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기자 겸 그림작가 김상민, 경향신문에 생각그림 연재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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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그림 눈가림 눈을 감고 조용히 주변의 소리에 집중합니다. 그동안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벌레의 날갯짓소리, 전자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전기소리, 옆집에서 들려오는 휴대폰 소리, 도로의 경적소리, 나무가 흔들리며 나는 바람소리, 어디선가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거리에서 나는 사람들의 목소리. 이런저런 소리들을 하나씩 음미하고, 그런 후 하나씩 지워갑니다. 그리고 조용히 내 안의 소리를 따라가봅니다. 그렇게 눈을 감고 나만의 고요함을 즐깁니다. -
뉴스뷰 바뀐다는데 더 나빠지면 어떡하지···그림으로 알아보는 '2026년 세제개편안' -
생각그림 열정 그 동작 하나를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요? 그 빠른 회전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넘어졌을까요? 그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이 참았을까요? 그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그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발레 공연을 보고, 발레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그분들의 공연 전 노력을 상상해봅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만의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했을 그분들의 열정에 갈채를 보냅니다. -
생각그림 꽃중년 왜 저럴까? 왜 밥 먹고 나서 이쑤시개를 찾을까? 왜 지하철 내릴 때쯤 스트레칭을 할까? 왜 또 물어보는 걸까? 왜 저리 느릴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참견을 할까? 난 저 나이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 꽃중년이라는 말처럼 곱게 나이를 먹고, 곱게 늙고 싶은데. 그 비슷한 나이가 되고 보니 나도 똑같이 그 아저씨들처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꾸며봤자 배 나온 아저씨지만, 거울 앞에서 좀 더 만져봅니다. 오늘 따라 저녁노을이 아름답습니다. -
생각그림 네모난 집 겨우 집을 구했습니다. 밤하늘 반짝이는 저 수많은 별들처럼 많아 보이던 네모난 집 불빛들 중에 내 집은 어디에 있을까요? 저 수많은 불빛과 공간들 중에 쉴 수 있는 작은 공간 하나 갖는 게 왜 이리 힘든 걸까요? 이사 후 아직 정리 안 된 조그만 사각형 공간에서, 이제야 몸에 힘을 빼고 누워봅니다. 바닥과 하나 되어, 집과 하나가 되어 나를 다시 만들어봅니다. 이 새로운 공간, 이 새로운 집에서 나를 다시 충전해 새롭게 시작해봅니다. -
생각그림 외국 사람 오늘 따라 전철에 외국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색과 다양한 얼굴로, 다양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두 손 가득 짐을 들고 설렘과 호기심으로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습니다. 지하에서 나온 전철이 한강 다리를 건널 때 모두들 소리 없는 탄성을 지르며 뒤돌아 사진을 찍습니다. 우리에겐 그저 흔한 풍경이지만,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멋진 한국의 모습인가 봅니다. 오늘은 나도 그들처럼 석양에 물든 한강을 찍어봅니다. 매일 똑같은 모습이지만, 또 매일 다른 모습이기도 한 나의 일상을 남깁니다. -
생각그림 불쾌지수 일기예보에는 오늘의 불쾌지수가 적혀 있습니다.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들의 기분을 숫자로 나타낼 수 있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오늘은 덥고, 축축하고, 땀나고, 힘없고, 냄새나고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 나는 그런 날씨입니다. 사우나 같은 날씨를 피해 에어컨 있는 곳을 찾아 겨우 땀을 식히며 나의 기분을 조절합니다. 이런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이런 시원한 에어컨 때문에, 달라지는 나의 기분이 참 가벼워 보입니다. 오늘도 나의 불쾌지수는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가고 있습니다. -
생각그림 캣맘 고양이가 뒹굴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따뜻한 햇볕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놀다가 자다가 배고플 때가 되면, 사람들이 와서 밥과 물을 줍니다. 배불리 먹고 나서 또 드러누워 놀다가 잠이 듭니다. 저녁밥 시간 빈 그릇 앞에서 기다리면 또 알아서 밥이 가득 차 있습니다. 고양이의 그런 하루가 부러워 나도 고양이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뒹굴거리다 배고프면 밥 먹고, 심심하면 놀고, 잠 오면 자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착한 캣맘은 없고, 고양이 같은 그녀만이 눈 흘기며 쳐다보고 있습니다. -
생각그림 좋은 향기 다양한 냄새들이 내 코를 찌릅니다. 금방 피고 들어왔는지 온몸에 남아 있는 담배 냄새, 한잔 하셨는지 고기와 술 냄새, 하루 종일 고생하셨는지 진한 땀 냄새, 옷을 제대로 빨지 않았는지 옷에서 나는 쉰 냄새, 데이트가 있는지 너무 많이 뿌린 머리 띵해지는 향수 냄새까지. 한여름 대중교통 속 다닥다닥 붙어서 가는 퇴근길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다양한 냄새들과 같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땐 내 몸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향기로 사람들의 피로했던 하루의 냄새가 날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뉴스뷰 인물탐구생활-검은 가죽 재킷만 고집하는 이 남자, 젠슨 황은 누구인가 -
생각그림 오래된 공원 집 앞 공원이 너무 좋아 이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창문 열면 바로 앞에 오래된 나무들이 있고, 예쁜 꽃과 나뭇잎들이 색을 바꾸며 계절을 알려줍니다. 이 공원에서 아이는 처음 자전거를 배우고, 이 공원에서 우리는 나무와 같이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개발로 사라지게 될 오래된 공원에서 예쁜 나뭇잎과 꽃잎을 주워 두꺼운 책 속에 깊이 넣어봅니다. 그동안 이 숲속에서 커가던 아이들과 나의 꿈도 마음속 깊이 넣어봅니다. -
생각그림 나의 건물 나의 건물을 만들어봅니다. 1층엔 예쁜 소품가게와 맛있는 빵집, 2층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예쁜 카페, 3층엔 작지만 실용적인 사무실들, 4층엔 전망 좋은 맛있는 식당, 옥탑과 지하는 나의 생활공간과 작업실.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나만의 건물을 만들어가며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로또에 당첨되어도 만들 수 없는 건물이지만, 혹시라도 잊어버리지 않게 작은 수첩을 찾아 끄적끄적 설계도를 그려봅니다.