’으로 언급되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 속한다. 그러나 석촌동과 삼전동 일대는 진보세가 더 강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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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송파을 후보등록 마쳐…28일 본격 선거운동 돌입 송기호 송파구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1일 제22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날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친 송 후보는 “대한민국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정치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후보는 이어 “송파구을의 경우 올림픽훼미리타운, 잠실 주공5단지, 아시아선수촌, 잠실 우성 1·2·3차 및 4차 아파트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만큼 해당 재건축들이 사업성을 증대하면서 조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향후 지역활동 계획을 밝혔다. “재건축으로 인해 송파에 더 많은 교통수요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며 “이를 고려하지 한고 현재 추진되는 송파대로 차로 축소도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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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환경교육도서 ‘탄소제로 여행’ 발간…전자책 무료 공개 ‘눈길’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사장 송병억)가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공기업인 주식회사 에스알(대표 이종국)과 ‘탄소중립’을 소재로 한 어린이 환경교육도서 ‘구독과 좋아요, 탄소제로 여행’을 공동으로 발간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주요 서점 등을 통해 전자책(e-book)으로 무료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어린이 환경교육도서는 두 기관이 지난해 7월부터 협업을 시작해 전문가 자문단 구성에 이어 작가 공개모집을 거친 후 현직 초등교사(심정은, 향산초 교사)가 집필을 맡아 제작했다. 이 도서는 기후위기 시대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쉽게 읽히면서도 보다 희망적인 메시지로 ‘탄소중립’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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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회는 없었다…챌린지 바둑리그, 관전 재미 ‘폴폴’ ‘재미있는 바둑, 보고 싶은 바둑’을 콘셉트로 16개 팀이 참가한 2024 KB국민은행 챌린지 바둑리그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17일 강원도 춘천시 봄내체육관에서 올해 첫선을 보인 ‘챌린지 바둑리그’가 개막식과 함께 1·2라운드 경기를 벌였다. 이낭 경기는 프로기전 최초의 3인 릴레이 대국으로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바둑은 1 대 1의 개인 간 대결로 승패를 가리는 것이 일반적인 룰이다. 3명의 선수가 쿼터로 나눠 이어 두는 방식은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간혹 선보였지만 프로기전에서는 치러진 적이 없다. 더욱이 한 선수가 4쿼터 한 경기에서 건너뛰기 식으로 2회 출전할 수 있는 방식은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승부 형태다. 경기 중간에 팀별 1회의 작전타임으로 ‘훈수’를 할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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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산책 바둑, 또 다른 이름 ‘수담’ 지난주 국내 스포츠계는 바둑 뉴스로 출렁거렸다.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들을 연거푸 꺾고 한국에 우승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신 9단은 바둑 실력이 인공지능에 버금간다고 해서 ‘신공지능’으로 불린다. 하지만 혼자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 6명을 연이어 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2005년 ‘국보급 기사’로 불리는 이창호 9단이 이 대회에서 홀로 5연승을 거두며 한국에 우승을 안긴 일이 마치 ‘전설’처럼 전해 내려올 정도다. 그때 세운 이 9단의 기록들을 신 9단이 모두 갈아치우며 한국을 세계 바둑 최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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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백산수배, 아우 신진서 불꽃투혼에 형님 유창혁 우승으로 화답 아우의 불꽃 투혼에 형님들도 우승으로 화답했다. 25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최종 라운드 최종국에서 유창혁 9단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을 꺾고 한국을 초대 우승국으로 이끌었다. 현존 한·중·일 최강의 선수들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단체전 승부를 벌이는 대회가 농심신라면배라면 농심백산수배는 한때 세계 바둑계를 호령했던 백전노장들이 국가대항전으로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농심이 세계 바둑팬들을 위해 이번에 처음 만들었다. 이에 한국은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을 필두로 서봉수·유창혁·최규병 9단 등 최정예 군단으로 팀을 구성해 대회에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아우들의 농심신라면배 우승을 스스로 자축했다. 특히 ‘아우’들은 신진서 9단이 ‘나 홀로’ 6승을 거두며 우승한 것과 달리 ‘형님’들은 최규병 9단 2승과 조훈현 9단 1승 등 고른 활약을 펼치며 첫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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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농심배 ‘상하이의 전설’을 썼다… 무결점 6연승 질주 ‘상하이의 전설’을 만든 최후의 일전이 끝났다. 23일 오후 2시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최종 라운드 최종국이 열렸다. 한국 신진서 9단 대 중국 구쯔하오 9단 간의 승부. 신9단으로서는 2005년 이창호 9단이 이룬 ‘상하이 대첩’을 뛰어넘어 한국바둑사에 오랫동안 전설로 남을 ‘위대한 승리’의 화룡점정을 찍는 대결이었다. 40여 분 만에 65수에 이르며 빠른 진행을 보인 가운데 신9단이 인공지능 승리 예상치에서 60%를 기록하며 반 발짝 앞서 갔다. 1시간 15분 만인 79수가 진행된 상황에서는 승리 예상치가 75%로 높아지는 등 기분 좋은 중반전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후 구쯔하오 9단의 반격이 성공하면서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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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딩하오 꺾고 구쯔하오 넘는다…농심배 ‘상하이의 기적’ 눈앞 제25회 농심신라면배와 제1회 농심백산수배 최종 라운드 4일 차 경기가 22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간)에는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이 출전해 한때 중국 바둑을 평정했던 마샤오춘 9단을 상대로 26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조9단은 초반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뒤 무난히 판을 정리하며 한국팀을 우승 문턱까지 이끌었다. 23일 만날 조9단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이다. 오후 2시에는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중국의 신예 강자 딩하오 9단을 상대로 대국을 벌여 5연승을 내달렸다. 최근 어느 때보다 기세가 좋은 신9단은 50수 만에 확고한 우위를 점한 뒤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이제 신9단을 막아설 상대는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만 남았다. 기적 같은 우승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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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농심배, ‘어제의 황제’ 조훈현은 이겼고, 이제 ‘오늘의 황제’ 신진서가 이길 차례 제25회 농심신라면배와 제1회 농심백산수배 최종 라운드 4일 차 경기가 22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간)에는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이 출전해 한때 중국 바둑을 평정했던 마샤오춘 9단을 상대로 26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조9단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이다. 오후 2시에는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중국의 신예 강자 딩하오 9단을 상대로 이번 대회 5연승에 도전한다. 한국 바둑 어제의 1인자와 오늘의 1인자가 함께 출격하는 농심신라면배 승부의 현장을 상하이 대회 현장에서 사진으로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